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내가 살고 있는 동네에는 복숭아꽃이 만발하고 있다. 한자어로 도화桃花라고 하는데, 주변에 복숭아가 흔했던지 복숭아꽃과 관련된 이야기는 다양하다. 



유토피아, 이상향이라는 무릉도원은 복숭아꽃이 만발한 곳이다. 글자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내가 살고 있는 곳이 무릉도원임에는 틀림없다. ^^


이런 복숭아꽃의 분홍색이 꽤 매력적이었는지, 도화살이라는 단어까지 생겨났다. 얼굴이 불그스레하여 매력이 넘쳐나 사람들을/이성을 유혹해 자신 또는 가문에 화를 가져온다는 것이 도화살이다. 유교가 주였던 조선시대에 특히 정숙, 절제, 지조를 강조하다 보니 이성을 끄는 힘은 풍기문란의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고 본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이성에게 매력적인 것은 살이 아니라 힘이 된다. 도화살을 가진 이들은 연예인을 넘어 정치인까지, 대중의 인기를 얻어야 하는 이들에겐 중요한 매력 요소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도화살이 아니라 도화귀인인 셈이다.


복숭아꽃은 예나 지금이나 크게 변한 게 없을 터인데, 그것을 바라보는 사람의 마음은 시대에 따라 변한다. 화를 불러온다 여겼던 것이 복을 부른다고 전혀 반대의 가치를 머금듯, 인간의 해석은 절대라는 가치가 없음을 새삼 느낀다. 이 봄, <절대>라는 함정에 허우적대지 않기를 바라며 이곳이 천국이라 생각할란다.



한편 복숭아꽃이 만발한 가운데 사과나무도 꽃을 피우려 준비 중이다. 배, 복숭아, 사과.... 우리가 즐겨찾는 과일을 맺기 위해 나무들은 때를 맞춰 꽃을 피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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