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일요일.

 

다들 날씨좋은 봄날이라고 산으로 공원으로 봄놀이 갔다고 자랑질하던 날, 난 집에서 먹고 자고 야구보고 잠깐 일보는 하루를 보냈다. 이런 날은 좀 나가서 광합성도 해주고 그래야 하는데 아침에 일어나니 온 삭신이 쑤시면서 손하나 까딱하기 싫은 날이 시작되더라는 거지.

 

그러나, 입은 안 쑤셨고..그래서 일어나 아침 먹으면서 엄마랑 2시간 반여를 수다 수다 수다... 그러고 나니 배가 고팠고 밥 하기 싫어하는 엄마를 꼬셔서 중국음식을 잔뜩 주문했다. 짬뽕에 짜장면에 탕수육까지. 이걸 다 펼쳐놓았을 때는  먹을 수 없을 것이라 다들 소리를 질렀지만, 약 30분 뒤, 그것들이 다 우리 가족의 뱃속에 들어가 있었다. 흠. 세상에 불가능은 없는 것이다.

 

그리고는 하루종일 퍼져 있었더니만, 이 새벽녘에 괜히 눈이 말똥말똥해져서는, 이것저것 한다고 생블루스를 치고 있다. 이것을 우리는 악순환이라고 부르지. 내일은 피곤한 몸으로 회사에 나갈 테고 그래서 허덕거릴테고... 일요일에 쉰 것은 다 어디로 간 건지 몸은 천근만근이겠지. 쯔쯔. 그런데 정말 잠이 안 오네. 아까 넘 잤나.

 

 

1. 메일을 썼다. 심지어 일본어로 ㅜ

 

작년에 일본에 있을 때 함께 일했던 중국인 동료가 메일을 보낸 지 한참 되었는데 답장을 못 보낸 게 계속 맘에 걸려서 방금 답메일을 보냈다. 이 분은 영어를 전혀 못 하고 나는 중국어를 전혀 못 해서 일본어로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이다. 일어를 놓고 산 지가 꽤 된 터라 답메일 쓰는 게 좀 힘들긴 했지만, 뭐..쓰다보니 기억이 새록새록.

암튼, 거기서 박사학위 한 학교에 전임강사로 취직이 되었다는 기쁜 소식이었다. 굉장히 성실하고 착하고 남에게 싫은 소리 못하는 성격의 여성이어서 일본에 있을 때 무지하게 위로가 되었었다. 일년 남짓 지났는데도 계속 연락이 닿는 것이 너무나 기쁠 정도로. 그래서 축하한다고, 답장 쓰면서 한참을 또 그 때 함께 지냈던 날들을 기억했다. 그냥 어디 같이 놀러간 적도 없이 연구소에서 밥먹고 커피마시고 수다떤 정도인데도 근 한달여간 계속 붙어 있어서 정이 든 모양이다. 이 기회에 중국에나 놀러갈까.. 흠.

 

 

2. 책을 읽고 있다.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산 건 작년 중반쯤이었던 것 같은데, 다른 거 읽느라 계속 못 읽다가 이번에 꺼내들었다. 재미교포 2세이자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석좌교수로 있는 문영미교수의 글이다.

 

'나는 학생들에게 마케팅이란 '기업'과 '실제의 사람'이 만나는 공간에서만 기능을 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하지만 여기서 문제는 '실제의 사람'들은 기업들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이다. 현실 속의 사람들은 절대로 분명한 목표의식을 가지고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들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을 알고리즘이나 생산공정으로 분석하지 않는다. 현실 속의 소비자들은 비즈니스 세계를 하나의 유기체로 이해한다. 그렇기 때문에 실제의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생각은 독특하고 복잡하고 모순적이고, 그리고 예측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라고 이야기하면서 이 책은 시작되고 있다. 재미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3. 팟캐스트를 들으려고 켜놓고 있다.

 

경제학을 전공한 내 친구가 '나같이' 경제학을 모르는 '무식한' 대중에게 도움이 될만한 팟캐스트라며 소개한 (이걸 친구라고 ㅜ) 게 있다. '최진기의 인문학 특강' 이라는 건데... 찾아보니 이투스 학원 강사네? 경제학 관련 책도 많이 내고. 살짝 보니 말빨이 장난이 아닌 사람 같아서 일단 듣겠다고 몇 개 다운로드 받아둔 상태. 제목은 인문학 특강이지만 대부분이 경제관련 내용. 현재 엄청 인기많은 팟캐스트인 것으로 확인되어 우선은 들어볼 예정.. 이번 주부터 용인으로 출퇴근이라 오며가며 듣기에는 최고일 것 같기도 하고.

 

 

4. 그러나 머릿 속은 무지하게 복잡한 상태이다.

 

이걸 다 하고 잔다면 난 내일 회사 못 갈 거다..ㅠ 그러나 무엇보다 회사 일로 지금 머리가 무지하게 복잡한 상태라서 잘 될려나 모르겠다. 아..1시에는 자야할텐데. 알아야 할 거 해야 할 것이 너무 많아서 참...인생이 허비하며 살기에는 너무 짧구나..라는 생각이 많이 드는 요즘이다. 뭘 하면 할 수록 왜 이렇게 모르는 게 많은 건지. 그래서 마음이 조급하고, 그래서 더 능률이 안 오르는 요즘이다. 마음을 좀 느긋하게 가지고 지내야겠다 싶기는 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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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12-04-17 1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외국인과 제 3국어로 언어 소통을 하시는 비연님이 넘 부럽습니당^^

비연 2012-04-18 17:50   좋아요 0 | URL
카스피님..ㅎ 써놓고 보니 뭔가 있어보이는데 사실은...완전 헤매고 있어요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