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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철학 필독서 50 - 플라톤부터 마이클 샌델까지 2500년 철학 명저 50권을 한 권에 ㅣ 필독서 시리즈 2
톰 버틀러 보던 지음, 이시은 옮김 / 센시오 / 2022년 11월
평점 :
『하나, 책과 마주하다』
우리의 삶에 없어서는 안 될 학문 중 하나가 바로 철학이며 근본적인 문제를 다룰 때 꼭 필요하다.
고대부터 현대까지 저명한 이들의 말을 한 권으로 뭉쳐 그들의 핵심 사상과 대표 저작의 정수를 한 번에 볼 수 있게끔 해주는 책이 있으니, 바로 『세계 철학 필독서 50』이다.
저자, 톰 버틀러 보던은 인성계발 분야에서 주목받는 전문 집필가이다.
런던경영대학과 시드니대학을 졸업했으며 영국과 호주를 오가며 꾸준히 집필과 세미나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자기계발 및 성공철학에 대한 웹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그의 첫 번째 책인 『내 인생의 탐나는 자기계발 50』은 ‘가능성의 학문에 결정적인 길잡이가 됐다’는 호평과 함께 벤야민 프랭클린 상을 수상했으며 《Forward》지가 선정한‘올해의 책’에 뽑혔다.
자기계발과 성공철학, 심리학, 영혼을 울리는 고전 등 인간의 삶에 뿌리를 두고 있는 학문 분야의 명저들을 가려 뽑고 그 안내서를 만들기 위해 수백 권의 책을 읽고 분석하는 데만 10여 년을 보냈다.
이후 『내 인생의 탐나는 영혼의 책 50』을 연이어 발표하면서 큰 반향과 함께 전세계 17개 언어로 번역 출판되었다.
철학은 인간의 활동 중에서 가장 숭고하면서도 가장 사소한 것이다. 가장 작은 틈새에서 작용하면서도 가장 넓은 전망을 열어젖힌다. 철학은 흔히 하는 말로 '밥을 먹여주지는 못하지만', 우리의 영혼에 용기를 불어넣는다. 철학의 태도, 그 의심과 도전, 궤변과 변증법이 일반인에게는 종종 불쾌해 보일 수 있어도, 철학이 전 세계의 관점에 두루 비추는 그 환한 빛 없이는 어느 누구도 살아갈 수 없다, _윌리엄 제임스의 《실용주의》중에서
♣ 신학 교과서이자 중세 스콜라 철학을 대표하는 저작, 「토마스 아퀴나스의 《신학대전》」
철학자하면, 자연스레 떠오르는 몇 명이 있는데 그 중 한명이 바로 토마스 아퀴나스다.
스콜라 철학의 정수라고도 불리는 《신학대전》은 집필에만 10년이 걸렸다고 전해진다.
스콜라 철학은 기독교 신학에 중심을 둔 철학 사상으로, 스콜라에서 가르치던 교사인 스콜라스티쿠스를 중심으로 연구가 이루어져 스콜라 철학이라 이름이 붙여졌다.
중세 초기, 모든 철학자가 신학자나 성직자였기 때문에 신학은 모든 핵심적인 질문을 끌어안아 심리학보다 더 앞서서 인간의 행동을 포용했다.
《신학대전》에서 토마스 아퀴나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영혼론을 바탕으로 인간 영혼 안에 지성이 포함될 수 있으며 지성을 지닌 인간의 영혼은 불멸한다고 주장했다.
세상을 만든 것은 신이지만 세상을 완성하는 데 인간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던 것이다.
또한 세상은 신의 사랑으로 생겨났고 윤리적이고 충실한 삶을 통해야만 신에게 되돌아갈 수 있다고 말하며 오로지 신학만이 세상의 움직임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우리는 신학 없이 철학만으로 충분한 것일까?
"인간의 이성을 초월하는 어떤 진리가 신의 계시를 통해 인간에게 전해지는 것이 인간의 구원에 필수적이다."
아퀴나스는 인간은 행복을 원한다고 하지만 그 행복이 무엇으로 이루어지는 것인지는 잘 알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가장 원하는 것이 행복이라고 해도 이 세상의 모든 것이 행복의 대용물이고 진정한 행복은 신을 가까이 하는데서 얻어진다고 덧붙였다.
【토마스 아퀴나스, 신 존재 증명의 5가지 길】
1. 세상 모든 것은 운동하고 있으며, 다른 무언가에 의해 움직인다. 모든 운동은 가능태가 현실태로 바뀌는 것이지만, 애초에 현싩채에서 스스로 움직이기 시작한 무언가가 없었다면 이런 운동은 일어날 수 없다. 우리는 원하는 만큼 얼마든지 인과관계의 사슬을 거슬러 올라갈 수 있겠지만 무한대로 계속할 수는 없다. 최초에 다른 것들을 움직이게 만든 '제1운동자'가 존재해야만 하고, 그것이 바로 신이다.
2. 어떤 것도 스스로를 생겨나게 할 수는 없다. 그리고 만약 어떤 것을 생겨나게 한 원인인 없다면 결과도 없을 테니 지금 우리가 이야기하는 것은 존재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현재 무언가가 존재한다는 사실은 그것이 최초의 원인에서 나온 결과임을 의미한다.
3. 아무것도 존재한 적이 없다고 가정해보자. 인과법칙에 따르면 이 가정은 지금도 아무것도 존재할 수 없다는 의미가 된다. 그렇지만 만물은 존재하며, 만물의 존재가 가능하려면 반드시 다른 모든 것을 존재하게 만든 최초의 존재가 있어야만 한다. 우리는 이것을 신이라고 이해한다.
4. 사람을 비롯해 존재하는 모든 것에는 크고 작은 차이가 있다. 어떤 사람은 선하고 진실하고 고귀하지만, 어떤 사람은 그렇지 않다. 그렇지만 우주의 각 개체는 어떤 '최대치'와의 비교로 나타날 수 있다. 예를 들어 물체의 뜨거운 정도는 열의 최대치인 불과의 비교로 측정된다. 윤리의 관점에서도 가장 선하고 진실되고 고귀한 것이 반드시 존재해야 한다. 모든 분류에는 궁극적 수준이 있어야 하고, 그 궁극적 수준이 그것을 분류하는 원인이 된다. 인간의 관점에서 우리에게 선하거나 진실한 것은 절대적인 관점에서 선하고 진실하고 완전한 존재로 말미암아 생겨난다. 이 존재가 바로 신이다.
5. 지능이 없는 사물은 예측 가능하고 효율적인 방식으로 움직이지만, 그 배후에 어떤 지적인 존재가 없다면 이런 움직임이 발생할 수 없다. 마치 날아가는 화살 뒤에는 항상 화살을 쏜 궁수가 존재하는 것과도 같다. 이 논리에 따르면 이 세상 자체가 어떤 지적인 존재의 지시로 움직이고 있으며, 이 존재가 바로 신이다.
신과 인간의 관계는 무엇일까?
모든 것은 선한 쪽으로 기울게 마련이며, 인간은 영혼과 육체의 결합체이자 그들의 영혼은 유일하고 나눌 수 없다.
" 인간은 영혼과 육체의 결합체이자 물질세계의 일부로서 자연히 영적인 '보편성'보다는 그들 주변의 일들과 개인적인 목표에 중점을 둔다. "
우리는 믿음을 통해 실제로 무엇이 진실인지를 알게 되는데, 이러한 변화의 핵심은 바로 사랑이다.
즉, 신이 궁극적인 완전함을 우리에게 드러내는 순간 은총을 통해 신성하게 강화되는 것이다.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미덕과 좋은 습관을 실천하면서 자신의 뜻을 신의 뜻으로 대신하게 되고 이러한 노력을 통해 진정한 행복의 유일무이한 근원인 신에게로 돌아가게 된다.
신을 직접 목격하는 더없는 행복, 즉, 지복지관이 바로 아퀴나스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다.
♣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영원히 남을 철학적 명제의 탄생, 「데카르트의 《제일철학에 관한 성찰》」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근대 철학의 아버지라 불리며 합리주의 철학의 길을 열었던 데카르트가 남긴 말이다.
르네 데카르트는 프랑스 철학자로 철학 뿐만 아니라 과학, 수학에도 지대한 공헌을 남긴 인물이다.
《제일철학에 관한 성찰》이 그의 대표 저작으로 앞서 말했던 유명한 철학적 명제가 바로 이 책에 담겨 있다.
이 명제로 인해 우리는 신 중심의 사고에서 벗어나 인간 중심의 사고에 접어들게 되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고의 전환이나 전복이었다.
데카르트는 우리가 믿고 있는 것들이 대부분 거짓이라 생각했으며, 잘못된 생각을 시정하고자 했다.
"학문에서 무엇이든 확고한 것을 정립하려면 일생에 한 번은 모든 것을 뒤집어엎고 최초의 토대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
천문학, 의학 같은 자연과학은 관찰과 측정에 기반을 두기 때문에 학문적으로 신뢰할 수 없으며 기하학과 수학처럼 세상 어떤 존재에도 기초하지 않는 학문을 신뢰할 수 있다고 보았다.
추상성때문에 항상 옳지만 계산 오류를 저지르는 것을 감안하면 모든 수학적 판단의 정확성 역시 의심해봐야 하기 때문에 학문에서도 확고한 지식이 존재한다고 말할 순 없다.
이렇듯 데카르트는 우리가 일부 지식에 호도당하거나 속고 있다면 그런 속임을 당하는 '나'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이로부터 내가 하나의 실체고 그 본질 혹은 본성은 오로지 생각하는 것이며, 존재하기 위해 아무런 장소도 필요 없고 또 어떤 물질적 사물에도 의존하지 않는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인간의 본질은 생각하는 존재이다.
판단이 잘못되었다 해도, 사실이라고 인식하는 것에 속고 있더라도 우리가 인식하고 의식을 갖고 있다는 사실은 의심할 수 없다.
그래서 데카르트는 결론에 도달하기에 이른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 개인주의에 바탕을 둔 자유주의의 교본이자 민주주의 입문서,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과 쌍벽을 이루는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은 개인의 자유와 국가의 개입 범위를 논하고 있다.
존 스튜어트 밀은 남에게 직접적 해를 끼치지 않는 이상 개인은 그 어떤 생각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이는 현대 자유주의 사상에 큰 영향을 끼쳤으며 양적 공리주의를 질적 공리주의로 발전시켰다.
직접적 피해를 끼치지 않는 한 자유가 보장된다면 개인의 삶이 한층 밝아지고 다양한 의견이 교류됨으로써 사회의 발전에 크게 기여한다고 밀은 믿었다.
즉, 자유가 확대되면 개인의 삶과 사회 전체 영역에 혜택이 돌아가므로 법과 사회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밀의 자유론은 벤담으로부터 계승한 공리주의 사상을 기반으로 한다.
밀이 주장한 자유는 교양있고 도덕적으로 성숙해야만 의미있고 가능했기에 이를 교육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보았으며 물질적 쾌락보다 정신적 쾌락을 추구해야만 한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밀의 자유란 끝없는 자유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바로 개별성의 확대이다.
국가 권력이 확대될수록 개인의 자유가 침해당하는 경향이 있어 밀은 개인의 자유와 국가의 통제 사이에서 올바른 균형이 무엇인지를 고민했다.
그리고 그 고민의 과정이자 답변을 수록한 것이 바로 《자유론》이다.
밀은 많은 국가들이 민주주의를 표방하고 있지만 정작 민주주의 국가가 국민의 진정한 자유를 보장하지 못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물론 국민이 선출한 통치자도 예외는 아니었다.
여전히 사회 내 소수 집단을 탄압하고 있었으니, 이른바 다수의 횡포였다.
민주주의 사회의 핵심적 질문은 사회 통제 요구와 개인이 원하는 대로 믿고 생각할 자유를 어느 선에서 조화시키느냐였다.
밀은 많은 소수 집단들이 지배 집단이 될 수 없는 것을 알고 종교적 자유를 법제화하기 위해 싸운 후에야 종교적 자유가 법으로 보장되었다고 말했다.
인간은 편협하기에, 사회에서 다양한 입장들이 부딪히며 서로가 지배 세력으로 군림하는 것을 경계할 때에만 비로소 관용적 정책이나 법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밀은 이러한 생각을 종합하여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위해 원칙'을 만들기에 이른다.
【위해 원칙】
문명사회의 모든 구성원의 의사에 반해 권력을 행사하더라도 정당하게 인정되는 유일한 목적은 그들이 타인에게 위해를 가하지 못하게 막으려는 경우뿐이다. 그 사람 본인을 위해서라는 것은 물질적으로든 정신적으로든 정당화의 충분한 근거가 되지 못한다. 그렇게 하는 것이 그에게 좋다든가, 그렇게 하는 것이 그를 더 유익하게 할 것이라든가, 그렇게 하는 것이 남들 보기에 현명하거나 심지어 옳다는 이유로 어떤 사람에게 그렇게 하도록, 또는 그렇게 하지 말도록 강제하는 것은 정당화될 수 없다.
정부나 사회 집단도 국민 자신의 이익을 위한 것이란 명분으로 국민에게 법을 시행할 수 없다.
어떤 시민의 행위가 명백히 타인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한 시민은 그 행위를 할 수 있어야 한다.
밀은 말한다.
"오로지 자신만 관련된 경우 그의 인격의 독립은 당연한 것이고 절대적인 것이다. 자신에 대해, 즉 자신의 신체와 정신에 대해 각자는 주권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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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는 말하길, 철학은 만물의 총체성을 고려하기 위해 생긴 유일하면서도 진정한 메타 학문이라고 했다.
버트런드 러셀은 더 많은 사실을 알아내는 것이 과학의 임무라면, 철학의 역할은 과학을 들여다볼 수 있는 유효한 개념과 법을 정립하는 것이라 했다.
철학이란 그리스어로 사랑과 지혜가 합쳐진 말로 무엇을 알 수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이 철학에서 시작된다.
경험주의와 유물론, 합리주의와 관념론으로 크게 구분하여 대표되는 철학자들을 보면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철학은 답이 없다. 모두의 가치관으로 이어진다지만 결국은 개인의 가치관과 편견이 반영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보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싶다면 우리가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알아야 한다.
철학은 어느 한 곳에 국한되어 있지 않으며 본질적인 물음을 담고 있다.
대학교 때 교양과목으로 철학을 수강했었다.
사실 가벼운 마음으로 수강했던 것은 아니었지만, 꼭 한번쯤은 들어보고 싶었기에 택했었는데 '가장 생각을 많이 하게 한 수업 베스트 5'였던 것 같다.
철학이 무엇인지를 기술해보라며 빈 종이 몇 장을 주셨었는데 당황 그 자체였다.
일단은 머릿 속으로 목차를 만든 뒤에 대표적인 사상과 철학자들로 분류한 후 차근차근 종이에 써내려갔다.
종이 두장 빼곡하게 채울 정도로 써내려가는 나의 손에 내심 스스로 흠칫하기도 했다.
끊임없이 질문하고 끊임없이 답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철학이며 모든 분야에게도 적용되기 때문에 학문적 지식은 물론 개인적 소양에도 적용시킬 수 있다.
우리의 삶 자체가 끊임없는 선택의 연속이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지혜가 필요하다.
그것이 바로 우리가 인문서를 읽는 이유 중 하나인 것이다.
『세계 철학 필독서 50』는 꼭 알아야만 하는 사상과 철학자들로만 구성되어 있어 책장 바로 앞에 꽂아놓고 틈나는대로 읽어볼 것 같은 그런 책이었다.
철학은 우리에게 다른 모든 지식을 바라보는 기본 틀을 제시한다. 아울러 보다 새롭고 자유로운 방식으로 생각하고, 존재하고, 행위하고, 인식하는 방법을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