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마음엔 무적의 여름이 숨어 있다 - 꺾여도 다시 일어서는 몸과 마음의 과학
바스 카스트 지음, 유영미 옮김 / 갈매나무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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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마음엔 무적의 여름이 숨어 있다

저자 바스 카스트

갈매나무

2024-06-17

인문학 > 심리학/정신분석학 > 교양 심리학





오늘 올렸던 「감으로 읽고 각으로 쓴다」와 비슷한 주제라 연달아 올려봅니다.

「감으로 읽고 각으로 쓴다」 ▶ https://blog.naver.com/hanainbook/223481533617

아직도 쉬쉬하지만 우울과 불안, 공황장애와 같은 정신적 문제는 이제 현대 사회의 특징으로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특히 경쟁이 심한 한국에서 말이죠.

몇 년 전과 비교했을 때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하니 이는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저자 또한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전작이 자국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작가로서의 꿈을 실현시켰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저자는 심한 우울증에 시달리게 됩니다.

그토록 고대했던 작가로서의 꿈을 이뤘지만 우울감과 실망감이 왜 자신을 감싸는 것인지 알 수 없던 저자는 끊임없이 괴로워했고 결국 스스로 해결책을 찾아보자고 마음먹게 됩니다.

그렇게 그는 잃어버렸던 내면의 힘을 발견하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찾아낸 효과적인 전략을 담은 책이 바로 『우리 마음엔 무적의 여름이 숨어 있다』입니다.





책은 크게 몸과 마음 2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부에서는 식단, 운동, 수면 그리고 면역계 질환 등에 관한 내용으로 올바른 신체적 습관이 어떻게 마음을 회복시켜 주는지에 대해 설명합니다.

음식으로 불안을 물리칠 수 있다는 사실 아시나요?

멜버른에 위치한 디킨대학교의 펠리체 자카 교수는 음식과 기분 연구소의 소장입니다.

2010년 논문에서 채소, 과일, 통곡물 제품을 많이 먹고 가공되지 않은 붉은 육류를 소량 섭취하는 여성이 정크푸드, 탄산음료를 즐기는 여성보다 우울증과 불안장애에 걸릴 위험이 적음을 지적했습니다.

당시 논문을 발표했을 때 회의적인 반응이 대다수였고 현재도 논란이 분분하긴 하지만 다수의 연구 결과를 근거로 들면 뇌의 몇몇 영역에서는 신경세포가 새로 생겨날 수 있다고 합니다.

뇌 속 해마에서는 매일 약 700개의 새로운 신경세포가 생겨난다고 추정합니다.

기억 형성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다양한 단편적 기억으로부터 일관된 이야기를 엮어내주며 다른 뇌 영역과 협력해 감정을 조절해주기 때문에 해마는 여러모로 매우 중요한 기능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실제 우울증 환자들은 기억력 감퇴와 집중력 저하를 호소합니다.

실제 MRI를 찍어보면 해마의 부피가 줄어들었음을 알 수 있죠.

이런 해마에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건강한 식생활, 피트니스 프로그램, 해독요법과 같은 것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건강한 식단이 우리의 감정에도 직결될 수 있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적절한 운동이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한다는 사실은 누구나 다 알고 있을 겁니다.

격한 운동을 할 수 없는 상태라 저는 스트레스 조절을 위해 밤마다 빨리 걷기를 실천하고 있습니다.

숨이 턱까지 차오를 만큼 열심히 운동하는 것이 스트레스 조절에 효과적이라는 것을 몸소 체험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건강에 맞게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것은 현대인에게 꼭 필요한 활동 중 하나입니다.





2부에서는 마음 자체를 어떻게 훈련하는 지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책에서는 불안을 잠재울 방법으로 명상, 스토아철학, 환각제 치료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스토아 철학은 지난주에 리뷰한 책과 연결됩니다. 바로 「내가 109세 찰리에게 배운 것들」입니다.

「내가 109세 찰리에게 배운 것들」 ▶ https://blog.naver.com/hanainbook/223472306960

철학을 전공하지 않았지만 철학자와도 같던 찰리의 조언에는 스토아 철학의 본질이 담겨 있었죠.

내면을 단단하게 길러보고자 지난주부터 스토아 철학과 관련된 책과 정보들을 살펴보며 자료를 수집하고 실천중인데 이에 관련한 자료와 함께 실질적인 효과가 있었는지 공유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누구나 한 번쯤은 위기를 겪게 됩니다.

인간 관계, 학업, 취업, 경제적 문제 등으로 인해 혹은 저자처럼 갑작스레 이유 없이 우울증이 발현되기도 합니다.

우리는 매순간 불안을 먹고 삽니다.

미래를 위해 살고 있기에 아직 다가오지 않은 미래가 불안정하게 느껴지기 때문이죠.

그래서 몸 하나만 돌보거나 마음 하나만 돌보아선 안 됩니다. 몸과 마음, 두 측면 모두 살펴줘야 삶의 균형을 맞출 수 있습니다.

정신건강은 한 번 악화되면 회복하는데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합니다.

더욱이 오래 방치하면 방치할수록 회복하는데 시간이 많이 소요되죠.

그때 왜 돌보지 못했을까 하는 후회가 늦지 않게 마음만큼은 꼭 돌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저자가 말했듯이 우리의 내면에는 결코 시들지 않는 무적의 여름이 있습니다.

외부 상황과 상관없이 텐션 높은 마음을 유지할 수 있는 회복탄력성이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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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으로 읽고 각으로 쓴다 - 활자중독자 김미옥의 읽기, 쓰기의 감각
김미옥 지음 / 파람북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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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으로 읽고 각으로 쓴다

저자 김미옥

파람북

2024-05-10

인문학 > 책읽기/글쓰기 > 글쓰기





"나를 지켜준 것은 읽기였고 나를 일으켜 세운 것은 쓰기였다."

서평가이자 문예평론가인 저자는 알아주는 책덕후라 합니다.

저자는 건강 문제로 조기 은퇴하게 되면서 평생 소원이었던 책읽기에 몰두하기 시작합니다.

읽고 싶은 책을 몽당 주문해 읽는 것이지요. 특이하다면 그녀는 페이스북에만 독후감을 올린다는 것입니다.

책에서는 저자가 책읽기에 빠진 사연과 함께 그간 올렸던 리뷰들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저자의 글을 읽고 나니 독자들이 그녀의 글을 왜 좋아했는지 단박에 알 수 있었습니다.

간결한 문장 속, 핵심 정리도 확실한데다 다독으로 다져진 배경 지식까지 풍부하니 열광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가난하고 병치레가 많은데 이사까지 자주 다녀 친구가 없던 저자에게 책은 유일한 친구였다고 합니다.

이를 눈여겨본 담임선생님은 저자에게 책을 읽고 정리하는 일을 맡기게 됩니다.

학급문고를 만든 담임선생님은 반 아이들에게 책 한 권씩을 가져오라고 말합니다.

어린이들이 읽을 법한 책들 사이에 한국단편문학전집은 양반이었습니다. 성인 소설을 보내는 부모도 있었으니깐요.

일본 소설 『태양의 계절』에서 남자가 생식기로 문풍지를 뚫는 장면을 읽은 어린 저자는 곧바로 책을 폐품수거함에 넣었다고 합니다.

그때를 계기로 여러 책을 읽으면서 저자는 나만의 글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백일장에서 상도 곧잘 받았으니 작가가 될 것이라 모두가 생각했지만 여고 시절 읽었던 책을 계기로 작가가 아닌 독자가 되리라 결심하게 됩니다.

버지니아 울프, 『자기만의 방』

책 속 주인공의 혹독했던 시대를 보며 저자 또한 별반 달라질 게 없을 것 같다는 절망감 때문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책을 놓지 않을 수 있던 이유는 나름의 운이 저자에게 있었기 때문입니다.

문예반 지도 선생님은 문학과 관련된 계간지를 정기구독하고 있어 저자에게 권했고 저자가 가정교사로 전전할 때 가는 집마다 서재가 있어 과학계열의 책을 접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후 사회인이 되고 고된 직장일에 과부하가 걸려 공황장애가 왔었는데, 그녀를 구제해준 건 다름아닌 읽고 쓰는 행위였다고 합니다.

해외 출장길, 공항 음식점에 약병울 두고 오는 바람에 기내에서 순간 숨을 쉴 수 없게되자 승무원은 저자에게 넓은 자리로 옮겨주게 됩니다.

저자는 턱 턱 막히는 숨을 내쉬며 쓰기에 집중했고 곧이어 작은 노트 한 권이 채워지니 호흡 또한 편해졌다고 합니다.

그때부터 책을 읽고 독후감 쓰는 일이 습관으로 굳어졌다고 합니다.

이후 건강문제로 인해 명퇴하고 활자중독의 일상을 보낼 수 있게끔 자기만의 방을 꾸미게 된 것이지요.





저도 나름 책덕후라 생각했는데 저자야말로 윗 레벨에 머물러있는 책덕후가 아닐까 싶습니다.

전 첫 시작을 블로그로 했기 때문에 블로그가 가장 편하긴 하지만 사실 꾸준히 업로드했다는 점이 가장 놀라웠습니다.

책을 사서 읽고 쓰는 루틴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는데, 예전에도 언급했듯이 전 글쓰기 노트에 먼저 서평을 작성합니다. 수기로요.

그러다보니 지금 운영하고 있는 블로그들과 인스타그램까지 하려니 너무 벅차서 [번아웃→잠수] 단계에 이르고 싶을 때가 가끔 있지만, 그래도 방치하고 싶진 않아 나름 열심히 꾸려가고 있습니다.

책을 읽고 나니 훗날 백과사전 두께만큼 두꺼워진 제 서평록도 잘 다듬어 책으로 내보고 싶은 바람입니다.


시간이 흐를 수록 숨 쉴 틈 없는 세상으로 변모하다 보니 누구나 한 번쯤은 정신과적 문제를 앓게 되는 것 같습니다.

신경정신과 가는 것 자체가 쉬쉬하는 분위기이다 보니 괜스레 꺼려지는 게 사실이죠.

꽤 오래 전부터 공황장애를 앓아왔습니다.

참고 참다가 두번이나 기절하게 되자 오랫동안 절 봐준 의사선생님의 소개로 가게 되었고, 그렇게 오래 전부터 지금까지 약을 복용하고 있습니다.

모두가 다 사정을 안고 살고 있듯이 저 또한 무거운 짐을 안고 사는데, 그런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저를 지탱해준 것은 바로 피아노와 책이었습니다.

혼자 꾹 꾹 앓는 스타일이다 보니 모든 것을 혼자 감내했는데 그때마다 피아노 뚜껑을 열었고 책을 펼쳤습니다.

책을 읽고 글을 쓰는 행위가 공황장애를 극복해주지는 못하지만 그나마 숨이 트인다는 게 어떤 기분인지 잘 알고 있습니다.

독서로 삶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세가지 방법은 일단 읽고 당장 쓰고 마음에 담는 것입니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책들은 매우 많죠.

각 분야별로 수많은 책들이 존재하는데 새로운 책 또한 끊임없이 나오고 있으니 그 양은 이루 말하지 못합니다.

혹 책에 정이 붙지 않는다 하더라도 수많은 책중에서 분명 한 권쯤은 마음에 드는 책이 존재할 것입니다.

오래 전부터 삶의 일부인 책과 함께 하는 저자의 일상과 함께 그녀가 추천하는 책들까지 함께 본다면 이 중에서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드는 책이 분명 있을 거라 생각해봅니다.

6월, 책과 함께 하는 일상을 보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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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의 세계 - 우리가 사랑한 영화 속 컬러 팔레트
찰스 브라메스코 지음, 최윤영 옮김 / 다산북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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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의 세계

저자 찰스 브라메스코

다산북스

2024-05-29

원제 : Colours of Film (2023년)

예술/대중문화 > 대중문화론






POST-FACTO COLOURISATION


태초는 어둠 그 자체였습니다. 그 후, 빛이 탄생하는 순간에 접어들게 됩니다. 바로 영사기의 발명입니다.

사진술은 그림술에서 발전해 사실주의를 기반으로 하는데, 영화는 여기서 또 발전해 시간을 조종해 움직이는 상태와 정지된 상태를 공존케 합니다.

컬러영화는 실제 존재하지 않는 요소를 추가하게 되면서 완전한 사실주의의 이상에 가까운 아이러니를 초래합니다.

전문가들은 제한적인 평가에서 벗어나 순수 예술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수 세기 동안 회화가 이룩해 낸 색채의 폭을 따라잡아야 한다는 점을 알고 있었죠.

수많은 사람들이 도전했지만 한계에 직면했고 이후 고유의 색채화 공정을 완성해 흑백 필름에만 의존했던 상황에서 벗어나게 됩니다.

코닥이 사전 착색 필름인 소노크롬을 개발해내기도 합니다.

하지만 실제 색상이 아닌 실제에 근접하려는 시도에 불과했습니다.

그러다 영국의 조지 앨버트 스미스가 키네마 컬러 기법을 고안해 천연색을 최초로 만들어내게 되고 이후 프리즈마 기법도 나오게 되죠.

그럼에도 대공황의 여파로 영화제작사는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흑백 필름을 사용하였습니다.

이제는 가상 현실까지 만들어내는 시기에 접어들었기에, 오랫동안 사랑받았던 흑백 영화를 컬러로 복원하기도 합니다.

다만, 영화계의 순수주의자들은 작품을 훼손하는 행위로 보고 비난하고 있어 흑백영화의 사후 색채화는 여전히 논란의 대상입니다.

색상의 간섭 자체는 큰 위협이 아닐 수 있지만 이를 통해 피부색을 교묘하게 바꾼다면 이는 이야기가 달라지지요.

현재 딥페이크 기술로 피해를 보고 있는 상황과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루 중 글 읽는 시간만큼 기다려지는 시간이 바로 미드·영화 보는 시간입니다.

고전 영화도 좋아하는 스타일이라면 종종 보곤 하는데, 특히 제 최애는 바로 「Roman Holiday」와 「Breakfast At Tiffany's」지요.

「Breakfast At Tiffany's」는 흑백으로 먼저 본 뒤 이후 컬러로도 보았는데 희한하게 처음 흑백으로 보았을 때의 느낌을 오롯이 느낄 순 없었습니다.

처음 흑백으로 접했을 때 머릿 속에서 그려진 색이 완벽하게 드러맞지 않아서였을까요?


영화를 구성하는 요소는 변하기 마련이기에 고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색상은 다르죠. 색상의 변화는 시간의 흐름에 따른 불가피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영화의 특정 장면을 구글링해보면 같은 이미지더라도 색상이 다른 이미지를 여럿 볼 수 있습니다.

이렇듯 색이란 쉽게 변하고 정의 내리기 어려운 영역입니다.






책에서는 영화에서 색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고 무엇이 될 수 있는지를 설명해줍니다.

특히 해당 분야의 최고 전문가들이 영화 속에 적용한 개념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기도 하죠.

50편의 영화를 통해 색이 지닌 잠재력을 탐구하고 있어 매우 교육적인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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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의 세계

저자 찰스 브라메스코

다산북스

2024-05-29

원제 : Colours of Film (2023년)

예술/대중문화 > 대중문화론





영화는 고정되어 있지 않다. 영화를 구성하는 모든 요소는 변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영화의 색상은 다르다. 색상의 변화는 창의적으로 의도한 개입에 의해서라기보다는 시간의 흐름에 따른 불가피한 일이라고 볼 수 있다.



…… 관점이 바뀌면 광고, 포장, 건축, 그리고 길을 가다 마주치는 모든 대상의 색채적 의도를 좀 더 깊이 관찰하고 비판할 수 있게 된다. 나아가 이를 현실에도 적용할 수 있다.

색은 기쁨이자 에너지요, 삶 그 자체다. 적절한 도구와 화학물질, 그리고 약간의 영감만 있다면 영화는 우리를 어디로든 데려가서 무엇이든 보여줄 수 있다.



색상의 간섭 자체는 큰 위협이 아닐 수 있다. 하지만 이를 통해 피부색을 교묘하게 밝게 하거나 어둡게 할 수 있다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 빨간색을 파랗게, 어두운 색을 밝게 만들 수 있다면 대중매체의 교묘한 속임수에는 한계가 없어질 것이다.



1939년, 대공황에서 비롯된 10년 동안의 경제적인 빈곤으로 미국인의 사기는 떨어질 대로 떨어진 상태였다. 그 시기에 개봉한 「오즈의 마법사」는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대중오락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신비한 나라로 떠나는 도로시의 상상 속 모험은 현실에 지친 관객에게 일탈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비록 고단함에서 벗어나는 시간은 한두 시간에 불과할지라도 말이다



여전히 해마다 가장 예술적이며 모험적인 개봉작 중 일부는 디지털이 아닌 코닥 필름으로 촬영해 호응을 얻고 있다. 2021년 개봉한 에드거 라이트의 「라스트 나잇 인 소호」, 웨스 앤더슨의 「프렌치 디스패치」, 스티븐 스필버그의 리메이크작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등은 필름 스트립의 생생한 색채와 질감으로 과거의 미학을 모방한다. 물론 이 방식은 현대 영화 산업의 재정적 제약과 기술 노하우 부족으로 더는 참신하게 느껴지지 않지만, 영화에 대한 사랑이 지속되는 한 계속될 것이다. 역사적 전통을 중시하는 관객에게 코닥의 필름은 그 자체로 인간의 독창성을 바탕으로 한 섬세한 작품으로서 영화의 정수를 담아낸다.



정적이 내려앉아 장례식을 연상케하는 실내는 불안을 암시하는 빨간색과 충돌한다. 가령 자매 한 명이 남편을 내쫓기 위해 유리 파편으로 자해하며 피 흘리는 장면이 회상으로 등장한다. 베리만 감독은 페이드인 기법을 빨간색으로 처리해 인간은 모두 빨간색에서 비롯됐음을 전달한다. 그래서 장면이 전환될 때마다 화면은 붉게 물든다.



컬러 영화가 등장하고부터는 선악을 묘사하는 일이 그리 간단하지 않았다. 영화 제작자들은 따뜻한 색과 차가운 색을 어떻게 활용할지 서로 엇갈린 의견을 보였다. 예를 들어, 「스타워즈」에서 평화의 수호자 제다이의 라이트세이버는 파란색이나 녹색(내면이 평온하게 하나 됨을 의미)으로 빛나고, 테러리스트 시스의 것은 빨간색(분노와 충동, 불을 의미)으로 빛난다. 그러나 「해리 포터」에서는 소년 마법사 해리의 지팡이가 빨간색(용맹함을 지닌 고결한 귀족 혈통을 암시)을, 어둠의 군주 볼드모트의 지팡이가 녹색(뱀, 화려함, 독성을 암시)을 띤다. 그러니 색에 대한 결론은 하나로 내리기 어렵다.



영화의 첫 장면, 꽉 막힌 로스앤젤레스의 도로에서 원색 옷을 입은 사람들이 자동차 위로 올라와 춤을 춘다. 수영장이 딸린 정원에서 불꽃놀이도 즐기는 파티로 미아를 끌어들이기 위해, 그녀의 친구들은 젤리 같은 알록달록한 드레스를 차려입고 그와 어울리는 진청색 드레스로 미아를 유혹한다. 다음날 아침은 다소 실망스러울지언정, 파티의 밤은 놀랍도록 짜릿하고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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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느질하는 고슴도치

저자 재발견생활

훨훨나비

2024-05-22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창작동화





'잘할 수 있을까?'


고슴도치는 밤새 걱정으로 뒤척이다 아침 일찍 일어나 앉았어요.

오늘은 숲속 마을 체육대회가 열리는 날입니다.

고개 숙여 짧은 다리를 보니 저절로 한숨이 나왔지요.

두 팔을 앞으로 한껏 뻗어 봅니다.

역시나 가늘고 짧아서 누가 보는 것도 아닌데 벌써부터 주눅이 들었어요.


"어딜 그렇게 힘없이 가니?"


하얗고 보드라운 털을 가진 큰고니가 나타났어요.

하늘을 날다가 고슴도치를 발견하곤 우아한 동작으로 살포시 내려앉았지요.

큰고니가 앞에 서니 고슴도치는 가뜩이나 볼품없어 보이는 자신이 너무나 초라하게 느껴졌어요.


"달리기 경기하러 가. 잘해야 할 텐데 말이야."

"암, 잘할 수 있고말고. 네가 매일 달리기 연습하는 걸 하늘에서 지켜봤단다. 나도 참가하는 경기가 있어. 우리 함께 잘해 보자!"


고슴도치가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말하자, 큰고니는 웃으며 말을 건넸어요.


환호성 하나 없이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정말이지 쓸쓸했습니다. 태양은 하늘 높이 빛나고 그림자 하나 없는데, 오직 고슴도치만 어둠을 뒤집어쓴 것 같았지요.


울다 보니 목이 말랐던 고슴도치는 두 손 모아 맑은 물을 떠 마셨어요.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일까요?


정신이 번쩍 든 고슴도치는 벌떡 일어났어요.

가슴에서 유난히 밝은 빛이 새어 나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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