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적 낮잠 자다 일어나 아침인 줄 알고 학교까지 갔다가 돌아올 때와

똑같은, 별나도 노란빛을 발하는 하오 5시의 여름 햇살이

아파트 단지 측면 벽을 조명할 때 단지 전체가 피안 같다

내가 언젠가 한번은 살았던 것 같은 생이 바로 앞에 있다

 

어디선가 웬 수탉이 울고, 여름 햇살에 떠밀리며 하교한 초등학생들이

문방구점 앞에서 방망이로 두더지들을 마구 패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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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 2004-10-06 1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5시의 여름햇살이 아파트 벽면을 조명할 때...
빠알간 오후 늦은 햇살이 사물을 비추는 그 경이로움과 신비함...
나는 낙동강변의 노을에서, 갈대에서, 물결에서, 튀어오르는 고기의 몸짓에서...본다..

icaru 2004-10-07 1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시를(님의 자작시 맞죠!!) 읽으니 저에게도 떠오르는 아련한 풍광이 있네요....
사람에겐 저마다...오후 다섯시의 저무는 여름 햇살 같은 채광의 아련한 기억이 숨어 있나봐요...

비연 2004-10-07 1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시...좋은네요. 퍼감다~^^

달팽이 2004-10-07 1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복순이 언니님...ㅎㅎㅎ 황지우 시인의 시입니다...제가 그런 능력이 되면 학교 그만두고...시인이 되지요...물론 우리 학교에 등단한 시인을 알고 지내지만...시란 아직 내가 즐기는 대상이랍니다...단지 시의 리듬을 타고 즐기는 맛만으로도 충분하고 만족한답니다...이 시를 접하며 언니님의 마음에 소리없이 퍼져간 그 물결처럼...

비로그인 2006-12-08 16: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좋아하는 시입니다.
황지우는 땅끝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