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 짓 - 일상 여행자의 소심한 반란
앙덕리 강 작가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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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딴, 짓

 

 

 

 

 

『책에서 마주친 한 줄』

 

상상에 의한 공포, 두려워하지 말라는 학생의 조언에 용기가 생긴다.

공을 끝까지 보라는 말은 목표를 향해 질주할 때 끝까지 한눈팔지 말라는 것처럼 들린다.

그것이 내게 고통을 주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씻은 듯이 낫는다는 말처럼 들린다.

 

자유와 일탈이라. 다른 말, 같은 의미다. 벗어나려 애쓰는 것은 이미 넘어선 것이고, 이미 그 자체다.

 

새로운 환경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느리게 익혀지지만 늘 하던 대로, 살아온 습관대로 하지 않으려 애쓰게 만든다.

새로운 것에 애쓰는 것, 아무리 늙어가도 여행을 놓칠 수 없는 이유다.

 

숙연해진다. 차분하게 가라앉는다. 하늘을 올려다본다. 그 많던 욕심은 기도 앞에서 '건강한 삶'으로 귀결된다.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자는 반복적인 결심도 남산을 향해 걷던 그 걸음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종교를 떠나 한 인간의 신념을 바라본다. …… 복된 삶을 바라며 불전함을 마주해야 하는데, 이 순간만큼은 다르다. 한 인간의 신념을 바라본다.

 

떠날 이의 가슴속에서 마지막으로 떠올리며 마음의 평온을 안겨다 줄 그것이 어느 시간에서 튀어나올지 아무도 모를 일이다.

 
 
 

『하나, 책과 마주하다』

 

'딴 짓'이란 어떤 의미일까? '딴 짓'의 의미를 이해하기 전에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일탈'과 헷갈려서는 안 된다.

'딴 짓'과 '일탈'은 엄연히 다른 세계이다.

'딴 짓'은 해봤어도 아직 '일탈'은 한번도 해보지 않았는데 '일탈'은 아마 '딴 짓'에서 좀 더 업그레이드 된 세계가 아닐까?

물론 일탈의 세계를 선과 악, 두 부류로 가정해서 말이다.

 

작가는 삶을 '일'과 '딴 짓'으로 구분할 수 있다고했다. 나 역시도 이에 동의한다.

여태껏 내 일상의 전부는 '일(공부)' 와 '딴 짓'이였기 때문이다.

나의 '딴 짓'은 바로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정해져 있는 편이다.

 

꽤나 많지만 그 첫번째로는 글쓰기이다. 퍽 솜씨는 없지만 나는 꽤나 글쓰는 것 자체를 좋아한다.

어렸을 때부터 사물만 보면 행을 따지며 시 쓰는 것을 좋아했고, 그 사물에게 생명을 불어넣어 나의 글 속에서 주인공을 시켜주기도했다.

가족, 친구, 지인에게 말하지 못하고 속으로 끙끙 앓는 타입이라 스트레스지수검사를 하면 항상 높게 나온다.

그나마 누구한테 말은 못하고 글로 끄적이는 걸로 대신한다.

글쓰기가 스트레스를 완벽하게 해소해주지는 못하고 간지럽히는 강도긴 하지만 글쓰기라도 있어서 다행이다.

글이라도 못 썼으면 얼마나 더 끙끙대고 있을지!

 

'딴 짓'중 또 하나를 고르자면 혼잣말이 아닐까싶다.

혼잣말을 할 시간을 갖는다는 것이 곧 나를 만나는 시간이다.

내가 무엇을 잘하고 있는지 무엇을 잘못하고 있는지, 어떤 방향으로 나가야 할지에 대한 고민은 정작 내가 결정해야 할 문제다.

간간히 혼잣말을 한다. 그게 아마 나의 내면과의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가보다.

 

가끔씩 어른들이 그런말을 하기도 한다. "공부 안 하고 무슨 딴짓거리하니?"라고.

그 딴짓거리는 나쁜게 아니다. 어쩌면 내 자신과의 유일한 커뮤니케이션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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