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 4월 17일 비 조금 14~20도


비가 내린다는 예보도 있고 요즘 날씨도 화창해서 박 종류 모종을 사다 심었다. 



2~3주 전에 퇴비만 뿌려두고 놔 두었던 밭은 풀이 한 가득이다. 땅을 파헤치지 않고 될 수 있으면 흙 속의 탄소를 밖으로 내보내지 않기 위해 밭을 갈지는 않는다. 



일반고추와 아삭이 고추, 수박, 참외, 단호박 모종을 서너개씩 샀다. 고추는 조금 웃자란듯 하지만 문제는 없어 보인다. 



모종을 심을 자리만 흙을 파헤치고 나머지 부분은 풀을 잘라냈다. 고추도 60센티 이상 넉넉하게 거리를 두고 심고, 박 종류는 2미터 이상 간격을 두고 심었다. 밀집을 해서 심어 수확량을 늘려야 하는 농사가 아니기에, 병에 걸릴 확률을 떨어뜨리기 위해 간격을 벌일 만큼 벌여 주었다. 올해도 약 없이 얼마나 수확할 수 있을지 기대가 크다. 지난해에는 한여름에 참외를 실컷 먹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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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년 4월 17일 살짝 비 14~20도


죽은 줄로만 알았던 것들이 따듯한 햇볕을 받으면서 살아있음을 증명하고 있다. 

지난해 여름 병이 들어 까맣게 타 죽었던 둥굴레. 다 죽은 줄 알았는데 싹을 쑥 내밀었다. 전혀 기대하지 않았는데 싹을 내미니 정말 반가웠다.



둥굴레 잎도 막 싹을 내밀었을 때는 나물로 먹을 수 있다고 하는데, 올해는 부활한 것이 갸륵해 잘 자랄 수 있도록 내버려 둘 생각이다. 



지난해 겨울 안으로 들이지 않고 밖에 두었던 블루베리 묘목도 다 죽은줄로만 알았다. 그런데 다소 늦게 싹을 내미는 것들이 하나 둘 나타나더니 10개 정도가 살아남았다. 지난 겨울의 혹독함을 이겨낸 것들이기에 튼튼하게 더 잘 자라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부활을 바라보는 느낌은 대견스러움을 넘어 감탄으로 향한다. 생명의 끈질김이 빚어내는 초록의 마법은 한참을 바라보게 만드는 힘이 있다. 도대체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캐물어 보고 싶다. 다시 살아난 이들에게 박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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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년 4월 15일 맑음 13~27도


하루 하루가 다르게 작물들이 자란다. 아스파라거스는 싹을 내미는가 싶더니 어느새 30~40센티미터 가량 자라서 먹기 좋을 정도가 됐다. 손으로 뚝 따서 그 자리에서 입에 넣어 씹어 본다. 아삭아삭한 맛이 좋고, 수분이 많아서 더운 날에 제격이다. 



아스파라거스 굵기가 제각각인데, 굵은 것이 더 질길 것 같지만, 실제론 얇은 것이 섬유질이 많아 오히려 더 질기다. 굵은 것이 먹기에도 편하고 맛도 더 낫다. 손으로 땄을 때 섬유질이 많은 것은 뚝 꺾이지 않는다. 흙 바로 윗부분에서 따지 않고 조금 올라온 부분에서 따 주면 연한 부분 만을 먹을 수 있다. 



북숭아, 배에 이어서 사과도 꽃을 피울 준비를 하고 있다. 꽃봉오리가 맺어 있을 때는 분홍색 빛이 돌지만 활짝 피면 흰색에 가깝다. 머지않아 사과꽃도 만발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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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내가 살고 있는 동네에는 복숭아꽃이 만발하고 있다. 한자어로 도화桃花라고 하는데, 주변에 복숭아가 흔했던지 복숭아꽃과 관련된 이야기는 다양하다. 



유토피아, 이상향이라는 무릉도원은 복숭아꽃이 만발한 곳이다. 글자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내가 살고 있는 곳이 무릉도원임에는 틀림없다. ^^


이런 복숭아꽃의 분홍색이 꽤 매력적이었는지, 도화살이라는 단어까지 생겨났다. 얼굴이 불그스레하여 매력이 넘쳐나 사람들을/이성을 유혹해 자신 또는 가문에 화를 가져온다는 것이 도화살이다. 유교가 주였던 조선시대에 특히 정숙, 절제, 지조를 강조하다 보니 이성을 끄는 힘은 풍기문란의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고 본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이성에게 매력적인 것은 살이 아니라 힘이 된다. 도화살을 가진 이들은 연예인을 넘어 정치인까지, 대중의 인기를 얻어야 하는 이들에겐 중요한 매력 요소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도화살이 아니라 도화귀인인 셈이다.


복숭아꽃은 예나 지금이나 크게 변한 게 없을 터인데, 그것을 바라보는 사람의 마음은 시대에 따라 변한다. 화를 불러온다 여겼던 것이 복을 부른다고 전혀 반대의 가치를 머금듯, 인간의 해석은 절대라는 가치가 없음을 새삼 느낀다. 이 봄, <절대>라는 함정에 허우적대지 않기를 바라며 이곳이 천국이라 생각할란다.



한편 복숭아꽃이 만발한 가운데 사과나무도 꽃을 피우려 준비 중이다. 배, 복숭아, 사과.... 우리가 즐겨찾는 과일을 맺기 위해 나무들은 때를 맞춰 꽃을 피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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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년 4월 13일 맑음 10~28도 


초여름 날씨다. 이제 4월 중순인데 6월 초 쯤 되는 기온이다. 차가운 아침 기온에 주저주저하던 식물들이 기지개를 넘어 쑥쑥 자란다. 



돌배나무는 꽃을 가득 피웠다. '이화에 월백하고'로 시작하는 고려말 이조년의 싯구가 떠오른다. 배나무의 새하얀 꽃잎이 주는 감상이 남다르다. 이 싯구의 말미에 '다정도 병인 양하여'처럼 배꽃을 보고 있자니, 여러가지 감정이 솟아난다. 원인을 알 수 없는 스산함과 외로움도 묻어 있다. 달밤에 한 번 쳐다볼 심산이다. 



블루베리 잎눈이 활짝 펴지며 잎도 드러났다. 정말 하루 만에 달라진 풍경이다. 꽃눈도 제법 두툼하다. 꽃눈을 솎아줄 때도 왔다. 



정체를 감추고 있던 아스파라거스도 갑작스레 쑤욱 올라왔다. 내일은 한 개 뚝 따서 먹어도 될 성 싶다. 이렇게 갑자기 더워진 날씨에 이렇게 갑자기 식물들이 대응하고 있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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