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지 함께 읽었을 뿐인데 - 너와 내가 우리가 되어 성장하는 기적의 책 읽기
손경아 지음 / 지식과감성#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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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책과 마주하다』


"참 좋은데, 뭐라고 설명할 수가 없다."

『단지 함께 읽었을 뿐인데』는 서로 나누는 과정에서 진정한 보물을 찾을 수 있는 독서모임에 대해 저자가 직접 경험하고 느낀 바를 솔직하게 털어낸 에세이다.


저자, 손경아는 고양이 한 마리, 커피 한 잔, 잔잔한 음악 그리고 책만 있으면 세상 행복한 사람이다.




퇴비 뿌리기 그리고 밭 갈기 (부제: 독서모임을 해야 하나요?)


"책 좋지! 그런데 이렇게 바쁘고 피곤한데 도통 짬이 나야 책을 읽든 말든 하지 않겠어? 팔자 좋은 사람들이나 읽는 거지!"

"책 읽기가 좋은 건 알겠는데, 책을 읽는다고 당장 뭐가 달라진다든? 차라리 그 시간에 아르바이트를 해!"

"대체 글자를 만들어서 뭣에다 씁니까요? 글자를 읽어서 글을 읽고 쓰게 되면 뭐가 달라집니까요? 쌀이 나옵니까요? 밥이 나옵니까요? 이놈은 도통 모르겠습니다요." _ 드라마 【뿌리 깊은 나무】 中


책은 당장 어떤 것도 해결해 주지 못한다. 책을 읽기 위해서는 시간을 투자해야 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말한다. 책은 진통제가 아닌 보약같은 것이라고. 당장 약효가 나타나는 것이 아닌 쌓이는 것이라고.

무협영화에서 보면 오랜 기간동안 끊임없이 수련하며 내공을 쌓는다.

독서 또한 마찬가지로 꾸준한 책 읽기로 '내공'을 쌓는 것이다.

TV를 잘 보지 않는 편인데, 기본적으로 깔려져 있는 잔지식은 모두 책에서 얻은 것이다.

책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은 무궁무진하다.

관심있는 분야가 생기면 '책'을 통해 '내 것'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문과를 택했고 경영을 전공했지만 IT를, 과학을, 음악을, 미술 등을 모두 '책'을 통해 배우고 습득했으니 얻을 수 있는 것이 무궁무진하다는 말밖에 할 말이 없다.

그래서 항상 책 예찬론을 펼치며 책 선물을 자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앞서, 드라마 【뿌리 깊은 나무】 中 돌쇠가 세종대왕에게 하는 말을 언급했었는데 이에 세종대왕이 답했다.

"네 말이 맞다. 글자를 만든다고 글자를 안다고 당장 쌀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글자를 읽고 책을 읽게 되면 쌀을 더 많이 만들어 낼 수 있는 방법을 알아낼 수 있다."




예전에 소규모로 독서모임을 몇 번 진행한 적이 있었는데 이는 굉장히 '값진 선물'과도 같은 시간이었다.

마지막 날이 되면, 대부분 똑같이 하는 말이 있었으니 바로 "얻어가는 게 많다."였다.

단순히 책 이야기를 나눈다기보다 그 이상으로 인생공부를 할 수 있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독서모임을 진행하면서 느낀 것이 일부는 애서가들만 모이는 것이라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

책을 너무 안 읽어서 단 한 권이라도 읽어보려고 들어오는 사람도 있었다.

예컨대, 소설의 끝맺음을 내지 못하는 딸이 고민을 토로하자 장항준 감독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네가 끝맺지 못하는 이유를 아빠는 잘 알고 있어. 바로 마감기한이 없어서야."

비슷한 맥락으로 살펴보면, 이번 달에는 책 한 권 이상은 꼭 읽어야지라고 다짐하는 이들이 있다.

세 부류로 나뉜다, 한 권 이상을 읽은 사람들, 한 권만 읽은 사람들 그리고 한 권도 못 읽은 사람들.

그렇다. 한 권도 못 읽은 사람들 또한 정해진 기한이 없기에 미루고 미루면서 결국 끝내지 못한 것이다.

그런 이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것이 바로 '독서모임'이다.

독서모임을 진행하면서 항상 하는 말 중에 하나가 있는데 "다 읽지 않아도 되니 읽을 수 있는 만큼만 읽어오시면 됩니다."였다.

책 읽는 것 자체를 '부담' 혹은 '짐'으로 생각하면 그 순간 독서는 재미없어지기에.

신기한 것이 있다면, 그 날의 독서모임을 끝내면 그 날 읽었던 책은 끝인데 이후에 후루룩 다 읽었다는 것이었다.

이유는 다양했다. 놓친 부분을 읽고 싶어서, 궁금해서, P군이 왜 그런 생각을 했는지 등등.


우연의 일치일지는 모르겠지만, 최근에 세 곳에서 독서모임 진행을 제의받았었는데 올해는 힘들겠지만 내년에 사정이 괜찮아지면 다시 소규모로 진행해볼까도 생각중이다.

'책'을 매개로 한 독서모임이지만,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아쉬울 정도로 시간이 훌쩍 지나가 매번 예상시간을 초과할 수밖에 없게 만든다.

이야기의 시작은 책이지만 끝은 일상을 넘어 인생 이야기까지로 이어지니 끝이 안 보이는 것이 당연하다.


그간 독서에세이를 많이 접해봤지만 오롯이 '독서모임'과 관련된 에세이는 처음인 듯하다.

독서모임에 대해 관심이 있었던 이들부터 언젠가는 꼭 참여해보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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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5-20 22: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책 저자가 하나님인줄 알았네요 영화속 제인오스틴 이런 풍경속에서 열독 하고 싶음 ㅜ.ㅜ

하나의책장 2021-06-02 16:00   좋아요 2 | URL
앗, 제가 그런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였나요?ㅎㅎ 저도요! 뭔가 노을지고, 자연과 어우러지는 따뜻한 느낌 속에서 티 한 잔씩 하며 열독하고 싶어요😊🌼

새파랑 2021-05-21 07: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독서모임 관련 에세이도 있네요. 독서모임을 해본적이 없어서 책의 내용이 궁금하네요. 저 사진이 제인오스틴인가 보네요? 와 제가 상상하던 이미지와 딱 맞는거 같아요~!

하나의책장 2021-06-02 16:02   좋아요 1 | URL
영화 속에서 제인 오스틴 역을 맡았던 앤 해서웨이예요❣ 착각될 만큼 잘 어울리죠? 전 대학교 다니면서 꽤 해봤었는데 근래는 해본 적이 없어 부끄러움에 말도 잘 못 꺼낼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