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런 벽지 - 영한대역
샬럿 퍼킨스 길먼 지음, 김경숙 옮김 / 시커뮤니케이션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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샬럿 퍼킨스 길먼은 그 자신이 산후우울증으로 의사에게 휴식치료법을 처방받았었다.

휴식 치료법은 환자를 종일 침대에 누워 쉬게 하고, 방문객을 맞이하거나 독서 같은 지적인 활동을 금지시키는 것이다. 대신 영양이 풍부한 식사로 몸무게를 늘리며 전통적인 아내와 어머니의 역할에만 충실하도록 하는 것이 이 치료법이란다.

결국 휴식 치료법이란 것은 여성이 우울증이나 신경쇠약에 걸리는 것은 남성의 영역인 지적인 활동을 넘보기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진단은 반은 맞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

왜냐하면 우울증이나 신경쇠약의 원인 중 하나가 나이 지적인 활동이 인정받지 못하고 사회적으로 무시당하고 제지당할 때 생길 수밖에 없음을 우리는 알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돼먹지 않게 남성의 영역을 넘보지 말고, 여성 본연의 고유의 영역으로 돌아가라는 처방이 결국 휴식 치료법의 본질인 것이다.

빅토리아 시대다운 처방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바로 이런 시대적 한계를 내가 지나치게 가볍게 보지 않앗나 하는 생각을 문득 하게 되었다.

왜냐하면 얼마전에 읽었던 수잔 손택의 <앨리스, 깨어나지 않는 영혼>이나 요즘 읽고 있는 에밀리 디킨슨의 시에 대해서 내가 앨리스나 에밀리 디킨슨의 감성을 따라잡지 못하는 부분이 많이 나왔는데, 이것이 당대의 여성이 감내해야 했던 좌절이 나의 생각보다는 훨씬 크지 않았을까라는 의구심이 생긴 것이다. 



어쨋든 샬럿 퍼킨스 길먼은 증세가 더욱 악화되자 의사의 처방에 의존하지 않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 - 지적인 일, 글쓰기를 계속함으로써 오히려 우울증을 극복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 경험을 이 짧은 소설에 녹여냈다.

작가가 아닌 나 같은 사람이 이런 경험을 했다면 주변에 한두마디 말로 이 경험을 전달했을 것이다.

"아 우울증은 쉰다고 낫는거 아니야. 자기가 하고싶은 일을 찾아서 하는게 우울증 극복에 더 좋아." 뭐 이런 식으로 말이다. 

문제는 나같은 사람의 이런 식의 경험담은 사회적 파급력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그럼 샬럿 퍼킨스 길먼같은 작가들은 이런 경험을 어떻게 승화시킬까?


작가는 역시 다르다.

자신의 경험을 개인의 경험으로 한정짓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가지고 있는 근원적 억압, 시대의 불합리를 찾아내고 문학의 힘으로 그것을 고발한다.

이 짧은 소설로 나는 문학의 힘이 은유에 있다는 것을 강렬하게 느낀다.


먼저 소설 속 주인공의 남편인 존에 대해서 살펴보자.


존은 극도로 현실적인 사람이다. 신념이나 미신의 강한 공포 따윈 아주 질색팔색하는 사람, 손으로 만지거나 눈으로 보거나 숫자로 환산할 수 없는 것들에 관한 얘기는 대놓고 조롱하는 사람. - 7쪽

난 매일 매 시간 단위로 스케줄을 처방받는다. 그는 나의 일거수일투족을 일일이 관리해준다. - 17쪽

그러자 그이는 나를 품에 안고는 복덩이 아기 거위라 부르며, 원한다면 지하실에라도 내려가 하얗게 페인트칠도 해주겠노라 말했다. -27쪽

다정한 존! 그는 날 다정하게 사랑해주고, 내가 아픈걸 싫어한다. 요 전날 난 그와 진심을 담아 합리적인 대화를 나누려 애쓰며, 사촌 헨리와 줄리아네 집에 놀러가는 걸 허락해주길 얼마나 바라는지 말해보려 했다. 

하지만 그는 내가 갈 힘도 없고, 간다 해도 버틸 수 없을거라 말했다. - 49쪽


19세기는 이성과 합리주의의 시대이다. 종교를 누른 인간 이성의 힘을 맹신하던 시대 존은 바로 그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인간 - 이는 당연히 남성이기도 하다- 의 표상이다. 

신경증에 시달리는 아내와는 다른 존재로서 당대의 기준으로 볼때 이상적인 인간상일 것이다.

또한 그는 다정하고 배려깊은 남편이기도 하다. 

아내의 건강을 걱정하고 고쳐주려 노력하며, 불안해하는 아내를 아기처럼 보살펴주는 그런 자상한 남편 말이다. 

그러나 오늘 날의 우리는 안다.

존의 행동은 가스라이팅에 다름 아니며, 그의 다정함은 아내가 남편의 말을 거역하지 않는 한에서만 발현되는 것이라는 것을.

그리고 그의 이성과 합리성 역시 자신의 아내가 자신이 생각하는 범위를 벗어나지 않을때까지 가능한 것임을 말이다.

그는 다정하게 아내의 요구를 하나씩 하나씩 묵살한다.

그걸 꼭 해야돼? 쓸데없지 않아? 당신 힘든데 왜 하려하지?

그에게 아내는 한없이 어리석고 보살펴줘야 하며 생각따윈 할 수 없는 아름다운 인형일 뿐이다. 


작가는 남편의 캐릭터를 왜 이렇게 설정했을까?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에는 폭력적이고 강압적인 남편들이 훨씬 많았으므로 그런 남편의 캐릭터를 선택할수도 있었을텐데 말이다.

그러나 남편의 캐릭터를 폭력적이고 강압적인 캐릭터로 설정하면 아내의 우울증은 개인의 우울증이 된다. 

나쁜 남편 때문에 생긴 문제로 말이다.

작가는 존을 당대의 가장 이상적이고 모범적인 가장의 캐릭터로 설정함으로써, 여성의 우울증이 개인의 문제 혹은 일부 나쁜 인간으로 인해서 생긴 지엽적인 문제가 아니라 여성을 동등한 인간으로 생각하지 않는 남성 일반과 사회구조의 문제라는 것을 명확하게 보여주는 것이다.


또한 휴식치료법을 처방받고 별장 2층의 누런 벽지가 있는 방에 갇힌 아내의 캐릭터를 통해서는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고, 설사 표현하더라도 묵살되며, 생각과 지적인 노동 모든 것이 금지되는 삶이 인간 - 여성을 얼마나 피폐하게 만들 수 있는지를 그 과정을 아주 리얼하게 보여준다.


개인적인 생각으론, 재미도 있고 기분전환이 되면서 내 성향에 맞는 일을 한다면 오히려 도움이 될 것 같은데 말이다. 그러나 뭘 할 수 있단 말인가? 그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난 한동안 글을 썼다. 그러나 은밀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 나를 정말 기진맥진하게 만든다. -11쪽

존에게 난 그토록 도움이 되고 진정한 안식과 위안이 되어주고 싶었다. 그러나 이곳에서의 난 이미 짐에 비견될 수 있으니! - 25쪽

그 어떤 일도 손댈 가치가 없는 느낌이고, 그저 끔찍하게 초조하고 짜증이 난다. 난 아무 이유 없이 울고, 하루종일 울고 있다. -41쪽

전엔 이런 생각을 해 본적이 없지만, 결국 존이 나를 여기서 지내게 한 건 차라리 잘 된 일이란 생각이 들어. 보다시피, 아기보다야 내가 더 수월하게 견뎌낼 수 있으니. - 53쪽


이 책에서의 아내는 지성과 분명한 자기 생각을 가지고 있고 그것을 표현할 줄도 아는 그런 여성이다.

그러나 일방적으로 그런 생각은 늘 무시당하고 이건 당신을 위해서야라는 말로 강요되는 타인의 생각에 번번히 묵살당한다.

가까운 사람에게 계속 자기 생각을 무시 당하며 당신 생각은 나쁘다는 말을 계속 듣다보면 자존감은 바닥을 치게 된다.

이럴 경우 인간 유형에 따라서 나타나는 대응은 보통 두가지 인데 하나는 그 관계를 깨버리고 독립된 자아를 찾을 수 있도록 벗어나는 것이다. 

작가인 샬롯이 첫번째 남편과 이혼한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이렇게 박차고 나갈 수 있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다.

대부분의 사람은 적응하는 쪽을 택한다.

맞아 내가 이렇게 생각하면 안되지. 나를 위해서 하는 말인데 내가 받아들이고 내가 변해야지 하는 식으로 말이다.

책속의 아내 역시 그런 선택을 하는데, 사실상 지금도 19세기에도 여성이 온전히 혼자의 힘으로 서서 자존을 지키는 것이 얼마나 큰 용기를 필요로 하는지를 생각하면 대부분의 여성이 이런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이런 선택 역시 개인적인 선택이 아니라 사회적인 선택이다. 

나를 죽이고 사회적 억압을 받아들인 여성의 몸과 정신은 그러나 온전할 수가 없다. 

그녀는 하루종일 울고 짜증을 내고 나중에는 오히려 이런 상황이 행복한 것이라는 자기 기만에 빠진다. 

그러면서 '나'라는 존재 자체가 사라지고 마는 것이다.


그러면 사라진 '나'는 어디로 갔을까?


벽지무늬가 변하는 밤마다 열심히 살펴본 결과 드디어 난 알아내고야 만 것이다.

겉으로 드러나는 문양이 움직이는 것이다. 그런데 그건 놀랄 것도 없다! 그 뒤에 있는 여인이 그걸 흔들고 있으니 말이다! - 79쪽

그는(남편 존) 내게도 온갖 질문들을 물으며, 아주 다정하고 자상한 남편인 척 했다. 마치 내가 그의 속내를 꿰둟어보지 못하기라도 한 듯! - 85쪽

"당신과 제니가 아무리 막아도 난 드디어 탈출했어요. 이제 벽지도 거의 다 뜯어내서, 날 다시 가둘 수 없을거야."

그런데 이 남자 뭘 기절까지 한거야? 어쨌든 그는 기절했다. 그것도 벽으로 난 나의 길을 가로막으며. 그래서 난 매번 그의 몸을 넘어서 기어가야만 했다! -99쪽


아내는 억압된 자신을 벽지속 문양속에서 발견한다. 

누런 벽지의 무늬를 섬세하게 관찰하고 묘사하고 - 왜냐하면 2층방에 갇혀서 그녀가 할 수 있는 지적인 활동이라는게 벽지를 관찰하는 것 외에는 없으므로 - 빠져들면서 어느샌가 방이 곧 벽지이며 자신이 갇혀있다는 사실을 자각하는 것이다. 

나의 몸과 정신이 모두 갇혀있음을 자각할 때 세상과 타인에 대한 올바른 지각이 돌아온다.

자상한 남편이 아니라 나를 통제하고 억압하는 남편의 본모습이 이제 보이는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거기서 제대로 된 삶을 찾기 위한 탈주가 시작되는 것이다. 

소설의 뒷부분의 해석에 있어서 정신분열 증상의 환각으로 해석하는 경향이 있는 듯한데 나는 그에 대해 반대한다.

아내가 갇힌 자아를 자각함으로써 자신의 탈주를 위해서는 남편이라는 존재를 넘어서야 함을 자각하는 과정이 그 분열적인 증상들이 의미하는 바가 아닐까?

그래서 마지막의 기절한 남편의 몸을 넘어서 기어가는 것은 세상속으로 나아가는 자각한 여성의 첫걸음으로 해석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또한 여성이 진정으로 미치지 않기 위해서 무엇을 넘어서야 하는지를 너무도 분명하게 보여주는 장면이 아닌가말이다.


직설적인 말보다 더 큰 울림으로 다가오는 이 소설은 문학에서 은유의 힘을 제대로 보여준다.

19세기에 이 소설을 읽은 여성들은 어떤 생각을 하게 되었을까?

어떤 사람은 나처럼 읽었을 수도 있고, 어떤 사람은 그저 우울증의 증상의 끔찍함으로 읽었을 수도 있을테다.

하지만 어느쪽으로 읽든 여성이 한 존재로서 온전히 인정받지 못한다는 것의 의미는 분명히 알 수 있었을테다.

존과 이름조차 갖지 못한 아내, 그리고 벽지속의 여인까지 그들은 은유로 인해 개인이 아니라 당대 사회의 일반을 상징하고, 또한 이 책을 읽는 사람은 여성이 한 인간으로 남자와 똑같이 존중받지 못하는 것에 불행의 원인이 있음을 자각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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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lcat329 2022-10-10 14:4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누런 벽지라는게 당시 빅토리아 시대 여성들이 처한 상황을 뜻하는 것으로 봐도 되는 건가요?
바람돌이님 글 이해하기 쉽게 써주셔서 막힘없이 잘 읽었습니다.
<다락방...> 읽으시려고 준비 열심히 하시는 모습 너무 멋집니다!

바람돌이 2022-10-10 14:47   좋아요 3 | URL
그동안 읽은게 없어서 지금 진짜 진땀빼며 읽고 있을 뿐입니다. ㅠ.ㅠ
저는 누런 벽지는 자신이 처한 상황을 제대로 보게 해주는 하나의 매개로만 봤어요. 사실 왜 어렸을 때 자려고 누웠는데 잠은 안오고 할일은 없고 하면 천정에 벽지 무늬 세면서 온갖 생각을 하잖하요. (왜 제가 어릴 때라고 하냐면 좀 커서는 눈이 나빠져서 천장에 벽지무늬가 안보여서요. ㅠ.ㅠ)
아내는 건강을 이유로 2층 침실에 갇혀있고 거기서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는거죠. 그래서 눈에 거슬리는 누런 벽지의 문양을 보는데 그 과정에서 온갖 생각을 하게 되는 그런 과정을 보여주는 매개라고 생각해요. 짧은 소설인데 저는 정말 인상적으로 읽었습니다.

coolcat329 2022-10-10 15:12   좋아요 3 | URL
아 그렇죠 ㅎ 저희 어렸을 땐 벽지가 참 화려했죠. 방에 누워 벽지 무늬 눈으로 좇으며 시간보내기도했죠.
지금은 벽지가 모던해서 무늬가 없네요. ㅎ
누런 벽지는 갇힌 자신의 처지를 직시하게해주는 매개라고 보면 되겠군요.

새파랑 2022-10-10 15:1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책을 여성작가 단편집에서 읽었었는데 저도 인상깊게 읽었습니다 ㅋ 역시 벽지는 무늬없는 흰색이 제일 좋은거 같다는 ^^

바람돌이 2022-10-10 22:44   좋아요 2 | URL
뭐 저는 무늬가 있든 없든 이제는 눈이 나빠서 주로 누울때는 벽지 무늬가 안보인다는....
저 아내는 벽지에 무늬가 없었다면 다른 나무이 결이라든가 뭐 이런걸 관찰하지 않았을까요? 방에 갇혀서 할 일이 없잖아요. ㅎㅎ

프레이야 2022-10-10 15:2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 작품, 정말 확 정신이 드는 소설이었어요.
퍼킨스 다른 것들도요.
은유는 힘이 세지요.^^

바람돌이 2022-10-10 22:47   좋아요 3 | URL
딱히 기대 없이 읽은 책이었는데 진짜 쨍하고 정신히 확 들었어요.
그래서 이분의 다른 책들도 읽어보려구요. 생각보다 여러권 번역되어 있더라구요.

미미 2022-10-10 17:0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어릴때 방에 벽지무늬가 보는 각도에 따라 해석이 달라져서 무섭고 또 재밌기도 했는데 이걸로 작가가 자신의 상황과 사회적 억압을 고발하는데 적용한점이 놀라웠어요!ㅎㅎ

바람돌이 2022-10-10 22:48   좋아요 2 | URL
작가들은 무엇이든 다 할 수 있다. 그들에게는 은유가 있으니까라고 생각합니다. ^^
그래서 독자인 저는 많이 행복하네요. 이 짧은 단편으로 또 좋아하는 작가가 생겨서 기뻣어요.

파이버 2022-10-10 22:1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여주인공이 2층 방에 갇혀 벽지를 보고 있는 것은 치료가 아니라 형벌인 것 같아요. 그 시절의 남자들은 그걸 정말 치료라고 생각했는지 의문입니다... 아내는 가만히 있는 장식품이 아닌데요. 그 시절 사람들은 정말 갑갑했을 것 같습니다.

바람돌이 2022-10-10 22:50   좋아요 3 | URL
그래서 정말로 똑똑한 여자들은 미쳤던거 같기도 해요. 그렇게 자신의 말이 무시당하고 인정받지 못하는데 미치지 않을 수 없겠다는 생각도 들고요. 또 지배남성들에 의해서 다른 얘기를 하는 여성이 용납받지 못하고 미친것으로 내몰렷을 수도 있겠구나 싶구요. 어떤 시대든 그 시대의 주류에 반하는 깨어있는 사람으로 산다는 것은 언제나 참 힘든 삶이겟구나라는 생각을 더 하게 되네요.

책읽는나무 2022-10-10 23:0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휴식 치료라는 게....ㅜㅜ
침대에 누워 자게 하고, 독서같은 지적인 활동 금지!!!! 어머니와 아내의 역할 충실!!ㅜㅜ
날짜 다가오기 전에 빨리 읽어야 할 목록 중 한 권이네요. 누런 벽지!!!
제목또한 강렬한 누런 벽지!!!
그 시절 여성들은 어떻게 살아냈을까요?ㅜㅜ

바람돌이 2022-10-11 12:01   좋아요 2 | URL
이 때 당시의 신경증이나 우울증의 원인을 여성이 여성스럽지 못해서, 그러니까 쓸데없이 남자의 영역인 지적인 영역에 도전한다든지 뭐 이런 것 때문으로 진단한거 같아요. 그러니가 너 아무것도 하지 말고 쉬고, 그리고는 여성 고유의 영역으로 돌아가면 낫는다 뭐 이런....
누런벽지는 단편이라서 읽는데 30분이면 되어요. 다만 내용이 워낙 강렬해서 자꾸 다시 되짚어서 읽게 되기는 하더라구요.
저는 훨씬 뒤인 우리 어머니들 생각만 해도 도대체 어떻게 살아내셨는지 싶을때가 많아요. ^^

희선 2022-10-11 02: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버지니아 울프한테도 침대에 가만히 누워 있으라고 했다고 한 말 본 것 같기도 하네요 누워서 쉬는 게 안 좋은 건 아니지만 책은 못 보게 하는 건 안 되죠 그때는 왜 그렇게 했는지... 그때 갇힌 여성도 많았다고 들은 듯합니다


희선

바람돌이 2022-10-11 12:03   좋아요 2 | URL
이 때 당시 우울증같은 병에 대한 일반적인 치료법이었던거 같아요. 저 쉰다는게 육체만 쉬는게 아니라 정신을 더 쉬어주라는게 문제죠. 참 여성을 억압하는 방식도 다양했다 싶습니다.

다락방 2022-10-11 12:0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다른 출판사 책으로 읽었는데요(아마도 허랜드 뒷편에 실려있었을 거예요) 이 단편을 쓰고 샬롯은 그 단편을 자신에게 지적 활동하지 말고 쉬라고 처방한 의사에게 보냈다고 하더라고요. 거기에서 얼마나 짜릿함이 느껴지던지요!!

바람돌이 2022-10-11 12:39   좋아요 2 | URL
샬롯 진짜 멋진 여성! 완전 짜릿하잖아요. ^^
저는 이 책 읽기 전까지 이 사람에 대해서 하나도 몰랐는데 진짜 깜짝 놀랐어요. 지금 다른 책도 읽으려고 막 찾아보고 있어요. 물론 다락방 미친여자책 참고 도서 먼저 읽어야겟지만 말입니다. ㅠ.ㅠ
이 책 읽고 저는 얼마전에 읽은 수잔 손택의 앨리스 깨어나지 않는 영혼을 다시 읽어보려고 도서관에서 다시 빌려왔어요. 수잔속택의 책도 그렇고 지금 제가 헤매고 있는 에밀리 디킨슨도 그렇고 이 책을 읽고 나니까 뭔가 제가 놓친것들이 보일것 같은 느낌이 들더라구요.

2022-10-11 12: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0-11 13: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그레이스 2022-10-12 22:0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제게는 아주 충격적인 장면이었어요
넘 몰입했었나봐요
아마도 김승섭작가의 책에서 소개를 받은 걸로 기억해요^^

바람돌이 2022-10-12 23:04   좋아요 2 | URL
요즘 19세기 여성작가들의 작품들 열심히 읽고 있는데 이게 진짜 확 끌리는 면들이 많아요.
다음 작가는 또 어떤 작품일까 막 설레는 기분이랄까 그렇네요.
이분 책도 지금 보관함에다 막 쑤셔넣고 있어요. 다 읽을거야 하면서..... ㅎㅎ

공쟝쟝 2022-10-16 14: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짝짝짝. 바람돌이님, 이 리뷰 또 너무 *근사*해요.
베티 프리단 식으로 말하면 <말할 수 없는 문제>와도 관련되어 있겠죠?
이런 리뷰 마니 써주세용~
아~ 여자들이 책 많이 읽으면 좋겠다~
아~ 여자들이 독후감도 많이 썼으면 좋겠다~
아~ 여자들은 이렇게 날이갈수록 멋져지기만 하는 것인가, 여성들이여! 나는 여자라서 행복해요 크흐흐

바람돌이 2022-10-17 14:14   좋아요 1 | URL
하하하 감사합니다. 아 저는 아직 베티 프리단을 읽지 않았으므로 말할 수 없는 문제는 알 수 없지만요.
페린이(페미니즘 어린이)인 제가 더 분발하겠습니다. ^^

scott 2022-11-09 15: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이달상 추카 합니다

11월 !문학, 책 보다 맛나는 거 드시면서 건강 잘 챙기세요 ^^

바람돌이 2022-11-09 20:41   좋아요 0 | URL
감사 감사합니다. 맛난거 너무 많이 먹어서 얼굴이 자꾸 똥그래지고 있어요. ㅠ.ㅠ

거리의화가 2022-11-09 15: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실크스타킹 한 켤레> 책에서 이 작품 읽었어요. 저도 특히 인상적이었던 단편으로 기억합니다. 빈 구석 없이 당시 사회에서 여성들의 속박을 잘 표현했다고 생각해요.
바람돌이님 이달의상 축하드립니다*^^*

바람돌이 2022-11-09 20:42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저도 실크스타킹 한켤레 전체로 여성작가들 단편도 읽어보고 싶어요. 지금 보는 다미여 끝나고 나면 샬럿퍼킨스 이분의 다른 책들도 한번 읽어보려구요.

모나리자 2022-11-09 15: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립니다~바람돌이님~
감기조심하시고 행복한 나날 보내시길 바랄게요.^^

바람돌이 2022-11-09 20:43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모나리자님도 감기 조심하세요. 그리고 책도 대박나시고요. ^^

thkang1001 2022-11-09 18: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이달의 당선작 선정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행복한 한 주 되시길 바랍니다.

바람돌이 2022-11-09 20:43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thkang1001 님도 행복한 한주 되세요. ^^

bookholic 2022-11-09 20: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 님~~ 이달의 당선작 선정 축하드립니다.
이 글 읽고 <누런 벽지>를 리스트에 올려 두었는데.. 저도 꼭 읽어보겠습니다 ㅎ
즐거운 시간 되시고요..

바람돌이 2022-11-09 20:44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누런 벽지는 분량이 진짜 얼마 안되어서 금방 읽어요. 북홀릭님의 리뷰도 기대하고 있을게요. ^^

강나루 2022-11-10 04: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려요.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바람돌이 2022-11-12 16:42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강나루님도 축하드리고 행복한 주말 되세요.

thkang1001 2022-11-10 09: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바람돌이 2022-11-12 16:43   좋아요 0 | URL
저야말로 늘 감사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