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를 행여 반복해서 봐야겠다고 결심한 분들이라면 두번째부터는 남자주인공이 아닌 캣의 시선으로 보실 것을 권한다. 분명 뭔가 발견하게 될 것이다.
영화는 수수께끼가 아니다?
만약 테넷이 닐만의 첫 작품이었다면 어땠을까? 혹평은커녕 관심조차 받지 못했을 것이다, 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만큼 복잡하고 어지럽다. 그냥 자기가 만들고 싶은 영화를 만든 것이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테넷을 드디어 보았다. 당초 극장에서 관람할 계획이었지만 한창 코로나가 기승을 불릴 때라 포기했다. 그런 상황에서 개봉을 감행한 감독이나 제작사도 대단하지만. 정직하게 말해 굳이 극장에서만 봐야 하는 스케일은 아니었다. 인터스텔라 같은 우주가 배경은 아니니까.
자, 골치 아프게 보지 말자. 다섯 번은 기본이고 열 번은 돌려보아야 의미를 알 수 있다고 하지만 영화는 수수께끼가 아니다. 보고 반응하면 그만이다. 오죽하면 선전문구도 '이해하지 말고 느껴라' 겠는가? 뭔 개소리야. 간단히 말해 테넷은 돌려보기 영화다. 한 15분쯤 보았는데 그 상황을 거꾸로 되돌린다. 그리고 다시 이야기가 전개되다가 또다시 되돌려보기. 이러기를 서너 번쯤 하고 나면 영화가 끝이 난다. 사이사이 등장하는 물리학 이론은 양념이다. 이 영화를 보고 양자역학에 관심을 가진다면 말리지는 않겠지만 굳이. 다만 여주인공 이름이 왜 캣 인지는 한번쯤 고민해보시라. 힌트는 쉬레딩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