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한잔 먹으며 알라딘 도닥도닥.

 

누구는 시스템으로 체크될까봐 네이버/다음에도 안 들어간다고 하던데, 이렇게 매일 알라딘 들어와 있으면 짤리는 거 아닌가 몰라... 이넘의 시스템 세상. 체크할 거나 하지, 내가 네이버를 하든 다음을 하든 알라딘을 하든, 여기서 해외직구하고 g-market 상주하고 하는 게 아니라면 뭐가 문제인가. 오로지 '조회' 이고... 아주 가끔 '책구매' 이구만... (홋. 휘릭)

 

벌써! 9월 마지막 주이다. 분기로 나누면 3사분기가 저물고 있는 것이고. 아. 허무하고 쓸쓸하고 비참한 2사분기 3사분기를 지내고 나니 나에 대한 자존감이 바닥으로 치닫고 있다. 나의 가치는 다른 누군가가 매겨주는 건 아니라고 하지만, 이건 아니지 않나 싶기도 하고. 암튼 아무리 애를 쓰고 용을 써도 마음은 이미 상처받을 대로 다 받은 상태라... 겨우 버.티.고. 있다.

 

나의 긴긴 직장생활에서 (연식 드러날까봐 감히 연수는 못 쓰겠으나 ㅜ) 작금의 몇 개월은 정말 아무 것도 아닌 기간인데 이게 왜 이리 괴로운가 모르겠다. 프로젝트를 해야 하는 인력이고 나이도 꽤나 (쳐)먹은 직급의 인력이 매일 사무실에 앉아 있으니 정말 그 탄압의 정도가 나날이 세어지고 있다.. 에 핑계를 대어본다. 그러니까 프로젝트를 하고 나와서 몇 개의 프로젝트를 추진했으나 (정확히는 2개) 다 엎어졌다는 것에도 핑계를 대어본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이러저러한 것들 다 소용없고, 내가 나에게 느끼는 자괴감이 크다는 게 문제인 거다. 프로젝트 나가야 하는데 라는 초조함이 매일 마음을 가득 채우고 있으니.

 

초조할 필요 없다. 일단 이럴 땐 버티는 거다. 선배들도 그렇게 얘기하고 내가 비슷한 상황의 누군가에게 충고를 한다면 그렇게 얘기할 것이다. 하지만 내 일이 되고 보니, 이게 참 견디기 힘들다 라는 거다. 역시, 사람은 자기 일이 되어 봐야 그 구체적이고 세세한 감정의 결을 알 수 있는 것이지. 상상과 추측은 금물이다. 지금도 어떤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는데, 난항이다. 아 정말. 삼재가 끼었나. 푸닥거리라도 해야 하나. 올해는 왜 하는 것마다 엎어지냐는 거다.... 아흑. 아흑흑흑.

 

10월 초에 삼일 정도 휭하니 어딜 다녀오고 싶어서 어제 좀 뒤져봤다. 고작 삼일이니 멀리는 안되고, 생각같아선 어디 북유럽이라도 가고 싶지만, 끽해봐야 중국, 일본, 우리나라................ 아 중국은 싫다. 프로젝트 엎어진 곳도 중국이고 (내가 왜 중국어를 아직까지 배우고 있는 지 모르겠다. 확 그만둬버릴까) 상하이 홍콩 북경 정도 이외에는 인프라가 너무 안 되어 있어서 편히 쉬기도 힘들다. 제끼고. 그럼 일본과 우리나라.

 

일본. 올해 두 번 다녀왔다. 도쿄 두번. 도쿄는 피하자. 단풍구경이나 갈까. 아오모리? 다테야마? 아. 삼일짜리 해외여행. 갑자기 마음이 무거워지고 귀찮아진다. 이건 뭐 인천공항 한번 통과하면서 여행 다한 기분이 들 것 같은 느낌 아닌 느낌. 계획 짜기도 귀찮고 돈들여 해외 갔으니 여기저기 쏘다녀야 한다는 의무감 생기는 것도 귀찮고. 귀챠니즘 초발동...

 

그럼 우리나라. 우리나라도 먼 데는 그렇겠지? 부산국제영화제 가고 싶은데, 날짜가 딱 안 맞고. 영화제는 7일인가 개막해서 15일에 끝난다지. 지진도 난다고 해서 무섭기도 하고. 작년에 갔을 때 안 가본데가 많기는 한데... 가까운 데 어디? 며칠 전에 강원도는 다녀왔고. (올해 자잘자잘하게 여행을 좀 다녔구나.. 라고 생각 中...) 경기도나 충청도? 흠. 찾아봐야겠다. 결국 차몰고 갈만한 곳에 가서 온종일 자고 먹고 읽고 하다가 어디 잠깐 나갔다 오는 코스가 좋겠어. 라고 결론. 이따 집에 가서 본격적으로 찾아보리라. 어디 놀러라도 가야지, 이러다가 속이 터져서 쓰러질 지도 모르겠다. 차라리 쓰러지면 병가... 라도 낼텐데 (이런 생각은 금물... 이긴 하다) 속만 터져서 내상만 큰 지경이라.

 

 

 

요즘 이걸 읽고 있다. 지은이 이름이 넘 재밌다. 유발 하라리. 근래에 보기 드문 작가 이름이다. 발음도 어려워. 하라리. 근데 이 책이 재미있다. 인류의 기원부터 현재까지를 변곡점같은 혁몀적 시기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는데, 관점이 매우 독특하다. 다른 데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관점이다. 그래서 재미나게 읽고 있다고.. 얘기하고 싶었다. 600페이지 가까이 되는 책이라 퇴근하고나서 매일 읽어도 아직 반 조금 더 읽었어요 라고... 고백.

 

여기서 재미있는 건, 이 모든 인간사의 물질들이 다 '상상의 산물'이다 라는 거다. 실체는 없고 다 인간들이, 호모 사피엔스들이 머리로 형상화한 것들이 실현된 것. 그렇게 보니 이 모든 것이 허상이라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싶다.  아뭏든, 이 책은 읽는 사람마다 영감을 얻었다고 하고, 나 또한 예외는 아닐 것 같다. 9월까지 다 읽어 보리라.

 

 

 

 

 

이것저것 들고 있는 책은 많은데 진도는 안 빠진다. 꼭 책을 진도 빼라고 읽는 건 아니지만, 이 책 저 책 거두어서 내 머리맡에 두었다가 어제는 급기야 머리 위에서 와르르 쏟아져 내렸다. 방바닥을 향해 돌진했기에 망정이지, 내 머리 위로 돌진했다면 난 오늘 회사 못 나왔을 거야. 그래서 아침에 나오면서 저 책들을 다 옮겨야겠다, 책장으로, 라고 책장쪽으로 갔더니 꽂을 데가 보이지 않는다. 겹겹이 쌓았는데. 이젠 그 속에서의 틈도 없다. 그러니까 얼른 책정리 하라고 했잖아! 라고 내 마음에서 나에게 비난을 퍼붓는다. 그렇게 하루를 시작했더니 아침부터 맥이 빠진다고나 할까. 초췌한 몰골이다.

 

 

 

이 책이  잘 안 읽혀진다는 분들도 계시던데... 활자가 작고 편집도 그렇고 해서 눈에 안 들어온다고. 나는 그 정도는 아니라서 일단 잘 읽고 있다. 이번에는 김연수에 대한 인터뷰 기사가 떠서 사자마자 그것부터 보았다. 김연수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조직적인 사고를 가진 작가라는 느낌이 들었다. 김연수의 글이 매우 훌륭하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지만, 아예 읽을만 하지 않다 라고 내몬 작가도 아니라서, 인터뷰글을 보며 소설을 한번 제대로 읽어보는 것도 괜찮겠다 했다. 

 

이제까지 본 바로는 내 개인적인 취향에는 [Littor]보다 [Axt]가 더 맞아 보인다. 담겨진 글들도 그렇고 구성도 그렇고. 개인적으로 호불호가 갈리는 거야 어쩔 수 없고. 그냥 나는 그렇다는 것. 그래서 이걸 정기구독해볼까 한다. 가격도 싸고. ㅎㅎㅎ (아 급저렴해지는구나 비연)

 

암튼 지금은 읽고 있다. 그냥 대충 구겨넣고 다니면서. 9/10호니까 천천히 10월까지 읽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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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돼지 2016-09-26 13: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유발 하라리하고...줌파 라히리하고 좀 비슷하지 않나요??????

비연 2016-09-26 14:01   좋아요 0 | URL
앗 그러고 보니! 비슷하네요. 줌파 라히리도 발음하기 힘들어서 그냥 `줌파`로 부르는데 말이죠^^;;;;

cyrus 2016-09-26 14: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무실 개인 컴퓨터로 알라딘 서재에 접속할 때, 가끔 직장 동료들이 컴퓨터 화면을 볼 때가 있어요. 그냥 모른 척 해주면 좋겠는데, 제가 자주 알라딘에게 접속하니까 특이한 사람처럼 봅니다. 다른 사람들은 게임을 하거나 쇼핑몰을 검색하거든요.

비연 2016-09-26 14:45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요! ㅜㅜ 좀 그냥 지나쳐 줬으면 싶은데 말이죠. 꼭 물어보고 그런다니까요. 흑. 동병상련 ㅜㅜ

cyrus 2016-09-26 14:46   좋아요 0 | URL
책 읽는 사람을 이상하게 쳐다보는 참으로 이상한 사회입니다... ㅠㅠ

비연 2016-09-26 16:41   좋아요 0 | URL
제 말이요 제 말이요 ㅜㅜㅜㅜ

다락방 2016-09-26 14: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연님, 여수는 어떠세요?
여수의 오동도요!
저는 이번 연휴에 또 여수 갑니다. 오동도 다녀와서 좋았던 기억이 있어요. 훗.

시이소오 2016-09-26 15:26   좋아요 0 | URL
여수 추천이요. 여수의 술집들은 감동이에요. 금오도에 가시면 동양의 에메랄드 빛 바다를 보실 수 있어요. ^^

비연 2016-09-26 16:42   좋아요 0 | URL
앗. 여수. 기차표랑 숙소가 있을까요. 한번 알아봐야겠어요.
아주 예전에 여수 휴가 다녀온 적 있었는데... 여수 좋죠. 흠. 정말 뒤져볼래요~

비연 2016-09-26 16:42   좋아요 0 | URL
시이소오님. 여수의 술집들이 감동이라는 말에 막 웃었어요. 제게 딱 맞는 추천을 ㅎㅎㅎㅎ
금오도는 못 가봤는데.. 아 여수여수. 갈 수 있는 지 알아봐야겠어요. 진정. 넘 늦은 감은 있지만.

고양이라디오 2016-09-26 17:51   좋아요 0 | URL
여수 몇 군데 추천드리겠습니다. 금오도도 산책하기 좋습니다. 돌산공원에 가셔서 케이블카 한 번 타보시는 것도 괜찮습니다. 두 번 탈껀 아니지만 한 번은 타볼만 합니다. 야간에 타셔서 야경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이순신 광장과 웅천해변이 요즘 핫플레이스입니다. 여수 회센터도 추천이고요. 이순신광장과 여수회센터 가깝습니다ㅎ

제가 여수 옆에 순천삽니다ㅎㅎ 여수 술집들 알아보겠습니다ㅎㅎㅎ

비연 2016-09-27 08:24   좋아요 0 | URL
아니. 고양이라디오님, 순천 사시는 거에요??? 완전 좋은 곳에 사시네요~
예전엔 이순신광장이나 웅천해변 이런 데 몰랐었는데 요즘 핫플레이스라니. 그리고 여수회센터! 흠냐.

stella.K 2016-09-26 16: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저를 두고 하시는 말씀인가 봅니다.
저도 언젠간 악스트 읽어야죠. 눈 좀 많이 감고 있다
힘 좀 빡 주고 기필코 읽고 말겠습니다.
근데 이게 또 릿터란 문학잡지가 출격해서 일수도 있어요.
릿터는 그 정도는 아니거던요.
지난 여름에 사 논 걸 이제야 읽고 있슴다.ㅠ

비연 2016-09-26 16:41   좋아요 0 | URL
ㅋㅋㅋ stella님이 쓰신 글 보고, 사실 저도 좀 느꼈던 거긴 하지만... 계속 보기 불편한 분들도 계시구나 했거든요^^ 릿터는 사실 그 정도는 아니라 잘 읽히는 편이기도 하구요. 같이 Axt 읽어요 stella님! ^^

시소 2016-09-26 16: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저도 이번 악스트 잘 읽고 있어요. 이전에는 왠지 안 끌렸는데, 이번 호는 김연수 작가가 커버라 노란색 실물을 보자마자 사버렸어요. 구성이 재미있던데요- 저는 최민우 작가에 대한 첫 번째 글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네요. 재미있고-
멀지 않은 여행지로 저는 블라디보스토크 추천합니다. 2시간 30분 정도 걸리는데, 지금 가면 덥지 않고 좋을 것 같아요, 항구 도시라 해양 공원이 아름답고 시원하고 좋았어요. 시간을 내실 수 있기를 바라며.. 오늘도 파이팅입니다! :)

비연 2016-09-27 08:19   좋아요 0 | URL
시소님. 저는 이응준 작가의 글이 항상 좋더라구요. 좀 사차원적이긴 한데..ㅎㅎ
그나저나 블라디보스토크! 이런. 그곳도 있었군요. 찾아보니 3일 정도면 충분하긴 하던데. 망설망설...

시이소오 2016-09-26 16: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주 한병시켰는데 기본 안주가 수 십개 나와요. 울뻔 했습니다. 금오도에가시면 드라이브추천이요. 도로가 굴곡이 져서 달리다보면 차가 수면 밑으로 가라앉는 착각이 들어요. 환상적입니다 ^^ 저도 다시 가고 싶네요 ^^

다락방 2016-09-26 16:49   좋아요 0 | URL
그 술집 어딘지 자세하게 좀 알려주세요. 당장 이번 주말에 갈 거라서요 ㅋㅋ

시이소오 2016-09-26 16:54   좋아요 0 | URL
ㅋ ㅋ ㅋ ㅋ ㅋ ㅋ ㅋ 저도 십년전 여수인 따라간거라 상호는 알 수없고 제가 안주를 보고 놀래자 무심히 그러던걸요.

˝ 여수 술집은 다 이래요˝

아, 이곳은 천국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ㅋ

비연 2016-09-27 08:20   좋아요 0 | URL
저도 여수 가면 항상, 상다리 부러지게 차려진 밥상/술상을 보며 감격에 겨웠던 기억이 새록새록.
아. 여수... 밥/술먹으러라도 가고 싶은 곳이에요.

다락방 2016-09-26 16: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비연님. 위에 시소 님 댓글처럼, 블라디보스토크 괜찮을 것 같아서 저 거기는 1월로 예매해뒀어요 ㅎㅎ 한 번 검색해보세요. 가까워서 괜찮을 것 같아요. 만약 이번에 안되시면 좀 기다려 주세요. 1월에 제가 다녀와서 후기 쓸게용 ㅋㅋ

비연 2016-09-27 08:21   좋아요 0 | URL
어멋. 락방님. 블라디보스토크... 저는 아무래도 이번엔 어려울 듯 하니 1월에 다녀오셔서 얘기좀 해주세요.
전 사실 시베리아 횡단열차 이런 거 타고 싶거든요. 그 때 블라디보스토크도 갈 수 있을 것 같아서 항상 워너비로 놓아둔 곳이기도 해요. 웅웅... 워너비가 넘 많은 게 탈이긴 하지만요. ㅜ

고양이라디오 2016-09-26 17: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발 하라리, 저는 입에 촥 붙던데 발음이 어렵다는 분들이 많더라고요ㅎ <사피엔스> 정말 재밌게 읽은 책입니다^^

비연 2016-09-27 08:23   좋아요 0 | URL
ㅋㅋㅋ 고양이라디오님. 전 이 책을 다른 사람들에게도 소개해주고 싶은데 저자 이름 말하려 할 때마다 튀어나오질 않는 거에요..^^;;;; 맨날 연습합니다. 유발 하라리. 유발 하라리.. 에쿵.
<사피엔스> 재미나게 읽고 있습니다. 흥미진진하고 색다른 책이에요~

컨디션 2016-09-26 2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정말 질투가 나서 흥 하고 지나가고 싶었으나, 제 모든 인격(?)을 동원하여 댓글답니다ㅎㅎ 비연님께 닥친 이 모든 상황(?)에 매료되지 않을수 없군요. 저는 뭐 여행계획에 도움될만한 정보는 못드리지만요^^

비연 2016-09-27 08:23   좋아요 0 | URL
컨디션님...ㅎㅎ 사실 회사에서 넘 힘들어서 뭔가 매료될 상황은 아니지만, 그렇게 되기 위해 노력하는 비연입니다..^^;;;;; 아. 여행을 다녀오면 뭔가 좀 리프레쉬가 될까요. 막막 망설망설.

mira 2016-09-27 15: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연님의 마음이 너무 공감이 가서 처음으로 댓글 달아보네요. 갑갑한 마음을 비우기는 여행이 최고인듯 한데 전 항상 떠나지 못하는 겁쟁인것 같네요.

비연 2016-09-27 15:50   좋아요 0 | URL
mira님~ 저도 마찬가지인 걸요...^^;;;; 여행 간다고 막 뒤지고 있긴 한데 막상 갈 수 있을 지.
마음이 갑갑하면 떠나는 것도 참 갑갑하게 못 가는 것 같아요...ㅜ mira님, 홧팅해요 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