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의 루시 - 루시 바턴 시리즈 루시 바턴 시리즈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지음, 정연희 옮김 / 문학동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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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인 <오! 윌리엄>에서 루시는 윌리엄을 최초로 가져본 집으로 표현한다.

루시에게 윌리엄은 물리적인 집을 주었을 뿐 아니라 심리적인 집이었다.

한 번도 돌아갈 집을 가져보지 못한 루시에게 윌리엄은 처음으로 쉴 곳으로서의 또는 내 공간으로서의 집을 준 것이다.


그래서 최초의 각인은 무섭다. 

이 책에서 윌리엄이 자신을 표현하는대로 윌리엄은 그야말로 개자식이다.

그럼에도 루시가 그에게 돌아가는 것은 저 최초의 각인의 힘이라고 생각한다.

논리적으로 생각하면 루시의 자식들의 걱정대로 루시가 윌리엄에게 돌아가는 것은 잘못된 판단이다.

그럼에도 사람의 마음은 논리로 움직이지 않는다. 루시가 윌리엄에게 돌아간 것을 보더라도 말이다.

그리고 독자가 결국에는 루시의 선택을 그럴 수 있지라며 수긍하는 것도 말이다.


그런 생각을 해본다.

만약에 윌리엄이 세 번 째 이혼을 하지 않았더라면 그는 루시를 살리기 위해 메인 주 바닷가로 데려갔을까?

그건 당연히 아닐테고 루시를 안전한 곳으로 보내기 위해 그렇게 노력했을까?

아니겠지.

그는 팬데믹에서 루시를 살리기 위해서라고 표현했지만 만약 그가 이혼하지 않았더라면 그저 충고 정도로 끝났을거고, 그는 세번 째 부인인 에스텔과 딸인 브리짓과 함께 메인주 바닷가로 갔을테다.

그리고 이 책의 제목은 바닷가의 루시가 아니라 바닷가의 브리짓이 되었을 수도 있고 그냥 윌리엄은 계속 개자식이었을 테다. 


이 책은 또한 내게는 참으로 정신없이 지나왔던 팬데믹을 되돌아보게 한다.

무서웠고, 불안했고, 그럼에도 나는 사실 그걸 제대로 느끼기에는 너무 바빴다.

처음 맞는 그 상황때문에 벌어진 일들을 수습하기 위해서 대책을 마련해야 했고, 새로운 기술을 익혀야 했고, 적응해야 했다.

능력 부족으로 모자라는 것들을 채울 수 없어 절망해야 했다.


이제 루시의 생각들과 일상들을 읽으면서 아 그렇게 내 마음속의 불안들이 이런 모양이었구나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왜 사람들이 다 다른지 누가 그 이유를 알겠는가? 우리는 어떤 본성을 타고나는 것 같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리고 세상은 우리를 이러저리 휘두른다.  - 56쪽


나의 의지가 아무것도 아니었던 시절. 내 일상을 내가 계획한대로 만들어갈 수 없었던, 그러나 그럼에도 세상에 휘둘리고 싶지만은 않았던 우리 모두의 시절일기로 이 책은 읽히기도 했다.

가족과 이웃과 그리고 모르는 사람의 고통에 대해서 더 예민하게 촉각을 세우고 걱정하고 고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우리는 그렇게 팬데믹을 지나왔다.

뉴욕에서 엘리베이터가 없는 6층 건물에 살면서, 가끔 보도에 접이식 의자를 갖고 나와 앉아 있던 가난한 노파가 이제 식료품은 어떻게 구할까를 걱정하며 내가 다른 사람들보다 운이 좋은 것에 감사하지만 그 운좋음이 나의 능력이 아님을 아는 그 마음이 우리를 오늘 여기에 남아있게 하는게 아니겠는가?


글의 마지막쯤에서 루시는 그녀의 아이들을 임신했던 시절에 대해 생각한다.


 그리고 나는 예전에 내가 크리시를 가졌을 때 내 커진 배를 내려다보며 그 위에 손을 얹고 이렇게 생각한 것을 떠올렸다. 네가 누구든 너는 내 소유가 아니야. 내 일은 네가 세상에 나오는걸 돕는 것이고, 너는 내 소유가 아니야.  -369쪽


살아간다는 건 언제는 누군가를 돕는 일이고,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는 일이다.

자식조차도 그러하다.

그 중 누구도 내 뜻대로 휘두르거나 휘둘리거나 할 수 있는 이는 없다.

자식조차도 그러하다.

루시가 사람을 만나는 방법이 그렇다고 생각한다.

어떤 시절이든 어떤 상황이든 다른 이의 삶에 관심을 가질 때와 지켜보아야 할 때는 구분하는건 어렵다.

메인주 바닷가 이웃으로 만난 밥에게 아내 몰래 담배 한가치를 피울 시간의 위로를 전할 때는 딱 그만큼의 관심이면 된다.

자기 길을 가는 자식이 걱정돼도 따듯한 포옹의 때를 기다릴 줄 아는 마음도 그러하다.

그런 기다림을 아는 사람이 되고 싶다.

바닷가의 루시를 만나면서 드는 생각이다. 


사족

이 책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문장은 이 리뷰의 분위기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지만 윌리엄이 사위의 외도를 알고 그 사위와 통화하다가 사위가 "아버님도 아내에게 똑같이 하지 않으셨나요. 베키가 말해주던데요"라는 말에 대한 답이다.


 "그래, 그랬지. 트레이. 내가 왜 그랬는지 알고 싶나? 내가 개자식이었기 때문이야! 그게 내가 그랬던 이유였어. 이 빌어먹을 멍청한 놈." 그는 앉은 채 몸을 뒤로 기댔다가 다시 앞으로 숙였다. "개자식 클럽에 들어온 걸 환영하네. 개자식." 그러자 우리의 사위가 전화를 끊었다.


자신이 개자식임을 아는 윌리엄! 화이팅이다. 개자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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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고 2024-09-18 23:5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왠지 윌리엄이 이혼을 안 했더라도 루시를 피신시켜 주려고 했을거 같아요 물론 윌리엄 가족과 함께 바닷가는 아니겠지만 어디 다른 펜션이라도 소개해주지 않았을까? 해요ㅋㅋㅋㅋㅋ윌리엄 이혼 전에도 주기적으로 루시와 친하게 만났고 해서 그런지...암튼 루시와 결혼생활 중의 윌리엄은 개자식 맞습니다🤣

바람돌이 2024-09-19 21:52   좋아요 4 | URL
저도 윌리엄이 이혼을 안했더라도 루시를 피신시켜주려고 노력했을거라는 생각은 들어요. 그게 좀 어정쩡한 포지션이 아니었을까 하는거죠. ㅎㅎ 그래도 루시와의 결혼생활에서 7년이나 루시의 친구와 바람핀건 진짜 개자식 맞죠. ㅎㅎ

꼬마요정 2024-09-19 00:1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개자식들 나빠요!!!

바람돌이 2024-09-19 21:52   좋아요 4 | URL
저도 공감 팡팡입니다. ㅎㅎ

단발머리 2024-09-19 08:3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 너무너무 좋네요. 바람돌이님 리뷰~~~ 우리 알라딘 스트라우트 풍년이라 전 너무 행복합니다.
전 책 읽었을 때 자세히는 리뷰를 못 썼거든요. 복잡한 심경이었구요 제 결론은 루시처럼 윌리엄을 안아주는 거였기 때문에... 암튼 그랬습니다.

전, 윌리엄이 세번째 부인의 런!으로 인해 이혼하지 않았더라도 루시를 피신, 최소한 그 곳으로 데려다 줬을거라고 생각하는데요. 왜냐하면, 어머니 캐서린의 악몽으로 괴로울 때 윌리엄이 계속 루시를 생각하잖아요. 저는 윌리엄이 집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루시라고 생각해서요. 제 생각은 그렇습니다.

어떻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개자식 라인 좀 적어놓을까요?
1. 니노 <나의 눈부신 친구> 2. 윌리엄........ 일단 2번까지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바람돌이 2024-09-19 21:57   좋아요 4 | URL
윌리엄이 루시의 피신을 위해 나름의 노력을 했을거라는건 저도 인정요. 하지만 윌리엄이 집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루시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그는 어쩌면 집의 존재 자체를 거부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더 많이 들거든요. 어느 한 곳에 안주하는 것 자체에 불안을 느끼고 끊임없이 새로운 관계를 찿아야 불안에서 벗어나는 사람? 하여튼 제 느낌은 그랬어요.

나의 눈부신 친구는 언제나 저의 읽고싶은 책 1순위인데 4권의 압박에 망설이기만 하네요. 언젠가는 읽겠죠. ㅎㅎ

독서괭 2024-09-19 22:1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 역시 대화에 끼기 위해 루시 시리즈를 읽어야할까요!!

바람돌이 2024-09-19 22:34   좋아요 3 | URL
넵!!! ㅎㅎ
그치만 독서괭님은 안 읽어도 무한 대화가 가능하지 않나요? ^^

독서괭 2024-09-20 11:24   좋아요 3 | URL
아니욤.. 여기 끼기 위해 어제 루시시리즈 첫권을 주문했습니다!! ㅋㅋ

바람돌이 2024-09-22 21:37   좋아요 2 | URL
오 독서괭님의 아름다운 리뷰를 기다리면 되겠군요. ^^

희선 2024-09-20 01:1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자식을 자기 물건처럼 여기는 사람 많기도 하죠 루시는 그게 아니다는 걸 처음부터 알았네요 모든 부모가 그런다면 좋을 텐데...


희선

바람돌이 2024-09-22 21:38   좋아요 3 | URL
그래서 루시가 좋은거 같아요. 비틀거리다가도 항상 중심을 잡아가는 모습이 참 닮고싶은....
그런데 전 윌리엄과 합치는건 별로예요. ㅎㅎ

페크pek0501 2024-09-20 16:5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님이 뽑아 주신 마지막 문단이 참 좋네요. 통쾌해요. 잘못을 저지르고 그 잘못을 인정할 줄 아는... 보통은 이럴 때 할 말을 잃기 쉬운데. ˝개자식 클럽에 들어온 걸 환영하네. 개자식.˝ - 오! 이런 능란한 말솜씨는 우리를 즐겁게 만들죠.ㅋㅋ^^

바람돌이 2024-09-22 21:39   좋아요 2 | URL
저 대목 읽다가 저 뻥 터졌어요. 아 진짜 통쾌하긴 한데...
근데 현실에서는 대부분의 개자식들은 본인이 개자식이란걸 모른다는거겠죠.
멀쩡한 사람들만 부끄러움을 알죠.

레삭매냐 2024-09-23 10:4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스트라우트 여사의 캐리턱 생성력
은 정말.

올리브 키터리지 그리고 루시 바턴
까지.

스트라우트 유니버스 정도 될까요.

바람돌이 2024-09-25 21:21   좋아요 2 | URL
진짜 캐릭터가 살아있는 느낌이에요. 이젠 올리브할머니나 루시 바턴이 마치 아는 사람같다니까요? 미국의 메인주 바닷가에 가면 왠지 그들을 만날 수 있을거 같은 느낌이에요. 훌륭한 소설의 요건 중에서 스트라우트 여사는 캐릭터 만드는데 진짜 비범하다고 느낍니다.
 

이번 명절에는 알아서 제사를 없애준 친정어머니에게 감사여행이랄까 동생네 가족과 친정 부모님 모시고 1박 2일 여행을 다녀왔다. 멀리 사는 남동생네는 이번 명절은 그냥 쉬겠단다. 그래라, 우리 끼리도 신난다. 

숙소가 딱 남원과 함양의 경계인지라 전라도와 경상도를 왔다 갔다하는 일정이다. 

가기 전에는 함양 상림에 꽃이 예쁘게 피었던데 산책도 하자, 실상사도 가고 지리산 둘레길 산책도 하자 하면서 계획을 세웠지만 현실은 낮 기온 35도.

아 정말 이 추석 무렵에 이 날씨 실화냐 하면서 함양 상림은 패스하고 근처 맛집 가서 쇠고기 버섯 전골 진짜 맛나게 먹고, 구경은 전부 드라이브 하다가 예쁜 카페 보이면 커피 마시고 그리고는 숙소 가서 또 밥 먹고. 

밖에만 나가면 에어컨 있는 곳은 어디냐 했다는.....


그래도 오랫만에 나들이 온  지리산은 어딜 가나 아름다웠다. 

오도재 길은 일부러 드라이브 코스로 만들어 놓은 듯 아름다웠지만 이 사진을 찍는 잠시 동안도 미치도록 덥고 습했다. 





오랫만에 온 실상사. 그 실상사 앞 장승은 여전히 변하지 않는 표정으로 우뚝 서있다.

차량으로 진입하다보면 놓치기 쉬운데 이 곳을 간다면 가장 먼저 찾아서 인사해주고 싶은 장승이다. 

다듬어 지지 않았지만 그 표정하나만큼은 어떤 고뇌를 안고 방문하더라도 일단 그 마음부터 풀어주는 그런 표정이다.






절 터의 규모에 비해서 남아있는 건물은 작고 아담하다. 

건물이 작으니 탑도 그리 크지 않고 그저 단정하고 소담하다는 표현이 맞아 보인다. 

그럼에도 사진 각도에 따라서는 아득해보이기도 하니 이건 사진의 사기일까 아니면 눈이 미처 보지 못한 공간의 깊이를 카메라가 찾아가는 것일까 궁금하기도 하다.




숙소로 가는 길에 표지판이 하나 보인다.  함양 덕전리 마애불이라는데  이 산골 동네에서 보기 힘든 보물이다. 

어 저기 한번 들러보자 해서 간 마애불은 이 동네에서 보기 힘든 정돈된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불상의 아름다움을 보기에 급급한 우리와 달리 엄마는 항상 불심 가득한 절을 올린다.




숙소 민박에서 바라보는 지리산의 연봉들 그리고 벼가 익어가는 다랑이논의 풍경들

모든 것이 풍요롭고 아름다워.






그리고 다음날 집에 오는 길에 오랫만에 들린 천은사는 아니고 천은사앞 카페

카페 이름도 천은사에서...

뷰가 멋진 이곳에서 뷰를 바라보는 자리를 차지하고 커피 한잔씩. 

커피 맛은 별로였지만 뷰값으로 퉁친다.



저런 풍경을 보고 커피를 마신다면 조용히 멍때린다거나, 아니면 우아하게 책을 읽는다거나 해야 하는데....

현실은 저기 앞에 놓인 나의 티라미수 케익을 남편이가 진짜 아주 얇게 한쪽만 남기고는 몽땅 지 입에 다 넣는 바람에 열받아서 욕했다는.....

잠시 뒤 남편이가 온전한 케익을 재빠르게 다시 사와서 분노는 잠재워졌다.

누가 뭐래도 내꺼 왕창 뺏어먹는건 용서가 안된다


여행은 즐거웠지만 돌아온 현실은 추석 이틀동안 안동권시 장손집 며느라기 신세였다. 

친정어머니는 알아서 제사도 다 없애주시는데 울 시댁은 언제쯤 그런 날이 오기는 할까?

그러면 명절에 시부모님도 모시고 여행 갈 수 있는데말이다. ㅎㅎ


다들 추석은 잘 보내셨나요? 

모쪽록 많이 먹고 많이 즐겁고 일은 쬐끔만 하는 그런 명절이었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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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4-09-18 07:5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북플 보다가 댓글 달려고 노트북 열었습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친정 어머니의 결단에 온 가족 행복한 여행 되셨네요. 와~~~ 너무 멋져요!
저는 지리산, 정확히는 지리산 근처에 15년 전에 가본듯 해요. 그 때도 기차 타고 가서 근처의 풍광은 많이 보지 못했구요.
바람돌이님 사진 기막히게 좋네요! 실상사 탑이랑 하늘이랑 구름이 아주 고급진 엽서 속 사진처럼 예쁘게 어우러져 있네요.
물론 저의 최애는 천은사앞 카페, 천은사에서의 커피 사진 되겠습니다.
시댁에도 이 행복한 바람이 불어 바람돌이님 여행 2번 뛰시는 즐거운 명절 곧 오기를 바래봅니다.
전 많이 먹고 일은 쬐금했으나 멋진 풍광 없는 추석이었습니다^^

바람돌이 2024-09-18 21:22   좋아요 3 | URL
제사가 없으니 진짜 맘도 편하고 자유롭게 휴일 계획을 짤 수 있어 좋네요. 휴일이 같으니 여동생네랑 같이 휴가계획 짜기도 좋고요.
제가 좋았던것만 사진 올렸는데 사실 숙소가 불편해서 죽는줄 알았어요. 밥만 맛있었던 숙소. ㅠ.ㅠ
여동생한테 내년 숙소는 제가 찾는다고 했어요. 그래도 부모님도 좋아하시고 밤에는 자유롭게 달 보면서 온가족이 맥주를 기울이던 순간들도 좋았네요.
시댁 제사가 없어지는 그날까지 매년 달 보며 기원하렵니다. ^^

새파랑 2024-09-18 15:1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번 추석은 역대급으로 더운거 같습니다. 지금 9월 맞나요? ㅋ 풍경은 너무 예쁜데 정말 더우셨을거 같습니다~~!!

바람돌이 2024-09-18 21:23   좋아요 3 | URL
진짜 엄청 더웠어요. 그래서 차 밖으로 나간 시간이 얼마 안된다는..... 숙소에 에어컨이 없는것도 기함했는데 다행히 지대가 높아서인지 밤에는 그리 덥지 않았습니다. ㅎㅎ

꼬마요정 2024-09-19 00:0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 님~ 잘 지내셨나요? 너무 반가워요^^
추석 때 지리산 가셨군요. 사진들이 전부 예술입니다. 제가 찍으면 절대 저렇게 이쁘고 분위기 있게 나오지 않아요ㅠㅠ
천은사 까페 가보고 싶다.. 하다가 커피 맛 별로에서 힝~ 아쉽다... 하게 되네요.
저희 집은 차례를 그냥 절에 올려서 집에서는 할 거 없답니다. 대신 시아버지 혼자시라 같이 점심 먹고, 친정 부모님이랑 간식 및 저녁 먹고 끝이네요. 연휴가 긴 줄 알았는데 벌써 끝났어요ㅠㅠ

바람돌이 2024-09-19 21:59   좋아요 3 | URL
많이 찍으면 그 중에 한 두개는 건질만한게 나옵니다. ㅎㅎ 천은사카페 빵도 별로고 커피도 별로였어요. 하지만 뷰는 예술이라 그 맛에 천은사 들르면 아마 다시 가볼듯해요. ㅎㅎ

추석 연휴를 진짜 연휴답게 보내시는군요. 부럽습니다. 연휴끝나고 쉬지도 못하고 오늘 출근했더니 진짝 떡실신할거 같애요. 날은 또 어찌나 더운지..... 내일 하루만 버티면 다시 휴일이라 그거 믿고 버팁니다. ㅎㅎ

희선 2024-09-20 01:0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시집은 아직 제사를 없어지지 않았군요 그런 거 안 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듯합니다 시간이 더 가면 그런 날이 오겠지요 친정 어머님하고 여행가셔서 좋으셨겠습니다 더운 날이지만...


희선

바람돌이 2024-09-22 21:32   좋아요 2 | URL
요즘은 점점 제사를 다른 형식으로 대체하는 집이 늘어나는거 같아요. 오랫동안 제사에 시달리고 있는 제 입장에서는 부러울뿐이고요. ㅎㅎ 오늘은 처음으로 날씨가 가을날씨다워졌습니다. 저 여행할 때 진짜 더웠거든요.
희선님 계신 곳도 가을 바람 솔솔하길요. ^^

페크pek0501 2024-09-20 16:5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멋지게 사시는군요. 명절에 여행을 가시게 된 것, 축하합니다. 점점 그렇게 되지 않을까 싶어요.
날씨가 한여름이었죠. 저도 너무 더워서 날씨만이라도 선선하면 좋을 텐데 하면서 추석 연휴를 보냈어요.
여행을 하다 보면 알죠. 날씨, 라는 변수가 얼마나 중요한지 말이죠. 올려 주신 사진으로 제 눈이 호강하고 갑니다.^^

바람돌이 2024-09-22 21:34   좋아요 3 | URL
엄밀하게 말하면 명전 전이죠. 명절에는 시댁에서 열심히 제사 준비하고 손님맞고요. ㅎㅎ
여행은 진짜 날씨가 여행의 질을 반 이상 차지하는거 같아요. 그래서 항상 날씨요정아 내게 와라 합니다. 하지만 그게 항상 오지는 않더라구요. ㅎㅎ
오늘은 진짜 처음으로 가을 바람이 불었어요. 페크님 계신곳도 가을바람 솔솔 불길요.

세실 2024-09-21 08:1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천은사에서 카페뷰 넘 좋은데요. 멍 때리기 최적의 장소네요. 가고 싶어라!
티라미수는 양보 못하죠. 남편분 센스 있으시네요.
시댁도 언젠가? ㅎㅎ

바람돌이 2024-09-22 21:36   좋아요 2 | URL
진짜 카페뷰가 멍때리기 좋은데 현실은 대가족과 수다떨기였습니다. 언젠가 평일에 남편이랑 둘이 가서 멍 한번 때려보고 올게요. ㅎㅎ 남편은 센스있는게 아니라 항상 제걸 물어보지도 않고 덥석덥석 먹어치우다 욕듣는 노센스입니다. ㅎㅎ 시댁제사요? 시부모님 + 시삼촌 계신 동안은 불가능입니다. ㅎㅎ

레삭매냐 2024-09-23 10:4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마애불상을 보니...

오래 전에 답사 다니던 시절
생각이 나네요.

가을이고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는.

바람돌이 2024-09-25 21:22   좋아요 3 | URL
예전에는 진짜 각잡고 답사다니는 팀들 많았죠. ㅎㅎ 저는 이제 왠만한 곳은 다 가본듯해서 그냥 지나다 어 저기 팻말 있네 아니면 어 저기 오랫만에 한 번 더 가볼까 뭐 이러고 갑니다. 이번 마애불은 저도 처음 보는거라 우와 남쪽에서 이런 마애불 보기 힘든데 하면서 좋았어요.

감은빛 2024-09-27 14: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희 집도 올해부터는 제사를 지내지 않기로 했다고 어머니께 들었어요.
그래서 이번 추석에는 저도 조금 죄책감을 덜어내고 부산에 안 내려갔어요.
매년 여름 휴가를 부산으로 가기 때문에 추석은 점점 안 가게 되더라구요.
일년에 겨우 두 번 밖에 없는 명절이지만, 그 명절에 부산으로 가는 것이
또 너무너무 어렵고 힘든 일이잖아요.
기차표는 없고, 도로는 주차장이고, 어디든 사람으로 넘쳐나는 그 지옥 같은 시간에
왜 사서 고생을 해야 하나 싶더라구요.
명절이 아닐 때 좀 더 여유있게 부산을 다녀오겠다고 말씀도 드리고 실천도 하고 있어요.

가끔 바람돌이님께서 올려주시는 사진들 너무 좋아요.
이번에도 한 장 한 장 차분히 보았습니다. 너무 멋져요!
 
인계철선 잭 리처 컬렉션
리 차일드 지음, 다니엘 J. 옮김 / 오픈하우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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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 리처의 정체는 터미네이터였어. 터미네이터가 어떤 식으로 찐사랑을 하는지 알려면 이 책의 마지막을 보면 돼. 진짜 강렬하거든... 물론 터미네이터는 심장이 없기 때문에 그 사랑이 오래 가지는 않아. 그는 이후에도 오래 오래 새로운 순간의 사랑을 잘도 찾아내거든. 내가 다 봐 버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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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4-09-13 11:4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액션 스릴러 소설인가 보군요. 재밌을 것 같네요. 요즘 저도 좀 새로운 장르의 책을 읽어 보자고 해서 과학 분야, 세계 역사 분야의 책을 샀어요. 제가 관심 갖지 않았던 분야의 책을 보면 상상력이 풍부해지기도 할 것 같아서요. 이런 책을 보면서 흥미를 느끼는 글을 만날 때 참 즐겁더라고요. 추석 일정이 빨리 끝나서 독서에 파묻혀 사는 연휴를 보내고 싶군요. 즐거운 추석 보내세요.^^

바람돌이 2024-09-13 13:12   좋아요 2 | URL
시리즈물인데 재미있어요. 저는 링컨 라임 시리즈를 제일 좋아하지만 잭 리처 시리즈도 재밌습니다. 저는 이런 액션물이나 추리물 시리즈도 좋아해서 한 개의 시리즈가 끝나면 다음 시리즈를 찾고는 해요. 다음 시리즈로는 캐드펠 수사 시리즈 읽어볼까 하고 준비중이고요. ㅎㅎ 저도 가끔 제가 안 읽던 분야의 책들을 읽어보고 싶은데 그게 참 쉽지는 않더라구요. 좋아하는건 역시 좋아하는거랄까? ㅎㅎ
페크님도 평안한 추석 보내시고 일은 쬐끔 하시고 책은 많이 읽는 명절 되세요. ^^
 

누군가 요제프 K를 중상모략한 것이 틀림없다. 그가 무슨 특별한나쁜 짓을 하지도 않은 것 같은데 어느 날 아침 느닷없이 체포되었기때문이다.  - P9

K는 엄연히 법치국가에 살고 있었다. 어디든지 평온이 지배하고, 모든 법률이 엄존하는 상황이다. 그런데 누가 감히 거처까지 쳐들어와 그를 급습할 수 있단 말인가? 그는 항상 매사를 편하게 생각하고, 최악의 일도 닥쳐온후에야 믿으며, 사태가 좋아 보이지 않아도 미리 별다른 대비를 하지않는 성격이었다.  - P13

 그런데 여러분, 이 거대한 조직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그것은무고한 사람들을 체포하고, 그들을 상대로 무의미하며 제 경우에서처럼 대개 아무 성과도 없는 소송을 벌이는 것입니다. 이 모든 일이 이렇게 무의미한데, 어찌 관리들이 완전히 부패하는 것을 피할 수 있겠습니까?  - P65

도대체 너는 이번 소송에서 지고 싶은 거야? 그게무얼 뜻하는지 알기나 해? 그건 네가 간단히 지워져버린다는 뜻이야.
그리고 집안사람들도 모두 함께 휩쓸려 들어가거나 아니면 적어도철저히 수모를 당한다는 의미지, - P119

현재 무슨 이유로 기소되었는지도 모르고 앞으로 그것이 어떻게 확대될지 전혀 감조차 잡을 수 없는 상황에서, 지금까지의 삶 전부를 아주 사소한 행동과 사건들에 이르기까지 기억속에 떠올려 서술하고 모든 방면에서 검토해야 하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 P157

 이제는 생전 처음 만나는 사람들까지도 그의 이름을 알고 있었다. 먼저 자기를 소개하고, 그런 다음에 서로 알게 된다는 것은 얼마나 좋은 일인가.  - P263

 ‘동일한 사안을 올바로 이해하는 것과 잘못 이해하는 것은 완전히 이율배반적인 것이 아니다.‘  - P271

 "그러니까 나는 법원에 속한 사람입니다." 신부가 말했다. "그러니 내가 당신에게 무엇을 더 바랄 것이 있겠습니까. 법원은 당신에게 아무것도 원하지 않습니다. 법원은 당신이 오면 받아들이고, 가면 내버려둘 뿐입니다." - P279

‘지금 내가 할수 있는 유일한 일은, 차분하게 분별할 수 있는 이성을 끝까지 유지하는 거야. - P283

 "개 같군!" 그가 말했다. 그가 죽은 후에도 치욕은 살아남을 것 같았다. - P2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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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쟝쟝 2024-07-12 10: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왤케 마니 읽으셨죠? 바람돌이님? 자신없으시다면서요!! 대답하셔요!!

바람돌이 2024-07-12 14:24   좋아요 0 | URL
아직 독후감 안 썼잖아요
ㅠㅠ 끝난게 아니야

공쟝쟝 2024-07-28 2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저 자진납세하러 왔어요! 소송 빌려서 75페이지 까지 읽은 후에, 반납 일자 와서 반납했고, 오늘 다시 빌려오면서 (대체 왜) 아래 남겨주신 카프카 그래픽 노블도 다시 들고 왔어요...
그런데 이번 달 말까지 저는 잔인한 낙관을 다 읽어야하고 200페이지 남음... 그리고 소송은..................... (뜨앙.)
왜 한달은 이렇게 빠른 겐가............. 그래서 뭐?
읽으면 독후감을 쓰겠는데 7월은 아니다... 자진납세 보고.. 둥둥두두둥둥

바람돌이 2024-07-29 23:18   좋아요 1 | URL
그럼 8월에 읽으면 되죠. ㅎㅎ 소송은 첫문장과 끝문장이 진짜 일품입니다. 사실 그게 다임...ㅋㅋ
저는 소송은 다 읽었지만 지금 다른데 정신이 좀 팔려서 한동안 책은 못볼 듯합니다. 그래서 사놓은 성이랑 단편들도 좀 보고 같이 쓸까하고 있어요. 8월에 만나요. ^^

공쟝쟝 2024-08-05 00:11   좋아요 1 | URL
조아해요 바람돌이님 😝😝 이 널럴한 성품과 비판이 살아있는 지성과 ㅋㅋㅋ 특히 셀프 관대함이 귀감이 됩니다 ㅋㅋㅋ 본받아서 저도 다른데 정신 팔고 올게요!!!

바람돌이 2024-08-05 09:38   좋아요 1 | URL
쟝쟝님 역시 예리함
저의 셀프 관대함을 이토록 콕 집어내다니...ㅠㅠ
아 이거 진짜 비밀이었는게말이죠. ㅠㅠ
 
프란츠 카프카 : 알려진 혹은 비밀스러운
라데크 말리 지음, 레나타 푸치코바 그림, 김성환 옮김, 편영수 감수 / 소전서가 / 2024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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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도 좋고 카프카를 제대로 읽고 싶어지는 책. 카프카의 작품들을 더 읽으면 그가 친구에게 유언으로 자신의 모든 미출간물들을 불태워버리라고 한 마음이 이해될까라는 궁금증이 정말 생겼다. 그런 마음은 어떤 마음인지, 그리고 그런 마음을 먹기까지의 작가의 내면에 무엇이 있엇을지 알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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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선 2024-06-28 05: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친구는 모두 태우지 않고 나중에 책으로 내기도 했군요 작가가 없애라고 했을 때 실제 없앤 사람은 얼마 없을 것 같아요


희선

바람돌이 2024-07-02 09:23   좋아요 1 | URL
그래서 우리에게는 얼마나 다행인지.... 하지만 전 만약 제 친구가 저런 부탁을 한다면 시키는대로 할거 같아요. 내 친구 중에 작가가 없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ㅎㅎ

공쟝쟝 2024-07-01 21: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아아! 바람돌이님 카프카입성!‘ 기대됩니다!! 저랑 같이 한 권 읽으실래요? ㅋㅋㅋ

바람돌이 2024-07-02 09:23   좋아요 1 | URL
쟝쟝님 추천 해주세요. 더운 여름을 카프카로 견뎌보아요. ㅎㅎ

공쟝쟝 2024-07-02 09:27   좋아요 1 | URL
소송 아니면 성 을 읽고 싶어요!😉

바람돌이 2024-07-02 09:41   좋아요 1 | URL
둘 중에 뭐가 좀 덜 난해할까요? 둘다 마찬가지겠죠. ㅎㅎ 일단 제가 소송이 책이 있으므로 소송을 먼저 볼까요? ^^

공쟝쟝 2024-07-02 09:46   좋아요 0 | URL
좋아요! 이번주 안으로 소송을 마련해보겠습니다 🫡🫡!! 독후감 써쥬시긔🤗

바람돌이 2024-07-02 09:49   좋아요 1 | URL
쟝쟝님은 걱정 없으니 저에게만 화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