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토랑 님이 허락을 얻고, 그분의 페이퍼를 제 논술 문제로 만들었습니다. 남녀불평등과 관련된 글은 남성이 어떻게 해서 여성을 착취하게 되었는가와 나중에 남성이 잉여인간으로 전락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전면에 깔립니다. 그리고 토토랑 님의 글은 제가 좀 문어체로 바꿔서 올렸습니다. 그 다음에는 여성 가구주의 증가와 제2의 인생을 살려는 할머니들의 이야기가 담긴 통계자료를 배치했습니다.
풀어보실 필요는 없습니다.
매번 고전이나 신문, 잘난 사람들의 글만 문제로 내니까 식상한 것 같아서, 토토랑 님처럼 보통 사람의 글을 문제로 만들어보았습니다. 제 실험에 협조해주신 토토랑 님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서강대/이화여대 특강 chapter 7
예상 문제 풀이 1
[A]
동형 배우자가 융합할 경우, 새로운 개체에 기여하는 두 배우자의 유전자가 동수인 것은 물론 두 배우자가 기여하는 음식물의 비축량도 같다. 정자와 난자의 경우도 유전자의 기여수는 같다. 그러나 음식물 비축에 대해서는 난자의 기여도가 정자를 훨씬 능가한다. 실제로 정자의 기여는 전혀 없고 다만 정자는 유전자를 가급적 빨리 난자로 운반하는 데만 관심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임신 시점에서 수컷이 자식에 대해 투자한 자원량은 공평한 분담량, 즉 50%보다 훨씬 적다. 개개의 정자는 아주 작아서 수컷은 매일 수백만 개의 정자를 만들 수 있다. 이것은 수컷이 서로 다른 암컷들을 이용하여 단시간 내에 많은 수의 2세를 만드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것은 개개의 배가 수정할 때 어미로부터 충분한 먹이를 받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이 때문에 암컷이 만들 수 있는 아이의 수는 일정한 한도가 있는 반면에 수컷이 만들 수 있는 아이의 수에는 사실상 한계가 없다. 수컷이 암컷을 상대로 한 착취는 여기서부터 출발한다.
『이기적 유전자』 중에서
[B]
줄기세포 연구가 계속 진행되면 내 줄기세포로 내 간을 만들 수 있는 세상이 되는데, 그렇다면 언젠가는 내 줄기세포로 내 자궁을 만들 수도 있겠죠. 지금까지는 사실 인공수정을 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병원에서 시험관 안에다 아기를 키워준다고 하면 망설여지지만, 병원에서 내 줄기세포를 가지고 내 자궁을 만들어서 그 속에서 내 아이를 키워주겠다고 하면 어떻게 받아들일지 모르죠. 옆집 여자는 분명히 남편이랑 병원에 가서 자기 자궁을 만들어놓고 거기다 아이를 키우는데, ‘나는 복고파’라면서 아기를 뱃속에 담아 가지고 다닐 여자가 과연 몇이나 있을까요? 거의 없을 거예요. 물론 있긴 있을 겁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여자들은 남편의 손을 잡고 병원에 가겠죠.
그럴 때 남성의 위치가 어떻게 될까요? 다행히 가족을, 부부관계를 잘 유지하고 사는 남자라면 자기의 정자를 부인의 난자와 결합시킬 자격을 얻겠지만, 대부분의 여성들은 골치 아프게 그래야 하는가라고 생각할 겁니다. 무엇 때문에 애써 지아비를 섬겨야 하는가 물을 겁니다. 그냥 인터넷에 들어가서 마음에 드는 정자를 사서 내 난자에 넣어 내가 키우는 세상! 이런 세상이 그렇게 멀리 있지 않은 것 같습니다.
『대담』 중에서
[문항1 : 30%]
제시문 A와 제시문 B는 양성불평등과 관련해서 남성과 여성 각각의 지위의 기원과 미래를 서술하고 있다. 위 두 편의 글이 공통적으로 지적하고 있는 문제의식이 무엇이며 왜 그 문제가 부각될 것인지를 현대사회의 양성 개념과 관련하여 서술하시오. (400~500자, 띄어쓰기 포함)
[C]
주말에 시부모님께서 아기 보러 왔다가셨다.
보통 시부모님이 올라오시면 서울서 대학원 다니느라 자취하는 시누이까지 해서 어른 다섯(시댁식구 3에 우리 내외)명이 우리 집에 와서 이틀 내지는 그 이상을 숙식을 하고 간다.
그러므로 부모님이 한번 올라오시면, 청소하고 장보고 국이며 찌개며 하나 끓여야 되고 최소한 고기반찬이나 나물이나 뭐든 해야 한다.
평소 신랑은 아침부터 저녁을 회사에서 해결하고 오는 터라, 내 밥만 챙기던 일상에서 갑자기 5인분을 하려니 국도 한 솥이요 밥도 끼니때마다 새로 해야 하고 끼니때마다 새로운 반찬 하나라도 내야한다.
친정어머니가 이런 것에 좀 민감하신 편이라, 시부모님 올라오신다면 손수 물김치며 고기를 재는 등 하셨고 시어머니도 올라오실 때마다 고기를 재오거나 딸네 집 가져다줄 반찬 한 박스 한켠에 우리들 몫 몇 개도 가져오시고 해서 이래저래 넘겼는데, 이번엔 엄마는 지방으로 다니러 가셨고 거기다 신랑은 월요일 영국에서 귀국하더니, 계속 10시 반 11시 회식이니 일이니 하고 급기야 금요일은 집에 안 들어오고 토요일새벽 6시 넘어서야 들어오더니 쓰러진다.
애 젖 먹이랴, 그 와중에 내 밥 챙기랴 신랑 밥 먹이랴 계속 쓰러져 자는 신랑 겨우 깨워서 마트에만 갔다오라고 시키고 집안 정리하고 청소하랴 찌개 끓이고 수육하고 오이 썰어서 수육이랑 무치고, 오시면 바로 밥 먹게 반찬 미리 접시에 덜어두고, 밥하고(헉헉).
시어머니 드실 때 함께 대충 밥을 먹었는데 시누이는 부모님 올라오시는 걸 몰랐던 듯, 늦게 와서 따로 상 차리고, 또 설거지를 한다.
아침엔 6시에 일어나서 밥하고 찌개 또 끓이고 브로콜리 데쳐서 초장이랑 내고 두부전하고 반찬 꺼내고 새벽잠 안잔 시누이는 옆에 서서 계속 내가 하는 모습을 빤히 지켜본다.
(왜 그랬을까? 도와주려고? 신기해서?)
밥먹고 나면 차 마시고 과일 깍고 또 뭐 마시고.
중간중간에 내 일상들- 아가 젖은 먹이고 청소하고 젖병소독하고 미음만들고 애기가 흥얼흥얼하면 또 가서 보고- 도 계속되고, 신랑은 피곤하다는 이유로 저녁 먹고 9시인가부터 담날 12시까지 자고.
밥 먹고 설거지는 했지만, 딱 식탁에서 나온 그릇만 씻은지라 .
옆의 솥이며 부엌 정리며 마른 그릇을 다시 정리하는 등의 일은 또 고스란히 내 몫이다.
전엔 시부모님 왔다 가시면 신랑이 먼저 <수고했어> 라고 그래도 어깨 톡톡 해주면서 말하더니 요번엔 아직 그런 말을 안 한다.
너무 피곤해서 그런가? 아님 인제 내가 그렇게 하는 건 당연하다는 건가?
자기도 마트 갔다 오고 설거지했기 때문에 할일 다했다고 생각하는 건가?
상은 저절로 차려지고, 바닥의 먼지며 머리카락이며는 저절로 사라진 줄 아는 건가?
[문항 2 : 40%]
제시문 C는 우리 사회에서 ‘아내’가 겪는 생활사를 서술한 것이다. 위 내용을 토대로 아래의 통계를 분석하시오.(400~500자, 띄어쓰기 포함)
[문항 3 : 30%]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남성과 여성은 각자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방안을 제시하시오. (400~500자, 띄어쓰기 포함)
< 성별 가구주 추이 >
(단위 : 천가구, 천명, %)
|
가 구1) |
|
|
|
여성가구주 |
남성가구주 |
여성가구주 비율 |
1975
1980
1990
1995
2000
2001
2002
2003
2004 |
6,648
7,969
11,355
12,958
14,312
14,834
15,064
15,298
15,539 |
850
1,169
1,787
2,147
2,653
2,775
2,845
2,918
2,995 |
5,798
6,801
9,568
10,811
11,659
12,059
12,218
12,379
12,544 |
12.8
14.7
15.7
16.6
18.5
18.7
18.9
19.1
19.3 |
2005 |
15,789 |
3,076 |
12,713 |
19.5 |
자료 : 통계청
< 고령자의 이혼, 재혼건수 >
(단위 : 건) |
|
남 성 |
여 성 |
1990 |
1994 |
2000 |
2003 |
2004 |
1990 |
1994 |
2000 |
2003 |
2004 |
이혼건수 |
45,694 |
65,015 |
119,982 |
167,096 |
139,365 |
45,694 |
65,015 |
119,982 |
167,096 |
139,365 |
65세이상 |
466 |
606 |
1,354 |
2,368 |
2,373 |
92 |
168 |
430 |
793 |
837 |
|
65~69세 |
287 |
314 |
767 |
1,528 |
1,465 |
70 |
115 |
312 |
581 |
597 |
70~74세 |
106 |
174 |
340 |
526 |
518 |
18 |
36 |
84 |
174 |
180 |
75세이상 |
73 |
118 |
247 |
314 |
390 |
4 |
17 |
34 |
38 |
60 |
재혼건수
65세이상 |
33,348
- |
36,317
785 |
43,617
1,002 |
50,237
1,194 |
56,671
1,417 |
28,153
- |
35,595
134 |
48,324
209 |
55,791
282 |
63,555
338 |
|
사별후 |
- |
569 |
628 |
594 |
661 |
- |
95 |
115 |
122 |
143 |
|
이혼후 |
- |
216 |
374 |
600 |
756 |
- |
39 |
94 |
160 |
195 |
자료 : 통계청, 「인구동태통계연보(혼인, 이혼편)」 각년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