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이맘때면 새해만큼은 목표를 조금 다르게 세워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계시나요?

다이어리를 펼치면 다짐은 거창한데 막상 며칠 지나지 않아 흐지부지됐던 경험을 다들 한 번쯤은 가지고 계시나요?





2026 신년 목표만큼은 조금 다르게 세워보고 싶다는 마음을 갖고 있다면 주목해주세요.

제 이웃분이시라면 제가 엄청난 아날로그파이자 기록 덕후인 건 알고 계시겠죠?

전 매년 5-6권 이상의 다이어리를 구비해 한 해를 기록하고 있답니다.

매년 새 다이어리를 사고 있어도 어느새 작심삼일이 되고 연말이 되면 빈 페이지를 다시 마주하는 분들을 위해 2026년을 앞둔 이 시점에 다이어리 몇 권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그 첫번째는 바로 국내 최초 기록학자 김익한 교수의 연간 다이어리 「2026 연간 이룸 다이어리」입니다.





기록의 방향을 잡아주는 다이어리


예쁜 다이어리는 정말 많습니다.

표지도 예쁘고 색감도 좋고 구성도 다양하죠.

하지만 이룸 다이어리는 처음부터 조금 다른 결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다이어리는 단순히 일정만 적는 플래너가 아니라 목표-계획-실천-회고로 이어지는 하나의 기록 시스템에 가깝습니다.


기록은 남기기가 아니라 생각을 정리하고 삶을 설계하는 도구입니다.

이룸 다이어리는 그 철학이 그대로 담겨 있습니다.





일년의 흐름을 파악하는 다이어리


제가 내년 다이어리로 「2026 연간 이룸 다이어리」를 택한 큰 이유 중 하나가 일년의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연간 구성때문입니다.

연간 계획, 월간 계획, 주간 계획, 일간 계획, 주간/일간 루틴 체크박스와 프로젝트 스케쥴, 라이프맵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지다 보니 지금 내가 어디쯤 와 있는지 자주 점검할 수 있습니다.

<I can>이 아닌 <I do>로 바꿔준다는 게 무슨 의미인지 알 수 있죠.

꼭 교수님이 왜 이 목표를 세웠는지, 이번 달에 지키고 싶은 게 무엇인지, 잘한 점과 아쉬운 점은 무엇이었는지 묻는 것만 같았습니다.

이렇듯 글을 억지로 쓰게 하지 않고 생각을 천천히 끌어내니 기록이 부담되기보다는 하루를 정리하는 작은 의식처럼 느껴질 것입니다.

덧붙여, 꾸준히 쓰지 못해도 다시 돌아오기 쉬운 구조라는 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몇 페이지 비었다고 해서 실패했다는 생각이 들지 않게 해줍니다.





2026년을 기록으로 설계하고 싶은 분들에게


사실 다이어리는 무엇을 쓰느냐보다 어떻게 기록하느냐가 더 중요합니다.

이룸 다이어리는 화려함보다는 단단함에 가까운 다이어리입니다.

매일을 완벽하게 관리하려는 사람보다 나의 루틴과 성장을 천천히 돌아보고 싶은 사람에게 특화되어 있지요.


2026년을 앞두고 매번 비슷한 신년 목표에 지쳤다면 이번에는 목표를 적는 데서 끝내지 않고 기록으로 설계해보고 싶은 분들께 이 다이어리를 조심스럽게 추천해봅니다.

아마 연말이 되었을 때, 빈 다이어리가 아니라 내가 어떻게 살아왔는지가 담긴 기록을 다시 펼쳐볼 수 있게 될 거예요.





추후 일상 포스팅에서 자세하게 얘기하겠지만 한 해 동안 책만 다루다보니 또다른 주제의 포스팅을 올리려해도 책 이야기만 꺼내게 되어 내년에는 블로그를 조금 더 확장시켜보고자 기록덕후의 일상도 담아볼까 합니다.

무엇을, 어떻게 기록하는지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2026년, 조금은 더 나 자신을 이해하는 한 해가 되길 바라며 소개해드린 이룸 다이어리와 함께 기록을 시작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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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트레이스 RETRACE Magazine : STELLAR & SONATA 스텔라 & 쏘나타 (국문판) - 현대자동차

장르 : 잡지 · 대중문화 · 브랜드

출판사 : 현대자동차 (2025)

키워드 : 스텔라, 쏘나타, 현대헤리티지, 리트레이스매거진



자동차는 이동 수단이지만 어떤 차는 삶의 풍경이 됩니다.



■ 끌림의 이유


솔직히 이 매거진을 펼치기 전까지 스텔라와 쏘나타는 익숙한 이름에 가까웠습니다.

너무 오랫동안 곁에 있어 의식적으로 들여다보지 않았던 이름들이라서 그랬을까요?

그런 저에게 『리트레이스 매거진 : 스텔라 & 쏘나타』는 익숙하 만큼 더 소중한 관계를 다시 한번 돌아보게 했습니다.


헤리티지 매거진은 단순한 자동차 히스토리를 넘어 현대자동차가 어떤 질문을 품고 어떤 태도로 시간을 건너왔는지를 기록하는 매거진입니다.

리트레이스 매거진은 시리즈물로 지난 포니호 이후 두 번째로 발간된 매거진이며 이번 호의 주인공은 스텔라와 쏘나타입니다.

가족과 함께 타던 차, 친구와 음악을 크게 틀고 달리던 차, 누군가와 함께 가는 것을 상상하게 했던 차.

현대자동차는 긴 시간 우리와 함께해온 쏘나타와 그 전신인 스텔라를 매개로 함께 타는 차를 만들었던 그 마음을 돌아보고 되새기고 있는 것입니다.

페이지를 넘길수록 리트레이스 매거진이라는 이름이 왜 이렇게 잘 어울리는지 이해하게 됩니다.

차와 함께한 사람들의 속도, 관계, 일상의 기록물이기 때문입니다.





■ 간밤의 단상


아시겠지만 전 평소 잡지도 많이 읽는 편입니다.

현대자동차의 리트레이스 매거진은 처음이었지만 즐겨 읽는 매거진 B (Magazine B)처럼 친숙하고 재미있게 구성되어 있어 쉽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현대자동차에 대한 인식이 분명히 달라진 것도 사실입니다.

시간을 대하는 태도가 성실한 브랜드라는 인상이 가장 크게 남았습니다.



"우리 자동차만이 미래를 꿈꾸며 손수 도면을 그리고 설계했던 그 시절, 첫 시도에 따르는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더 좋은 차를 더 많은 사람에게 선사하겠다는 정주영 창업회장의 의지는 오늘의 쏘나타에 여전히 깃들어 있다. 익숙하고 편한 길을 벗어나 누구보다 먼저 시행착오를 겪어낼 용기가 없었더라면, 쏘나타의 자리를 그 어떤 차가 대신할 수 있었을까."



이렇듯 과거를 미화하지 않았다는 점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성공의 순간뿐 아니라 도전, 시행착오, 낯선 시장을 향한 불안까지 담담하게 기록합니다.

그래서 이 매거진은 과거를 돌아보는 데서 멈추지 않고 미래 모빌리티를 향한 방향 감각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스텔라와 쏘나타는 혁신을 과시하기 위한 모델이라기보다는 더 많은 사람이, 더 멀리, 함께 갈 수 있도록 길을 닦아온 차였습니다.

전동화와 연결, 속도가 강조되는 시대에 리트레이스 매거진은 오래된 관계의 의미와 가치를 이야기합니다.

오늘날 기술의 발달로 연결은 쉬워지고 끊김은 더 빨라졌습니다.

이러한 세상 속에서도 우리가 자동차를 여전히 소중하게 생각하는 이유는 자동차가 늘 우리 가장 가까운 곁에서 사람과 사람 사이를 잇는 경험을 제공해주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역사의 한 장면 속에서


스텔라와 쏘나타는 한국 현대사의 크고 작은 순간들을 함께 지나왔다. 개개인의 추억 속 한편에 자리할 뿐만 아니라, 현대 자동차의 기술 발전에 있어서도 세대마다 큰 획을 그어온 차다.

가장 오랜 역사를 이어온 이 모델에는 우리 모두의 시간과 추억이 담겨 있다. 이를 공유하는 것만으로도 세대를 잉며 소홀하기 쉬운 오랜 인연에 새로운 의미를 더한다.


유행은 돌고 돈다는 말이 있죠?

요즘의 레트로 열풍들을 단순히 복고나 유행의 반복이 아닌 세대를 건너 기억을 공유하는 방식이라고 말합니다.

20~30년 전의 음악이 리메이크되어 다시 불려질 때, 그 노래는 개인의 추억을 넘어 부모 세대와 자녀 세대가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공통의 언어가 됩니다.


자동차도 마찬가지입니다.

자동차, 특히 오랜 시간 이름을 유지해온 차는 그 자체로 시대를 관통하는 아이콘이 됩니다.

우리에게는 스텔라에서 시작해 쏘나타로 이어진 역사가 그 대표적인 예입니다.

1983년 스텔라의 등장부터 2025년 현재까지 이어진 쏘나타의 시간에는 개인의 삶은 물론 국가의 희로애락까지 겹겹이 쌓여 있습니다.

아시안게임, 88 올림픽, 외환위기, 월드컵 4강 신화까지!

스텔라와 쏘나타는 늘 그 한가운데에 있었습니다.

그래서인지 단순한 중형 세단을 넘어 한국 사회의 성장과 흔들림을 함께 견뎌낸 존재로 기억되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자동차 전문 매거진에 기자로 입사하게 된 이동희 기자는 쏘나타로 인해 인생의 방향까지 바꿔놓게 됩니다.

당시 국내 자동차들의 경쟁 구도가 심해 현대자동차의 광고 대행사에서 온 기획자들이 쏘나타의 이름을 바꾸는 게 좋을지 의견을 들으러 온 것인데 그는 쏘나타라는 이름은 지켜야 한다고 말합니다.

전통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시간 속에서 차곡차곡 쌓이는 것이라는 이유에서였습니다.

그 말은 실제로 광고가 되었고 <전통을 이어가는 차가 좋은 차입니다. 쏘나타 lll>라는 문장은 당시 현대자동차가 스스로를 정의한 선언처럼 남게 됩니다.

이후 EF 쏘나타는 독자 개발한 중형 플랫폼과 엔진을 품으며 기술적 전환점이 되었고 외환위기라는 거대한 시련 속에서도 끝내 다시 일어서는 모델이 됩니다.


이제 스텔라와 쏘나타는 단순한 모델명이 아니라 현대자동차가 어떤 브랜드가 되고자 했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문장처럼 느껴집니다.

이름을 지킨다는 것은 기술보다 먼저 신뢰를 쌓는 일이고 속도보다 시간을 존중하는 선택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동차는 지나가지만 함께 탄 시간은 남는다!

이번 리트레이스 매거진이 말하고자 하는 스텔라와 쏘나타의 본질도 아마 여기에 있을 것입니다.


오늘은 이 문장을 마음에 남겨보며 하루를 시작합니다.

"좋은 차는 속도를 남기지 않고 함께한 시간을 남긴다."



■ 건넴의 대상


현대자동차 브랜드의 철학이 궁금한 분

스텔라, 쏘나타에 개인적인 기억이 있는 분

오래된 관계의 소중함을 되돌아보고 싶으신 분




KEYWORD ▶ 스텔라 | 쏘나타 | 현대헤리티지 | 리트레이스매거진 | 현대자동차매거진 | 브랜드아카이브 | 자동차헤리티지

『리트레이스 매거진 : 스텔라 & 쏘나타』는 현대자동차가 지나온 길을 자랑하지 않고 조용히 기억하는 방식을 보여주는 매거진입니다.

시리즈로 이어지는 현대자동차 리트레이스 매거진의 다음 호에서는 또 어떤 모델과 시간이 호출될지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공감이 닿는 장면이 있다면 당신의 스텔라와 쏘나타의 기억도 함께 나눠주세요.

이 기록은 읽는 사람의 기억이 더해질 때 비로소 완성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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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생활 - 마그누스 프리드

장르 : 에세이 · 외국에세이 · 힐링 에세이

출판사 : 북플랫 (2025)

키워드 : 고요한 생활, 에세이 추천, 힐링에세이, 마음챙김, 명상 에세이, 조용한 삶, 슬로우 라이프




고요는 멈춤이 아니라 삶을 다시 중심으로 되돌리는 선택이다.




■ 끌림의 이유


요즘의 일상은 지나치게 시끄럽습니다.

알람은 멈출 줄 모르고 생각은 끊임없이 말을 걸어오죠.

지금 쉬고 있다고 느끼는 순간조차 마음은 다음 일정과 다음 걱정으로 이미 앞서 있습니다.

여느 때처럼 신간과 베스트셀러를 보던 중에 한 책제목에 사로잡히게 되었습니다.


무언가를 더 성취하라고 더 빠르게 움직이라고 말하는 책들 사이에서 『고요한 생활』은 삶의 볼륨을 낮추는 선택을 건넵니다.

저자 마그누스 프리드는 스웨덴 남부에서 태어나 청소년 시절 명상을 처음 접했고 이후 인도 문화 연구를 전공하며 티베트 언어와 문화를 깊이 탐구한 사람입니다.

현재는 스웨덴에서 아쉬탕가 요가와 명상 수업을 지도하며 누구나 일상 속에서 고요함을 경험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이 책의 고요는 현실을 떠나는 이상적인 상태가 아닙니다.

고요는 도망도, 단절도 아닌 분주한 삶을 다시 정렬하기 위한 태도에 가깝습니다.

속도를 조금 줄이고 자극을 하나 덜어내고 생각의 소음을 잠시 밀어낼 때, 비로소 자신에게 도달할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이 책은 큰 결심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대신 하루의 리듬, 말의 속도, 혼자 있는 시간의 질 같은 아주 사소한 일상을 다시 바라보게 만듭니다.

읽는 내내 제 자신이 얼마나 시끄럽게 살고 있는지에 대해 생각해보게 만들어준 에세이였습니다.



■ 간밤의 단상


이 책에서 말하는 고요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상태가 아닙니다.

중요하지 않은 것들이 잠시 물러나고 정말 필요한 감정과 생각만 남아 있는 상태에 가깝습니다.

우리는 늘 연결되어 있지만 정작 자기 자신과는 멀어져 살아갑니다.

저자는 잠깐의 침묵과 고요가 내 감정을 이해하고 삶에 명료함과 의미를 만들어낸다고 말합니다.

그 문장을 따라 읽다 보니 하루를 굳이 빼곡하게 채우지 않아도 되는 용기,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이 결코 비어 있는 시간이 아니라는 안도감이 조용히 따라왔습니다.

더 잘 살기 위해서가 아니라 덜 흔들리기 위해 우리가 왜 고요를 연습해야 하는지를 알려줍니다.

삶을 줄이는 법이 아닌 삶의 중심을 다시 잡는 법을 알려주는 책이기에 지금의 저에게 더 와닿았던 것 같습니다.


분명 조용한 상태에 있음에도 번뇌와 생각이 많아 내면의 시끄러움이 심해지면 꼭 읽어보세요.

주말에 읽기 좋은 책입니다.



■ 건넴의 대상


일상이 지나치게 소란스럽게 느껴지는 분

명상, 고요한 삶에 관심 있는 분

힐링할 수 있는 에세이를 찾는 분




KEYWORD ▶ 고요한 생활 | 마그누스 프리드 | 북플랫 | 외국에세이 추천 | 힐링에세이 | 명상 에세이 | 마음챙김 | 조용한 삶 | 슬로우 라이프 | 간밤에읽은책 | 에세이 추천

마음을 멈춰 세운 문장 하나가 있었다면 공감과 댓글로 함께 나눠주세요.

여러분에게 이번주 주말이 고요하고 따뜻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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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고려 시대 문인이었던 이규보의 시 「시벽」을 함께 읽어보려 합니다.

이 시는 시를 사랑하는 마음이 어느덧 병이 되어버린 한 시인의 솔직하고도 유머 어린 자화상입니다.




시벽 - 이규보


나이 이미 칠십을 넘었고

지위 또한 정승에 올랐네.

이제는 시 짓는 일 벗을 만하건만

어찌해서 그만두지 못하는가.

아침에 귀뚜라미처럼 읊조리고

저녁엔 올빼미인 양 노래하네.

어찌할 수 없는 시마(詩魔)란 놈

아침저녁으로 몰래 따라다니며

한번 붙으면 잠시도 놓아 주지 않아

나를 이 지경에 이르게 했네.

날이면 날마다 심간(心肝)을 깍아 내

몇 편의 시를 쥐어짜내니

기름기와 진액은 다 빠지고

살도 또한 남아 있지 않다오.

뼈만 남아 괴롭게 읊조리니

이 모양 참으로 우습건만

깜짝 놀랄 만한 시를 지어서

천 년 뒤에 남길 것도 없다네.

손바닥 부비며 혼자 크게 웃다가

웃음 그치고는 다시 읊조려 본다.

살고 죽는 것이 여기에 달렸으니

이 병은 의원도 고치기 어려워라.




■ 해설 및 주제 분석


「시벽」은 말 그대로 시를 짓는 병에 대한 고백입니다.

흔히 우리가 말하는 '-벽'은 고치기 어려운 버릇을 의미하는데 시인은 이 앞에 시를 붙입니다.

그는 이미 나이도 많고 사회적으로는 정점에 오른 인물이지만 그 모든 조건에도 불구하고 시를 멈추지 못하는 자신을 솔직하게 드러냅니다.


귀뚜라미, 올빼미 같은 비유는 시를 짓는 일이 의식처럼 반복되는 삶의 습관이 되었음을 보여주고 시마라는 표현은 시가 기쁨인 동시에 벗어날 수 없는 집요한 존재임을 드러냅니다.

심간을 깎아내고 진액이 빠질 만큼 시를 쥐어짜는 모습은 창작의 고통과 소모를 과장되게 묘사하면서도 웃음을 자아냅니다.

이 시의 묘미는 자기연민이 아니라 자기풍자에 있습니다.

시를 사랑하지만 그 사랑이 삶을 좀먹는다는 사실조차 웃음으로 받아들이는 태도 속에서 우리는 한 인간이 자신의 본성을 끝내 놓지 못하는 모습을 봅니다.



■ 시가 주는 메시지


어떤 사람에게는 일이 아닌 운명처럼 놓을 수 없는 것이 있습니다.

그래서 때로는 창작 자체가 매우 고통스럽고 비효율적이지만 그럼에도 멈출 수 없는 것이 또 창작입니다.

좋아하는 일은 삶을 소모시키면서도 동시에 살아 있게 만드니깐요.

시인은 시를 통해 말합니다.

이 병은 고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고치지 않기로 한 병이라고.



■ 하나의 감상


처음 이 시를 읽었을 때 약간의 씁쓸함도 없지 않아 있었습니다.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혹은 좋아하는 일을 쉽게 놓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시인의 고백이 낯설지 않을 것입니다.

힘들다고 말하면서도 의미 없다고 투덜대면서도 결국 다시 손바닥을 부비며 혼자 읊조리는 그 모습이 어쩐지 우리 자신의 모습 같아서 말이죠.


이 시는 묻습니다.

그럼에도 당신은 왜 계속하고 있나요?

그리고 조용히 답하게 만듭니다.

그게 나니까.




♥ KEYWORD

이규보 시 독후감 | 시벽 감상 | 시를 사랑하는 마음 | 고전시 추천 | 창작의 고통 시 | 글쓰는 사람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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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우행 2025-12-20 06: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치지 않기로 한 병이라니..... 정말 시를 좋아하는 이규보의 그 마음을 헤아릴 수 있네요.
 




멀리도 가까이도 느긋한 여행 - 마스다 미리

장르 : 에세이 · 여행에세이 · 해외여행에세이 · 외국에세이

출판사 : 북포레스트 (2025)

키워드 : 마스다 미리 여행에세이, 혼자 여행, 느긋한 여행, 해외여행 에세이 추천, 여행 힐링 에세이




여행은 멀리 가서가 아니라 천천히 바라볼 때 비로소 시작됩니다.




■ 끌림의 이유


짤막한 대화와 함께 만화가 전부인데도 마스다 미리 시리즈는 계속 보게 되는 매력이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신간 소식만 듣게 되면 계속 사게 됩니다.

마스다 미리의 여행 이야기는 언제나 따뜻하게 다가옵니다.

대단한 사건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그날의 기분과 컨디션을 존중하는 하나의 생활처럼 그려내 계속 읽게 되는 것 같습니다.


멀리 떠나도 좋고, 가까운 곳도 괜찮습니다.

중요한 건 어디까지 갔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나다운 속도로 머물렀느냐라는 사실을 저자는 늘 정확히 짚어냅니다.

혼자 여행의 시행착오를 담았던 『혼자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하루의 즐거움에 집중했던 『세계 방방곡곡 여행 일기』를 지나 이번 책에서는 한결 더 여유로워진 시선이 느껴집니다.

이제 무리하지 않는다는 태도가 여행 전체의 온도를 낮춘 느낌입니다.



■ 간밤의 단상


이 책의 중심에는 느긋함이 있습니다.

관광 명소를 빠짐없이 도는 일정도 없고 맛집 리스트를 체크하느라 분주하지도 않습니다.

오늘은 조금 걷고 내일은 더 쉬어도 괜찮다는 태도 하나하나가 여행을 더 깊게 만듭니다.


스위스에서는 조금만 올라가는 하이킹으로도 충분하다고 말하며 알프스의 꼭대기까지 오르지 않습니다.

예전 같았으면 아쉬웠을 선택을 지금은 적당해서 좋다고 받아들이는 것이지요.

결국 여행에서도 중요한 건 체력보다 마음입니다.


이 책을 읽고나면 시시한 여행은 없다는 말이 진심이라는 것을 알게 되는데 제 친구들과의 여행이 계속해서 떠올랐습니다.

예전에는 하나라도 더 보고 느끼기 위해 체력을 한껏 소모하며 다녔는데 지금은 느긋하게 휴식하며 여행지를 온 마음으로 느끼는 것 자체를 더 즐기고 있습니다.

아무 일도 하지 않은 하루처럼 보이는 날에도 그 시간에는 몸을 꼭 쉬게 하고 회복시키고 다시 걷는 것이지요.

여행의 끝마다 실린 짧은 만화 역시 이 책을 더 사랑스럽게 만드는 요소입니다.

긴 설명 없이도 '역시 여행은 좋구나!'라는 마음이 자연스럽게 남습니다.


오늘은 유독 여행이 간절해지는 밤입니다.



■ 건넴의 대상


혼자 여행을 계획 중인 분

힐링되는 여행에세이를 찾는 분

마스다 미리 특유의 에세이를 좋아하는 분




KEYWORD ▶ 마스다 미리 | 멀리도 가까이도 느긋한 여행 | 여행에세이 추천 | 혼자 여행 | 해외여행 에세이 | 힐링 에세이 | 느긋한 여행

『멀리도 가까이도 느긋한 여행』은 어디로 갈지보다 어떻게 머물지를 먼저 생각하게 만드는 책입니다.

지금 당장 떠나지 않아도 여행을 대하는 마음부터 조금 느슨해지고 싶다면 이 책을 곁에 두어도 좋겠습니다.

공감이 닿은 문장이 있다면 댓글로 당신만의 느긋한 여행을 나눠주세요.

이 공간은 그런 이야기들로 더 깊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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