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총파업은 불법이다 ?
노동계가 총파업을 선언하면, 직책이 꽤나 높아 보이는 몇분이 카메라 앞에 납신다. 그들의 면면을 볼까 ?
법무부장관(때로는 검찰 총장이 나올 때도 있으리라), 행자부장관(경찰청장이 대신하기도 할 테지), 노동부장관, 산자부장관(이 사람이 왜 간혹 등장하는지 도저히 이해하기 어렵다) 등등...
그들 중 한 명이 나서서 말한다. "불법은 엄단하겠다고"
그런데, 자세히 들어 보라. 왜 불법인지는 없다. 그냥, 불법은 엄단하겠다고만 한다. 그 교묘한 말장난은 다음날 신문에 쫙 등장한다. 역시 뭐가 불법인지에 대해서는 없다.
한 노동자가 나서서 사장한테 뭐 해달라고 대들기 힘들다. 그래서, 노조를 만든다. 노조를 만드는 이유는 당연 집단적으로 사장하고 협상하고 노동조건도 그렇게 해서 더 좋게 만들라는 것이다. 그것을 헌법에 정하고 있다.
생각해 보라. 한 노동자보다는 노조가 더 낫고, 그렇다면 당연히 한 노조보다능 여러 노조가 모여서 더 큰 노조를 만드는 것이 낫을 테다. 그리고, 그런 노조들이 모여서 파업을 하는 게 바로 총파업이다. 그것은 당연히 정당한 노조 활동이다.
그럼에도 총파업하겠다고 하면 장관들이 나서서 왜 불법인지는 말하지 않고 그저 불법은 엄단한다고 한다. 그러면 듣는 사람은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 누군가는 불법을 하고 있구나. 그러니 저 장관이 나서서 저러지. 그런 생각을 쉽게 하지 않을까 ? 가뜩이나 파업을 뚜렷한 이유도 없이 싫어하는 한국 사람들한테는 말이다.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그런 모습 변한 게 없다. 당최 파업 현장에서 뭔가 했다는 노무현은 뭘 했단 말인가 ? 아! 그렇군. 나도 한때는 그랬어..흠..그것 뿐인가 ?
노무현한테는 딱 한마디만 해 줄 테다.
"선무당이 생사람 잡는다" 지난 1년을 되돌아 보건대, 딱 그꼴이다.
2. 시한을 정하고 하는 파업은 안된다 ?
대개 노동조합은 시한을 미리 정하고 사용자와 단체교섭을 한다. 그런데, 몇시간 전에 나름대로 매우 진보적이라는 김대환 노동부장관이 그런 것은 잘못된 관행이라고 말했다.
그렇군. 잘못된 것이군. 어라 ? 근데, 장관 나리 뭐가 잘못이지 ?
장관 나리도 전세집 살아 봤을까 ? 살아봤다고 가정하자. 집주인이 안 빼주면 어떻게 하지 ? 난 빨리 나가고 싶은데, 집주인이 돈없다고 다음 사람 올 때까지 기다리라고 하면 ? 어떻게 하긴. 힘없는 놈이 기다려야지. 아니다. 그럴 수는 없지. 한마디 한다. 언제까지 안 빼주면 가만 안둘겨 ? 우리 친척이 저기..그니까..거시기..검..찰인가..뭐..거시기에도 있고..아님 이 집 꽉 경매 넣어 버릴겨..간혹 겁많은 집주인은 그 말이 무서워 집 빼주기도 한다. 아주 간혹 말이다.
마찬가지다. 노조가 파업을 하면 사용자에게는 대개 경제적 타격이 있다(물론, 그것은 파업 끝난 후 거의 원상회복 된다). 사용자 보고 그걸 미리 경고하는 것이다. 언제까지 우리 요구 안들어 주면 파업할 겨. 그럼 손해 볼 텐데 교섭 열심히 해 보자고.
자, 뭐가 잘못된 것인가 ? 교섭(협상)이라는 것은 원래 그런 것이다. 밀고 당기고 때로는 겁도 주면서 그렇게 하는 것이다. 사용자들 늘 하는 소리 있지 않는가 ? 불법 엄단, 무노동무임금. 그거랑 같은 것이다.
3. 의사도 파업하는가 ?
의사 파업. 언론에서는 그렇게 써댔다. 파업은 노동자의 권리이다. 물론, 의사도 노동자니 노동조건의 향상을 위해서 파업을 할 수 있다. 노동조합을 만들어서 하면 된다. 그러나, 예전에 의사들이 하는 행동은 개업의의 경우 휴업 또는 병원 소속 의사는 진료 거부에 다름 아니다.
파업은 헌법적 권리로서 민사상, 형사상 책임이 면제되는 것이지만, 예전의 의사들의 행위는 의료법 위반의 불법행위일 뿐이었다.
듣기로 당시 그 불법행위로 의사들이 무지막지하게 처벌받았다는 말은 들어보지 못했다. 반대로 병원노조가 파업을 했을 때는 무지 많은 사람들이 구속되고, 해고되고 월급이나 퇴직금 심지어 신원보증인의 재산까지 압류당했었다.
그러고 보면 역시 힘있는 집단에 들어가 있어야 하나 보다.
유권무죄, 무권유죄...하긴, 누가 모르겠는가 ? 참, 서글픈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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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몇가지 적으면서도 난 제일 화나는 대상은 바로 노동자들이다. 직장에 가서 일하면서 돈받는 사람들은 다 노동자다. 그 노동자들이 1300만이 넘고 가족들을 합치면, 국민의 대다수를 차지한다. 그런데, 보라. 노동자의 이해와 요구를 담아낼 노조에 가입하지 않는 것은 이런 저런 이유가 있어 그렇다 치더라도, 그들의 의식은 대체 어느 정도 수준에 있는가 ?
"먹고 살기 힘든 판에 파업이 무슨 파업이야 ?"
누구 입에서 이런 말이 많이 나오는가 ? 바로 노동자들이다. 자기 권리인데도 그렇게 생각한다.
뒤집어 보라. 그 말들이 과연 나 스스로 생각해 낸 말인지. 아니면 누군가 옆에서 주워 들은 말은 아닌지. 더 나은 노동조건을 요구하지 않고 그리고 그것을 위해 파업을 하지 않으면 가장 좋은 이가 누군지. 그래서 그들이 그런 말을 당신 머리 속에 새겨 넣은 것은 아닌지.
다른 사람이나 집단을 지배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힘이 아니라, 바로 그 사람과 내 생각을 일치 시켜버리는 것이다.
총파업하면 국제신인도가 떨어지며, 그러다 보면 회사도 어려워지고 결국 임금도 줄 수 없으니 파업 하면 안된다. 그러니, 파업은 나쁜 것이다.
내 머리 속에 위와 같은 생각이 자리잡고 있다면, 아래와 같이 뒤집어 보시라.
파업은 노동자의 권리다. 파업은 경제를 어렵게 하는 것이 아니다. 생각해 보라. 정당한 대우를 받는다고 생각하면 더 열심히 일하지 않겠는가 ? 더 정성들여 일하지 않겠는가 ? 그렇게 하면 더 나은 사회가 되지 않겠는가 ?
내 머리 속에 들어 있는 모든 것을 뒤집어 보라. 그러면 세상이 달리 보일 지도 모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