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클라베는 가톨릭에서 교황이 서거한 이후 새로운 교황을 선출하는 예식(방식)을 말한다. 전 세계의 추기경들이 모여 선거인단을 꾸리고, 비밀 회의 및 투표를 거쳐 2/3 이상의 득표자가 나오면 교황이 된다. 



영화 <콘클라베>는 이 과정을 상세히 묘사하고, 교황에 선출되기 위한 음모와 스캔들을 드러내면서 극의 긴장감을 높인다. 유력한 후보들이 하나 하나 스캔들과 음모로 떨어져 나가고, 결국 모두의 의견이 하나로 모아지려 할 때 반전이 일어난다. 콘클라베 과정은 비공개로 치러지기에, 영화가 그 과정을 묘사함으로써 마치 교황이 선출되는 과정을 직접 지켜보는 듯한 흥분을 준다. 여기에 긴장감을 자아내는 음악까지 합쳐지면 영화에 몰입하지 않을 수 없다. 


이와 같은 극적인 재미에 더해 <콘클라베>는 평화가 끝나고 전쟁으로 접어드는 지금의 시대에 중요한 질문도 던진다. 콘클라베 과정을 총괄 담당하고 있는 로렌스 추기경은


확신은 포용의 치명적인 적입니다. 의심하는 교황을 보내주십사 주님께 기도합니다.

라며 콘클라베에 참석한 추기경들에게 파문을 일으킬만한 말을 건넨다. 종교에서 믿음과 확신이 없다면, 과연 그 종교는 건재할 수 있을까? 그럼에도 확신은 맹신으로 변모할 가능성을 갖고 있기에, 항상 의심해야 할 필요가 있다. 실은 이런 의심은 바로 과학의 정신이기도 하다. 과학과 종교의 차이라 할 수 있는 이런 부분이 로렌스 추기경의 입을 통해 과학과 종교의 만남까지도 가능하게 해 줄 성 싶다. 이는 확신을 넘어 맹신이 불러오는 전쟁을 막을 수 있는 근본 정신이 될 수도 있다.


여기에 더해 아프가니스탄 카불의 추기경인 빈센트 베네델은 보수진영의 추기경이 이슬람 교도와의 전쟁까지 마다하지 않아야 한다는 주장에 전쟁의 참혹성을 이야기하며 즉각 반발한다.   


싸워야 한다고 말할 때 우리는 무엇을 상대로 싸우는 걸까요?


지구 곳곳에서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이스라엘-가자지구, 미국 이스라엘-이란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 이들은 무엇을 상대로 싸우고 있는 것일까. 또한 우리 주변에서 전쟁도 불사하겠다는 사람들은 무엇을 상대로 전쟁을 불사하겠다고 주장하는 것일까. 


이들의 전쟁에 대한 확신은 포용과 통합의 적일 뿐이다. 


사족&스포일러 주의

콘클라베가 진행되는 시스티나 성당에는 미켈란젤로의 <최후의 심판> 벽화가 그려져 있다. 영화 중간 중간 이 벽화가 계속 보여지는데, 마치 추기경들을 심판하는 신의 시선을 담아내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또한 천국과 지옥 사이 혼란 속에 섞여 있는 인간들마냥 추기경들의 모습 또한 선과 악 사이에서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듯하다. 

게다가 이 벽화의 바탕인 푸른 색의 원료로 쓰인 청람석이 아프가니스탄에서 가져온 금보다 비싼 재료였다는 것도 흥미롭다. 마치 다음 교황을 암시하고 있는 것 같은 착각마저 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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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시리즈 <사건수사대Q>는 스코틀랜드를 배경으로 한 영국 범죄 9부작 시리즈물이다. 지난해 새로운 시즌 제작이 진행된다는 이야기가 있는 만큼 꽤 재미있는 수사물이라 할 수 있다. 


칼 모크라는 형사와 제임스 하디라는 형사가 우연히 살인현장을 살피다 갑작스레 복면을 쓴 괴인에게 총을 맞는다. 칼은 회복해 다시 복귀했지만, 제임스는 하반신 마비로 병원신세를 진다. 괴팍한 성격의 칼은 트라우마와 함께 우울증 등이 겹치며 괴로운 나날을 보낸다. 정부의 지원을 받기 위해 경찰서장은 칼을 팀장으로 한 미제사건 담당반을 만든다. 이 팀에 시리아 난민의 보조인력 아크람과 사건현장으로 운전을 하다 노부부를 친 사건으로 인해 트라우마에 빠져있던 로즈가 팀에 합류한다. 이들의 첫번째 미제사건은 4년전의 메릿이라는 검사의 실종사건이다. 


시리즈물은 칼 형사의 총격사건과 메릿 검사의 실종사건을 파헤치는 두 가지 큰 갈래로 전개되며, 이 두 사건이 만났다 멀어졌다 하며 비밀이 조금씩 드러나는 재미가 솔솔하다. 또한 각 등장인물들이 갖고 있는 트라우마의 배경이 무엇인지도 사건 해결 과정 속에서 하나하나 드러나면서 인물에 대한 친근감도 쌓여 간다. 무엇보다 두 사건 모두 해결과정이 반전에 가까운 예상 밖 결과라 재미가 배가 된다.


스포일러 주의

<사건수사대Q>를 보고 있자면, 톰 크루즈가 주연한 <마이너리리 리포트>라는 영화가 떠오른다. 물론 이 두 영화는 맥락 상 전혀 상관이 없다. 하지만 범죄를 저지를 수밖에 없는 기질을 타고 난 사람이 있다면, 가령 사이코패스와 같은 성향의 사람을 사회에서는 어떻게 대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가질 수밖에 없을 듯하다. 특히 인공지능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범죄예방과 인공지능의 활용 범위에 대한 논의도 공상이나 상상이 아닌 현실이 되고 있음을 느낀다. 이번 미국, 이스라엘-이란의 전쟁이 인공지능을 활용하고, 네트워크 제국이 현실화될지 모른다는 공포가 스물스물 일어나고 있으니 말이다. 범죄 예방이라는 이름 하에 진행될 감시는 개인을 넘어 국가로 이어질 것이며, 이는 '빅 브라더'의 탄생을 예고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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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년 3월 6일 눈 온 후 흐림


이란의 초등생 소녀들 160여 명이 목숨을 잃었다. 한창 재잘재잘 꿈을 키워가는 나이다. 어디서 날아온지도 모를 미사일에 채 꽃도 피우지 못한 생명이 사라졌다. 전쟁은 이다지도 참혹하다. 명분 있는 전쟁이라 할 지라도 이런 참상에 고개를 떨구고 잠시 멈추어야 한다. 그런데 명분마저 찾기 힘든 전쟁에서 참상은 그저 부수적 피해라거나 리스크로 여겨진다. 생명이 숫자화 되어 도덕을 땅 속 깊이 묻어버린다. 


도덕성을 상실한 야만의 시기다. 이만큼 눈 앞에 다가오는 것처럼 느껴졌던 봄도 오늘 새벽 내린 눈에 화들짝 놀라 달아나버렸다. 눈물을 머금은 듯 습한 눈이 흙 위를 살짝 덮었다. 



이 눈 속에서도 꽃은 피어날 준비를 하고 있다. 산수유꽃은 벌써 얼굴을 살짝 내밀고 있고, 매화도 곧 얼굴을 내밀 기세다. 지난해 초겨울 심었던 수선화는 빼꼼 초록색 잎을 내민다.



무릇 생명이란 혹독한 추위 속에서도 싹을 틔울 준비를 하고, 꽃을 피워낼 채비를 한다. 힘으로 정의를 대신하는 야만의 시대에도, 양심과 도덕은 기어코 피어날 것이다. 우리가 서로 서로 손에 손을 잡는다면. 흙이 씨앗과 뿌리를 움켜쥐고 있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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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에는 3월부터 농사 기지개를 켰다. 해마다 날씨의 변화가 심하고, 겨울이 빨리 끝나는 모양새라 올해는 조금 서둘렀다.

2월 21일부터 틈틈이 블루베리 가지치기를 했다. 3월 2일까지 블루베리 가지치기는 대략 끝을 냈다. 물론 사과, 배를 비롯해 큰 나무들의 가지치기도 여전히 남아 있어, 가지치기가 금방 끝나지는 않을 것이다.




가지치기를 끝낸 블루베리에는 유박과 균배양체를 뿌려줬다. 3월 2일 비소식이 있어서 퇴비를 뿌리고 비를 맞히기 위해 서둘렀다. 블루베리밭 전부에 퇴비를 뿌리지는 못하고 절반 정도만 뿌렸다.

오늘 5일 저녁부터 또 비 예보가 있어, 당장 오후에 나머지 밭에 퇴비를 뿌릴 생각이다.  


지난해 삽목을 했던 블루베리는 실내로 들여놓지 않고 밖에다 두었다. 겨울의 가혹한 날씨를 견디기에는 다소 여린 묘목들일테지만, 이번엔 시험삼아 밖에 그대로 놔둔 것이다. 이 척박한 환경을 견디고 살아난 묘목들은 강하게 자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때문이다.



과연 생각대로 잘 클지는 봄이 본격적으로 찾아올 때쯤 알 수 있을 것이다. 올해도 가지치기를 하고 자른 가지를 삽목하고 있는데, 밭에 옮겨 심으면 살아남는 것들이 없어서 새로운 방식을 모색해야 할 성싶다. 가지치기와 퇴비를 뿌리다 보니 올 겨울을 넘기며 죽어간 나무들이 몇 그루 보인다. 죽은 나무를 보식하고 있지만, 보식한 것들이 잘 살아남지 못하다 보니, 죽은 나무의 숫자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숫자가 줄어들고 있는 셈이다. 조금씩 늘려가겠다는 계획은 생각일 뿐 현실을 따라주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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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상 단거리의 부정출발을 가르는 기준인 0.1초는 그대로 수영에도 적용된다. 즉 수영에서도 출발 신호를 듣고, 스타팅 블록에서 0.1초 이내에 출발하면 부정출발이 된다. 하지만 수영에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는다. 평균적으로 올림픽 메달권 선수들이라 하더라도 스타트 시간은 0.6초대이기 때문이다.(황선우는 2021 도쿄올림픽 때 0.58이라는 놀라운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이는 수영선수들이 물에 뛰어들면서 속도를 얻기 위해 몸을 움츠렸다 펴는 반동의 동작 때문이다. 그래서 수영에서는 시간의 측정(실제 별 의미는 없지만)과 함께 출발 전에 몸을 움직이는지를 눈으로 확인하는 심판의 관찰이 추가된다. 즉 출발 전 정지 상태에서 몸을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부정 출발이 되는 것이다. 이는 수영의 출발 자세와 동작이 육상과 다르기 때문에 추가된 부분이다.


반면 계주에서는 육상과 수영이 반대가 된다. 육상은 배턴을 주고 받을 때 30미터를 넘지 않아야 한다. 그리고 던지거나 진로를 방해하는 등의 행위도 금지된다. 심판이 육안으로 먼저 판정을 하고, 세세한 부분은 비디오로 판독한다. 수영은 육상 출발처럼 기계 측정을 통해 계주 부정 출발을 판독한다. 앞선 주자가 터치패드에 닿은 시간과 뒤의 주자가 스타팅 블록을 치고 나가는 시간이 -0.03초 보다 빠르면 실격이 된다. -0.03초라는 여유를 주는 것은 터치패드를 누르고 기계가 반응하는 속도 및 기계적 오차를 허용한 범위라 할 수 있다. 터치와 동시에 스타팅을 하기 위해서는 뒤 주자가 미리 몸을 움직여 상체를 날리고 스타팅 블록에서 발을 떼는 시간이 터치하는 시간과 맞닿도록 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육상 계주에서 배턴을 주고 받는 연습을 하듯, 수영 계주 또한 반복된 연습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렇게 몸을 미리 움직이는 덕분에 뒤 주자의 경우 앞 주자보다 기록이 더 좋게 나오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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