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뚤빼뚤 쓰는 법 동화는 내 친구 60
앤 파인 글, 윤재정 옮김 / 논장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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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글씨를 잘 못쓴다. 줄이 쳐있지 않은 종이에 글을 쓰다보면 자꾸 한쪽으로 기울어진다. 글자도 정자로 쓰기 보다는 흘려써서 가끔은 내가 쓴 글도 못알아본다. 컴퓨터 시대, 구체적으로 워드프로세서의 도래는 나같은 알필러에게는 구세주나 다음없었다. 자판은 내 악필에 구애받지 않고 정확한 글자를 쳐나갔기 때문이다.

 

<삐뚤빼뚤 쓰는 법>은 역발상의 책이다. 예나 지금이나 학교에 가서 글을 배울 때는 받아쓰기를 시킨다. 선생들은 글자나 문장이 맞고 틀리고를 체크하는 동시에 정자로 바르게 쓰지 않았다고 타박을 한다. 그리고 꼭 한마디 덧붙인다. 글자를 바르게 써야 몸과 마음도 반듯해지지. 과연 근거가 있는 말인가?

 

주인공은 삐뚤빼뚤 쓰기 대가다.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독특하게 못쓴다. 재미있는건 모두가 그의 글을 닮고 싶어 어떻게 하면 더 엉망진창으로 쓸까 고민한다. 단 알아볼 수는 있어야 한다. 어느 순간 학교는 즐거운 놀이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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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의 수학 - 파스칼에서 비트겐슈타인까지 인간 존재를 수학적으로 증명한 천재들
루돌프 타슈너 지음, 박병화 옮김 / 이랑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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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온다, 나는 비가 오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이 두 문장은 모순된다. 앞뒤말이 이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따로 떼어 보면 완벽하다. 우리는 흔히 대화야말로 모든 문제의 헤결방안이라고 말한다. 과연 그럴까? 소통이 아무리 중요하다고 해도 서로 딴 말을 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 더욱 더 큰 문제는 각자의 언어가 자체로는 틀리지 않다는 사실이다.

 

<존재의 수학>은 나홀로 떨어져 고고히 있는 게 아니라 일상에 적용가능한 숫자를 다룬다. 이를테면 물은 왜 다이아몬드보다 쌀까?를 사용가치와 교환가치로 구분하여 설명한다. 곧 물른 다이아몬드보다 훨씬 더 필수적이지만 교환의 가능성은 떨어지는 반면 다이아몬드는 없어도 상관없지만, 곧 사용가치는 거의 제로에 가깝지만, 희소성에 따른 교환가치는 매우 높기 때문에 비싸다.

 

세상은 직관이 지배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엄격한 법칙에 따라 움직인다. 문제는 일반인들은 원리를 쫓기보다 눈 앞의 이해에 휘둘려 선택을 한다는 사실이다. 이 책에서 설명하고 있는 현재가치와 미래가치는 대표적인 예이다. 인간들은 눈앞의 이익에 눈이 멀어 장래 자신에게 돌아올 혜택을 전혀 보지 못한다. 부동산과 같은 자산은 최소 20년 이상 묵혀두어야 가치가 상승한다는 점을 모르고 사고 팔면서 세금으로 번 이득을 죄다 탕진한다.

 

수학은 이치의 학문이다. 비록 계산능력은 덧셈과 뺄셈밖에 못한다고 해도 세상을 움직이는 법칙을 이치를 안다면 당신은 이미 승리지다. 수학의 숨은 뜻을 알고 싶은 분께 추천할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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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외편집자
츠즈키 쿄이치 지음, 김혜원 옮김 / 컴인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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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출판사의 편집장이었다. 감히 최선을 다했다고 말할 수 있다. 늘 안테나를 세우고 새롭고 참심한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좌괴감도 들었다. 주인공은 단 한번도 되어보지 못하고 남의 뒤치닥거리나 하는 하수인같은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마치 아무리 기가 막힌 음악평론을 하더라도 세레나데 한 곡조차 치지 못하는 사람이랄까?

 

<권외편집자>는 편집장 혹은 출판 관련 일을 하는 사람이라면 공감할만한 책이다. 인간의 호기심이 어디까지 뻗어나갈 수 있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동시에 반성한다. 내 한계를 너무 일찍 드러낸 게 아닌가라는. 한편으론 일본이 부러웠다.결국 인간의 본성은 성욕과 식욕인데 그 경계를 훌쩍 뛰어넘어 어디 한번 끝까지 달려볼까,라는 기분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경제적 지원까지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사상검열은 하지 않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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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공화국, 대한민국
김희수 외 지음 / 삼인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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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기소권을 독점적으로 보유한 권력기관이다. 곧 누구든 죄있는 자로 몰라 감옥에 가둘 권리를 보장받는다. 어떤 사회든, 그것이 민주주의든 공산주의든, 반드시 필요한 단체이지만 한국은 그 도가 지나치게 강하다. 예를 들어 경찰은 검찰의 하위 조직에 불과하다. 수사는 하지만 기소는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검찰공화국인 셈이다.

 

<검찰공화국, 대한민국>은 우리나라를 지배하는 권력은 결국 검찰이라는 것을 밝히고 있다. 대통령은 5년에 한번씩 무조건 바뀌고, 국회의원은 4년에 한번씩 선거를 치르는 상황에서 검찰은 그 어떤 세력으로부터 간섭받지 않고 권력을 유지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과연 검찰독점이 반드시 나쁘기만 한 걸까? 이승만 정권시절 정부와 한편이 된 경찰이 검찰을 무기력하게 만들었던 과거를 보라. 검찰의 독립은 어쩌면 정부나 이와 결탁하는 권력으로부토 국민의 권리를 지키기 위한 최후의 보루는 아닐까? 결국 핵심은 독점이 아니라 정치권으로부터의 독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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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포자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 한 수학자의 탄식
폴 록하트 지음, 박용현 옮김, 이승우 감수 / 철수와영희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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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나도 수학포기자였다. 구체적으로 중 3 올라가면서부터 이해가 되지 않기 시작했다. 어떻게 저떻게 외운 공식으로 남은 1년은 버텼지만 고등학교 입학후에는 완전히 손을 놓았다. 자존감은 말할 수 없이 하락했다. 희한한 건 대학 입학후 수학에 대한 공포는 눈녹듯이 사라져 버렸다는 사실. 전공이 문과였다는 점도 작용했지만 무엇보다 난해한 공식의 노예로부터 벗어났다는 해방감이 작용한 듯 싶다.

 

 

<수포자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는 수학 교육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담고 있다. 저자는 수학을 중도에 그만두는 학생들이 많는 것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마찬가지라는 현실에 의문을제기한다.  수학 자체가 문제인건지 아니면 가르치는 방식에 오류가 난 것인지? 답은 뻔하다. 후자다.

 

 

만약 음악이나 미술을 수학처럼 공부시킨다면 어떻게 될까? 노래를 하거나 듣기보다 계명을 외우고 그림을 그려보기보다 유명 화가 이름을 받아적고 색깔의 명도를 주기율표처럼 달달 읽어야 한다면 음악이나 미술 포기자가 속출할 것이다. 아 불행하게도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내가 국민학교(초등학교) 다닐 때는 이런 식으로 배웠다.

 

 

수학은 예술이다. 정확하게 말하면 점, 선, 면이 결합된 추상세계다. 수식이나 숫자보다 상상력이 우선이다. 이 사실을 깨닫지 못하는 한 수포자는 영원히 재생산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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