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liott Smith - Either/Or (Special Mid Price)
엘리엇 스미스 (Elliott Smith) 노래 / 이엠아이(EMI)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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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좋게 생각하려고 했다. 예를 들면 이런 식: 내가 그림책을 좋아하는데 지금 막 존 버닝햄을 알게 됐다. 내가 장진 감독을 아주 좋아하는데 <킬러들의 수다>를 오늘에야 봤다. 내가 웃기는 소설을 사랑하는데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을 방금 읽기 시작했다. 얼마나 좋은 일이야? 그들을 처음 만나던 시절을 떠올려본다. 그러기만 해도 목에서 이상한 소리가 난다. 좋아서. 나이가 들어서도 이렇게 새로운 세계를 만날 수 있어서 인생은 참 살 만하다, 고 생각하려고 애써 봤다. 실제로 어느정도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런데 아무리 그래도 이건 너무 했다. 이름을 듣고도 그냥 지나치곤 했던 나의 무지야 당연히 내 탓이지만, 나를 아는 주변 사람들은 그래서는 안 되는 거였다. 물론 내가 우울함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오해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하지만 내가 기타연주를 좋아한다는 걸, 부드러운 목소리에 쉽게 홀린다는 걸 아는 사람 중 누군가 한 명은 나에게 말해주었어야 했다. "엘리엇 스미스를 들어보는 게 어때?" 내 둘레의, 음악 좀 듣는다는 사람들은 책임을 통감할 필요가 있다. 어째서 이 네꼬가 이제야 이 앨범을 들어야 하는가? 이 얇고도 둔한 귀를 가진 고양이가 당신들에게 무슨 잘못을 했다고? 왜 아무도 말해주지 않았는가, 여기에 그가 있다고.

<Ballad of Big Nothing>을 들으면서는 나도 모르게 눈물이 글썽였다. 단지 멜로디에 마음을 빼앗겨 울기가 얼마만인가. 마지막 곡 <Say yes>가 끝나면 기쁨에 손이 떨린다. 아, 처음부터 다시 들을 수 있어. 그리고 눈을 꼭 감고 <Alameda>를 들으면서 생각한다. 사실 나는 내 생각만큼 좋은 사람이 아닐 수도 있다. 엘리엇 스미스를 추천받지 못한 인생이라면 반성할 필요가 있다. 둘레 사람들에게 잘못한 일들이 얼마나 있나 돌아본다. 예술이 종종 그렇듯이 이 앨범도 나를 몽롱한 상태에서 얼떨결에 착하게 만든다. 그래서 나는 혹시라도 아직 엘리엇 스미스를 모르면서 자기가 쓰고 있는 감각이 자신의 100%라고 믿고 있을지 모를 어느 안쓰러운 영혼을 위해 이 글을 쓴다. 이토록 아름다운 음악을 혼자만 들으면서 내게 권해주지 않았던 모든 사람들을 용서하려고 애쓰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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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08-08-02 1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직 엘리엇 스미스를 모르면서 자기가 쓰고 있는 감각이 자신의 100%라고 믿고 있을지 모를 어느 안쓰러운 영혼, 이 저예요.

당장 들어보겠어요, 당장!!! 불끈!!

네꼬 2008-08-02 16:22   좋아요 0 | URL
아이고, 여기 영혼 하나 건졌네. 리뷰를 쓴 최대의 보람. (싱글벙글)

마노아 2008-08-02 1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니까 앨리엇 스미스를 소개해주는 네꼬님을 알고 있는 나는 굉장한 행운아로군요! 저도 들어볼게요! 네꼬님 쵝오!

네꼬 2008-08-02 16:23   좋아요 0 | URL
정말 쵝오? (설마 마노아님도 혼자만 엘리엇 스미스를 알고 살던 그런 사람은 아니겠죠?) 꼭 한번 들어보세요. 제가 바로 이런 정서의 고양이라고요.

2008-08-02 13: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8-02 16: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08-08-02 14: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꼬님 리뷰는 확실히 달라~~~ 사람을 꾀는 요망네꼬가 확실해!!^^
내가 고베에서도 네꼬님 생각하며 네꼬캐릭터를 열심히 찍었는데...컴터에 올려보니 흔들렸어~ 엉엉.ㅠㅠ

네꼬 2008-08-02 16:25   좋아요 0 | URL
잘 다녀오셨어요? (^^) 그래, 저 떼놓고 다녀오시니까 좋았어요? 응? 응? (거의 따지는 수준.) -요망은 모르겠고 요괴는 맞는 것 같은 네꼬 드림.

웽스북스 2008-08-04 23:16   좋아요 0 | URL
으하하하 요망네꼬라니, 너무 귀여워요

mong 2008-08-02 16: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누가 오바쟁이 네꼬님에게 엘리엇 스미스의 존재를 누설했을꼬-

네꼬 2008-08-02 16:32   좋아요 0 | URL
오바가 나쁜 거예요?

근데 그게.. 누구더라...? 어? 여기 노란 깃털이...? (내 친구는 mong님 하난 거야? ㅠㅠ)

mong 2008-08-02 17:15   좋아요 0 | URL
오바는 구여운 거에요
클클

네꼬 2008-08-03 11:45   좋아요 0 | URL
그럼 그렇지! 클클. (좋댄다.)

도넛공주 2008-08-02 17: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양준일이 최고라구요.(엘리엇 스미스를 몰라서 심술부리고 있음)

네꼬 2008-08-03 11:45   좋아요 0 | URL
응? 양준일이 누군데요? (엘리엇 스미스 몰랐던 심술을 부린 네꼬)

치니 2008-08-03 1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네꼬님 , 저 정말 잘못했어요. (진심 진심)
거짓말 하나도 안 보태고, 제가 저번에 서전음 추천할 때, 엘리엇스미스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네꼬님이 당연히 알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 나쁜 사람, 저에요 저.
자, 그럼 엘리엇의 이 명반과 버금가는 명반,
즉 이 명반이 들국화라면 장미 쯤 되는 웰메이드 유작 앨범 추천 들어갑니다.
"from a basement on the hill"
*저는 이 중에서 king's crossing 젤 좋음, 아니 사실 다 좋음 ^-^

nada 2008-08-04 15:26   좋아요 0 | URL
엇, 저도 네꼬님이 엘리엇 스미스를 모르셨다는 사실에 충격!
근데 사실 깊은 우물 같은 우울함과 네꼬님은 좀 안 어울리긴 해요.
주변 사람들도 그래서 깜빡했던 게 아닐까요?

네꼬 2008-08-10 22:20   좋아요 0 | URL
ㅠㅠ

마늘빵 2008-08-03 19: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희정을 들어보세요. ^^

네꼬 2008-08-10 22:21   좋아요 0 | URL
ㅠㅠ

무스탕 2008-08-04 14: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모르는 뮤지션이니 잘못 없어요!!

..라고 박박 우긴다 =3=3=3

네꼬 2008-08-10 22:21   좋아요 0 | URL
ㅠㅠ
 
본 트릴로지 박스세트 - 본 아이덴티티 + 본 슈프리머시 + 본 얼티메이텀 (4disc)
폴 그린그래스 외 감독, 맷 데이먼 출연 / 유니버설픽쳐스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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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바쁘다. 이건 본이 아니고 내 얘기다. 나하고 같은 직업을 가진 사람들은 보통 1년에 6~8회 정도 무척 바쁜 시기를 맞는데, 나는 이번 2월에 그중 세 번을 겪게 생겼다. 직장인이 '바쁘다' 하는 게 자랑은 아니다. (아니, 일을 너무 못하는 것 같잖아!) 그러니 허풍이 아니다. 하루 종일 해야 할 일들을 속으로 쏘트하는 것만도 일이다. 남들보다 일찍 출근하고 특별히 늦게 퇴근하는데도 잠자리에 들 때나 아침에 이를 닦을 때나 참 어디 전화해야지, 아차 내가 메일 보냈나? 아니 그 사람은 왜 연락이 안돼? 머릿속이 돌솥비빔밥.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아니 방금 한 시간이 어떻게 갔는지도 알 수 없는 날들이다.

말도 못하게 바쁘다. 이건 본 이야기다. 제이슨 본, 혹은 존 마이클 케인, 아니 (진짜 이름) 데이빗 웹. 바다에서 반쯤 죽은 상태로 건져진 그는 아주 처음부터 시작해야 한다. 내 이름은? 난 어디 살지? 내가 왜 바다에? 내 등엔 왜 총알들이? 그는 기억을 잃었다. 알아낼 게 너무 많아서 돌아버릴 지경인데 누군가 공격하면 자기도 모르게 척척 막아내고 3초만에 두 사람을 제압한다(내가 재봤다). 정신 차리고 보면 사람들은 옆에 쓰러져 있고 빼앗은 총을 장전하는 자신을 발견한다. 그는 깜짝 놀라 총을 버리고 도망친다. 스스로가 두려운 것이다.

고도로 훈련된 특수요원 본, 암살할 아저씨가 아이들과 함께 있는 걸 보는 바람에 임무에 실패하고(앗, 스포일러예요) 총을 맞은 다음, 목숨을 건진 대신 기억을 잃고 적이 누구인지 모르는 싸움을 시작한다. 그는 너무 바쁘다. "지금 본에게 지시를 내리는 건 누구지?" "그 자신이죠." 영화의 대사가 의미심장하다. 그는 자신에게 명령을 내린다. 뇌에서부터 손톱끝까지 그 자신이 하나의 지휘체계다. 잘못된 명령을 내린 적도 없고 불복한 적도 없다.

미친 달리기를 시작하기 전, 숨을 고르는 의미에서 스스로에게 상을 주기로 하고, 지난 주말 내내 본 씨 이야기 3종 세트와 함께 보냈다. 영화가 개봉할 때마다 보아왔지만, DVD로 다시 보는데도 맹세컨대 단 한 순간도 지루하지 않았다. 담백하다 못해 똑 떨어지는 게 얄밉기까지 한 배경 음악과 효과음과, 편집자가 '내가 좋아하는 건 다 버리고 오로지 팩트만 갖고 말하리' 결심하고 일한 듯 깨끗하게 오려진 화면. 특히 "본 얼티메이텀"에서 창문을 깨고 뛰어드는 장면은 다섯 번을 다시 돌려 보았는데 다섯 번 다 나도 모르게 입을 벌렸다.'기름기 제로'가 감정을 최고조로 끌어올리는 황홀한 경험이 이 세 편의 영화에 있었다.   

내가 사랑한 것은 맷 데이먼의 무표정이었다. "무표정"을 연출한 무표정이 아니라, 다른 생각할 겨를이 없는 무표정이었다. 내가 사랑한 것은 제이슨 본의 군더더기 없는(영어엔 군더더기란 단어가 없나?) 액션, 무엇보다 너무나 '그럴 만도 한' 싸움 씬이었다. 1편에서는 볼펜으로, 2편에서는 잡지로, 3편에서는 수건으로 상대를 제압하는 그의 기술에 나는 사랑을 넘어 경외을 품었다. 하지만 내가 가장 사랑한 것은 데이빗 웹의 머쓱한 표정이었다. 미친 자동차 추격씬 끝에, 사람 잡는 격투씬 끝에 그가 짓는 창피한 표정을 나는 너무나 사랑했다.

코멘터리를 보니, 얼티메이텀 감독 아저씨의 말이 콱 좋다. 본의 격투 씬은 자연스러워 보이지만 끝없는 리허설의 결과죠. 모든 액션에 목적이 있어요. 하지만 나는 폭력을 미화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요. 폭력은 추하니까요. 본이 그런 (폭력을 쓰는) 자신을 부끄러워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이 아름다운 영화같으니.

바빴던 그는 연인을 얻었고, 연인을 잃었고, 동료가 떠났고 친구를 얻는다. 한 치의 흔들림도 없이 달리는 본, 스스로 내린 명령에 어떤 의심도 품지 않는 그를 움직이게 하는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질문이다. "나는 누구인가."  자신이 누구인지, 아니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된 본은 씨리즈 첫 장면에서 그랬듯 마지막 장면에서도 물 위에 떠있다. 죽은 듯이 떠있던 그가 유유히 헤엄을 시작하는 순간 나는 눈물이 날 것 같았다. 다시 태어났군요, 본 씨. 

바쁜 것은 잘 견뎌내면 된다. 네꼬 씨, 그대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내가 왜 바쁜가,이다. 어느 날 내가 똑똑한 고양이가 되어 스스로 명령체계를 수립하는 날이 와도 이 질문을 잊어선 안된다, 나는 누구지? 어떤 고양이지? 때로는 질문이 모든 것을 가르쳐주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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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8-01-31 0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머릿속이 돌솥비빔밥" 그럼 네꼬님 머리는 돌솥.?
2.본 씨리즈의 마지막이라고 단정짓기는 좀 거시기 합니다. 맷이 3편을 계약을 했고 그 계약은 본 얼티메이텀을 끝으로 만료가 되버렸지요. 그리고 또 다른 주인공 아니면 연장 계약으로 새로운 본 씨리즈는 나올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아님 말고...
3.본 씨리즈는 사실 TV에서 먼저 접했습니다. 똑같은 스토리 액션성보다는 심리상태를 더 잘보여줬던 것 같습니다. 주연은 "리처드 챔벌레인"이라는 배우가 맡았었죠.(쇼군이라는 영화에서 주연을 맡았었죠..미니시리즈 가시나무새에서는 사랑과 신앙을 사이에 두고 번뇌하는 랄프 신부역을 맡았었고요.)

네꼬 2008-01-31 01:00   좋아요 0 | URL
어? 메피님 안 주무셨네요!!

1. -_- 머릿속에 돌솥이 들어 있는 거죠. (하여간 참 말씀도 참...)
2. 오, 새 씨리즈도 재밌겠어요. 하지만 제가 사랑한 것은 맷. 제가 결혼하고 싶은 것도 맷. 그런데 찾아보니까 그는 몇 년 전에 (비밀리에) 결혼했다더군요. 비밀리에 결혼했다, 이것도 멋져! (하트 모드)
3.아 전 그 TV 씨리즈는 모르지만요, 심리상태에 더 비중을 두었다니 매우 관심. 근데 메피님은 참 모르는 게 없으셔. 배우의 전작까지!!

다락방 2008-01-31 08:21   좋아요 0 | URL
맞아요, 네꼬님.
안그래도 저도 맷 데이먼하고 결혼하려고 했거든요.(근데 왜 벤 어플랙은 안좋을까요? --)
그런데 '신분이 낮은'(언론에서는 이렇게 표현하더군요.웨이트리스 출신이라던가,식모 출신이라던가 하면서)여자랑 이미 결혼을 했더군요. 그리고 언론이 이따위로 떠들어도 맷 데이먼은 거들떠도 안봐요. 게다가,게다가,게다가,게다가...아이도 있어욧! 버럭.
맷 데이먼은 인터뷰를 안하기로도 너무 유명해서 그의 인터뷰 기사를 접하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인데요, 얼마전에 남성잡지에서 그를 표지모델로 세웠길래 당장 샀죠. 그런데 그의 이야기는 딸랑 한페이지. 게다가 그를 인터뷰한것도 아니고 그는 이렇다더라,저렇다더라, 하는 이야기.orz

그리고요, 네꼬님.
그는 파파라치가 밖에 있는 날이면 절대 집밖으로 나가질 않는데요. 언론에 노출되는걸 너무너무 싫어한대요. 가족을 드러내기 싫어한대요.이것도 너무 근사하죠? 헤헷 :)

네꼬님.
저는 정말 맷 데이먼이 좋아요. 저도 이 영화 다봤는데..네꼬님처럼 디비디 살까요? 어떡하지? ㅜㅜ

네꼬 2008-01-31 09:07   좋아요 0 | URL
다락님. "맞아요 네꼬님"을 보고 깜짝 놀랐어요. 뭐가 맞다는 거지? 머릿속에 돌솥이 들어 있다는 거....? -_-

아아 멋진 맷. 맷. 역시 맷. 맷. 맷. (이 말밖에 안 나와요. ㅠ_ㅠ) 그에게 애써 지키는 "사생활"이 있기 때문에 우리가 그를 좋아하는 거겠죠. 난 그 이상은 알고 싶지도 않아요. 그걸로 됐거든요. 머, 애인도 아니고.

영화를 다 봤더라도 DVD로 또 보기를 추천. (그리고 나처럼, 사서 간직하기를 추천.) 몇 해 전에 보았을 테니 다시 보면 또 새롭고요, 멋진 액션 씬들을 다시 보는 재미도 그만이에요. 사요 사~ (솔솔 부채질)

그런데 나,
다락님의 사생활은 궁금해요. 알고 싶어요. 하핫.

웽스북스 2008-01-31 0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단언컨대, 전 네꼬님보다 똑똑한 고양이를 본적이 없어요 ^_^

네꼬 2008-01-31 09:09   좋아요 0 | URL
엄마야. 아니 뭐 그런 고마운 말씀을. (^^ 좋댄다~~) 웬디양님은 똑똑한 '여인'이시면서. (나도 모르게 웃고 있음.)

비로그인 2008-01-31 09: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꼬님의 글이 좋습니다.
오랜만에 쓰는 글이므로 '진기'가 모아져서 그런가? 하하
본 마음이 따스하고 정직한 사람의 어쩔수 없는 폭력..
그점을 네꼬님께서 주목하셨군요.
많이 공감합니다.
작은 고양이의 예민한 감성을 읽고 갑니다. 하하
추천!!!!


네꼬 2008-01-31 09:30   좋아요 0 | URL
한사님. 저의 가벼운 이야기들을 들어주셔서 늘 고맙습니다.
어쩐지 한사님이 들으셨다 생각하면 제 글에도 한 편 무게가 생기는 것 같아요.

영화를 보다 보면 본이 애초에 왜 실수를 했는지 알게 되지요. 이제 더 이상 그런 일을 하고 싶지 않아, 라는 본의 외침이 클리셰가 아닌 것은 그의 '창피한' 표정 때문이 아닐까 생각했어요.

고맙습니다.


하핫. (점잖게 마무리하려고 했는데, 전 왜 이게 안될까요?)

도넛공주 2008-01-31 1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맷 데이먼을 좋아합니다.누가 물어보면 1착으로 말했죠.그런데 어느날 친한 친구가 그 말을 듣더니 깜짝 놀라면서 "네 동생이랑 똑같이 생겼잖아! 너 브라더컴플렉스??"라고 하더군요.화들짝 놀래서 그 다음부터는 에단호크라고 대답합니다.

네꼬 2008-01-31 13:07   좋아요 0 | URL
공주님, 근데 가만 떠올려 보니까 맷 데이먼이랑 에단 호크랑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어요. 약간 비슷한 계열인 것 같아요. 공주님 지적이게 생긴 남자 좋아하시는구나. (그럼 동생분도?)

치니 2008-01-31 1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또 낚였다, 이 시리즈물을 한 편도 안 보고 살아왔는데, 이제 봐야할거 같잖아요!

네꼬 2008-01-31 13:08   좋아요 0 | URL
치니님 부러워요. 아직도 이 시리즈를 안 봤다면 얼마나 좋으실까. 멋진 세계가 기다리고 있어요. 아아 부러워 부러워.

마늘빵 2008-01-31 1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난 혜교가 좋아 (이건 무슨 맥락이야!)

네꼬 2008-02-02 11:34   좋아요 0 | URL
정말 이게 무슨 맥락이야, 싶지만 어쩐지 이해는 되어요. 아프님은 그냥 만날 혜교가 좋잖아. -_-

2008-01-31 14: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2-02 11: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네꼬 2008-02-02 11:38   좋아요 0 | URL
아아 요 댓글은 정말 혼자 읽기가 아깝군요.
(못 보시는 분들 약간 약올리는 심정으로)
((그리고 정말로 아까운 심정으로.))

프레이야 2008-01-31 2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사랑스러운 네꼬님의 글이잖아요.^^
이말은 님도 글도 사랑스러워서 꽉 안아주고 싶단 말이에요.
폭력을 쓰고 나서 창피해하는 얼굴, 죽은 듯 물위에 떠있다가 헤엄쳐 나아가는 모습..
전 이 영화들을 안 봤는데 디비디를 사서 보고 싶어져요, 마구마구..
저도 오늘밤 제게 질문들을 몇 날리고 잘래요. 질문이 뭔가 가르쳐줄 것 같아요.

네꼬 2008-02-02 11:40   좋아요 0 | URL
"꽉"까지만 읽고 그만, 절 깨물겠단 말씀인 줄 알고.... 좋아했어요. (응? 나 이상해요?) 혜경님, 이 씨리즈를 아직 안 보셨다니. 으핫. 좋으시겠어요. 처음 보면 얼마나 좋을까?

산사춘 2008-02-01 2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상에 영화얘기가 젖어드는 멋진 글이세요.
그려도 덜 바쁘셨으면 좋겠는데(이또한 직장인들에게 함부로 하면 안되는 야그?).
본은 폼 재지 않고 인간적이어서 동화가 잘 됩니다.
멧 데이먼한테 딱인 영화여요.

네꼬 2008-02-02 11:41   좋아요 0 | URL
정말 맷 데이먼한테 딱인 영화예요. 다른 사람이 맡았다면 어땠을까 하고 몇 명 떠올려 봤는데, 다들 안 돼 안 돼요. 저 떨떠름한 표정. 그러고도 착한 얼굴. 똑똑한 눈. 지루한 입매. 맷이 딱이에요.

마노아 2008-02-02 0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보면서 나는 잠시 소름이 끼쳤어요. 이렇게 리뷰 잘 쓰는 멋진 고양이라니! 중요한 것은 질문이라는 말에 감탄! 내가 누구인지 잊지 않을래요. 네꼬님도 안 잊을 거예요!

네꼬 2008-02-02 11:42   좋아요 0 | URL
어므나, 전 마노아님 칭찬에 소름이 오도도. 마노아님이 만에 하나 내가 누구더라, 하시더라도요, 이 네꼬는 마노아님을 잊지 않습니다. "당신은 제게 매일 삼치를 구워주시던 분이에요"라고 꼬드겨서 만날 얻어먹어야지. 히히.

2008-02-03 00: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2-10 22: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nada 2008-02-03 1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설 특선 영화로 본 시리즈 두 편이 편성되어 있더군요.
리뷰도 잘 쓰는데다 앞날까지 내다보는 고양이라니!
네꼬 님이 말한 그 "창피한 표정"을 염두에 두고 영화를 볼게요. :)

네꼬 2008-02-10 22:38   좋아요 0 | URL
으응? 그래서 보셨어요, 본 시리즈?
슈프리머시 끝부분만 잠깐 보았는데 더빙은 아무래도.... 어색. ;;;
(왜 보는 제가 창피할까요?)
 
커피프린스 1호점 - O.S.T. - MBC 월화 드라마
여러 아티스트 (Various Artists) 노래 / 포니캐년(Pony Canyon) / 2007년 7월
평점 :
절판


 

이제 이름도 희미해져가는 앨범 <<이오공감>>에 수록된 <한사람을 위한 마음>은 내게 매우 각별한 곡이다. 오태호의 소박(!)한 목소리를 받아 이승환이 ‘너의 안부를 묻는 사람들 나를 어렵게 만드는 얘기들 왜 슬픈 예감은 틀린 적이 없나’라고 노래할 때 나는 알았던 것이다. ‘감미롭다’라는 단어의 뜻을. 그 곡을 셀 수 없이 들었어도 그 대목이 나올 때면 가슴이 두근거렸다. ‘감미롭다’ 의 뜻은 그러니까 이승환의 ‘너의 안부를 묻는 사람들’이고, 듣고 있노라면 나도 모르게 눈을 살짝 감게 된다는 뜻이고, 눈물이나 웃음이 서로 나서지 못해 머뭇거린다는 뜻이었다. 달짝지근하다, 편안하다, 슬프다, 간지럽다, 기분 좋다 등의 단어로 대체될 수 없는, 감미롭다.

 

음악을 듣다가 ‘감미롭다’라는 단어를 떠올린 것은 그 후 거의 처음인 것 같다. <<커피 프린스 1호점 O.S.T>>가 예상대로 좋아서 만족한 기분으로 듣던 중이었다. 이선균이 부른 ‘바다여행’을 듣는데 바로 그 단어가 생각났다. 감미로웠다. ‘포근하게 감싸줘 나에게’ 부분에선 거의 눈을 감을 뻔했다. 깜짝 놀랐다. 극중에서 한성이 이 노래를 부를 때는 곡보다 화면에 마음이 쓰였다. 그때 그는 그림같이 예쁜 집에서 작업실과 테라스를 오가며 온몸으로 노래했다. 떠났다 돌아온 사랑하는 여인이 전화기 저 편에서 듣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녀에게 내가 만든 노래를 들려줄 수 있다는 기쁨 때문이었을까. 한성의 얼굴은 모자라지도 넘치지도 않는 행복으로 가득했다. 그러나 노래를 듣고 있는 행운의 여주인공은 그렇지 않았다. 그녀는 행복이 넘친다는 걸 예감한 듯, 너무 아름다워서 슬프다고 말했다. 드라마를 보면서는 “아우 닭살 대사! 좋으면 좋다고 할 것이지!”라고 했지만 이렇게 곡만 따로 들어보니 그럴 만했다. 누군가 이 곡을 나를 위해 만들어 나에게만 불러준다면, 약간 불안할 만큼 행복할 것이다. 이런 때가 언제 있었냐는 듯 사라져버릴까 봐. 그러고 보니 ‘손 내밀면 하얗게 부서지던 너의 꿈들’이라는 가사가 귀에 들어온다. 이번에는 ‘감미롭다’라는 단어에 배어 있는 보일 듯 말 듯한 슬픔을 배운다.

 

-

 

사랑스러운 남장 여자라니! 설정과 전개는 현실감이 없지만 이 드라마가 좋은 이유는 등장  인물을 단 한 명도 빼놓지 않고 소중하게 다루어주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어느 한 장면 허투루 만들지 않아, 매 화면이 아름답고 인상적이기 때문이다. (이윤정 피디 만세!) 그리고 음악 때문이다. 화면에 생명력을 불어넣던 음악들이 한 장의 음반으로 묶여서 기분을 좋게 한다. 듣고 있는 동안은 특별히 노력하지 않으면 나쁜 생각을 할 수가 없다. 장마와 무더위에 걸쳐 있는 요즘 같은 날씨에 딱 좋은 청량음료 같은 음반. 세 가지 버전이 각각 장점이 있는 <바다여행>, 살짝 예쁜 척해서 오히려 솔직하게 들리는 <커피 한잔 어때?>(나와 행복해질 거야, 라는 과감한 가사가 맘에 든다) , 극중 은찬처럼 자전거 페달을 밟고 싶게 하는 <고고찬>, 그리고 몇 곡의 차분한 연주곡 등 곡들에 대체로 편차가 없다. (개인적으로 좋아하지 않는 스타일의 곡이 딱 두 곡 있지만 그건 O.S.T.의 숙명아니던가.) 덕분에 티어라이너를 찜하게 되었다. 드라마 속에서 찜한 그 사람과 더불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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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07-07-30 1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브라보,브라보,브라보!!!

네꼬 2007-07-30 14:49   좋아요 0 | URL
다락님께 그런 환호를 들으니 떨리고 좋잖아욧! ♡

nada 2007-07-30 1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저 20세기스러운 앨범 쟈켓은 대체 뭐냐구염..ㅎㅎ
이선균은 정말 목소리 하나로 먹어주는 거 같아요. 그으렇게 포근해요? 눈 감고 쓰러질 정도로? 그럼 저에게 쓰러지세요.
(터프하게 끌어당기며) 네꼬, 이리 와!

네꼬 2007-07-30 14:51   좋아요 0 | URL
앨범 표지는 정말 으악이지만, 열어 보면 예쁜 은찬의 사진이 있어요. (배추님이 좋아하실 것 확실.) 그리고 저는, 이런 터프한 손길에 한없이 약한 고양이랍니다. 절 잡아 드세요. @_@

도넛공주 2007-07-30 14: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가슴을 저몄었죠. 슬픈 예감은 틀리는 적이....없기만 했다면 아마 살아남지 못했겠지만.

네꼬 2007-07-30 14:51   좋아요 0 | URL
쿠앗. 기억하시죠? 저 부분의 처연함. 이 더운 낮에 쏘주가 다 생각나네요. (응? 감미롭다 어쩌고와 너무 안 어울리나?)

2007-07-30 15: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07-30 15: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노아 2007-07-30 15: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라마 속에서 찜한 사람은 누구인데요? 감미롭다는 말에 대한 풀이가 저를 감미롭게 해요. 정말 사랑스러운 정서를 가진 고양이라니까요. 까우~(>_<)

네꼬 2007-07-30 15:43   좋아요 0 | URL
이오 공감 얘기하면서 마노아님 생각을 했지요. ^^ 찜한 그는 비밀이에요. 그나저나 완소남들이 조로로록 나와서 참 좋아요, 그렇죠? (싱글벙글)

비로그인 2007-07-30 16: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대체가 드라마를 안보니 할말이 없다는 ㅠㅠ...

네꼬 2007-07-30 17:13   좋아요 0 | URL
이건 쫌 보세요! (버럭~) ㅋㅋ
체셔님이 보신다면 어떤 남자를 선택하실까? 이언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은데요?
: )

지나가다 2007-07-30 16: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누군가 이선균의 목소리를 두고 듣기만 해도 임신할 것 같은, 이라고 표현했다는 게 생각나는군요. 그만큼 기름지고 감미롭다는 뜻일까요? 지나가다 실례했습니다. 저는 이곳에 처음 지나갑니다.

네꼬 2007-07-30 17:14   좋아요 0 | URL
오옷, 지나가다님. 그것 참 화끈한 묘사인데요! 전 그정도는 아니었지만 (그런 사람은 따로 있어요) 누군가는 그럴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실례라뇨. 지나가는 길에 있는 서재이니 언제든 또 놀러오세요.
: )

프레이야 2007-07-31 09: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감미로워요, 네꼬님의 리뷰가 더~~
은찬이 상당히 매력적이더군요. 윤은혜가 더 매력적인 건가 싶게요..

네꼬 2007-07-31 12:54   좋아요 0 | URL
혜경님, 정말 은찬은 매력적이지요? 꽃양배추님이 포착하신 대로, 그렇게 부지런한 움직임에서 가장 큰 매력이 나오는 것 같아요. ^^

다락방 2007-08-03 14: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런데 이 시점에서
저는 이선균의 목소리가 싫어요, 라고 말하면 돌맞을까요?
제 여동생과 저는 이선균의 목소리를 듣고 가래가 끓나,아님 코가 막혔나, 했더랬는데. orz

네꼬 2007-08-03 17: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님.
ㅋㅋ 사실 어떻게 들으면 느끼하긴 해요. 일부러 저러나? 싶을 만큼. 그래도 좋은걸 어떡해요. (이 일관된 편애모드!)
 
Music and Lyrics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 - O.S.T.
Various Artists 노래 / 워너뮤직(WEA) / 2007년 2월
평점 :
품절


 

좋은 OST란 영화가 끝나고 나서도 계속 되는 것, 영화가 내 일상으로 들어오게 하는 것이라고 전에 말한 적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영화를 보지 않고 영화음악을 듣는 경우는 거의 없었던 것 같은데 이 음반은 예외였다. 영화를 꼭 보고 싶었는데 놓치는 바람에 영화음악을 먼저 듣게 된 것이다. 나는 휴 그랜트의 목소리를 아주 좋아하기 때문에 그가 부른 노래마저 놓칠 수는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


영화에 대해서 내가 알고 있는 것은 대략적인 구도, 그리고 휴 그랜트가 맡은 역할이 80년대 인기그룹의 3인자라는 것 정도였다. 휴 그랜트는 원래 노래를 그다지 잘 하는 편이 아닌데 이 영화 때문에 연습을 했다는 얘기도 들었다. 그렇다면 그의 시도는 매우 성공적이다. 노래를 썩 잘 해서가 아니라, ‘3인자였던’이답게 조금 허술하게 그러나 진심으로 노래를 부른다는 것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Pop! Goes my Heart>><<Meaningless Kiss>> 같은 노래들을 듣고 있자면 슬며시 웃음이 난다. 어쩜 이렇게 그 옛날 노래들의 공통된 특징을 잘도 잡아서 보일 듯 말 듯 개성을 덧붙였을까, 분명 유머 감각이 있는 사람일 거야, 하는 생각이 든다. 단순한 복고가 아니다. 마치 내가 모르고 지나쳤던 80년대의 유행가를 듣는 듯하다. 광고에 많이 쓰여서 귀에 익은 <<Way into Love>>는 역시 데모 버전이 좋다. 휴 그랜트와 드류 배리모어의 소곤거림과 웃음소리가 들어간 이 곡의 데모버전을 듣고 있노라면 마음이 따뜻해지고, 나 역시 사랑을 바라는 마음으로 그들과 함께 노래를 부르고 싶어진다. 그런가 하면 신나는 ‘요즘 곡’들도 함께 실려 있어서 음반 한 장 다 듣기가 지루하지 않고, 내가 좋아하는 휴그랜트의 바로 그 목소리를 느낄 수 있는 마지막 곡 <<Love Autopsy>>가 끝나면 아쉽기까지 하다.


아예 음악에 관한 이야기를 표방하고 있거나, 유난히 아름다운 삽입곡들이 많아서 “OST로 기억되는 영화”들이 있다. 아직 보지 못한 영화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은 그런 영화는 아닌 것 같다. 그렇지만 이 OST는 나에게 소박한 감동을 주기에는 충분하였다. 80년대의 화려한 팝을 사랑했던 이들의 소박한 마음을 알고 있는 이들이라면 이 감동을 나눌 수 있지 않을까? 영화를 못 보았다고 해서 묻어 두기엔 너무나 아까운 앨범이다. DVD의 출시가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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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07-04-23 2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정말 저랑 같아요. 저도 Way into love 는 데모버젼이 훨씬 좋아요.
[Pop! Goes my Heart]랑, [Meaningless Kiss] 도 정말 좋구요. 후훗. 영화도 꼭 보세요. 음악만큼 사랑스런 영화예요. :)

비로그인 2007-04-23 2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를 안봐서 아쉽~ ^^;

네꼬 2007-04-24 0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 데모버젼 간주 때 드류 씨의 웃음소리가 나오면 저도 모르게 따라 웃는답니다. 영화도 꼭 보고 싶어요. 염장 지르는 연애 얘기가 아니라 뭔가 따뜻한 게 담겨 있을 것만 같아요.

체셔고양2님 / DVD 나오면 우리 꼭 보아요. =^^=

도넛공주 2007-05-01 2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DVD 나오면 좌아악 뉴스를 뿌려주세요! 저도 당장 살거랍니다. 전 드류 배리모어는 싫고 휴 그랜트! 호호호.

네꼬 2007-05-02 0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넛공주님 / (앗, 나타나셨다!) 네네, 온동네 소문 내고 다닐게요. 전 드류 씨는 세모고, 휴 씨는 세 겹 동그라미예요. =^^=
 
About A Boy O.S.T.
Badly Drawn Boy 노래 / 록레코드 (Rock Records) / 2002년 6월
평점 :
품절


나에게 있어서 좋은 OST는

영화의 결정적인 조건은 아니지만

매우 중요한 어떤 것,

그리고 거의 마지막에 있는 어떤 것이다.

영화가 끝나고도 그것이 계속되게 하는 것,

영화가 내 일상으로 들어오게 하는 그런 것이다.

그간 설명하지 못했던 '좋은 ‘OST’에 대한 나의 생각이

<<어바웃 어 보이>> OST 덕에 정리가 되었다.



이 앨범은 'Badly Drawn Boy'의 2집이기도 하다.

(나는 내가 왜 이 영화의 음악을 잊지 못하는지 잘 몰랐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까 이 사람이 영국의 New Acoustic Movement를 이끌었단다.)

수록된 노래는 모두 16곡.

연주만 있는 것도 있고, 노랫말도 있는 것도 있다.

전체적으로는 고른 분위기를 유지하지만,

음반 내에서도 감정이 오르락내리락하듯 고조가 있는 흐름을 지니고 있다.

영화에 등장하는 순서대로 수록된 것이 아니다.

그랬다면 참 재미없었을지도 모른다. 영화에 묶인 앨범이 되었을지도 모르고.

(그 덕에 나는 첫 곡인 <Exit Stage Right>의 짧고 아름다운 멜로디가 어디서 나왔는지 찾기 위해 영화를 또 한번 보아야 했다. 곡 제목부터 봤으면 쉬웠을 텐데.)


내게 특히 좋았던 곡 BEST 3를 고르라면 다음과 같다.


<Something to Talk About>

영화가 끝나면 내내 생각날 수밖에 없는 이 곡은 사실상 이 영화의 테마곡이라고 할 수 있다. 영화 속의 계절과 참 잘 어울리는 멜로디를 지녔다. 음반에서 들으려니 역시 나라는 고양이는 기타와 피아노 소리를 좋아하는구나, 지구에 그 악기들이 있어서 참 다행이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SPAT>

이것은 Single Parent Alone Together라는 뜻으로, 싱글 부모들의 모임 이름이다. 윌이 이 모임의 광고를 발견하는 장면에 등장하는 곡 <SPAT>은 윌의 반가움(!) 과 귀여운 음흉함(!!)을 표현하고 있는 것 같아서, 영화 속에서도 매우 인상적인 음악이었다.


<Silent Sigh>

윌과 마커스가 각자의 문제로 매우 심한 외로움, 혹은 어떤 결연함을 보여 줄 때 나오는 노래다. <SPAT>가 바짝 코앞에서 연주되는 음악이라면, <Silent Sigh>는 멀리서 다가와 나를 뒤흔들고 사라지는 노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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