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한국전쟁’들 - 평화를 위한 비주얼 히스토리
푸른역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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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작은 한국전쟁들 26페이지)


이 소년들은 누구일까? 동그라미 안의 소년은 왜 저렇게 괴로워 보이고, 오른쪽 끝의 소년은 무언가 눈치를 보는 것 같은 눈빛으로 무엇을 응시하고 있는걸까? 모든 소년이 하나같이 지치고 힘들어 보이는건 왜일까?


제주도의 양일화 할아버지는 1948년 11월 20일(16세 때) 제주읍 친척집으로 가다가 대한청년단에게 잡혀, 제주 4.3무장대를 도왔다는  혐의를 억울하게 뒤집어쓰고 끔찍한 고문을 받은 후 재판에서 5년형을 선고받고 인천소년형무소로 보내졌다.

인천소년형무소로 보내진 소년범들은 166명이었다고 한다. 

이들은 1950년 6월 29일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인천소년형무소에서 후방의 대전형무소로 이감중이던 소년들이었던걸로 추정된다.

그러나 이들이 정말로 이감이 되었는지는 알 수 없다.

한국전쟁에서 이른바 사상범으로 분류된 이들 대부분은 흔적도 못 남긴 채 사라졌다.

이곳에 있었던 양일화 할아버지처럼 살아남은 이는 극소수다. 

한국전쟁에서 몇명이 어떤 이유로 죽었다는 통계속에 실제로 존재하는 것은 이런 구체적인 얼굴들이다.

통계숫자를 대할 때와 달리 사진속 저 소년의 눈빛과 절망어린 몸짓을 대하는 순간 역사는 과거가 아니라 현재가 되고, 이들의 고통과 억울함이 가슴을 때린다.




                                                           (출처 - 작은 한국전쟁들 183페이지)


상의를 탈의한 저 청년들은 누구인가?

전쟁포로 교환을 통해 귀환한 국군 포로들이다.

판문점을 통과해 고향으로 돌아온 이들은 북한인민군 복장의 포로복 상의와 바지를 다 벗어버린 채 팬티만 입고 태극기를 흔들며 애국가를 부르고 있다.

죽음으로 애국을 입증하지 못하고 살아 귀환한 포로에 대한 이중적 시선을 직감해서인지 이들은 필사적이다.

그러나 그 필사적인 입증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간 곳은 거제도 근처 작은 섬 용초도라는 곳에 있는 포로수용소였다.

포로 교환 이전 거제도 포로수용소에서 따로 고위급 또는 열성분자 포로들을 수감했던 곳이다.

이들은 이곳에서 자신의 사상의 건전성(?)을 또다시 입증해야 했다 

그것을 입증하지 못한 이들은 즉결처형됐다.

이 책의 대부분의 내용이 어느 정도는 알고 있던 사실이었는데, 고향으로 돌아온 포로들의 이야기는 정말로 처음 들었다.

지금도 여전히 우리 사회에 강요되고 있는 사상검증, 시도때도 없이 소환되는 좌경용공의 마타도어는 결국 한국전쟁의 결과이다.


사진은 때로 백마디의 말보다 더 빠르게 진실을 전한다.

물론 사진은 그렇게 거짓말을 하기도 한다.

저자가 모은 사진들은 대부분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에서 발굴한 사진들이다.

이 사진들은 대부분 미군의 홍보전을 위해서 찍힌 사진들이다.

당연히 사진들은 원래의 의도와 상관없이 그것이 찍힌 맥락을 읽어내야 한다. 

저자는 각각의 사진들의 맥락을 찾아가면서  잘 못 기록된 것은 무엇인지를 꼼꼼하게 찾아 한국전쟁의 진실을 알려주고자 한다.

무엇을 위해서?

결론은 용산전쟁기념관에 이른다.

한국전쟁은 용산전쟁기념관에서 여전히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곳은 아직도 내 생명 영원한 조국을 위해라고 외치면서 전쟁이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끝없이 상기시키는 공간이다.

그 속에서 일제의 군국주의적 자살특공을 살신보국의 애국주의 이념으로 탈바꿈시키면서 전쟁영웅을 찬미하고 있다.


전쟁이 끝난지 곧 70년이다.

우리는 여전히 전쟁이 시작된 날 6월 25일을 기념하는 나라에 살고 있다.

그날 새벽 물밀듯이 남으로 내려오던 북한군을 상기하면서 언제나 경계하고 아직도 전쟁은 계속되고 있고, 언제든 다시 시작될 수 있으니 경계를 늦추지 말 것이며, 우리 사회내에서 북한을 이롭게 하는 좌경용공분자들을 경계하고 타도해야 한다는 나라에 여전히 살고 있다.


한국전쟁은 1953년 7월 27일에 끝났다.

2차대전을 겪은 여러나라가 각각 자국의 종전일을 기념하듯이, 우리 역시 전쟁 시작일이 아니라 전쟁이 끝난 날을 기념하는 것은 언제쯤 될 수 있을까?

전쟁이 아닌 평화를 위해서 -용산 전쟁기념관이 평화박물관이 되고, 상기하자 6.25가 아니라 평화를 기억하는 7.27이 되는 날을 위해서 역사학자들이 여전히 이런 책을 쓰고 있다.

그냥 기억하라가 아니라 무엇을 기억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되새기는 책읽기의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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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21-08-06 16:50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짜릿합니다.

적어 주신 대로 무엇을 기억할
것인가에 방점을 찍어야 한다
고 생각합니다.

바람돌이 2021-08-06 17:26   좋아요 5 | URL
그럼요 그럼요. 기억 자체가 중요한게 아니라 무엇을 기억하고 무엇을 배워야 하는가가 중요한거 맞죠? 이렇게 제 의견에 동의해 주셔서 제 어깨가 들썩입니다. ^^

mini74 2021-08-06 17:13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종전일에 대해서 정말 별 생각이 없었던것 같아요. 6월이면 붉은 글씨로 분노하며 포스터를 그리라 강요받던 80년대의 교육때문일까요. 평화보단 두려움과 증오를 배운 기억만 ㅠㅠ 그래서 조금 더 커서 접한 다른 이야기들은 충격이 컸어요. 초등 저학년땐 북한군이 정말 돼지머리를 하고 있을지 모른다고 생각했으니까요. 참 좋은 글이에요. 7월 27일을 기억하며.

바람돌이 2021-08-06 17:28   좋아요 5 | URL
아무도 종전일을 얘기하지 않으니까요? 그걸 기억해야 한다는 생각자체를 막은게 여태까지의 우리 사회잖아요. ㅎㅎ 제가 대학 때 불온문서로 북한여행기를 읽었는데요. 아 진짜 저 자신한테 충격이었던게 뭐냐하면요.
그 여행기를 읽으면서 북한에도 사람이 살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고 있는 저 자신을 발견한거예요. ㅎㅎ 우리나라 반공교육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피부로 확 절감하는 순간이었습니다.

stella.K 2021-08-06 19:58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바람님도 한국전쟁에 관심이 많으신가 봅니다.
저도 요즘 한국전쟁에 관심이 좀 생겼습니다.
지금까지는 왜 우리나라에 전쟁이 일어날 수 밖에 없는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별로
없었던 것 같습니다.
전쟁으로 우리가 어떤 피해와 상처를 받았는지 또 그것을 통해 반공만을 고취시킨 것 외엔
우리나라 전쟁임에도 피상적 알고 있다 싶더군요.
이건 아무래도 사상 전쟁이고 미국과 소련의 대리전이란 생각이 듭니다.

바람돌이 2021-08-07 00:02   좋아요 4 | URL
한국전쟁의 논의에 대해서는 사실상 민감한 부분이 너무 많아요. 조금만 말을 틀어도 다 실정법에 걸리기 딱 좋은 소재죠. 저도 이번에 한국전쟁 수업하고 나서 학부모한테 항의전화 걸려왔다는.... ㅎㅎ(학부모가 일베같던데요. 왜 맥아더의 위대함을 인정하지 않느냐 뭐 이런.... 아 진짜 미치겠어요. ㅎㅎ)
최근에 미국쪽에서 비밀문서로 묶여있던 것들이 많이 풀리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쪽에서도 그 자료들을 가지고 연구하고 결과를 내놓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고요.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전쟁이 미국과 소련의 대리전인 면은 분명히 있지만 사실 전쟁이 일어나는 원인은 너무나도 복잡다단한 이해관계들이 얽혀있는지라 그 한면만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을 듯해요.
실제로 1948년 남북 단독정부 수립 이후 한국전쟁 일어나기 전까지 38도선에서 일어난 자잘한 전투 횟수가 공식적으로 집계된 것만 520회정도입니다. 거의 매일 전투가 일어나고 있었다고 봐야죠. 결국 우리나라 내부의 대립도 심각했다고 볼 수밖에 없을 듯해요.

붕붕툐툐 2021-08-06 22:31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한국 전쟁만 생각하면 부글부글합니다. 진짜 우리 민중들이 너무 가여워서요.. 바람돌이님 요즘 이런 책 많이 읽으시네용?^^
아직 한국전쟁이 완전한 종전이 아니어서 그런거 아닐까요? 얼른 종전선언을 해야하는데, 아직도 휴전 중인 거니까요. 그날이 오길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바람돌이 2021-08-07 00:06   좋아요 4 | URL
나치의 유대인 학살, 보스니아 내전, 시리아 내전, 아프리카의 내전들.... 뭐 이런 것과 별로 다르지 않아요. 종전선언 아마 쉽지 않을겁니다. 미국, 일본 중국 어느 나라도 원하지 않는듯하구요. 실제로 국내의 보수세력들도 원하지 않을걸요. 태극기부대는 아직도 무찌르자 북한이잖아요. 실제로 전쟁나면 자기들은 싸우지도 않을거면서 말이죠. 어쨌든 종전선언과 한반도의 평화는 우리 세대가 반드시 이루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새파랑 2021-08-07 08:0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설명을 사진으로 보니 더 와닿는거 같아요. 참 사상이라는게 뭔지 ㅜㅜ

바람돌이 2021-08-08 00:00   좋아요 0 | URL
저는 솔직히 한국전쟁을 사상전으로 보지 않습니다. 그 전쟁에서 사상이 중요한 사람이 몇 명이나 되었을까요? 그건 전쟁을 일으키고 지속해나갔던 핵심인물들도 마찬가지였다는 생각이 들어요. 사상은 그 전쟁을 일으키고 지속하기 위한 일종의 수단이 아니었나 싶어요.

그레이스 2021-08-07 08:3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지금도 분단선을 사이에 두고 마타도어를 양산하고 있고 그것을 이용한 암투가 계속되고 있으니... 전쟁은 지금도 진행중인거겠죠.
종전선언을 한다고 해도 그 상황은 지속되지 않을까요? 분단선은 우리 안에 있어서 그 철조망을 걷어내지 않으면 평화로 나가는 한발자욱은 더디기만 할것 같습니다.
우리안에 있는 미래에 종전 평화 통일이 있는지 ...?!

바람돌이 2021-08-08 00:02   좋아요 2 | URL
분단과 증오로 이익을 얻는 세력이 아직도 너무 많은거지요. 아직도 막대한 국방비만 생각해도 각이 나오는걸요. 그럼에도 다른건 몰라도 평화는 우리 세대와 다음 세대의 생존과 직결된 것이므로 무조건 계속 노력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희선 2021-08-08 00:1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한국전쟁이 끝난 날은 있지만, 아주 끝난 것도 아니군요 여전히 남과 북으로 나뉘어 있으니... 평화롭게 통일하는 것만큼 좋은 건 없을 텐데, 그게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그렇게 하려고 애쓰는 게 좋겠지요


희선

바람돌이 2021-08-08 01:41   좋아요 3 | URL
통일까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과거와 달리 지금은 통일에 부수적으로 딸려올 문제가 너무 많고 일단 남북이 너무 다르죠. ㅎㅎ 하지만 평화유지를 위한 노력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5부까지는 출간을 손꼽아 기다리면서 봤는데, 이후 좀 바쁘면서 놓치고, 한 번 손을 놓고 나니 쌓아두고 아 저거 봐야하는데 하며 한숨만 쉬던 책.

드디어 올 여름에 마스터스를 마스터하고야 말겠다라고 오늘부터 읽기 시작했는데,

솔직히 이런 결심이 하나도 필요없다.

손에서 놓을 수가 없다. 


6부 시월의 말이란 제목의 유래가 엄청 재미나면서 좀 엽기적이다.

로마에서는 10월에 전차경기를 벌이고, 그중 우승한 전차의 오른쪽 말을 시월의 말로 정한단다.

시월의 말은 의식에 따라 창에 찔려 죽임을 당하고, 생식기는 따로 절단되어 베스타 신녀들이 재가 될때까지 불에 태워 로마 건국기념이레 제물로 바치는 빵에 그 재를 섞는다.

그리고 말의 머리는 로마의 하층민들이 두 패로 나누어 싸워 이긴쪽이 가지고 자신의 구역에 매단다니....

가장 뛰어난 것을 마르스 신의 신전에 바친다는 의미같은데 아 불쌍한 말!

해석하건대 이 시월의 말은 결국 카이사르를 은유하는 것일테다


6부는 품페이우스가 죽고  카이사르에 대항해 공화정을 지키려는 카토 일파와 카이사르의 내전 후반부부터 카이사르의 죽음까지를 다룬다. 

결국 로마 공화정이라는 과거와 제정시대라는 미래를 위한 제물로서의 카이사르라는 것일까?


지금 보고 있는 6부 1권에서는 드디어 카이사르와 클레오파트라가 만났다.

클레오파트라는 전혀 세기의 미녀가 아니고 오히려 카이사르는 첫만남에서 클레오파트라가 못생겼다고 생각하는게 이채롭다. 그녀는 아직 세기의 미녀가 되기에는 너무 어리다. 

카이사르와 클레오파트라의 관계는 뭐랄까? 

연인간의 관계라기보다는 어린 여왕을 카이사르가 아버지 또는 스승처럼 가르치는 것 같달까? ㅎㅎ

물론 여기에는 연인이고 아내고 뭐고 모든 것에 앞서서 카이사르가 로마를 가장 사랑한다는 것에 첫번째 원인이 있기도 하다. 


알렉산더가 이집트를 점령하고 알렉산드리아를 건설, 알렉산더의 죽음 이후 그의 부하에 의해서 프톨레마이오스 왕조가 건설되는데, 그들의 지배형태가 사실 참 헷갈렸었는데 이 책을 보면서 명쾌해진다.

마케도니아인들이 주를 이루는 인구 300만의 알렉산드리아와 이집트는 사실상 분리되어있다고 보는게 옳다.

이집트 원종교의 신관들에게 파라오라는 호칭을 따로 받아야 진정한 이집트 전체의 왕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는데, 클레오파트라가 알렉산드리아의 왕이자 파라오로서 성장해가는 과정, 그리고 당시의 이집트의 풍경과 사회체제를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 아 그리고 사족! 사람들이 클레오파트라는 그냥 이집트의 여왕이라고 생각하며 그냥 순수 이집트인이겠지라고 생각하는데 인종적으로 그녀는 백인, 그리스인이다. 정확하게 말하면 마케도니아인과 중동지역의 혼혈이 맞겠다. 아버지는 마케도니아인, 어머니는 아랍쪽







 카이사르는 거기서 빠져나와 시민관을 거머쥐었다. 용맹함으로 가장 두각을 나타낸 이에게 주어지는 그 떡갈잎관은 극히 드물게 주어지는 까닭에, 그것을 얻은 자는 여생 동안 모든 공식 행사에서 그 관을 작용할 자격을얻었고 모든 사람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그에게 박수를 보내야 했다. 원로원이 소집될 때마다 자리에서 일어나 카이사르에게 박수쳐야 하는상황을 비불루스가 얼마나 질색했던가! - P29

"왕위에 오른 프톨레마이오스 혈통은 모두 파라오이기도 하지 않나?"
"아니요, 카이사르,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이 아이들의 부친인 아울레테스는 파라오였던 적이 없습니다. 그는 나일 강의 이집트 원주민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사제들을 회유하려 하지 않았기 때문이지요. 반면클레오파트라 여왕은 어린 시절 한동안 멤피스에서 사제들과 함께 지냈습니다. 그녀가 왕위에 오르자 사제들은 그녀를 파라오로 성별했고요. 왕과 여왕은 알렉산드리아식 칭호일 뿐, 이집트 본토인 나일 강 유역 이집트에서는 아무런 영향력이 없습니다."
- P51

‘확실한 건, 그는 말을 계속했다. "이번 전쟁에서 죽은 사람들 대부분은 마케도니아인과 마케도니아계 그리스인이라는 것이오. 아마 10만 명쯤 되겠지. 그러니 여전히 당신에겐 돌봐야 할 300만 명 가까운사람들이 남아 있소. 살 곳과 일자리가 사라진 사람들 말이오. 당신이알렉산드리아의 대다수 백성들에게 사랑받을 절호의 기회가 왔다는걸 부디 깨닫기 바라오. 로마는 강대국이 된 이래 폐허로 전락한 적이없고, 로마의 일반 민중이 등한시된 적도 없소. 당신네 프톨레마이오스왕족과 마케도니아 정복자들은 로마보다 훨씬 큰 땅덩이를 자기네 마음대로 다스려왔고, 거기에 박애정신이라고는 없었소. 그런 방식은 바뀌어야 하오. 그렇지 않으면 군중은 그 어느 때보다도 더 성난 무리로돌아올 것이오."
- P172

"프톨레마이오스는 대단히 그리스화된 가계인데 왜 옛 이집트인들과 똑같은 방식으로 건물을 지은 거요? 당신들은 심지어 그리스 문자대신 상형문자까지 사용하고 있잖소."
"아마 우리 중 대다수가 파라오였기 때문일 거예요. 사제들이 워낙고대에 깊은 뿌리를 두고 있다는 것도 확실한 이유고요. 사제들이 건축가와 조각가, 화가를 제공하거든요. 때로는 알렉산드리아에까지 말이에요. 하지만 필라이 섬의 이시스 신전을 볼 때까지 기다려봐요! 거기엔 그리스 양식을 살짝 가미했거든요. 내 생각엔 그곳이 이집트 전역에서 가장 아름다운 신전 복합건물로 널리 알려진 이유가 바로 그 때문인 듯해요."
- P192

우리 로마인에게 달은 비나 여자의 월경주기나기분 변화를 의미하는 반면, 그들에게 달은 그저 땅을 낳은 밤하늘인누트의 일부일 뿐이다. 그들의 신들을 우리 로마인이 보는 방식으로,
서로 다른 두 세계의 연결 통로를 만들어내는 힘으로 상상한다는건... 아니, 그들은 그런 세계에 살고 있지 않다. 이곳에서 신은 태양이고 하늘이고 강이고 인간이고 동물이다. 어떠한 추상적인 개념도 내포하지 않은 우주론이다.
- P194

"인색하게 굴지 마시오, 클레오파트라! 당신 돈을 써서 백성들을 먹이시오, 가난한 자들에게 비용을 떠넘기지 마시오! 로마가 무산자들과별 갈등이 없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시오? 전차 경주 입장료를 받지말고, 아고라에 무료로 몇 가지 구경거리를 올릴 생각을 하시오. 그리스인 배우들로 이루어진 극단을 데려다가 아리스토파네스와 메난드로스같이 유쾌한 희극작가들의 작품을 공연하게 하시오. 일반 민중은 자기네 삶 자체가 비극에 가까워서 비극을 좋아하지 않으니까. 그들은 한나절 잠깐이라도 웃으면서 걱정근심을 잊어버리고 싶어한다. 공공분수를 지금보다 훨씬 많이 설치하고 공중목욕탕도 몇 개 만드시오.  - P203

로마에서는 목욕탕에서 한 번 마음껏 즐기는 데 1분의 1세스테르티우스밖에 들지 않소. 그 돈이면 사람들은 몸도 깨끗해지고 기분도 좋아져서나가는 거요. 여름 동안은 저 망할 새들을 관리하시오! 남녀 몇 명을 고용해서 거리 청소를 하고, 오물을 내보내는 하수구가 있는 곳마다 제대로 된 공중변소를 설치하시오. 알렉산드리아와 이집트는 관료들로 꽉차 있으니 귀족은 물론 다른 인구까지 포함하는 시민 명부를 마련하시오. 또 빈민들에게 매달 밀 1메딤노스를 받을 자격을 주는 곡물 목록을작성하고 맥주를 빚어 마실 수 있게 보리 배급도 포함하시오. 당신이소득으로 받는 돈은 썩어 없어지게 처박아두지 말고 고루 분배해야 할것이오. 그 돈을 쌓아두면 경제가 붕괴하는 거요. 알렉산드리아는 이제길들었지만, 계속 그 상태로 있을지는 당신 하기에 달렸소."
- P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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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21-08-06 16: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일본의 이상한 작가의 그 무지막지
한 책도 읽었는데, 이 마성의 시리즈
는 왜 그러지 못한 걸까요...

너무 책들이 많다는 핑계를 대보렵
니다.

바람돌이 2021-08-06 16:50   좋아요 1 | URL
일본의 이상한 작가... ㅋㅋ 동의합니다. 근데 글을 진짜 잘 쓰는 이상하고 나쁜 작가입니다. ㅎㅎ
이 시리즈는 책이 진짜 많아서 사실 덤비기는 힘들죠. 전체 21권, 그것도 거의 500페이지가 넘는....
그런데 정말 재밌어요. 그 이상한 여자의 책하고는 비교 불가입니다.
 

스포일러 없이 이 책의 리뷰를 쓰는게 난감하다는 붕붕툐툐님에게 한표!

제목은 꼭 성장소설 같고, 그래서 이 책을 읽은 많은 분들이 성장소설이 아니라고 해도 뭔가 좀 다른 성장소설일걸? 했던 나의 뒤통수를 확 후려치는 책!

여운은 많이 남는데 아마 며칠은 곱씹지 싶은 책이다.

손에 들면 놓치지 못하는건 아니고, 난 중간쯤엔 살짝 지겨워졌었다.

하지만 결말은 압권이다!


늘 결심하는게 적어도 읽은 책은 단 몇줄이라 리뷰든 페이퍼든 쓰자인데(물론 결심만이다.)

8월엔 이 책이 걸림돌이 딱 되는구나.

스포일러 피해 먼저 리뷰 쓰신 서재인님들 존경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누군가 영국에서 일한다는 것만으로,
영국 억양으로 말한다는 것만으로 그 사람에게 낙인을 찍고 거짓말을지어내고 있었다.
- P94

"마지막으로 하나만 얘기하마. 멀리 갈 것 없이 네 옆에서 주무시는용감한 노인을 봐라. 남자들이 어떤 임무인 줄 알면서도 결연히 길을떠났을 때 할머니는 너보다 겨우 몇 살 더 많았다. 사흘 후에는 과부가되었지. 결혼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남편을 떠나보낸 거다. 나는뒷골목 연애질 얘기는 듣고 싶지 않다."
- P94

거의 매일같이, 아기의 살에 대고 담배를 비벼 끄는 인간들이있다. 매일같이 구십 먹은 여자들이 강간과 폭력의 피해자가 된다. 순전히 장난삼아 불붙인 휘발유를 우체통에 넣는다. 자동차가 도난당하고 텔레비전이 도난당한다. 회사 임원들이 직원 연금을 모터 요트 사는 데 쓴다. 마약 중독자들이 부츠"에서 약을 산다. 십대 여자애들이 도시 공터에서 불태워진다.
- P150

꿈속에서 그들은 때로 상처를 치유하고, 사랑을 받고, 목소리와 헛것이 전부 사라지고, 그래서 내일이면 망각에 저항하는 힘을 발견하게 되는 그런 환상을 본다.
노숙자 생활을 자처하는, 나름의 이유가 있어 예전의 안정된 생활로 돌아가려 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 그들은 거리가 자신이 있을 곳이라느낀다.
- P156

그녀는 이제 예전의 자신이 아님을 안다. 가을날 결혼식 신부 들러리도 아니고 자동차 뒷좌석에서 담요를 뒤집어썼던 아이도 아니다. 한때 그녀의 것이던 순수함은 시간이 흐르며 이제 어리석음이 되었지만여전히 그녀에게 남아 있고, 상실을 경험한 예전의 그녀는 지금의 자신으로 이끈 사람이기에 소중하다.  - P312

얼빠진 멍청이, 아무데나 떠도는 바보, 피로감 섞인 동정 한 조각이거리의 사람을 향해 던져지고, 눈길은 서둘러 다른 데로 옮겨간다. 다른 도시도 있을 테고, 다른 도시의 거리와 도로도 있을 것이다. 태퍼와조지, 리나, 케브, 다보, 멍청한 해나 들도 있을 것이다. 자선단체와 보호소가, 자비와 경멸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항상, 어디에나 산 사람과죽은 사람을 가르는 운명이 존재할 것이다.  - P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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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선 2021-08-06 01: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목 때문에 펠리시아에 초점을 맞춰 읽어야 할 것 같기도 한데, 그게 꼭 그렇지도 않더군요 이건 어떤 이야기나 다르지 않겠습니다 둘레 사람도 다 잘 봐야 하는데... 펠리시아와 힐디치가 가장 기억에 남는, 그러면서 교회 사람은 대체 뭘까 싶고 노숙자는... 이제와서 이런 생각을 하는군요


희선

바람돌이 2021-08-06 01:58   좋아요 1 | URL
여러모로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소설입니다. 힐디치에 대해서도 참.... 누구에 초점을 맞춰 읽어도 좋은 소설이라고 생각합니다. ^^

페크pek0501 2021-08-06 15: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압권의 결말이라니... 저도 보고 싶어지는 책이네요. 요즘 인기 있는 책 같아요.^^^**

바람돌이 2021-08-06 16:15   좋아요 2 | URL
절대로 절대로 결말을 미리 보지 마세요. ^^

레삭매냐 2021-08-06 16: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펠리시아>는 기본적으로 스릴러
스타일의 책이라, 스포일러 없이
리뷰를 쓴다는 게 정말 난이도 최상
이 아닐까 싶습니다.

대개 스릴러의 경우, 스포를 막기 위
해 보통 캐릭터 분석으로 갑니다.

바람돌이 2021-08-06 16:51   좋아요 1 | URL
그렇죠? 그래서 리뷰들도 대부분 펠리시아 아니면 힐디치씨 얘기를 많이 하게 되더군요. 이 책이 여운이 많이 남는 책이라 머릿속에서 계속 되새김질하고 있어요. 어느 정도는 리뷰를 쓸 수도 있지 않을까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
 
그를 만나면 그곳이 특별해진다 - 도발하는 건축가 조진만의 생각노트
조진만 지음 / 쌤앤파커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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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주변에는 유난히 퇴직후 시골에서의 삶을 꿈꾸는 사람들이 많다.

다른 사람들도 다 그런지, 아니면 내 주변이 특별히 많은지 그건 알 수 없는데, 어쨋든 그 지인들은 주말농장도 하고 나름 열심히 준비하는 사람들도 있고, 아니면 아직은 말뿐인 사람들도 있고....

그런데 나는 시골 섬마을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시골생활에 대한 로망이 일도 없다.

내 꿈은 차도녀! 현실은 찌질도시월급쟁이... ㅠ.ㅠ


어쨌든 공간에 있어 나의 주요 관심사는 도시와 도시를 이루는 건축물들이다.

도시를 걷고 아름답고 멋진 건물들을 보고 그 건물들의 역사를 생각하고 어쨌든 이런 것들이 참 좋다.

지나가는 사람들도 좋다. ^^

그래서 도시에 관한 책이나 건축에 관한 책들이 나오면 전문서적이 아닌 이상 손길이 가게 되는데, 그 선택의 결과를 성공과 실패로 본다면 보통 반반이다.

이 책은 성공작!


일단 저자의 시선이 참 좋다.

프롤로그에서 저자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건축의 가장 중요한 가치가 '관계를 만들고 사회를 형성하는 틀'이라고 생각합니다. 나와 남, 자연과 인간, 개인과 사회, 안과 밖 등 다양한 관계성을 통해 우리 문화와 사회는 발전했습니다. - 7쪽


여기서 저자의 관심이 건축물 자체가 아니라 건축이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의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고 좀 더 나은 사회, 좀 더 나은 인간관계, 환경을 만드는데 일조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데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이런 관점은 이후에도 반복 제시되어 지는데 다음과 같은 문장들이다.


건축은 우리의 생활과 주변과의 관계, 나아가 생각하는 방식 전반을 바꾼다. 좋은 건축 속에서 살면 좋은 사람이 되기 마련이고좋은 도시공간에서 살면 보다 공감하며 소통하는 개방적 사회의 구성원이 되기 마련이다. -100쪽


저자 스스로가 던진 질문이 이 책에서 완전히 해소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의 고민을 따라가다보면 수긍할 수 있는 의견을 많이 만날 수 있다. 


건축에서 특정한 기능을 가지지 않는 중정이나 넓은 복도와 같은 공용공간의 쓰임새를 저자는 옹호한다.

이런 공간은 아무것도 없는 무의 공간이 아니라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개입과 아이디어에 의해 무한하게 가능성이 확장되는 시작이라고 얘기한다.

한옥에서 비워져 있는 마당이 아이들의 놀이터가 되고, 망중한의 사색의 공간이 되고 또는 사람들이 모여 잔치를 열고 교류하는 공간이 되기도 하는건 바로 그 비워져 있음으로 인해서이다.

서양의 옛 건물들을 보면 흔히 중정을 발견하게 되는데 이 중정으로 인해 밖으로 폐쇄적으로 보이는 건물이 안으로 사람들을 품어내고 주택의 곳곳에 빛을 보내는 역할을 하며 공공의 장으로 활용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우리 아이들이 어린 시절 때때로 생각했던게 아이들의 창의성이 가장 크게 발휘되는 것은 정말 어떤 장난감도 없을 때였다는거였다. 그럴 때 아이들은 결코 가만있지 않는다. 자기 주변의 뭐라도 찾아내서 새로운 놀이를 만드는 것을 흔히 볼 수 있었다. 그 놀이들은 매번 새로웠다. 

건축과 공간 역시 이렇게 무엇으로도 변할 수 있는 정해져 있지 않은 어떤 공간, 여백을 품을 때 비로소 창의성이 샘솟고, 사람들의 의도하지 않은 만남이 이루어지면서 우리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것일테다. 


한동안 지방자치단체들에 의해서 우리나라는 랜드마크 열풍에 휩싸였던 것 같다.

스페인의 쇠락한 탄광도시인 빌바오가 구겐하임 미술관 하나로 관광도시가 되는걸 보면서 유행처럼 번져나갔던 조류다.

그러나 랜드마크가 진정한 도시의 상징이 되기 위해서는 치열한 준비와 지역주민들의 공감과 그것이 가지는 주변과의 연계성과 도시구조의 개선에 들인 지속적인 노력까지 많은것들을 살펴봐야 한다고 정의한다.

이 대목에서 딱 서울의 동대문 야구장에 들어선 DDP를 둘러싼 논쟁들이 생각났다.

거대한 우주선 같은 DDP건물이 랜드마크로 기능할 수 있는가 없는가? 그것이 과연 동대문 지역의 주변환경에 걸맞는 건축인가 등등....

내가 본 DDP는 건물 자체만으로는 굉장히 훌륭하고 내부의 동선 구조도 효율적이면서 아름답다는 생각을 하게 했다.

하지만 그것을 밖에 나와서 봤을 때 뭔가 홀로 동떨어져 있는 섬인듯하다는 생각도 했었다.

서울을 대표하는 랜드마크? 

나홀로 외로이 동동 떠있는 DDP가 서울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을까?

그냥 멋진 건물로 잠시 스쳐가는 관광코스였다는 느낌이 더 든다.

오히려 서울에서 더 기억에 남는 건물은 승효상씨가 설계한 대학로의 쇳대박물관이었다.

내가 여길 갔을 때는 이게 누구 작품인지도 몰랐다.

아니 여길 갈려고 갔던것도 아니고 대학로를 지나다가 우연히 들어갔던 건물이다.

쇳대박물관은 처음 지나갈때는 거기 있는지도 모르게 존재하나, 한 번 눈에 들어오면 강렬하게 기억에 남는다.

아! 저 건물 뭔가 심상치 않아하면서 들어갔던 기억이 난다.(이 곳의 기억이 너무 좋아서 나중에 집에 와서 누가 건축한건지 찾아봤었다.)

건축이 어떠해야 하는가에 대해 정답은 없으나 이 책의 저자가 말하는 삶의 공간으로서 주변환경, 사람들과 연결되는 공간을 좀 더 지향해야할 건축이라고 한다면 나는 DDP보다는 쇳대박물관에 손을 들어주겠다.


많은 건축가들이 지적하듯이 서양이 광장을 중심으로 도시가 이루어진다면 우리나라는 골목이 그 역할을 한다고 저자는 또한 얘기한다. 

사람이 만나고 어울리고 다양한 생활공간들을 품고 있는 길들를 살릴 수 있는 건축물들의 관계를 통해 내 것과 모두의 것간의 경계가 모호하게 될 때 전체적인 도시공간이 풍성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현재의 아파트 중심의 주거공간은 최악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런 점을 보완한다고 르 코르뷔지에가 그랬던 것처럼 도시 전체를 뒤집어 엎을 계획은 사실상 불가능하고, 그에 대한 대안으로 도시 내의 방치된 공간 유휴공간들을 활용할 방안을 제시하는 것도 새겨들을만하다. 

동시에 어떤 공간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국 더 중요한 것은 그 공간을 채우고, 이용하고 소통의 흐름을 만들어내는 사람들의 활동일 것이다.


도시에 생기를 불어넣고 내가 살고 있는 곳이 좀 더 인간의 향기를 느끼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고민해야 할지 아직 명확하게 잡히지는 않지만 고민을 만들어 주고 원칙을 알려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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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8-03 18:0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도 도심에서 사는 것 보다는 한적한 곳에서 살고 싶어지더라구요. 시골섬마을이면 제주도인가요? ^^

바람돌이 2021-08-05 00:19   좋아요 1 | URL
저는 무조건 도시입니다. 시골은 놀러가고싶은 곳! ㅠ.ㅠ
제주도 아 좋죠. 하지만 아니고요. 경남 거제도 완전 구석진 시골마을 출신입니다. ^^ 집 마루에서 문열면 바다 선창이 보이는 곳요. ^^

페넬로페 2021-08-03 19:1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의 남편의 로망이 나는 자연인입니다
저는 그런 생각 1도 없구요~~
근데 저의 지인중엔 시골에 땅을 마련해 주말마다 내려가 농사를 지으시는데 갈곳이 있어서 그런지 마음의 여유가 있더라고요~~
저는 도시가 참 좋은데 서울의 새 시청사도, 롯데타워도 싫어요^^
좀더 좋고 아름다웠다면 하고 바랍니다^^
자고 일어나면 아파트가 들어서는것도 싫어 나중엔 주거지를 옮기고 싶다는 생각을 해봐요 ㅠㅠ

바람돌이 2021-08-05 00:27   좋아요 3 | URL
제 주변에도 시골에 땅 마련한 사람들 많아요. 근데 농사요. 손바닥만한 땅도 얼마나 많은 노동을 투여해야 하는지.... 저희집은 다행히 남편도 자연인 하겠다는 소리는 안하는데 자꾸 제주도 가서 살자해서 난감합니다. ㅎㅎ
우리가 사는 도시가 좀 더 사람이 살만한 곳이 되려면 이 책이 작가와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야 할 듯해요. 서울의 새 시청사는 어떤지 몰라서 잠시 검색해보고 왔습니다. 뭔가 어정쩡하다는 느낌이 드는데 실제로 봐야 알겠죠. ㅎㅎ 서울은 집값이 너무 비싸서 저도 살고싶은 생각은 없고요. 저는 안좋은 점도 많지만 그래도 제가 사는 부산을 사랑합니다. 여기서 계속 살고싶어요. ^^

붕붕툐툐 2021-08-03 23:4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우리나라 골목 너무 좋죠. 그 정겨운 것들이 사라져서 마음이 아플 때가 많아요. 저희 옆동네만 해도 골목 천지 옛스럽고 정겨운 동네였는데, 도시재생사업(?)으로 다 때려부수는 중입니다. 다 똑같이 생긴 아파트 짓겠죠?ㅠㅠ

바람돌이 2021-08-05 00:28   좋아요 2 | URL
왜 도시재생사업은 다 아파트인걸까요? 이게 참 정부탓만 하기도 그런게 거기 사는 사람들도 다 똑같이 아파트죠. 왜냐하면 그래야 돈이 되니까.... 온 국민이 부동산투자자인 나라! 아마 앞으로도 좋아지긴 어렵지 않을까요? 그래서 이 책의 저자는 폐공장지대라든가 이런 유휴공간들 얘길 해요.

han22598 2021-08-04 03:4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어릴때 마당 있는 살구나무 있는 집에서 살았어요. 친구들이 와서 마당에서 많이 놀았고, 주인이 없어도 놀 친구가 없을땐 살구나무에 고무줄 묶어놓고 고무줄 놀이 하는 친구도 있었어요....살구가 익기도 전에 아이들과 함께 반 초록살구 따먹으로 옥상으로 올라가서 살구 따먹고 그랬던 기억도 있어요. 마당.골목 이야기 하니까 ....추억 돋네요 ^^ 건축이라는 건 공간을 새롭게 탄생시키는 힘이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어쩌면 시골이든 도시든...장소의 한계를 뛰어넘게 만들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요.

바람돌이 2021-08-05 00:32   좋아요 1 | URL
저 어릴 때 집은 쬐끄매서 마당이 없었어요. 대신 곳곳에 골목이 놀이터였죠. 나중에 어른이 되어서 고향을 다시 가봣는데요. 제가 놀던 그 골목들이 어찌나 좁고 작은 골목이던지 기억과 달라 정말 너무 깜짝 놀랐어요. 아 집앞이 바로 바다여서 여름에는 아침부터 바다에서 수영하다가 점심 저녁때 엄마가 문열고 온 동네가 떠나가도록 이름 부르면 들어가서 밥먹었죠. ㅎㅎ
장소의 한계를 뛰어넘는 건축, 어렵지만 많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파이버 2021-08-04 16:1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께서 성공작!이라고 명쾌하게 말씀하시니 엄청 재미날것 같아요.. 요즘 도시 아이들은 정말 자기들끼리 어디 나가서 안전하게 놀만한 곳이 부족하더라구요... 차도 너무 많고 세상도 흉흉하고 ㅠㅠ

바람돌이 2021-08-05 00:34   좋아요 4 | URL
아 파이버님! 저는 별점에 많이 후합니다. 이 책 엄청 재밌지는 않습니다. 건축에 대한 진지한 생각들이 맘에 들어서 성공작이었는걸요. ^^ 이분 생각이 아이들은 조금씩 자주 다쳐야 한다입니다. 조금씩 자주 다칠만하게 맘껏 놀 수 있어야 한다는 것으로 받아들였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요즘 아이들은 정말 불쌍하죠. ㅠ.ㅠ

희선 2021-08-06 01: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지금은 아파트가 많군요 새로 짓는 것도 거의 아파트네요 아파트가 아닌 데서 살면 이상하게 여기는 아이도 있을 정도라니... 그건 소설에서 봤지만, 실제로도 있을 것 같습니다 아파트에서 산다 해도 이웃과 잘 지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그렇지 못한 듯합니다 층간소음으로 이런저런 문제가 많은 걸 보면... 아파트 지을 때 잘 지어야 할 텐데... 어쩐지 안 좋은 것만 말했네요 그래도 어딘가에는 서로 마음을 쓰고 사는 사람 있겠지요


희선

바람돌이 2021-08-06 02:00   좋아요 2 | URL
그래도 아파트의 장점은 있죠. 제일 좋은건 편한거요. 주택은 정말 관리, 청소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아요. 그래서 저처럼 게으른 사람은 아파트가 제일이에요. 안타깝게도요. ㅠ.ㅠ

하양물감 2021-09-10 15: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집에 대한 생각이 정말 많이 달라졌어요. 점점 멀어져가는 내집마련의 꿈... ㅎㅎㅎ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려요^^

새파랑 2021-09-10 16: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당선 축하드려요 ^^

그레이스 2021-09-10 16: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 🎊

초딩 2021-09-11 1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2관왕 축하드려요 ^^
좋은 주말 되세요~
 

"빨갱이가 판치는 세상"에 대한 공포의 원체험과 냉전적 지식이 한국에서 자유세계로 발신되었다. 냉전 공포의 원체험과 지식은 자유진영의
‘상상적 공동체‘ 형성과 윤리 · 도덕, 그리고 정체성 내용의 주 재료가 되었다. 그런데 잊지 말아야 할 게 있다. 그 공포의 정체는 ‘빨갱이의 만행(또는 악행)이 판치는 현실에서 기인하는 것만이 아니었다. 그보다는 빨갱이 ‘부지 (국가에 반역이 뇌는 일에 동조나 가담한 자) 낙인에 대한 공포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빨갱이 점령으로 오염된 공간에 있던 사람들은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오염되지 않았음을 필사적으로 자기 증명하지못하면, 물리적 · 사회적 죽음의 문턱으로 넘어설 수 있었기 때문이다. - P245

이 공간은 한국이 앞으로 주도해나갈 탈냉전 · 탈분단과 평화 시대의전망에 불협화음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매년 200만 명(70만 명은 어린이와 청소년 · 학생)이 다녀간다는 용산 전쟁기념관 공간의 구조와 전시내러티브의 구체적인 내용들을 비판적으로 분석하는 작업을 차곡차곡쌓아가야 한다. 이 결과물들을 갖고 전쟁사가 아닌 평화사의 관점에서,
반공주의적 · 국가주의적 이념 · 정동 장치가 아닌 공공 역사교육의 장이라는 관점에서 평화기념관의 구조와 전시 내러티브를 바꿔야 한다.
- P283

역사를 숫자로 기억한다는 것은 그 역사적 배경과 맥락은 삭제되고숫자가 지시하는 사건만으로 기억하게 만든다. 숫자는 하나의 상징이고 숫자와 함께 제시되는 화염과 탱크의 이미지는 바로 그날의 북한의불법 침입만 연상케 한다. 따라서 ‘6.25‘라는 명칭은 ‘6·25 전에 전개된한반도 분단과 내전 상황, 남북 간 국지적 교전 상황 모두 6·25 불법 기습 전쟁을 위해 발생한 것이라는 왜곡된 기억을 만든다. 전쟁기념관의건립 목적인 전쟁 준비 만반의 태세라는 전쟁정치가 작동하는 것이다.
- P2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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