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가고 싶은데 눈치 보느라 못 가고 있는 가여운 직장인 비연. 에잇. 하면서 알라딘을 뒤지는데, 오호. 이번에 이런 중고박스가 나온 모양이다. 9,000원 상당이라 비싸긴 한데, 중고책을 알라딘에 팔면 그 돈 정산할 때 같이 환불된다고. (물론...환불이 잘 안 된다는 불편함을 호소하는 VOC도 보였다.. 쩝) 꽤나 편한 것 같고. 매번 박스에 스카치 테잎 붙이느라 고생하지 않아도 될 것 같기도 하고. 집에 쌓여 있는 책들을 한번씩 정리해서 삭삭 팔아버리고 싶은 마음을 매번 먹고 있으나 못하고 있는 이 현실에서 몇 개 구입해서 사악 정리해버려야 겠다 싶네. 알라딘, 아이디어는 좋은 듯. 박스 크기 안 맞아서 고생할 필요 없이, 일반적인 박스를 쭈욱 가져다가 쌓아놓으면 좋을 듯. 흠!

 

아. 집에 가고 싶다. 오늘의 일은 재미없는 일. 일찍 파하고 싶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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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연 2012-05-02 1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주문했는데 정말 딱 20권 들어간다. 쓰던 게 온 것 같긴 한데 재활용품인 듯..ㅎㅎ
한결 편하다. 테잎으로 붙이고 뜯고 할 게 없어서..ㅎ
 

 

자기 일이 잘 풀리지 않는 사람의 경우 끝내는 여러가지 양상을 보이곤 하는데, 가장 짜증나는 건 끝없는 자기 비하型이다. 우울해서 잠적해버리는 유형도 있고 오히려 오바해서 스스로를 자꾸 내세우려고 하는 유형도 있고 뭐 여러가지가 있어서 그 경계를 가늠하기 힘들기도 하지만 (서로를 넘나든다고나 할까. 조울증 비스므레하게) 뭘 얘기해도 삐딱하고 꼬여있고 나는 안돼 하면서 비하하는 유형은 정말 지친다.

 

처음에는 안된 마음에 연락하고 위로하고 다른 방법이 없는 지 찾아주곤 하지만, 그 원인이 스스로에게 있는데 해결하지 못하면서 (뻔한 데 말이다) 동정을 구하는 것도 아니고 나보고 어쩌라고 자꾸만 그러는 지. 이젠 좀 지치고 짜증이 나고 그래서 대하기가 싫어진다.

 

사실 이러면 안되지. 잘 아는 사람이고, 또 친하기도 하고 아끼기도 하니까 내가 참아야 해..이런 생각이 없는 건 아니지만, 으아...나이드니까 정말 못 참겠다. 누구나 다 바쁘고 힘들고 여러 장벽에 부딪혀 허우적거리지만, 어쨌거나 해결하고 다독이면서 사는 거 아니겠는가. 으으. 오늘도 궁금해서 카톡으로 물어봤다가 ... 열폭했다. 그랬더니 나보고 삐졌냐는 둥..이런 소리를.

 

내 정신건강을 위해서 당분간 연락을 삼가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 사람이 미워서도 아니고 한심해서도 아니다. 그냥 내가 그걸 다 받아주기에는 내 자신의 생활도 버겁고 그래서 자꾸 뾰족하게 굴게 되어 상처를 줄까 겁이 나서이다... 라는 건 좋으라고 하는 소리고, 사실은 짜증이 나서이다. 그 상황 자체도 이해가 안된다. 말하기는 좀 뭣하지만.

 

..................................

 

오늘 인터넷에 도배된 얘기는 김형태라는 새누리당 국회의원 당선자가 '성추행'의 혐의로 확인을 받고 있다는 거다. 정말 내용 자체가 너무 더러워서 말하고 싶지도 않지만... 무엇보다 이런 얘기들이 나왔는데 이 사람을 국회의원이라는 자리에 뽑은 자체가 화가 난다. 그 지역구에 화가 난다. 차라리 바람을 피웠다거나 다른 데에서 애를 낳았다는 게 낫겠다 (얼마나 화가 나면 이런 극단적인 예를..ㅜ ).. 이건 뭐 동물보다도 못한 짓을 저지르고 대명천지에 두 눈 시퍼렇게 뜨고 다니니. 화가 나도 이만저만 나는 게 아니다. 아 정말 뭐 이런..경우가.

 

..................................

 

어쨌거나 저쨌거나 오늘 용인으로 플젝 때문에 이사를 했고, 정리가 안되어 무기력하게 앉아 있는 시간들은 아까왔다. 좀더 사전에 준비를 했더라면 훨씬 효율적으로 일이 되었을텐데..라는 아쉬움이 크다. 그래서 오늘따라 좀 화가 날 수 밖에 없는 상황인지도 모르겠다. 이제 용인에 통근버스 타고 왔다리 갔다리 하려면 가벼운 책 (무게면으로나 내용면으로나) 한 권 골라서 챙겨야겠다. 스맛폰으로 계속 영드나 미드를 봤더니 눈이 뻑뻑하고 흐릿해지는 게.. 눈 건강에 영 안 좋은 기분이라서 다시금 책으로 돌아가고자 한다..크.

 

화난 마음을 책 고르는 재미로 환원시켜봐야겠다. 잘 자야 내일 또 기운차게 잘 일어나 일하지. 내일은 화나지 않는 하루였으면 좋겠다... 라지만, 워낙 세상이 이상하게 돌아가는 지라 그럴 수 있을랑가 싶다. (철푸닥)

 

'디퍼런트'를 보니 리처드 파인만의 책을 매우 좋게 평가하던데 한번 사서 읽어봐야지 라는 생각이 불현듯 든다. 그렇게 유명한 사람인데 그의 책을 한번도 읽지 않았다는 게 좀 신기하기까지 하고. (근데 이게 왠 내용의 반전??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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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요정 2012-04-17 0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스마트폰으로 영드와 미드를...^^

자기비하 하는 사람은 타인으로부터 자존감을 회복하고 싶어하는 부류죠. 난 못할거야..라고 했을 때 아니야, 넌 잘 할 수 있어.. 라고 해 주길 바라는.. 힘들죠 아무래도.

농촌 어르신들이 FTA 적극 찬성하는 당을 뽑아준 것도 이해 안 되고, 표절 의혹이 가득한 사람 뽑아준 것도 이해 안 되고, 말씀하신 김형태도 이해 안 돼요..ㅜㅜ 막말보다 성추행이 나은가봐요.ㅜㅜ

비연 2012-04-17 13:44   좋아요 0 | URL
오오...꼬마요정님도 스맛폰을! +_+
전 이제 자기비하하는 사람까지 다독이며 지내기에는 넘 나이를 먹었나봐요ㅜ
잘 해줘야 하는데..쩝. 선거결과는..뭐라 말하기 힘들 정도로...씁쓸.
 

 

오늘은 일요일.

 

다들 날씨좋은 봄날이라고 산으로 공원으로 봄놀이 갔다고 자랑질하던 날, 난 집에서 먹고 자고 야구보고 잠깐 일보는 하루를 보냈다. 이런 날은 좀 나가서 광합성도 해주고 그래야 하는데 아침에 일어나니 온 삭신이 쑤시면서 손하나 까딱하기 싫은 날이 시작되더라는 거지.

 

그러나, 입은 안 쑤셨고..그래서 일어나 아침 먹으면서 엄마랑 2시간 반여를 수다 수다 수다... 그러고 나니 배가 고팠고 밥 하기 싫어하는 엄마를 꼬셔서 중국음식을 잔뜩 주문했다. 짬뽕에 짜장면에 탕수육까지. 이걸 다 펼쳐놓았을 때는  먹을 수 없을 것이라 다들 소리를 질렀지만, 약 30분 뒤, 그것들이 다 우리 가족의 뱃속에 들어가 있었다. 흠. 세상에 불가능은 없는 것이다.

 

그리고는 하루종일 퍼져 있었더니만, 이 새벽녘에 괜히 눈이 말똥말똥해져서는, 이것저것 한다고 생블루스를 치고 있다. 이것을 우리는 악순환이라고 부르지. 내일은 피곤한 몸으로 회사에 나갈 테고 그래서 허덕거릴테고... 일요일에 쉰 것은 다 어디로 간 건지 몸은 천근만근이겠지. 쯔쯔. 그런데 정말 잠이 안 오네. 아까 넘 잤나.

 

 

1. 메일을 썼다. 심지어 일본어로 ㅜ

 

작년에 일본에 있을 때 함께 일했던 중국인 동료가 메일을 보낸 지 한참 되었는데 답장을 못 보낸 게 계속 맘에 걸려서 방금 답메일을 보냈다. 이 분은 영어를 전혀 못 하고 나는 중국어를 전혀 못 해서 일본어로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이다. 일어를 놓고 산 지가 꽤 된 터라 답메일 쓰는 게 좀 힘들긴 했지만, 뭐..쓰다보니 기억이 새록새록.

암튼, 거기서 박사학위 한 학교에 전임강사로 취직이 되었다는 기쁜 소식이었다. 굉장히 성실하고 착하고 남에게 싫은 소리 못하는 성격의 여성이어서 일본에 있을 때 무지하게 위로가 되었었다. 일년 남짓 지났는데도 계속 연락이 닿는 것이 너무나 기쁠 정도로. 그래서 축하한다고, 답장 쓰면서 한참을 또 그 때 함께 지냈던 날들을 기억했다. 그냥 어디 같이 놀러간 적도 없이 연구소에서 밥먹고 커피마시고 수다떤 정도인데도 근 한달여간 계속 붙어 있어서 정이 든 모양이다. 이 기회에 중국에나 놀러갈까.. 흠.

 

 

2. 책을 읽고 있다.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산 건 작년 중반쯤이었던 것 같은데, 다른 거 읽느라 계속 못 읽다가 이번에 꺼내들었다. 재미교포 2세이자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석좌교수로 있는 문영미교수의 글이다.

 

'나는 학생들에게 마케팅이란 '기업'과 '실제의 사람'이 만나는 공간에서만 기능을 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하지만 여기서 문제는 '실제의 사람'들은 기업들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이다. 현실 속의 사람들은 절대로 분명한 목표의식을 가지고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들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을 알고리즘이나 생산공정으로 분석하지 않는다. 현실 속의 소비자들은 비즈니스 세계를 하나의 유기체로 이해한다. 그렇기 때문에 실제의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생각은 독특하고 복잡하고 모순적이고, 그리고 예측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라고 이야기하면서 이 책은 시작되고 있다. 재미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3. 팟캐스트를 들으려고 켜놓고 있다.

 

경제학을 전공한 내 친구가 '나같이' 경제학을 모르는 '무식한' 대중에게 도움이 될만한 팟캐스트라며 소개한 (이걸 친구라고 ㅜ) 게 있다. '최진기의 인문학 특강' 이라는 건데... 찾아보니 이투스 학원 강사네? 경제학 관련 책도 많이 내고. 살짝 보니 말빨이 장난이 아닌 사람 같아서 일단 듣겠다고 몇 개 다운로드 받아둔 상태. 제목은 인문학 특강이지만 대부분이 경제관련 내용. 현재 엄청 인기많은 팟캐스트인 것으로 확인되어 우선은 들어볼 예정.. 이번 주부터 용인으로 출퇴근이라 오며가며 듣기에는 최고일 것 같기도 하고.

 

 

4. 그러나 머릿 속은 무지하게 복잡한 상태이다.

 

이걸 다 하고 잔다면 난 내일 회사 못 갈 거다..ㅠ 그러나 무엇보다 회사 일로 지금 머리가 무지하게 복잡한 상태라서 잘 될려나 모르겠다. 아..1시에는 자야할텐데. 알아야 할 거 해야 할 것이 너무 많아서 참...인생이 허비하며 살기에는 너무 짧구나..라는 생각이 많이 드는 요즘이다. 뭘 하면 할 수록 왜 이렇게 모르는 게 많은 건지. 그래서 마음이 조급하고, 그래서 더 능률이 안 오르는 요즘이다. 마음을 좀 느긋하게 가지고 지내야겠다 싶기는 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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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12-04-17 1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외국인과 제 3국어로 언어 소통을 하시는 비연님이 넘 부럽습니당^^

비연 2012-04-18 17:50   좋아요 0 | URL
카스피님..ㅎ 써놓고 보니 뭔가 있어보이는데 사실은...완전 헤매고 있어요ㅜ
 


1. 어젠, 종일 두근두근거렸었는데. 혹시나 역사적인 날일까 하고. 그래서 잘 안 보는 TV도 켜서 확인하려고 들었었는데. 역시나..역사가 일어나는 게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닌 모양이다. 야구만 얘기하자면, 두산은 한화를 가뿐히 이겨주었고 그래서 기분이 좋아야 했지만, 개표방송 보니 김이 새버렸다고나 할까. 야구는 기회를 살려 저리 쉽게 이겨주는데, 선거는 그넘의 좋은 기회를 다 날려버렸구나 싶어서.

 

사람들은 다들 남탓을 하고 있고. 국민이 스톡홀름 증후군이라느니, 정치인들이 리더십이 없어서라느니, 어쩌구 저쩌구 하지만 시뻘건 색깔로 절반 이상이 물든 우리나라 지도를 보면서 여타부타의 할 말을 잃어버리는 게 정상적인 것 같다. 그러니까 '탓'을 하기에는 넘 어이가 없어서 말이다. 아직도 우리는 제자리걸음 중인 모양이게다. 앞으로 잘하자고.. 서로를 독려해야 할 시기일 지도. 공부 못한다고 맨날 뭐라 해봐야 기만 죽고 할 줄 아는 것도 다 까먹게 되는 것처럼 좀 다독일 시기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몇몇의 주요(?) 인사들은 상징적으로나마 살아줘서(?) 다행이다.

 

2. 이래저래 심란해서 알라딘 배경화면을 샛노랗게 바꿔버렸다. 봄이기도 하고. 칙칙함이 지긋지긋해지는 햇살좋은 봄날이니까.

 

3. 요즘 책을 다양하게 읽지는 못하고 있다. 주말마다 스릴러 조금씩 읽고 주중에는 이것저것 잡다하게 손만 대고 있다. 통계책도 읽고 있고 (일본 사람들이란. 어려운 걸 쉽게 쉽게 쓰는 재주가 뛰어나다는 것을 새삼 느끼면서) 경제경영서적도 읽고 있고 아주아주 가끔은 소설도 읽는다. 바쁘고 해야 할 게 많아서 책 볼 짬을 자주 못 내는 게 좀 서운한 세월이다.

 

근데 생각해보니, 그것도 핑계다. 나는 최근에 스마트폰에 푹 빠져 틈만 나면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게 일과가 되어 버렸다. 이 스마트폰이라는 것이 얼마나 유용한(?) 도구인지. 앞의 사람이랑 말 떨어지면 한번 쳐다봐주고 버스에서 멍하니 창밖 보기 싫으면 한번 쳐다봐주고 페북이나 트윗에 올린 글들에 댓글 달렸을까 바로바로 체크하려고 한번 쳐다봐주고 밥먹다가도 보고 자다가도 보고(이건 심각한 중독 증상이란다..ㅜ)... 이 시간 다 합치면 책 한권 읽을 시간 나올 것 같다.

 

그래서 오늘부터 스마트폰을 쳐다보는 시간을 줄이기로 결심한다. 정말 생각날 때만 보는 걸로. 버스나 지하철 안에서 보지 않기로. 밥먹거나 자다가도 보지 않기로. 대신 무겁다고 들고다니기 싫었던 두꺼운 책을 가방 안에 챙겨 넣었다. 버스 안에서 세 페이지 보다가 졸아버렸지만.

 

4. 그냥 별 쓸 말도 없으면서 끄적이고 있다. 오늘은 종일 바쁠 예정이고 담주부터는 용인에서 근무하게 된다. 아마 사자와 기린의 우리 옆에서 봄날과 여름날과 가을날과... 어쩌면 겨울날까지도 보내게 될 지 모르겠다. 용인으로 다니게 되면 버스로 한시간씩 가야 하니 오며가며 2시간. 이 봄날에 (봄날 정말 강조한다. 넘 스산한 3월이었던지라 4월의 이 햇살이 급반가운 모양이다) 읽고 싶은 책들 후지와라 신야의 책들이다.


 

 

 

 

 

 

 

 

 

 

 


 

 

 



 

 

 

 

 

 

 

 


 

 

가지고 있는 것은 <돌아보면 네가 있었다>와 <인생의 낮잠>. 읽어보고 몇 권 더 사야지 싶다. '기행' 이나 '여행'이라는 문구를 보니 문득 여행이란 걸 가고 싶어지는구만. 뭐. 늘 떠나고픈 마음에 황망한 시간들을 보내고 있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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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집 2012-04-12 1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심란하다 이말에 공감. 하루종일 심란할 것 같아요.
제가 언제부터 이렇게 애국지사가 되었는지~

비연 2012-04-13 09:57   좋아요 0 | URL
기억의집님..ㅜㅜ 그래도 하루 지나니까 마음이 좀 진정이 되네요..;;;;
 


1. 엄마 생신이 곧인지라 식구들끼리 오늘 점심을 함께 했다. 부페집을 갔는데..먹성은 좋으나 배는 작은 우리 식구들은 그 돈 값어치만큼을 못 먹은 것에 원통해하면서 집을 나서야 했다. 부페라는 것이 정해진 시간 내에, 정해진 돈으로, 최대한 많이 먹어야 남는 것이다 라는 이상한 보상심리를 불러일으키는 음식 종류인지라... 암튼, 오랜만에 회초밥이며 스테이크며 게다리며 (이걸 이렇게 말하는 게 맞나?) 먹고 왔더니 저녁까지 그득했다. 뭐. 먹는 게 중요하겠는가. 식구들끼리 함께 했다는 게 중요한 것이지 ;)

2. 근간에 많이 우울했었는데.. 이유는 갖다붙이면 가지가지다. (1) 여자들이 봄을 타는 것에 나도 같이 휘말려서 (2) 새벽같이 일어나서 나가는 것이 힘들어서 (3) 일이 재미없어서 등등등. 한 가지 이유만으로 우울해지는 경우는 그닥 없는 것 같다. 그저 여러가지 일들이 켜켜이 겹쳐서 어느 순간 빵~ 터지는 것인 듯 하고. 몇 주 그러고 있자니 영 그랬었는데 그제부터 좀 나아지기 시작했다. 그것도 몇 가지 계기가 있었지만, 어쨌거나 나아졌으니 다행이다. 따라서 이게 병은 아니라는 거라는 안심? 이번엔 좀 많이 가라앉아서 이거 병 아냐? 라고 내심 걱정했었다.

 

3. 책은 읽어대고 있고 그에 못지않게 열심히 사대고 있다. 쩝. 오늘 읽은 것은 루스 렌들의 <활자 잔혹극> 이다.


 

아. 특이한 '소설'이다. 난 사실 이게 실화인 줄 알았다. 트루먼 카포티의 <인 콜드 블러드> 마냥 실화를 재구성한 건 줄 알았는데 막상 펼쳐보니 소설 이었다. 대략 난감. 그래도 펼쳤으니 읽어봐야지. 다들 좋았다고 하니..하면서 읽는데, 오. 꽤 재미난 소설이다.

그러니까 문맹자가 한 명 있고 글을 못 읽고 쓸 줄 모른다는 자격지심이 이 사람의 인격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으며 그래서 결국 가정부로 들어갔던 집의 가족들을 총으로 쏴 죽인다라는 내용이 큰 골격. 그 가정은 지적이기도 하지만 지적인 허영도 함께 있는지라, 이 문맹자 여자의 피해의식을 묘하게 자꾸 건드리게 되고 숨기고 숨기다가 결국 드러난 자신의 비밀이 수치스러웠던 찰나, 동네의 광신교도인 여자와 어떻게 하다가 엽총을 들이밀게 된 것. 

글이라는 것을 좋아하고 책이라는 것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좀 충격적인 내용이 아닐 수 없었다. 기실, 글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있는 약간의 과시욕이랄까 허영이랄까 이런 것들은 늘 경계하고 있지만.... 이 책은 그런 것도 그런 것이지만, 한 사람이 가지고 있는 피해의식이나 자격지심이 사물을 바라보는 관점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고 그의 생활을 규정하게 되는가가 더 주안점인 것 같다. 말하자면, 단순히 글을 읽는다 못 읽는다 라는 것을 떠나 누군가가 가지고 있는 작은 어쩌면 사소한, 그리고 교정이 가능한 결함이 불안이 되고 거짓이 되고 그래서 그 상태를 유지하고자 위협을 하게 되고 그러면서 소라껍질마냥 자신을 단단히 가두어두게 되면서 인격파탄의 상태까지 간다는 것은 극단적인 예일 수는 있으나 가능은 한 스토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루스 렌들의 소설 중에 번역된 것으로는 <내 눈에 비친 악마>가 있었다. 난 읽지는 않았는데, 으. 해문출판사의 표지는 좀 섬찟하다. 해골바가지가 저렇게 첩첩이 쌓여 있다니. 어쨌거나 이 표지만 아니면 한번 읽어볼까 싶었는데 말이다. 저 표지를  보면서 계속 침대 위에서 책을 볼 마음은 나지 않을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 일단 보류. 쩝쩝.

 

 

 

 

 

 

 

 

기실 요즘은 추리/범죄소설을 잘 읽지 못하고 있다. 너무 읽다 보니 더 우울해지나 싶어서 그렇기도 했고 읽을 거리가 많아서 신경을 돌릴 여유가 없기 때문이기도 했다.

 

그래도 미미여사의 에도소설인 <흑백>이 나온 것을 발견했을 때는 참을 수가 없어서 일단 구매부터 하고 보았다. 물론 이 에도소설을 무지하게 좋아라하는 후배에게도 한 권 선물했고. 에도소설은 표지도 예쁘고 크기도 적당하고 질감도 좋아서 쭈욱 쌓아두면 뿌듯함도 안겨주곤 한다. 이 책을 언제 읽을 수 있을런지는 모르겠지만, 잘 꽂아두고는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다.. 흐흐.


요즘 미미여사의 <화차>가 영화로 상영되면서 이 소설도 재조명되고 있는 것 같은데. 영화 <화차>를 꼭 보고 싶으나 아직까지도 못 보고 있는 슬픈 1인이다. 담주쯤에는 볼 수 있으려나.

 

4. 쓰다보니 말이 길어졌네. 암튼 뭐만 쓰면 이렇게 줄줄 수다를 떨고 있는 비연이라니. 상태가 안 좋아서 알라딘서재도 좀 뜸했었는데 이제 조금씩 다시 자주 들어와서 글을 남겨야겠다. 아..졸려. 내일 5시에 일어나야 해서 얼렁 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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