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에 걸쳐 주문한 책이 모두 도착했어요.
아 그런데 오늘은 책등과 표지가 초록 초록인 책이 무려 4권이나....
초록색 표지 조금만 잘못쓰면 굉장히 촌스러워지는데 요즘 책만드는 디자이너분들 진짜 색깔 잘 뽑아내네요.
초록이 다 다른데 굉장히 예뻐요.

김연수작가의 새 책은 초록이 쬐끔 섞여있지만 그래도 초록이라고 우겨봅니다. ㅎㅎ
심지어 이 책은 인쇄 사인본인데요.
안에 이 작가가 뭐라고 썼냐하면요.

하 정말....
저거 봄에 책 내면 '봄이 되자, 봄이 제일 좋다고 말하는 당신에게'라고 써도 될 것 같은....
그리고 저같은 사람이 진짜 봄되면 봄이 제일 좋아, 가을이 되면 가을이 제일 좋아하는거 어찌알고 저렇게 썼을까 하면서 한편으로 변덕과 지조없음을 들킨 기분이 되었습니다. ㅎㅎ
늘 되도록이면 책을 적게 살려고 노력 중인데 이번 달은 계획보다 초과 구매입니다.
그래서 기념으로 올리는 작은 책탑사진....(책탑이라고 하기에는 민망하지만 귀엽습니다. ^^ 찬조 출연 우리집 죽백이...뭔가 좀 예뻐보이라고)

8권이군요. 제일 위에 있는 책은 조지 엘리엇의 <벗겨진 베일>입니다.
워트 프루프북이라고 물에 젖지 않아 수영장에서도 목욕탕에서도 읽을 수 있다는군요.
수영장이나 목욕탕에서 절대 책을 읽지 않는 저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기능인데 <벗겨진 베일>은 진짜 딱 저 워트 프루프 한 종만 출판되어 있어요.
심지어 도서관에서는 도서관 소장용으로 적당하지 않은 판형이라고 희망도서도 안 받아줘요. (저같아도 안 받아주긴 하겠습니다만.....ㅠ.ㅠ)
겨우 80페이지에 내게는 아무짝에도 쓸모도 없는 기능에 거금 11700원을 지불하고 구입했네요.
본전을 뽑기 위해서 나중에 물이라도 한컵 엎질러 보려고 합니다. ㅎㅎ
제가 요즘 들어서 되도록이면 책을 안사려고 하는 이유는 사실 사놓고 읽지 않은 책이 너무 많아서입니다.
김영하작가는 책은 사놓은 책 중에서 읽는거다라고 하는데 그 사놓은 책이 너무 많은게 문제죠.
책을 사서 서재방에 있는 책꽂이에 꽂아버리니까 진짜 안읽게 되더라구요.
그래서 저는 이제 읽지 않은 책은 거실에 있는 탁자에 쌓기 시작했습니다.
다 읽으면 서재의 책꽂이에 가져가서 뿌듯해하며 예쁘게 꽂아주고요.
그런데 거실 탁자에 있는 책이 끝도 없이 늘어나는 겁니다.
그리고는 지금에 이르러서는 책탑이 무너질까 거실 탁자가 먼저 무너질까 내기 중입니다.

저 책탑 뒤에 또 책이 있단건 안 비밀....
정말 읽고 싶어서 산 책들이고 지금도 읽고 싶은데 내 책이니까, 언제든 읽을 수 있으니까라며 도서관에서 빌린 책들에 늘 밀리는 책들의 탑입니다.
어쨌든 읽지 않으면 책꽂이에 꽂힐 수 없는 운명의 책들....(아 물론 그렇다고 서재방의 책꽂이에 있는 책들을 다 읽었다는 것은 절대 아니고요. 그 책들은 이렇게 내놓기 이전에 산 책들이니까 그냥 죽기전에는 읽자 하면서 포기해버렸다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