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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테이젼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 기네스 팰트로 외 출연 / 워너브라더스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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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은 블록버스트 영화의 단골 소재다. 일상에서 체험하기 어려운 박진감을 안겨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작 현실이 된다면? <컨테이젼>은 코비드 19 사태로 인해 새삼 주목받는 영화가 되었다. 바이러스의 발생과 전파경로, 대처와 극복방안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역설적으로 너무 실제 같아서 도리어 영화는 재미가 떨어진다. 과학자와 정부 관료, 그리고 제약 회사 간 갈등은 주먹이 아닌 말로 이루어진다. 결국 2천만 명이 넘는 희생을 딛고 백신은 개발되고 세상은 다시 평화를 얻는다. 감독은 어쩌면 이러한 사태를 예건했던 게 아닐까? 제이피모건이 한국에서 코로나 바이러스는 확진자 만 명 선에 이르러서야 기세가 꺾일 것이라고 전망했을 때 '맞아, 그래' 하며 고개를 끄덕인 사람은 거의 없었을 것이다. 심지어 전문가들조차. 그러나 어느새 우리는 그 숫자에 육박했고 줄어들고 있다고는 하나 언제 어디서 또 다른 집단감염이 발생할지 모르는 상황에 놓여있다. 우리는 이미 돌이킬 수 없는 길에 들어섰고, 다시 옛날로 돌아갈 방법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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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모니 스니켓의 위험한 대결 (2disc) - 할인행사
브래드 실버링 감독, 짐 캐리 외 출연 / CJ 엔터테인먼트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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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 활동을 열심히 하는 작가를 보면 저건 가짜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예를 들어 방송에 나와 입담을 풀거나 저자 강연회를 핑계 삼아 돈을 챙기거나 하는 이들은 소설가 타이틀을 내려놓고 본격적인 예능인의 길을 걷길 바란다. 어쭙잖은 지식이 행세 하지 말고. 


레모니 스니켓은 미스터리한 라이터다. 스스로의 정체를 단 한 번도 드러낸 적도 들킨 적도 없다. 독자들은 그 점을 더 마음에 들어 하겠지만 나는 보는 시각이 다르다. 그의 처지를 충분히 이해한다. 곧 마케팅용 은둔이 아니라 진짜 그런 거다. 이유는 소설에 나오는 이야기나 등장인물은 부끄러운 자기 모습이거나 분신이기 때문이다. 만약 그렇지 못하다면 그건 가짜다.


<위험한 대결>은 소설이 나왔을 때부터 영화화에 대한 의견이 분분했다. 핵심은 누가 울라프 백작을 맡느냐했다. 결론은 싱겁게 내려졌다. 짐 케리 말고 누가 그 역할을 하겠어? 예상은 적중했다. 짐은 역대 최고의 연기를 보여준다. 안타깝게 영화가 아동용이라는 편견으로 크게 주목받지는 못했지만,


하루아침에 고아가 되어버린 삼남매. 친척집을 전전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지만 어이들에게는 유산이 있었다. 이 유산을 차지하기 위해 접근하는 악마가 있었으니 바로 울라프. 그는 변신에 변신을 거듭하며 삼남매 주변을 돌며 괴롭히기 시작하는데.


영화는 괴기스럽기보다 코믹을 택했다. 원작 특유의 그로테스크함은 엔딩 크레딧의 애니메이션에서만 볼 수 있다. 그럼에도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뚜렷하게 전해진다. 삼남매가 갖은 고난을 겪으면서도 버틸 수 있었던 건 최후의 안식처를 찾기 위한 갈망 덕이었다. 그 피난처는 결국 아이들의 마음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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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트 UE(Heat Ultimate Edition)
에스엠픽쳐스(비트윈)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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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 사운드에 주목하라


코로나 바이러스로 피해보는 곳이 한두 장소가 아니지만 극장은 그 정도가 매우 심하다. 두 시간 가량 밀폐된 공간에서 많은 사람과 함께 보내야 한다는 것 자체가 악몽이라는 인식 때문에 발걸음이 선뜻 내키지 않는다. 당연히 새로운 작품들도 줄줄이 개봉을 미루고 있다. 문제는 그렇다고 영화관을 폐쇄할 수도 없다. 어떻게든 운영을 해나가며 이미지를 유지해야 한다. 과거 히트작의 재상영은 고육지책이다. 어차피 신작도 없고 관객들도 오지 않으니 고정관람층을 노리는 전략을 편 것이다. 실제로 다시 보고 싶은 마음이 드는 영화들이 꽤 많이 선을 보인다. 이미 본 사람에게는 추억을 아직 보지 못한 이들에게는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기회가 된다. 


영화 <히트>가 다음 주 재개봉한다(2020년 3월 22일 기준). 1996년 작품이니 20년도 훌쩍 넘었다. 지금은 상상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팔팔한 로버트 드 니로와 알 파치노가 엘에이 거리는 숨차게 뛰어 다닌다. M16 총을 들고. 나는 비디오로 접했는데 그 때도 총격신이 가장 인상 깊었다. 마치 다큐를 찍듯이 거칠고 투박하게 묘사했기에 더욱 실감이 났다. 요즘 같으면 씨지로 훨씬 세련되게 포장할 수도 있겠지만 배우들의 동선에 맞춰 핸드 카메라를 들고 찍은 게 신의 한수였다. 마치 내가 길거리 한복판의 소용돌이로 휘말리는 듯 한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사실 줄거리야 뻔하다. 은행털이범과 이들을 쫓는 경찰. 매우 단순한 구도이며 별다른 갈등이나 복선도 없다. 얼핏 보면 심심하기 짝이 없는 이 영화가 명작이 된 이유는 누가 뭐래도 대배우인 로버트 드 니로와 알 파치노 덕이다. 발 킬머도 살짝 빛을 발하고 애슐리 쥬드가 절정의 미모를 뽐내지만 앞 두 연기자에는 미치지 못한다. 그 때문인지 이 영화는 재개봉 요청이 매우 많은데, 이번에 코비드 19덕에 2017년에 이어 다시 극장가를 찾았다. 어쩌면 영화관에서 제대로 감상할 수 있는. 특히 사운드에 주목하라,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르니 아직 보지 못한 분들은 어서 서두르시길. 


"Don't let yourself get attached to anything 

you're not willing to walk out on in 30 seconds flat 

if you feel the heat around the cor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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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스의 죽음
썬엔터테인먼트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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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가 비상이다. 한 번도 가본 적 없고 딱히 인연이 있는 건 아니지만 급속하게 퍼져나가는 확진자와 사망자 수를 보면 마음이 아리다. 영화 <베니스의 죽음>이 떠올라서다. 남 걱정할 처지는 아니지만. 우리에게도 역병은 익숙하지만 유럽 국가들에게는 보다 각별하다. 페스트 때문이다. 얼마나 강력했으면 몇 백 년이나 지난 지금도 두고두고 회자되고 있을까? 단지 병으로 사람이 죽은 게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를 트라우마에 빠지게 만들었다. 마녀사냥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영화의 배경은 베네치아다. 역병이 돌아 하나둘씩 사람들이 죽어나간다. 그 가운데에서 주인공은 이룰 수 없는 사랑에 목을 맨다. 어린 남자 아이와. 절대로 겪어보지 못한 세상이 두개나 펼쳐진 셈이다. 매우 로맨틱하게 묘사하고 있지만 이러한 상황에 처한 사람들은 어떤 기분일까? 그래, 어차피 죽게 된 마당에 동성애가 대수야? 아니지, 신께서 분노하신거야. 저 쳐 죽일 놈. 좋아할 사람이 없어서? 그러나 혼란은 어느새 가라앉고 도시는 침묵으로 빠져든다. 말러의 아디지오 선율과 함께.


덧붙이는 말


이 영화가 유명세를 치른 건 배경음악 덕도 크다. 말러의 교향곡 5번 주 선율인 아디지오가 끊임없이 흐른다. 참고로 음악 역사상 가장 유명한 멜로디1위로 뽑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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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뱅이론 시즌 1-10 박스세트 (31disc)
마크 센드로스키 외 감독, 짐 파슨스 외 출연 / 워너브라더스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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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에서 방영하는 빅뱅이론을 보고 단박에 반해버렸다. 단순히 드라마 <프랜즈>의 과학자 버전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른바 너드(공부만 하는 멍청이)하고 평가받는 수학 덕후들의 말장난에 뻑가고 말았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결혼식에 부모를 모시지만 문제는 각자 이혼하여 따로 파트너가 있다. 이들은 아직도 으르렁거린다. 어쩔 수 없이 참석은 하지만 신경전이 장난 아니다. 아들은 어르고 달래는 대신 생식기의 부조화를 들어 부모를 비난한다. 세상에나. 그러나 결론은 해피엔딩. 정작 성혼 장면에서 부모는 함께 산 것이 가장 후회되는 일이었지만 매우 나쁘지만 가장 잘 한 일은 우리의 유전자로 저런 훌륭한 후속을 낳은 것이라며 화해한다. 


사회비판도 빼놓지 않는다. 결혼식에 참석한 사람 중에 경찰이 있었다. 우연히 인도 출신 주인공이 문을 열어주게 되었는데 아마 잘못한 것이 없으면서도 순간 얼음이 된다. 그러면서 갑자기 어눌하게 영어를 하기 시작한다. 깜짝 인사들의 출연도 화제다. 스티븐 호킹도 직접 등장했을 정도니 이 시트콤의 인기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이 간다. 현재도 시즌 열두 번째까지 방영이 되었다. 


한 가지 아쉽다면 우리나라에서는 인기가 그다지 크지 않다. 아무래도 생소한 소재이고 등장인물도 익숙하지 않아서일 것이다. 네 명의 물리학도들과 한 명의 금발 미녀라는 설정도 미드 마니아층인 20대 여성에게는 왠지 마음에 들지 않을 수도 있다. 마치 남자친구가 군대시절 축구한 경험을 이야기하는 느낌이랄까? 그럼에도 기회가 되신다면 한번 보기를 권한다. 빠지면 헤어 나오기 힘들 정도로 매력이 있다. 오죽하면 시즌 박스세트를 구입하여 반복해서 보겠는가? 함 믿어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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