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없이 노래하고 싶다



팬텀싱어 3 콘서트 알림판. 사진 속 팀은 라비던스.


2020년 8월 15일 경희대 평화의 전당에서 열린 팬텀싱어 3 갈라 콘서트에 다녀왔다. 함께 사는 사람이 경연 2등 팀인 라비던스의 광팬이어서다. 콕 집어 말하면 존 노. 당초 표는 오픈하자마자 죄다 매진되었는데, 어찌어찌 2장의 티켓을 구했다. 서로 멀찍이 떨어진 좌석이었지만. 여하튼 빗속을 뚫고 행사장에 도착했다. 다행히 얼마 지나지 않아 비는 완전히 그쳤는데 도리어 습기가 올라와 더욱 덥게 느껴졌다. 시국이 시국인지라 문진표 작성을 위해 줄을 섰는데 그게 또 거의 한 시간 가량 걸렸다. 그것도 야외에서. 이쯤 되면 누군가는 분통을 터뜨려야 하는데 단 한사람도 불평이 없었다. 팬심으로 대동단결했기 때문이리라.


우여곡절 끝에 들어갔는데 이미 공연시작시간은 한참이나 지났다. 원래 저녁 7시 30분이었는데 8시가 넘어 공연의 막이 올랐다. 참고로 내가 앉은 자리는 1층의 시야제한석. 무대의 3분의 1쯤이 가리는 곳이었는데 크게 상관은 없었다. 어차피 노래만 들으면 되니까. 정작 문제는 내 앞 자리의 대두 아저씨. 한 칸씩 띄어 앉게 되어 있었는데도 절반이나 가릴 정도로 컸다. 고개를 곧추세우고 이리저리 돌려가며 보다보니 나중에는 허리가 다 뻐근해질 지경이었다. 그럼에도 공연은 즐거웠다. 사실 특별한 연주 없이 두 시간 이상 노래만 계속 이어진다는 것에 부담이 있었는데 역시 라이브는 라이브라 생동감이 그대로 느껴져 지루할 틈이 거의 없었다. 그럼에도 아쉬움이 있다면 음향이다. 전문 연주장이 아니라서 그런지 소리가 멀리 퍼지기보다는 찌그려져 들렸다. 곧 소리 음량만 크지 폭이 넓지 않아 왜곡현상이 일어난다. 나중에 같이 간 사람의 말을 들어보니 앞 쪽은 더 심했다고 하다. 그도 그럴 것이 양쪽 스피커에서 최대한 소리를 올려놓아 꽝꽝 거리기만 할 뿐 정작 중요한 노래는 재대로 전달되지 않았겠지.


공연은 크게 3부로 나뉜다. 1부는 방송에서 화제를 모은 곡이나 새로운 노래를 다양한 조합으로 보여주었다. 2부는 그야말로 파격이었는데 다들 작업복 비슷한 옷을 입고 가요를 선보였다. 이를테면 디제이덕의 바운스나 조피디의 친구여 같은 곡들을 마치 주크박스 메들리처럼 들려주었다. 개인적으로는 이 시도가 아주 좋았는데 너무 튄다는 지적도 있었다. 크로스 오버의 경계를 너무 뛰어넘었다는 소린데 글쎄? 3부에서는 라떼 아모르, 라포엠. 라비던스 세 팀이 나와 대표곡 2곡씩을 불렀다. 아마도 팬들은 이 무대를 가장 기다리지 않았을까? 공식 공연은 막을 내렸지만 앵콜이 빠질 수 없지. 워리어와 힐 더 월드를 떼창하며 콘서트는 무사히 끝이 났다. 바깥에 나오니 밤 11시. 거의 세 시간 가량 한 셈이다. 서둘러 지하철역을 향해 걸어가 가까스로 막차에 몸을 실었지만 결국 이촌역에서 갈아타려는데 이미 운행 끝. 다행히 택시를 잡아 집에 돌아오니 거의 새벽 1시. 티브이를 켜서 팬텀 싱어 3 마지막 회를 다시 보다 새벽녘이 되어서야 겨우 잠이 들었다. 다들 고생 많았습니다. 노래를 부르신 분들이나 오신 팬 모두.


사진 출처 : https://blog.naver.com/nozomelu/222062469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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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0-08-17 17: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존노에 대한 팬심으로 부러움의 좋아요를 누릅니다. ^^

카이지 2020-08-17 18: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감사합니다. 존 노 님 포에버!!! 라비던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