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육사 시인의 시 「광야」, 이 한 줄의 시가 오늘의 나를 붙들었습니다.

오늘은 이육사 시인의 「광야」을 함께 읽으려 합니다.




광야 - 이육사


까마득한 날에

하늘이 처음 열리고

어데 닭 우는 소리 들렸으랴


모든 산맥들이

바다를 연모해 휘달릴 때도

차마 이 곳을 범하던 못하였으리라


끊임없는 광음을

부지런한 계절이 피어선 지고

큰 강물이 비로소 길을 열었다


지금 눈 내리고

매화 향기 홀로 아득하니

내 여기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려라


다시 천고의 뒤에

백마 타고 오는 초인이 있어

이 광야에서 목 놓아 부르게 하리라




■ 해설 및 주제 분석


「광야」는 이육사 시인의 대표시로 민족의 미래를 준비하는 장면을 잘 드러내는 시이기도 합니다.

광야라는 거대한 공간을 통해 역사의 깊이와 민족의 상처, 그 속에 피어나는 희망을 노래합니다.


<하늘이 처음 열리고>, <큰 강물이 비로소 길을 열었다>는 표현은 광대한 시간과 공간의 스케일을 드러내며 시대의 혼돈과 기다림을 암시합니다.

가장 유명한 구절 중 하나인 <백마 타고 오는 초인>은 해방의 소망 혹은 구원의 상징으로 자주 해석됩니다.

그 초인이 오기까지 시인은 자신이 희망을 심는 자로 남겠노라 다짐하는 것입니다.



■ 하나의 감상


시를 읽고 나니 꼭 막막한 겨울 벌판 한가운데 서 있는 것만 같았습니다.

그러나 시인이 그곳에 뿌린 가난한 노래의 씨는 곧 피어날 봄의 징조이기도 했습니다.

그토록 매서운 현실 속에서도 시인은 부서지지 않는 목소리를 가지고 있었고 언젠가 그 목소리에 응답할 초인이 올 것임을 믿었습니다.

지금 이 순간, 우리도 광야를 지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결국 그 황량함도 누군가의 시로 인해 다시 노래가 되고 꽃이 피는 시간이 찾아오리라 믿습니다.

이육사의 시가 여전히 살아 있는 이유는 바로 그 믿음이 시 속에 살아 숨 쉬기 때문이 아닐까요.




이 시가 떠오르는 사람이 있나요?

그렇다면 그 사람에게 이 글을 공유해주세요.

다음엔 김소월 시인의 「먼 후일」을 함께 읽어보려 합니다.

임에 대한 그리움과 슬픔이 가득한 김소월 시인의 시를 함께 읽어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