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안녕달 지음 / 창비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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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따뜻한 마음을 담아, 『안녕』

 

 

 

 

 

『하나, 책과 마주하다』

 

책을 읽다 보면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은 책이 있다. 『안녕』이 그랬다.

그림으로만 이루어져 있는 동화책이지만 『안녕』을 읽으면서 느꼈던 감성의 잔상들이 오래 머물 것 같은 느낌이다.

소시지 할아버지의 탄생부터 소시지 할아버지의 친한 친구인 개의 만남과 이별, 그리고 소시지 할아버지의 사후 세계까지 담겨있는 동화이다.

어느 별에 소시지 할아버지가 있었는데 그의 엄마가 돌아가시자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곰인형을 들인다.

어느 날 소시지 할아버지는 반려동물 가게에서 한 개를 만나게 된다. 소시지 할아버지는 그 개를 집으로 데려오지만 처음부터 그들의 사이가 애틋하진 않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서로가 없어선 안 될 정도로 행복하게 지내며 개는 소시지 할아버지의 친한 친구가 된다.

허나 영원함은 존재하지 않는 법, 소시지 할아버지가 죽게되고 죽은 소시지 할아버지는 사후세계에서 나홀로 집에 남겨진 개를 지켜본다. 한편 홀로 있던 개는 밖으로 나오게 되는데 그 때 폭탄아이와 불을 만나게 된다. 홀로 남겨진 개에게 폭탄아이는 손을 내민다. 그리고 숲에서 숨어지내던 불에게 개와 폭탄아이는 손을 내민다. 그렇게 개의 옆에 친구가 있다는 것을 보곤 소시지 할아버지는 안심하게 된다.

나홀로였던 이들이 서로를 의지하며 손을 나오는 장면을 그림으로 보니 뭐라 감정을 표현하기 힘들었다.

숲에서 이들이 빠져나올 때 나무에 불길이 붙었다. 분명 위태롭고 위험한데 막상 그림을 보면 그런 감정이 그닥 들지않았다.

소시지 할아버지부터 곰인형, 개, 폭탄아이, 불은 소외된 존재였다. 하지만 그들은 끝까지 소외된 존재는 아니였다. 서로에게 손을 내밀었기에.

죽음이란 전혀 가벼운 주제가 아닌데 동화책에서는 무겁지않게 받아들여졌다. 본디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이 있는 법이다. 영원할 수 없기에 사람은 언젠가 죽는다. 앞서 올렸던 『모두가 헤어지는 하루』에서 한 에피소드가 문득 떠올랐다.

요즘은 많은 사람들이 병원의 수술실이나 중환자실에서 혼자 죽음을 맞이한다. 가족들도 죽음을 지켜보지 못하고 대부분 사망선고 이후에 통보받는다. …… 가족들은 각자 시간을 내서 지인들에게 연락하고 자신의 슬픔은 알아서 추스르면 그만이다. 죽음은 변하지 않았고 죽음의 본질은 그대로인데 죽음의 처리나 절차, 의식은 점점 간소화되고 세련되게 포장되었다. 슬픔이나 애통함은 밖으로 흘러넘치지 않게 단속하고 죽음 자체도 전선처럼 피복에 싸서 땅 밑에 묻어버리거나 송전탑처럼 높이 띄워버렸다.

할아버지는 아빠가 어렸을 때 돌아가시고 외할아버지는 내가 유치원 때 돌아가셔서 나는 아직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별을 경험하지 못했기에 내가 과연 잘 버틸 수 있을지 장담하진 못할 것 같다. 언제나 강인하다고 떵떵거리지만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

'안녕'이란 말을 조용히 중얼거려보자. 어떤 느낌이 드는가?

만남의 '안녕'은 행복하고 기쁜 감정을 줄 것이고 이별의 '안녕'은 슬프고 먹먹한 감정을 줄 것이다.

입가에서 몇 번이고 중얼거려보니 '안녕'이란 말은 어쩌면 예쁜 말인 것 같다.

지금 이 글을 읽은 당신에게 말하고싶다. "안녕, 오늘 하루 행복하게 보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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