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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원을 경영하라 - 국민가게 다이소 창업주 박정부 회장의 본질 경영
박정부 지음 / 쌤앤파커스 / 2022년 12월
평점 :
『하나, 책과 마주하다』
매장을 찾는 고객 수 하루 100만 명!
판매되는 상품의 수, 1시간에 42만 개!
전국 매장수 무려 1500여곳, 업계 1위!
1,000원짜리 상품을 주력으로 연매출 3조 원 달성!
25년간 단 한 번도 당기순손실 없음!
"다있소"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다이소, 그렇다면 자연스레 궁금해지는 것이 바로 창업주의 경영전략이다.
이러한 궁금증을 해결해 줄 책이 있으니, 바로 『천 원을 경영하라』이다.
마흔다섯 늦깎이 창업자로 시작했지만 아성다이소 창업주 박정부 회장이 되기까지의 그 과정과 다이소의 성공비결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아성다이소 창업자이자 회장인 박정부는 국민가게 ‘다이소 신화’를 만들어낸 한국 균일가 사업의 상징으로 불린다.
미국의 1달러숍, 일본의 100엔숍과 차별화된 한국 균일가숍의 원형을 만들고 연매출 3조의 회사로 성장시켰다.
남들이 은퇴 후를 계획할 45세에 무역업으로 도전을 시작하여 10년을 준비한 끝에 1997년 천호동에 1호점을 열었다. 이렇게 처음부터 남다르게 시작한 다이소는 현재 1,500여 매장, 용인 남사와 부산의 최첨단 물류허브센터, 3만 2,000여 종의 상품으로 매일 100만 명의 고객이 찾는 국민가게로 사랑받고 있다. 고객의 땀이 밴 소중한 1,000원의 가치를 상품 하나하나에 담아내는 일에 열정을 쏟아부은 결과다.
'집요한 고민이 세상과 운명을 바꾼다'는 신조로 고객에게는 놀라움과 감동을, 수많은 기업인에게는 영감을 주고 있다.
Ⅰ 열정에는 유효기간이 없다
그 시절 나는 바람을 타고 항해하는 돛단배와 같았다.
옛 상인들이 무역풍을 타고 대서양을 횡단했던 것처럼 쉴 새 없이 앞으로, 앞으로 나아갔다.
80년대 민주화 열풍이 불면서 노조 활동이 본격적으로 전개되었다.
현장 최고 책임자로 일했던 저자 또한 그 바람을 정통으로 맞게 된다.
위장 취업을 통해 들어온 이들이 파업을 주도하면서 현장 지휘체계가 한순간에 무너지고 그 화살이 저자에게로 몽땅 갔던 것이었다.
대학 졸업 후 들어간 첫 직장에서 16년을 일만 했는데, 파업이 시작되자마자 회사에서 가장 무능한 간부가 되어 죄인 아닌 죄인으로 하루하루를 보내야 했다.
차라리 해고를 당했으면 괜찮았으련만 가장 견디기 힘든 것이 모멸감이었다.
꾸역꾸역 2년을 더 당했지만 지칠대로 지쳐 사직서를 들고 사장실로 향하자 사직서를 열어보지도 않은 채 사장은 입을 열었다.
"그만두고 뭘 하려고 그러나?"
며칠 후 사장은 퇴직을 만류했지만 저자는 단호하게 회사에서 나오게 된다.
저자의 나이, 마흔 다섯이었다.
가족들이 눈앞에 어른거렸기에 당장 열심히 살아야만 했다.
저자의 동생이 국내 대기업을 대상으로 일본 해외연수를 진행하는 사업을 한 터라, 저자는 국내에서 영업을 맡고 동생은 현지에서 코디네이터 역할을 분담해 잘해보자며 의지를 불태웠다.
당장 88 올림픽으로 인해 사무실 하나 구하기 어려운 실정이었고 들어가려던 오피스텔 준공이 늦어지자 혼자 사는 어머니의 집에서 밥상 하나 펴놓고 창업을 시작하게 된다.
그러다 문득 잊고 있었던 무역상에 대한 꿈이 스멀스멀 올라오기 시작했다.
그래, 기업연수 사업과 함께 틈틈이 무역업을 병행해보는거야!
일본에 사는 동생의 지인의 지인을 통해 사람을 소개받아 알아보기 시작하다 어느 날 주류 업체로부터 재떨이 5000개를 주문받아 납품하게 된다.
그런데 아뿔싸! 재떨이들이 불량품이었던 것이었다.
'철저하지 않으면 안 되는구나. 작은 것 하나도 소홀히 하면 결정타가 될 수 있구나.'
후공정 열처리 과정에 문제있음을 알게 된 저자는 곧장 전량 폐기 처분하게 된다.
이처럼 나의 작은 실수와 무심함이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한다는 사실을 뼛속 깊이 새길 수 있었다. 아마 그 첫 거래가 아무 문제 없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다면, 이후에 나는 작은 것 하나하나에 그토록 정성을 기울이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이렇듯 처음엔 판촉물에 대한 상담이 대부분이었으나 100엔숍 거래처들과 만나는 일이 잦아지면서 저자는 해외연수쪽 일을 줄이고 저가 생활용품을 일본에 수출하는 무역업으로 점점 발을 내놓기 시작했다.
이후 거래처가 늘면서 일본 출장도 잦아졌고 3단 이민 가방 2개에 작은 손가방 하나를 들고선 직접 발로 뛰며 고르고 선정하기를 반복하게 되었다.
그러다 문득 생각하게 된다.
당시 국민소득 높은 선진국인 일본이었는데도 국민 대부분이 100엔짜리 상품을 즐겨 쓰며 알뜰 소비를 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직접 마주한 일본의 소비형태를 보며 저자는 꿈을 품기 시작한다.
우리나라 최초의 균일가숍을 내고 싶다!
생각을 실행으로 옮겨 1992년 아성산업을 설립하게 된다.
아성 亞成, 아시아에서 성공하라는 의미로 저자의 어머니께서 직접 지어주신 이름이라고 한다.
즉, 아들의 성공을 바라는 어머니의 기원과 염려가 고스란히 담긴 이름이었다.
(주)아성산업에서 (주)다이소아성산업에 이어 현재 (주)아성다이소로 세 번이나 이름이 바뀌었지만 '아성'의 이름만큼은 꼭 붙어있다.
어머니의 마음을 기억하고 싶은 저자의 마음임을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92년도에 회사를 설립했어도 97년이 되어서야 1호점을 낼 수 있었는데, 고도의 경제성장 덕분에 값싼 생활용품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소비자들의 기대치도 높지 않다보니 저자는 미국을 시작으로 영국, 독일, 북유럽까지 철저하게 시장 조사를 시작하게 된다.
흔히 아성다이소의 성공요인을 상품 개발력과 소싱능력이라고들 하는데, 아마도 그때 그토록 열심히 발품을 판 덕분일 것이다. 미국에서 익힌 유통구조와 상품개발 과정, 스페인에서 본 저가상품의 소비패턴과 다양한 샘플제품들, 그리고 중국에서 찾아다닌 생산라인들…. 그 시간이 숙성되어 나온 성과가 아닐까?
Ⅱ 본질만 남기고 다 버려라
집중은 본질만 남기고 모두 덜어내는 것이다. 본질에만 몰두하고 집중하는 사람만이 운명과 세상을 바꾼다.
"아성다이소는 하버드대 MBA에서 기업 사례연구로 다뤄볼 만한 비즈니스 성공 모델이란 생각이 듭니다."
1000원짜리 상품을 팔아 3조의 매출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은 가히 기적같은 일이다.
세계 400대 부호에 포함된 우리나라의 부자들 모두가 상속으로 부를 물려받은 부자들이니깐.
그런 환경에서 아성다이소가 1000원짜리 상품을 팔고도 망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 전문가들이 많은 견해를 내고 있지만 저자가 직접 말하는 요인은 바로 이것이다.
'생활용품 균일가숍'이라는 업의 본질에 충실했던 것!
본디 사업가도 아니었고 경영을 전공한 경영학도도 아니었지만, 생계를 위해 늦깎이 창업을 했고 죽을 힘을 다해 공부하고 일했던 그였다.
그런 그가 깨달았던 균일가 사업의 핵심은 바로 상품과 가격이란 것이다.
고객을 중심에 놓고 어떤 상품과 가격으로 고객을 만족시킬 것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했던 것이었다.
그렇다면 그 결론은 내려졌을까?
그렇다. 바로 '기본에 충실하자!'이다.
작은 것부터 지키는 것, 본질을 파악해 실천하는 것, 그 작은 변화들이 모여 쌓인 것이 바로 오늘 아성다이소인 것이다.
우리에게 1,000원이란 단순히 화폐의 단위가 아니라 '가장 저렴한 가격으로 좋은 품질의 상품을 공급한다'는 의미이고, '가격보다 최소한 2배 이상의 가치를 준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것이 아성다이소가 추구하는 '천 원 정신', '균일가 정신'이다.
모든 가치는 고객으로부터 나온다. 고객을 중심에 놓고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어떤 때 감동받는지를 주의 깊게 들여다보고 집중하고 또 집중해야 한다. 고객들 자신조차 미처 몰랐던 욕구를 먼저 찾아내 만족시켜 줘야 살아남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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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소 안 가본 사람이 있을까?
안 가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가본 사람은 없을 것이다.
다이소가 생활용품 균일가숍이다보니 주부들이 많이 애용할 것이라 생각하지만 의외로 주요 고객층은 바로 20대이다.
20대 고객이 전체의 30%나 차지한다고 한다. 그 뒤를 이어 30대, 10대, 40대가 뒤를 잇는다.
왜일까?
저렴한 가격으로 다양한 상품들을 구매하면서 일상의 즐거움과 재미를 경험하는 쪽으로 소비 패턴이 변화했기 때문이다.
또한, SNS의 역할도 크다.
간혹 릴스에 #다이소추천템 #다이소추천 #다이소찐추천템 이 뜨기도 하는데 파급력이 높은 인플루언서가 찐추천을 할 때면 가격면에서 전혀 부담이 없으니 모두가 한 번쯤은 사용해보기 때문이다.
사실 천 원짜리라고 하면 품질면이 떨어질까도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저자는 구매한 상품 한개가 불량이면 고객에게는 100% 불량이기에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한다.
품질은 만들어가는 것이지 곧장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기때문에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다이소 또한 가성비가 아닌 품질을 강조하기에 지금의 자리까지 올라올 수 있었던 게 아닐까싶다.
물가는 끊임없이 치솟고 있지만 다이소에서만큼은 몇 천 원으로 생활의 기쁨과 쇼핑의 즐거움을 마음껏 만끽했으면 좋겠다는 것이 저자의 바람이라고 강조한다.
《놀라운 가치로 즐거움과 감동을 주겠다》, 경영이념 속 가성비와 가심비를 모두 잡은 다이소는 앞으로도 쭉 사랑받는 기업일 것이다.
우리는 앞으로도 균일가 정책을 고수할 것이다. 그 점은 변함이 없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어려움이 크겠지만 어떻게든 기존의 가격정책을 그대로 유지할 것이다. 마진 최소화를 위한 박리다매 전략으로 어려운 인플레이션 시대를 이겨낼 계획이다. 우리의 이런 노력이 물가안정과 생활 경제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_다이소 창업주 박정부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