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여정

저자 오데드 갤로어

시공사

2023-02-28

원제 : The Journey of Humanity

인문학 > 교양 인문학




인류의 역사는 결코 선형이 아니다. 진보는 멈춤과 정체, 도약과 붕괴를 반복하며 나아간다.




■ 끌림의 이유


호모사피엔스 등장 후 30만 년, 인류가 풍요를 누린 시간은 200년에 불과합니다.

나머지 29만 년이 넘는 시간은 배고픔, 질병과의 싸움이었죠.

왜 어떤 나라는 부유하고 어떤 나라는 가난할까요?

이 질문은 수세기 동안 인류를 괴롭혀온 의문이기도 합니다.

『인류의 여정』은 이 복잡한 질문을 단 하나의 이론으로 설명하려는 흥미로운 시도를 담은 책입니다.

경제학자이자 역사학자인 오데드 갤로어는 통합 성장 이론이라는 관점을 통해 인류의 발전을 과학, 기술, 문화, 정치, 교육 등 다양한 요소들과 연결하여 분석합니다.

다양한 요인이 어떻게 한 국가의 미래를 결정짓는가를 보여주는 다층적인 지적 여행이 펼쳐집니다.



■ 간밤의 단상


인류의 문명은 직선처럼 나아간 게 아니라 수많은 곡선을 따라 움직였습니다.

저자는 한 권의 책 안에서 수만 년의 시간과 지구 전체를 오가며 질문합니다.

무엇보다 흥미로운 지점은 이 책이 불균형을 부정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그 격차는 우연이 아니라 구조 속에서 비롯되었고 그 구조의 뿌리를 찾기 위해 우리는 먼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고 말합니다.

경제와 문화, 교육, 여성의 권리와 의료, 인구의 동태, 기술의 파급, 각 분야를 넘나들며 흥미롭고도 설득력 있게 엮어낸 이 거대한 사유의 지도 위에서 우리는 미래를 다시 질문하게 됩니다.


인류 뇌는 비상합니다.

지난 600만 년간 3배로 커진 인류 뇌 크기는 호모사피엔스 출현 전에 압축적으로 일어났으며 발달한 뇌를 가진 인류는 지구상의 어떤 종도 따라올 수 없는 수준의 안전과 번영을 이루게 되죠.

인류 뇌가 생존에 유리하다면 왜 수십억 년간 다른 종들은 뇌를 발전시키지 못했을까요?

강력한 뇌가 명백한 이점을 가졌음에도 왜 자연계에선 드물게 나타난 것일까요?

이 답은 강력한 뇌의 약점 두 가지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첫째, 우리의 뇌는 일반적으로 체중의 2퍼센트밖에 안 되지만 에너지 20퍼센트를 소비하기 때문에 에너지 소모가 매우 큽니다.

둘째, 다른 종의 새끼는 태어난 직후 스스로 걷고 빠르게 먹을 것을 구하지만 인류 뇌는 다른 종보다 주름 잡혀 압축되었으며 인류 아기는 성숙기에 이르는 몇 년간 미세 조정이 필요한 반쯤 여문 뇌를 가지고 태어나기에 크기 때문에 태아의 머리가 산도를 통과하기가 어렵습니다.

생태적 가설에 의하면 인류 뇌는 환경상 노출된 데 따른 결과물로 보고 있으며 사회적 가설에 의하면 진화의 요인을 복잡한 사회 구조 안에서 찾고 있습니다.

문화적 가설은 정보를 흡수하고 저장한 뒤 다음 세대로 전해 주는 뇌의 능력에 초점을 맞추고 있죠.

이렇듯 인류 뇌의 진화는 인류를 독특한 발전 경로로 나아가도록 주요한 추진력이 되어주었습니다.


지난 2세기 동안 인류는 상전이를 경험했는데 정체에서 성장으로의 전환은 매우 급작스럽게 보이기까지 했습니다.

지나고 보니 일찍이 상전이를 거친 국가와 그렇지 않은 국가 사이에는 거대한 불평등이 발생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인류의 상전이를 불러온 것일까요?

통합성장이론은 코페르니쿠스와 같은 확신에 자극을 받아 개발되었으며 경제 발전의 요인을 연구하려면 한정된 기간만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전체를 보며 밑바탕의 추진력을 살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이론이 무너지기 쉽고 불완전해지기 때문입니다.


『인류의 여정』은 통합성장이론을 통해 30만 년 전 호모사피엔스의 출현부터 오늘날까지 전 과정을 조망하며 인류의 여정을 담아내었습니다.

마지막 책장을 덮고 나니 드는 생각은 단 하나였습니다.

이토록 복잡한 세상을 하나의 흐름으로 읽는다는 건 얼마나 대담한 시도인가요.

기술이 진보함에 따라 인구가 증가하게 되었고 인구 증가는 더더욱 발전된 기술력을 가져오게 됩니다.

그러나 생활수준만은 대체로 영향을 받지 않은 채 남아 있습니다.

즉, 기술 진보도 빈곤의 덫을 막을 순 없었습니다.

역사의 긴 그림자에도 불구하고 국가의 운명은 돌에 새겨지지 않습니다.

인류의 여정을 지배했던 거대한 변화의 톱니바퀴는 계속 돌아가므로 성 평등과 다원주의, 차이에 대한 존중과 더불어 미래지향성을 강화하고 교육과 혁신 역량을 키우는 조치는 보편적 번영의 열쇠가 될 것입니다.



■ 건넴의 대상


인류 발전의 근원을 철학적으로 사유하고 싶은 분에게

세계사와 인문학을 통합적으로 엮어 읽고 싶은 분에게

지금의 세계가 만들어진 과정을 탐색하고 싶은 분에게




『인류의 여정』은 지금 우리가 만들어야 할 미래를 묻는 책입니다.

읽고 나면, 세상이 조금 더 입체적으로 보이기 시작할지도 모릅니다.


어떻게 읽으셨나요?

이 책을 읽고 마음에 남으셨다면 공감(♥)과 댓글로 나눠주세요.

당신의 감상이 더해지면 이 공간은 조금 더 깊고 따뜻해질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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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의 마지막 주입니다.

한여름의 열기 속에서도 사람들의 마음은 여전히 책장을 향해 향합니다.

이번 달 인문 베스트셀러를 살펴보면 시대와 인간에 대한 깊이 있는 사유를 담은 책들이 많은 독자들의 선택을 받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알라딘 월간 인문 베스트셀러 기준)






1위 | 『경험의 멸종』 – 크리스틴 로젠

지난달 3위에서 단숨에 1위로 올라섰습니다.

디지털 기술이 일상이 된 지금, 우리가 점점 잃어가는 직접적인 경험에 대한 철학적 성찰을 담고 있습니다.

기억, 공동체, 의미, 육체성 등 사라지는 감각들을 통해 기술이 발전할수록 인간다움이란 무엇인가라는 본질적 질문을 던집니다.





2위 | 『청춘의 독서 (특별증보판)』 – 유시민

『청춘의 독서 (특별증보판)』는 꾸준히 사랑받는 고전 독서 에세이입니다.

유시민 작가가 청춘의 시기에 꼭 읽어야 할 책들을 소개하며 문학, 역사, 철학을 넘나드는 깊은 사유의 흔적을 담았습니다.

지난달 1위에 이어 여전히 강력한 영향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3위 | 『먼저 온 미래』 – 장강명

기술과 사회 변화의 흐름 속에서 우리는 어떤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가를 묻는 인문 에세이입니다.

노동, 교육, 기술, 불평등 등 다양한 주제를 중심으로 실제 현장 인터뷰를 엮어 미래는 이미 와 있다는 메시지를 생생하게 전합니다.





4위 | 『단 한 줄만 내 마음에 새긴다고 해도』 – 나민애

문학평론가 나민애가 고전 속 문장과 그 울림을 에세이로 풀어낸 책입니다.

단어 하나, 문장 하나가 건네는 깊은 여운을 따라가며 문장 중심의 인문학을 다시 생각하게 합니다.

사유의 결을 따라가며 천천히 곱씹을 수 있는 책입니다.





5위 | 『위버멘쉬』 – 프리드리히 니체

니체 철학의 핵심 개념인 위버멘쉬를 다룬 니체 입문서입니다.

혼란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삶을 어떻게 긍정하고 창조할 수 있는지를 되짚으며 니체의 문장을 오늘의 언어로 새롭게 읽어냅니다.

지난달 2위에 이어 꾸준한 인기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하나의 총평 : 빠른 시대를 느리게 살아내는 사유의 기술


이번 달 인문 베스트셀러의 흐름은 빠른 시대 속에서 느린 사유를 붙드는 독자들의 선택이 돋보였습니다.

경험이 사라지고 청춘이 흔들리며 미래가 앞당겨지는 이 시기에 우리는 고전과 철학, 현장성과 문장의 힘을 통해 마음의 중심을 다시 붙들고 있습니다.

내면을 향한 사유는 여전히 유효하며 이달의 책들은 그 사유의 작지만 강력한 불씨가 되어주고 있습니다.




하나의책장 | 2025년 7월 인문 트렌드 리포트

이 시리즈는 매달 독서의 흐름을 한눈에 살필 수 있도록 정기적으로 소개됩니다.

다음 달에는 또 어떤 책들이 인문학의 지형을 바꿔놓을지 함께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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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육사 시인의 시 「광야」, 이 한 줄의 시가 오늘의 나를 붙들었습니다.

오늘은 이육사 시인의 「광야」을 함께 읽으려 합니다.




광야 - 이육사


까마득한 날에

하늘이 처음 열리고

어데 닭 우는 소리 들렸으랴


모든 산맥들이

바다를 연모해 휘달릴 때도

차마 이 곳을 범하던 못하였으리라


끊임없는 광음을

부지런한 계절이 피어선 지고

큰 강물이 비로소 길을 열었다


지금 눈 내리고

매화 향기 홀로 아득하니

내 여기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려라


다시 천고의 뒤에

백마 타고 오는 초인이 있어

이 광야에서 목 놓아 부르게 하리라




■ 해설 및 주제 분석


「광야」는 이육사 시인의 대표시로 민족의 미래를 준비하는 장면을 잘 드러내는 시이기도 합니다.

광야라는 거대한 공간을 통해 역사의 깊이와 민족의 상처, 그 속에 피어나는 희망을 노래합니다.


<하늘이 처음 열리고>, <큰 강물이 비로소 길을 열었다>는 표현은 광대한 시간과 공간의 스케일을 드러내며 시대의 혼돈과 기다림을 암시합니다.

가장 유명한 구절 중 하나인 <백마 타고 오는 초인>은 해방의 소망 혹은 구원의 상징으로 자주 해석됩니다.

그 초인이 오기까지 시인은 자신이 희망을 심는 자로 남겠노라 다짐하는 것입니다.



■ 하나의 감상


시를 읽고 나니 꼭 막막한 겨울 벌판 한가운데 서 있는 것만 같았습니다.

그러나 시인이 그곳에 뿌린 가난한 노래의 씨는 곧 피어날 봄의 징조이기도 했습니다.

그토록 매서운 현실 속에서도 시인은 부서지지 않는 목소리를 가지고 있었고 언젠가 그 목소리에 응답할 초인이 올 것임을 믿었습니다.

지금 이 순간, 우리도 광야를 지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결국 그 황량함도 누군가의 시로 인해 다시 노래가 되고 꽃이 피는 시간이 찾아오리라 믿습니다.

이육사의 시가 여전히 살아 있는 이유는 바로 그 믿음이 시 속에 살아 숨 쉬기 때문이 아닐까요.




이 시가 떠오르는 사람이 있나요?

그렇다면 그 사람에게 이 글을 공유해주세요.

다음엔 김소월 시인의 「먼 후일」을 함께 읽어보려 합니다.

임에 대한 그리움과 슬픔이 가득한 김소월 시인의 시를 함께 읽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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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가 묻고 생명과학이 답하다

저자 전주홍

지상의책(갈매나무)

2023-07-19

과학 > 생명과학



과학은 늘 세계의 결핍에 주목한다. 결핍이 곧 질문이기 때문이다.



■ 끌림의 이유


『역사가 묻고 생명과학이 답하다』는 우리에게 묻습니다.

우리가 과거를 돌아보는 이유는 무엇일까?

역사는 과거의 사건을 기록하는 것이지만 동시에 오늘을 이해하기 위한 실마리이기도 합니다.

과학과 인문학, 양쪽의 시선을 함께 갖고 있는 책을 오랜만에 재독했습니다.

이 책은 역사의 질문과 과학의 응답이 어떻게 만날 수 있는지를 섬세하게 보여줍니다.

특히 생명과학이라는 분야가 단순히 실험실 속에 갇혀 있는 것이 아니라 역사의 맥락, 사회의 흐름과 어떻게 맞닿아 있는지를 풀어낸 방식이 인상 깊습니다.



■ 간밤의 단상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은 말합니다.

"역사적·철학적 배경에 관한 지식은 과학자 대부분이 겪고 있는 당대의 편견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역사가 묻고 생명과학이 답하다』는 열 개의 키워드(출산, 유전, 마음, 질병, 장기, 감염, 통증, 소화, 노화, 실험)를 통해 우리가 너무 익숙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생명 현상이 어떤 역사적 맥락과 윤리적 변곡점들을 지나 지금에 이르렀는지를 천천히 보여줍니다.

책은 단순한 과학 지식 전달을 넘어서 인간다움이란 무엇인가, 생명과 진보의 관계는 어떤가라는 거대한 물음과 함께 윤리, 철학, 사회 전반에 대한 성찰을 던지는 과학 인문서였습니다.

우리는 흔히 기술의 발전을 진보로 여깁니다.

하지만 그 기술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 어떤 사람을 배제하고 있는지는 자주 놓치곤 합니다.

저자는 과학은 할 수 있는가보다 해야 하는가를 먼저 묻지 않으면 인간을 위협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도 있다는 사실을 깊이 있게 환기시켜줍니다.


읽는 내내, 인간다움이란 유전자 지도에 찍히는 것이 아니라 고통을 함께 기억하고 타인의 생애를 윤리적으로 감싸는 태도에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술이 윤리를 앞지를 때, 사회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요?

이 책은 그 질문을 단정적으로 답하지 않지만 분명하게 말합니다.

더 나은 미래는 질문을 잃지 않는 데서 비롯된다고.

무겁지만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고 낯선 주제조차 흥미롭게 이끌어가는 친절한 과학책이었습니다.

지금의 시대에 꼭 한 번쯤 읽어봐야 할 질문하는 과학의 기록이자 더 인간적인 내일을 위해 우리 모두가 함께 고민해야 할 책이라고 느꼈습니다.



■ 건넴의 대상


인문학적 시선으로 과학을 바라보고 싶은 분에게

과학기술의 발전이 사회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알고 싶은 분에게




이 책을 읽고 마음에 남은 문장이나 순간이 있다면 공감(♥)과 댓글로 나눠주세요.

당신의 감상이 더해지면 이 공간은 조금 더 깊고 따뜻해질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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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야의 미술관
최정표 지음 / 파람북 / 2025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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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야의 미술관

저자 최정표

파람북

2025-06-24

예술 > 미술 > 미술관

여행 > 테마여행





■ 책 소개


『백야의 미술관』은 덴마크부터 노르웨이, 스웨덴, 러시아까지, 저자가 북유럽 미술관을 여행하며 느낀 감정과 사유를 담은 여행 에세이입니다.

한여름에도 해가 지지 않는 백야의 미술관과 자연이 교차하는 풍경을 따라가며 공간 자체로도 예술이 되는 장소들을 섬세하게 기록합니다.

작품 설명에 머무르지 않고 그 앞에 섰던 순간의 감정과 질문을 풀어내다 보니 어느새 작품 앞에 선 듯한 몰입을 경험하게 합니다.





■ 책 속 메시지


예술은 삶을 기록하는 방식이자 자기 자신을 다정히 들여다보는 도구이며 여행은 풍경을 보는 일이 아니라 나 자신의 시선을 새롭게 조율하는 일입니다.

삶을 감각하는 통로이자 쉼터가 되는 미술관은 고요함 속에서 가장 깊은 감정을 마주하게 합니다.

『백야의 미술관』은 미술과 공간, 개인의 감정이 만나는 접점을 따라 걷습니다.

유명한 작품들에서 마주한 문화와 철학, 예술가들의 삶까지 폭넓게 아우르는 사유는 우리 내면의 성찰을 이끌어냅니다.





■ 하나의 감상


지난 주말, 방정리하다 보관함 하나를 꺼내들었습니다.

그 안에는 여행 다녀오면서 사온 마그넷부터 미술관, 박물관에서 기념품으로 사온 마그넷이 한가득 담겨 있었습니다.

미술관 다녀온지 꽤 된 것 같아 가고는 싶지만 한여름에 굳이 나가기는 싫어 택한 것이 바로 독서였습니다.

『백야의 미술관』은 예술은 해석이 아니라 감각이라는 진리를 조용히 전해주는 안내서입니다.

경험으로서의 미술관과 사유로서의 풍경이 잘 묘사되어 있어 마치 여행하는 시인의 노트 같았습니다.

특히 제가 항상 가고 싶었던 덴마크국립미술관이 자세하게 소개되어 있어 너무 행복했습니다.


스칸디나비아 3국인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은 북유럽으로 분류됩니다.

덴마크, 수도 코펜하겐 시내 한복판에는 덴마크국립미술관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문화의 대전당이라고 불리우는 덴마크국립미술관은 서유럽 작품은 물론 덴마크와 스칸디나비아 작품, 옛날 석고상 등 26만여점이 넘는 작품을 소장한 대형 미술관입니다.

덴마크국립미술관은 왕의 수집품과 부자들의 기증품으로 만들어졌는데 근대 이전의 왕실은 개인이 넘볼 수 없을 정도의 수준으로 그림들을 수집했다고 합니다.

덴마크 왕실이 본격적으로 그림을 수집한 시기는 16세기입니다.

유명한 독일 화가인 알브레히트 뒤러가 자기의 판화 중 최고품을 모두 덴마크 왕인 크리스티안 2세에게 주었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때부터 왕가에서 미술 수집에 큰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이죠.

왕가의 수집품은 크리스티안보르 궁전에 보관되고 있었는데 1884년에 큰 화재가 발생하게 됩니다.

다행히도 많은 작품을 구출해 낼 수 있었지만 왕실 소장품들이 갈 곳이 없어지자 당대 최고의 덴마크 건축가였던 빌헬름 달레루프의 설계로 새로운 미술관을 짓게 됩니다.

그렇게 덴마크국립미술관이 탄생하게 됩니다.

1980년대 중반부터 덴마크 작가와 더불어 국제적인 작가의 현대적인 작품도 수집하게 되면서 소장품들이 한층 더 풍부해지게 되면서 오늘날 덴마크는 많은 명품 미술관을 자랑하는 나라로 거듭나게 됩니다.


처음은 언제나 설레임을 안겨주기 마련인데 대대적인 공사로 인해 미술관 전체가 폐쇄되어 당황스러운 저자의 스웨덴국립미술관 방문 후기도 오랫동안 기억에 남았습니다.

공사를 위해 가림막이 쳐져 있음에도 스웨덴국립미술관이 지닌 웅장함과 아름다움을 윤곽에서 고스란히 느꼈다고 합니다.

그렇게 미술관을 구경하지 못하게 된 저자는 미술관 바로 앞이 바다이기에 그 풍광이라도 한껏 느껴보고자 발길을 돌리게 됩니다.

스웨덴의 수도, 스톡홀름은 14개의 섬으로 구성된 항구도시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나라의 앞 순위로 꼽히는 나라인데 미술관은 뒤쳐진 상태였습니다.

건물이 낡고 시설이 낙후되어 나라의 위상을 드높일 수 없으니 대대적인 공사를 진행하게 된 것입니다.


제가 정말 좋아하는 화가들이 있는데 그 중 한 분이 바로 카를 라르손입니다.

카를 라르손은 스웨덴 사람들이 가장 사랑하는 화가이기도 합니다.

특히 그의 작품 중 <큰 자작나무 아래서의 아침 식사>는 가족의 행복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그림으로 스웨덴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생활용품에 패러디되어 사용되고 있습니다.

작년에 대한민국-스웨덴 수교 65주년을 기념해 마이아트뮤지엄에서 전시회를 연 적이 있었습니다.

카를 라르손을 비롯해 앤더스 소른, 칼 빌헬름손, 요한 프레드릭 크로우텐, 휴고 삼손 등 스웨덴과 덴마크, 노르웨이를 대표하는 예술가들의 명작 75점을 볼 수 있었죠.

카를 라르손과 관련된 책을 오래 전에 리뷰했으니 아래 URL에서 확인해주세요.

칼 라르손, 오늘도 행복을 그리는 이유 ▶ https://blog.naver.com/hanainbook/222042442740


평소에도 전시회를 자주 다니는 편인데 이 책을 읽고 나니 북유럽 미술관 특유의 고요하고 단단한 정서가 마음에 깊이 남았습니다.

저자는 미술, 여행, 감정의 경계를 허물며 독자가 스스로 그 공간에 서 있는 듯한 여운을 남깁니다.

한 문장, 한 시선이 담백하고도 명료해서 미술이나 여행을 잘 몰라도 충분히 공감하며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예술은 해석이 아니라 감각이며 여행은 풍경이 아니라 시선입니다.

『백야의 미술관』은 당신의 일상 속에도 미술관 같은 장면이 숨어 있음을 조용히 알려줍니다.

읽고 나면 오늘 하루를 조금 더 느리게, 조금 더 깊게 살아내고 싶어질 것입니다.



■ 건넴의 대상


북유럽 여행 혹은 미술관 여행을 꿈꾸는 분들에게

삶의 쉼표가 필요하거나 영감이 필요한 분들에게




이 책을 읽고 마음에 남은 문장이나 감상이 있다면 공감(♥)과 댓글로 나눠주세요.

당신의 감상이 더해지면, 이 공간은 조금 더 따뜻해질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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