야생초 편지 - MBC 느낌표 선정도서 야생초 편지 2
황대권 지음 / 도솔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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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길을 걸으며 이름모를 야생화를 보고 발길을 멈추어 오랫동안 들여다 본 기억이 누구나 한번쯤은 있을 것이다. 이 꽃은 과연 무슨 꽃일까? 무슨 사연으로 여기에 피었을까 하고 말이다. 하지만 그 꽃을 피우는 풀 그 자체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이는 드물다. 그것은 우리에게 단지 이름모를 잡초일 뿐이다. 우리들이 재배하는 특정한 식물의 양분을 뺏어먹고 자라는 나쁜 풀 말이다.

여기 그 잡초라 일컫는 야생초에서(잡초는 인간중심적 사고에서 바라본 풀의 지칭일 뿐이다) 그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관심과 열정으로 가꾸며 삶의 지혜를 이끌어내기도 하며 정신적 성장까지 이루어 내는 삶의 수도자가 있다. 미국 유학시절 군사정권에 의해 간첩으로 내몰리어 무기징역을 언도받고 복역 중 정권교체와 국제사면위원회의 활동으로 13년 남짓한 감옥생활을 해온 황대권씨가 바로 그 인물이다.

그가 우리 나라의 야생초에 대해 갖게 된 애정은 그의 말대로 부족함에서부터 시작된 것이었지만 그 애정을 삶에 대한 반성과 우리 삶의 지향점으로까지 발전시킨다. 인간중심적 사고에 의한 생태계의 파괴는 결국 재앙으로 인류에게 다시 돌아오리라는 경고와 환경친화적이고 친생태적인 삶의 가능성이라는 비전을 제시한다.

야생초가 가진 비밀스런 기능과 인간에게 알려지지 않은 무수한 약효들 그리고 지구 생태계의 균형에서 그것이 차지하는 중요성과 더불어 인간이 야생초를 선의로 연구하고 그들과 공존할 것을 그는 제안한다. 야생초가 우리 인간에게 주는 여러 가지 질병치료의 선물과 더불어 우리 인간에게 들려주는 여러 가지 교훈적 삶의 모습과 그로 인한 영적 성장의 교훈들은 우리가 진정 무엇을 취해야 하고 무엇을 버려야 할 것인지에 대해 깊은 각성의 메세지를 던져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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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의 성
바바하리 다스 지음, 박광수 옮김 / 평단(평단문화사) / 200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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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속에서 일상의 온갖 상념이 생겨나서 때로는 마음을 기쁘게 하거나 즐겁게 하고 때로는 슬프게 하거나 분노케하는 경험들을 해보았던 적이 있을 것이다. 과연 그러한 생각이 발생하는 원인은 무엇일까? 그리고 그러한 감정들이 매 순간 자신의 감정을 지배하고 마음을 지배하는 구조를 우리는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마음공부의 길로 들어선 지금, 아주 느린 걸음으로 나를 변화시키고 있는 지금, 나는 내 속에서 일어나는 온갖 상념들과 부정적인 에너지의 기운들(분노, 슬픔, 좌절, 짜증, 권태로움, 시기심 등)을 어떻게 하면 좀 더 긍정적인 에너지로 바꿀 수 있는가를 고민하고 있다. 그런 면에서 바바하리 다스의 수행법은 나에게 많은 정신수련의 가르침을 주고 있다.

마음의 표면에서 생겨나는 여러 가지 감정들의 물결에 휩싸이지 말고 차분한 마음으로 그것을 응시하라는 가르침이 있다. 그러면 놀랍게도 그것은 순전히 자신의 자아로부터 생긴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러한 자아의 강한 욕망과 집착을 스스로 다스릴 줄 알게 된다면 일상적인 삶과 사회적 관계에서부터 비롯되는 부정적인 감정의 에너지를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긍정적인 에너지를 키우는 쉬운 방법으로 '사랑'을 말한다. 자신의 이기심에 얼룩지지 않은 순수한 이타적 사랑을 통해 우리는 여러 가지 사회적 관계들로부터 영혼의 성장을 꿈꿀 수 있다고 한다. 대상을 대하는 우리들의 태도가 자신의 몸과 그 몸의 욕구로부터 벗어나 영혼의 관점으로 변화할 수 있다면 그리하여 우리의 마음 깊은 곳에 자리한 순수의식을 통해 우주와 연결되고 신을 체험할 수 있다면 우리는 영혼의 질적인 성장을 이룰 수 있다고 한다.

이러한 영혼의 성장을 이루는 많은 방법 중 그는 명상을 통한 수련을 권한다. 침묵의 명상 속에서 더욱 더 깊은 자아와 만날 수 있게 되고 마음을 생각의 파동으로부터 자유롭게 할 수 있다. 나아가 명상은 질병 등의 육체적 통증, 불안정을 극복할 뿐 아니라 전생의 업을 극복하게도 한다. 우리들이 모르게 마음에 생기는 전생의 대가와 그로 인한 압력을 극복하여 영원한 시간과 만나게 되면 우리는 우리의 운명을 넘어서서 영적인 길을 걸을 수 있게 된다고 한다.

마음 속 하늘에 있는 구름 한 점을 지워서 푸른 하늘인 순수의식과 대면하는 것, 그것은 우리의 마음을 다스리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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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무의 도시문화 오딧세이
원제무 글, 그림 / 청아출판사 / 200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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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안에서 엿보는 세계의 아름답고도 유명한 도시의 특징들과 멋을 엿볼 수 있는 책이다. 전통의 멋이 현대에도 되살려질 수 있는 문화적 풍토와 시민들과 정책당국들의 마인드가 부럽다. 사실 먹고살아야 한다는 일념하에 한국에서 도시의 조경과 자연친화적 도시공간구조는 외면되어왔다. 하지만 이제 어느 정도의 성장을 이룬 경제적 발전과 한국에서 유치되는 여러 국제적인 행사가 한국의 도시를 조금씩 변화시키고 있다.

도심지의 곳곳에 조형미술과 나무를 심고, 시민들의 휴식공간을 마련하고, 녹지를 조성하고, 개발과정에서 많은 생태적 지속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등 이른바 무분별한 도시개발에 제동이 걸리기 시작하고 있다.

하지만 단지 무분별한 개발의 제한적 조치만으로는 부족한 느낌이 없지 않다. 아름다운 도시와 도시문화는 그 나라만이 가진 자연적 환경과 그 나라의 전통을 현대에 맞게 되살려낼 때에만 많은 사람들이 공명할 수 있는 아름다움을 빚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늘 사람들은 도시를 떠나 자연적인 삶을 찾고 싶어하고 도시 아닌 농촌이나 다른 비문명지대에서 깨달음을 얻고자 한다. 하지만 자연친화적으로 오래동안 형성된 아름다움과 멋을 겸비한 도시야말로 인간의 정신과 영혼을 성숙하게 한다.

단지 도시가 의식주를 비롯한 인간의 욕구만을 충족시켜주는 공간이 아니라 그들의 삶을 통하여 성숙하고 그들의 조상의 전통과 영혼이 쌓이고 쌓여 도시에 깃들인 영혼들이 더욱 비약적으로 성숙할 수 있게 하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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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치스와 골드문트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66
헤르만 헤세 지음, 임홍배 옮김 / 민음사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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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문트의 성장을 통한 감각적 인식과 정신적인 인식의 성장과 그 의미를 인간 삶의 궁극적인 목적에 비추어볼 수 있게 해주는 원형적인 작품이다. 골드문트에게 있어서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적인 길은 지성을 통해 정신적 세계를 추구하는 길이 아니었다. 그것은 그에게 잃어버린 어머니의 형상을 쫓아 어머니의 모습을 한 여자들의 육체를 탐닉하면서 감각적인 세계인식을 통해 그 좌절과 허무를 경험하고 삶의 깨달음에 이르고자 하는 그런 길이었다. 사실 우리들에게 나르치스와 골드문트는 독립적인 존재가 아니라 한 인간 속에 내재한 동전의 양면적 모습과도 같은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헤세는 50즈음이라는 나이에 나르치스와 골드문트를 쓴다. 그에게는 이 작품이 자신의 성장과정을 되돌아보는 작품이자 인생을 어느 정도 경험하고 난 후 그 인생을 되돌아보며 자신의 삶의 목적을 다시 명징화시켜보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에게 있어 인생이란 단지 금욕적이고 정신적인 지성의 추구에 의해서 온전히 그 사명을 다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는 없는 것이었다. 이어지는 그의 노벨상 수상작인 유리알 유희에서도 같은 맥락의 스토리 전개가 이어지듯이 그는 삶에 있어서 인간이 가지는 감각적인 측면과 그 감각을 통해 배우는 인간 삶의 불완전함을 온전한 자신이 경험하지 않고서는 삶의 목적은 이루어질 수 없다고 보는 것이다.

때로는 정신적인 이성과 지성이 분별없는 감각적 쾌락을 제어하고 그 감각이 추구하는 방향을 제시해주는 듯이 보이지만 감각적 체험이 결여된 정신적 지성의 추구 또한 허무하고 공허한 것임을 그는 강조한다. 삶을 인간의 몸으로써 주어진 그대로 온전히 느끼며 그것에서 배우지 못한다면 인간으로서의 삶의 의미는 줄어들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헤세가 그의 온갖 굴곡을 거친 인생에서 깨우친 교훈은 나에게도 커다란 이정표가 되어 준다. 사실, 나에게 정신적이고 영적인 삶의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하지만 내가 가진 감각적이고 육체적인 삶에서 온전히 그 몫만큼 배우지 못한다면 나의 삶은 기형적인 것이 되고 말 것이다. 그의 말대로 깨우침에 이르는 길은 무수히 많다고 하지 않았던가?

그 길이 어떠한 것이든 나에게 주어진 운명적 삶의 한 장면 장면이 나에게 온전히 그 의미를 다하지 못한다면 내 인생은 불완전한 것이 되고 어쩌면 인생의 굴곡에서 내가 배워야 할 교훈을 제대로 배우지 못하고 넘기는 것이 될 것이다. 우리는 이미 선악이 공존하는 모순 속에 우리의 삶이 던져졌고, 그것은 인간이 내리는 구분 기준일 뿐 사실은 그 선악의 모든 것이 신이 내리는 깨달음의 축복일 수 있다는 사실을 나는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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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 한줌 물 한모금의 가르침 - 아메리카 인디언의 지혜
조셉 추장 외 여러 인디언 지음, 이현숙 옮김 / 씨앗을뿌리는사람 / 199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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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종교들이 끊임없이 해설되고 뛰어난 학자들에 의해 밝혀지고 있음에도, 또 아름다운 책과 언어로 씌어지고 장식되고 있음에도, 모든 인간은 아직도 위대한 신비 앞에 서 있을 뿐이다.'라고 한 오글라라 수우족 추장 '우뚝 선 곰'의 말은 깊은 진리를 내포하고 있다. 비록 물리적인 힘은 아메리카 대륙의 개발과정에서 현상적으로는 인디언들의 모습을 앗아갔지만 현실과 자연과 우주를 인식하는 방법으로서의 '합리성'이라는 과학은 '직관'보다 나은 것임을 증명하지 못하였다.

지식도, 삶의 모습도, 의학도, 인간의 이해에 있어서도 과학은 갈수록 그의 한계를 뚜렷이 드러내고, 과학이라는 현미경을 통해서 내린 결론은 더욱 미궁 속을 헤매고 있다. 지금에 와서 수백년 수천년동안 이어져 온 인디언들의 전통이 재조명되고 삶에 대한 그들의 인식과 관점이 새롭게 대두되고 있다. 대상에 대한 사랑과 영적인 교감이 대상을 파헤치고 분석하여 내린 결론보다 우월한 것임을 우리는 알게 되었다.

문명과 과학이라는 이름하에 사라져버린 인디언들의 값진 지혜를 모두 살려내지 못한 점이 안타깝지만 영적인 성장을 인도하는 영혼의 지혜들을 그들이 갖고 있었음이 드러나고 있다. 그들의 삶을 송두리채 앗아버린 백인들, 바로 그들의 후손들에 의해 이런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이 책을 읽고 단지 미국에서 온 문명이라면, 유명회사의 제품이라면, 미국 사회의 가치라면 무조건 모방하고 미국화하려는 우리 사회의 모습을 반성하게 된다. 그리고 반만년 이어져 온 우리 조상의 자랑스런 전통과 지혜를 되살려 삶을 바라보고 살아가는 태도를 지켜야 하고 후세에 전해주어야 할 위대한 유산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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