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으로 읽고 각으로 쓴다 - 활자중독자 김미옥의 읽기, 쓰기의 감각
김미옥 지음 / 파람북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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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으로 읽고 각으로 쓴다

저자 김미옥

파람북

2024-05-10

인문학 > 책읽기/글쓰기 > 글쓰기





"나를 지켜준 것은 읽기였고 나를 일으켜 세운 것은 쓰기였다."

서평가이자 문예평론가인 저자는 알아주는 책덕후라 합니다.

저자는 건강 문제로 조기 은퇴하게 되면서 평생 소원이었던 책읽기에 몰두하기 시작합니다.

읽고 싶은 책을 몽당 주문해 읽는 것이지요. 특이하다면 그녀는 페이스북에만 독후감을 올린다는 것입니다.

책에서는 저자가 책읽기에 빠진 사연과 함께 그간 올렸던 리뷰들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저자의 글을 읽고 나니 독자들이 그녀의 글을 왜 좋아했는지 단박에 알 수 있었습니다.

간결한 문장 속, 핵심 정리도 확실한데다 다독으로 다져진 배경 지식까지 풍부하니 열광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가난하고 병치레가 많은데 이사까지 자주 다녀 친구가 없던 저자에게 책은 유일한 친구였다고 합니다.

이를 눈여겨본 담임선생님은 저자에게 책을 읽고 정리하는 일을 맡기게 됩니다.

학급문고를 만든 담임선생님은 반 아이들에게 책 한 권씩을 가져오라고 말합니다.

어린이들이 읽을 법한 책들 사이에 한국단편문학전집은 양반이었습니다. 성인 소설을 보내는 부모도 있었으니깐요.

일본 소설 『태양의 계절』에서 남자가 생식기로 문풍지를 뚫는 장면을 읽은 어린 저자는 곧바로 책을 폐품수거함에 넣었다고 합니다.

그때를 계기로 여러 책을 읽으면서 저자는 나만의 글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백일장에서 상도 곧잘 받았으니 작가가 될 것이라 모두가 생각했지만 여고 시절 읽었던 책을 계기로 작가가 아닌 독자가 되리라 결심하게 됩니다.

버지니아 울프, 『자기만의 방』

책 속 주인공의 혹독했던 시대를 보며 저자 또한 별반 달라질 게 없을 것 같다는 절망감 때문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책을 놓지 않을 수 있던 이유는 나름의 운이 저자에게 있었기 때문입니다.

문예반 지도 선생님은 문학과 관련된 계간지를 정기구독하고 있어 저자에게 권했고 저자가 가정교사로 전전할 때 가는 집마다 서재가 있어 과학계열의 책을 접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후 사회인이 되고 고된 직장일에 과부하가 걸려 공황장애가 왔었는데, 그녀를 구제해준 건 다름아닌 읽고 쓰는 행위였다고 합니다.

해외 출장길, 공항 음식점에 약병울 두고 오는 바람에 기내에서 순간 숨을 쉴 수 없게되자 승무원은 저자에게 넓은 자리로 옮겨주게 됩니다.

저자는 턱 턱 막히는 숨을 내쉬며 쓰기에 집중했고 곧이어 작은 노트 한 권이 채워지니 호흡 또한 편해졌다고 합니다.

그때부터 책을 읽고 독후감 쓰는 일이 습관으로 굳어졌다고 합니다.

이후 건강문제로 인해 명퇴하고 활자중독의 일상을 보낼 수 있게끔 자기만의 방을 꾸미게 된 것이지요.





저도 나름 책덕후라 생각했는데 저자야말로 윗 레벨에 머물러있는 책덕후가 아닐까 싶습니다.

전 첫 시작을 블로그로 했기 때문에 블로그가 가장 편하긴 하지만 사실 꾸준히 업로드했다는 점이 가장 놀라웠습니다.

책을 사서 읽고 쓰는 루틴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는데, 예전에도 언급했듯이 전 글쓰기 노트에 먼저 서평을 작성합니다. 수기로요.

그러다보니 지금 운영하고 있는 블로그들과 인스타그램까지 하려니 너무 벅차서 [번아웃→잠수] 단계에 이르고 싶을 때가 가끔 있지만, 그래도 방치하고 싶진 않아 나름 열심히 꾸려가고 있습니다.

책을 읽고 나니 훗날 백과사전 두께만큼 두꺼워진 제 서평록도 잘 다듬어 책으로 내보고 싶은 바람입니다.


시간이 흐를 수록 숨 쉴 틈 없는 세상으로 변모하다 보니 누구나 한 번쯤은 정신과적 문제를 앓게 되는 것 같습니다.

신경정신과 가는 것 자체가 쉬쉬하는 분위기이다 보니 괜스레 꺼려지는 게 사실이죠.

꽤 오래 전부터 공황장애를 앓아왔습니다.

참고 참다가 두번이나 기절하게 되자 오랫동안 절 봐준 의사선생님의 소개로 가게 되었고, 그렇게 오래 전부터 지금까지 약을 복용하고 있습니다.

모두가 다 사정을 안고 살고 있듯이 저 또한 무거운 짐을 안고 사는데, 그런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저를 지탱해준 것은 바로 피아노와 책이었습니다.

혼자 꾹 꾹 앓는 스타일이다 보니 모든 것을 혼자 감내했는데 그때마다 피아노 뚜껑을 열었고 책을 펼쳤습니다.

책을 읽고 글을 쓰는 행위가 공황장애를 극복해주지는 못하지만 그나마 숨이 트인다는 게 어떤 기분인지 잘 알고 있습니다.

독서로 삶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세가지 방법은 일단 읽고 당장 쓰고 마음에 담는 것입니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책들은 매우 많죠.

각 분야별로 수많은 책들이 존재하는데 새로운 책 또한 끊임없이 나오고 있으니 그 양은 이루 말하지 못합니다.

혹 책에 정이 붙지 않는다 하더라도 수많은 책중에서 분명 한 권쯤은 마음에 드는 책이 존재할 것입니다.

오래 전부터 삶의 일부인 책과 함께 하는 저자의 일상과 함께 그녀가 추천하는 책들까지 함께 본다면 이 중에서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드는 책이 분명 있을 거라 생각해봅니다.

6월, 책과 함께 하는 일상을 보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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