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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명의 한국사 X파일
김진명 지음, 박상철 그림 / 새움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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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명의 소설은 단 한권도 읽은 적이 없다. 역사를 살짝 비틀어 호기심을 자아낸다는 편견이 있었기 때문이다. 뭔가 거창한 이야기를 하는 사람을 난 신뢰하지 않는다.  선입견은 꺄지게 마련이다. 강적들이라는 프로그램에 나와 대화를 나누는데 예사롭지 않았다. 무엇보다 김진명씨가 입을 열면 모두가 귀기울여 듣는 느낌을 받았다. 그만큼 진지하고 정확하게 말을 하기 때문이다. 제대로 알지 않고서는 어려운 일이다.

 

<김진명의 한국사 X파일>은 한국사 고비마다 있었건 결정적 순간을 재해석한 책이다. 본인이 쓴 소설의 모티브를 설명하는 방식이다. 여러 소재중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함흥차사였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태조가 자신을 만나러 오는 신하나 친구들을 족족 화살로 쏴 죽였다는 건 거짓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아들 이방원이 자신에게 쏟아질 비난을 염려하여 일부러 그런 서문을 퍼뜨린 것이란다. 구테타로 정권을 잡은 자신의 권력을 방어할 목적도 있었겠지.

 

물론 김진명의 주장이 모두 옳다고는 볼 수 없다. 그러나 정설로 알려진 역사는 대부분 승리자가 기록한 것이기에 이면과 맥락을 충분히 파악하지 않고서는 진실을 제대로 파헤칠 수 없다. 그가 쓴 소설은 일종이 열린 공간을 제공해주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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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력서
마광수 지음 / 책읽는귀족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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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광수만큼 우리 사회에서 논란이 된 인물은 없다. 작가 최초로 구속영장이 발부되어 실형을 살았기 때문만은 아니다. 말과 글, 행동이 일치된 드문 선각자이기 때문이다. 그의 야한 담론은 이론적으로는 유믜주의에 가깝다. 곧 아름다움을 극도로 추구하는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쾌감을 혹 다른 이들에게는 불쾌감을 줄지도 모르겠지만. 사실 성이란 이 두가지 감정이 복합적으로 적용한다.

 

<나의 이력서>는 초창기부터 이름을 날리고 감옥에 갔다오고 다시 연세대학교 교수로 복직했다가 쫓아낼뻔하기까지 고비고비마다 써두었던 글을 모아놓은 것이다. 지금 와서 생각하면 과연 이 정도 표현에 난리를 칠 필요가 있을 정도로 어이가 없으니 정작 자신은 얼마나 억울했겠는가? 부디 앞으로는 이따위 발언으로 비난은 받을지언정 사법의 칼날을 들이대는 짓거리는 영원히 사라져야 마땅하다. 마광수는 말한다.

 

"우리가 길들여져 있는 가치관과 윤리관에 대해 끊임없이 회의하면서, 우리가 진리라고 믿고 있는 것이 진리인지 아닌지, 또 왜 그것을 믿어야 하는지를 집요하게 캐들어가는 것이 바로 작가의 사회적 책임이지요. 기성윤리와 가치관을 추종하면서 스스로 점잖은 도덕 선생을 가장하는 것은 작가로서 가장 자질이 나쁜 자들이나 하는 짓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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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텐더 [dts]
로드 루리 감독, 게리 올드만 외 출연 / (주)다우리 엔터테인먼트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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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문회로 온 나라가 떠들석했다. 결국 대통령이 탄핵되어 자리에서 물러났다. 헌정사상 처음있는 일이었다. 만약 박근혜씨가 조금이라도 현명했다면 이 지경까지 이르렀을까? 깨끗하게 물러났다면 어떤 다른 결과가 벌어졌을까?

 

<컨텐더>는 청문회를 다룬 영화다. 임기 말의 대통령은 인기 만회를 위해 여성을 부통령 후보자로 지명한다. 상대 당인 공화당은 맹비난한다. 이유는 불분명하다. 문제는 어떻게 해서든 낙마사유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옳거니 걸려들었다. 섹스스캔들. 대학 1학년때 섹스파티를 벌였다는 제보와 사진을 제공받았다. 이미 몇십년전 일이라는 건 아무 의미가 없다. 사진을 보는 순간 국민들은 일제히 역겨움을 드러낼테니까. 과연?

 

안경환 법무장관 후보자가 낙마했다. 젊은 시절 혼인 무효 사건때문이다. 좋아하던 여자와 결혼하기 위해 인감을 위조하여 결혼신고를 했다가 소송을 당해 무효처리됐다. 어찌보면 철없는 짓이다. 그러나 한가지 분명한 건 범법행위였다. 법을 어긴 사람이 법무부 장관이 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 사건으로 개혁에 차질을 빚을지는 알 수 없으나 김이 빠진건 확실하다. 한가지 의문은 스스로가 그런 짓을 저질렀다는 걸 알면서도 어떻게 법무부 장관이 되려고 했는지다. 검찰 내부에서 상세자료를 야당에 미리 흘렸다는 사실은 핑계가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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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리는 불평등해졌는가 - 30년 세계화가 남긴 빛과 그림자
브랑코 밀라노비치 지음, 서정아 옮김, 장경덕 감수 / 21세기북스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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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실직을 하면 불황이고 본인이 일을 하지 못하게 되면 재앙이다. 곧 불평등은 상대적이다. 남에게 닥쳤을 때는 동정은 하지만 공감까지는 이르지 못한다. 그러나 자신의 일이 되면 온갖 불만을 털어놓는다.

 

세계화 이후 시장은 하나로 통합되었다. 귀하디 귀한 바나나는 흔한 과일이 되었고 아마존을 통한 직구가 유행이다. 훨씬 싸게 값나가는 상품을 사게 되었으니 모두가 좋아해야 마땅한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가장 큰 피해계층은 경쟁에 휘둘리지 않고 안정적으로 물건을 만들며 중산층 지위를 유지하던 미국의 백인노동자들이다. 시장이 개방되며 보다 값싸고 품질좋은 상품이 물밀듯이 들어오니 당해낼 재간이 없다. 공장들도 싼 인건비를 찾아 밖으로 나가기만 하니 일자리 자체가 없어진다.

 

혜택을 본 사람들도 있다. 아시아를 포함한 3세계의 저소득층이 그들이다. 이른바 선진국을 향한 전진기지 역할을 하는 산업단지가 늘며 생활수준이 급격하게 상승했다. 중국은 대표적인 나라다. 어느새 미국과 군사분야 뿐만 아니라 경제마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이 되었다.

 

그러나 이들보다 더 큰 혜택을 본 세력이 있으니 바로 자산그룹이다. 곧 돈을 주무르는 금융재벌들이 세계를 호령하며 어마어마한 부를 끌어모으고 있다.

 

프랑코는 세계화로 인한 상승과 하강을 코끼리 그래프로 설명한다. 백인 노동자의 추락위에는 아시아와 금융자본가의 성장이 떠받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에서 트럼프가 왜 온갖 비난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이 되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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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자본 (양장)
토마 피케티 지음, 장경덕 외 옮김, 이강국 감수 / 글항아리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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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 케피티를 21세기의 맑스라고 부르는 이유는 미완의 자본을 통계로 증명해냈기 때문이다. 곧 자본주의는 이윤율 저하 경향(물건을 만들수록 경쟁때문에 이익은 떨어진다)으로 위기를 겪는데 그 때마다 위기 돌파 수단을 동원한다. 어떤 것이든 물건으로 만들어 팔면 된다. 우리나라의 부동산 투기현상은 대표적인 예이다. 사실 아파트먼트 자체는 어느 지역에 짓나 비용은 거기서 거기지만 어디내에 따라 가격은 하늘과 땅 차이가 된다. 전형적인 지대 창출현상이다.

 

캐피티는 이처럼 지대를 이용하여 이익을 챙기는 세력이 점차 늘어나 불평등이 확산된다고 주장한다. 곧 하루 열몇시간을 뼈빠지게 일해도 한달 2백만 원 벌기 힘든 사람이 있는가 하면 하는일 없이 유유자적 놀러다니면서도 유산이나 소유한 빌딩의 월세 등으로 풍족하게 사는 인간들이 존재한다. 문제는 후자의 소득이 증가하면서 돈이 돈을 낳은 기현상이 벌어진다는 점이다. 금융자산은 바로 그 증거다.

 

자산소득가의 증대는 세계화로 인한 단일 시장이 영향이 크다. 돈을 가지고 존을 벌 수 있는 판돈이 커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투기 세력은 한나라쯤 쉽게 거덜낸다. 한국의 아이엠에프 사태를 보라. 불행하게도 이러한 현상은 이미 고착화 단계에 들어섰다. 아무리 민주정부가 들어섰다고 해도 회복시키기는 어렵다. 단 한가지 예외는 있지만. 아 그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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