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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 즐거움은 포기할 수 없어!
구스미 마사유키 지음, 최윤영 옮김 / 인디고(글담) / 2018년 8월
평점 :
♡ 음식은 최고의 힐링이죠, 『먹는 즐거움은 포기할 수 없어!』 ♡
『하나, 책과 마주하다』
일본의 유명한 프로그램 중 '고독한 미식가'라는 드라마가 있는데 국내에서도 꽤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몇 달 전에 한국에서 촬영했다는 소식에 뉴스가 꽤 나왔던 것으로 기억한다.
나는 '고독한 미식가'를 챙겨본지는 않았는데 우연히 TV에서 에피소드 한 편을 봤는데 꽤 인상깊었다.
이전에 내가 봤던 에피소드는 고깃집이었는데 주인공의 고기 대하는 자세가 남달랐다.
우리가 먹는 것처럼 '그냥' 먹질 않는다. 일단 고기에 대한 예의를 지키는 것은 기본이고 몸의 모든 감각을 이용해 먹는다.
그리고 어찌나 깔끔하고 맛있게 먹던지!
이번에 읽은 『먹는 즐거움은 포기할 수 없어!』는 『고독한 미식가』 원작자인 구스미 마사유키의 에세이로 에세이 중에서도 식욕 자극 에세이다.
실제 저자의 식탐은 장난이 아니라고 한다. 음식을 즐길 줄 아는 진정한 미식가라 할 수 있겠다.
내용을 읽다보면 느끼겠지만 어쩜 이렇게 글을 맛있게 쓸 수 있나싶다.
그의 글솜씨는 잘 썼다라는 표현보다 맛있게 썼다라는 표현이 더 잘 어울릴 것이다.
돈가스에 비하면 스테이크는 갱단 같다. 언뜻 보기에도 악역 느낌이다. 검은 가죽 장갑을 끼고 있는 듯하다. 그 속에 큰 금반지도 끼고 있는 듯하다. 반면에 돈가스는 새하얀 목장갑이 어울릴 만한 좋은 사람 같다.
한국 요리점에서 회를 먹었다. …… 먼저 전복죽이 나왔다. 공복의 위로 부드러운 죽이 스며든다. 그리고 김치. 이 김치가 정말이지 감동적으로 맛있었다. 한 입 먹으면 식탐에 불이 붙는 듯한, 풍부한 매콤함 속에 그윽하게 풍기는 단맛이 나는 최고의 김치. 집에서 갓 담근 것 같은 맛이다. …… 거기에 얇게 썬 마늘을 올린다. 나왔다. 생마늘이다. 한국의 특기. 낮부터 마늘 냄새를 풍기게 되는 건가. 허락하지. 그리고 그 위에 통째썰기한 생풋고추를 조금 올린 다음 상추로 전체를 감싼다. '돌돌 마는' 고상한 느낌이 아니라, 삼베 행주처럼 전체를 싸잡아 비틀듯 감싸서 그것을 한 입 가득 볼이 미어터지도록 넣는다는 거다. 아주 와일드하다.
그는 고기구이, 라면, 돈가스, 도시락, 샌드위치, 생선회, 카레라이스, 나폴리탄, 낫토, 오니기리, 컵라면, 장어, 젓갈 그리고 고양이 맘마까지!
그가 먹었던 음식들을 책 한 권에 맛있게 버무려 담았다. 책을 읽으면 알겠지만 그는 모든 음식들을 '그냥' 먹지 않는다.
예를 들면 고깃집에서 맥주를 마셔야 한다면 생맥주는 절대 마시지 않는다. 오로지 병맥주만 고집한다.
왜냐고? 생맥주잔은 기본적으로 무겁기 때문에 그런 무거운 잔을 들고 고기를 대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대개 라면집에 들어가면 굳이 자리를 정해서 앉는가? 저자는 테이블 자리보다 카운터 자리를 고집한다. 기다리는 시간마저 즐기고 싶기 때문이다.
이제 음식은 단순히 '끼니 때우기'용이 아니다. 음식은 당신에게 행복감을 안겨주는 '최고의 힐링'이 될 수 있다.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 행복하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식탐이 있던 식탐이 없던 음식을 즐길 줄만 안다면 잘하고 있는거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