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일지 6월 14일 - 흐리다 맑음 하우스 최저 19도 최고 43도

 

오늘 한 일 - 신축하우스 토마토 유인줄 걸기, 토종 조와 수수 파종

 

6월은 농가의 수확 시기다. 감자에 이어 보리도 그 결실을 맺었다. 마을 주민의 콤바인을 빌려 보리를 수확했다. 넓은 땅덩어리를 차지하던 보리가 베어지고 그 열매만 늘어놓으니 생각보다 양이 작아보인다. 그래도 이렇게 잘 익어주니 참 고맙다. 이젠 말리는 작업만이 남았다.

 

 

 

오늘은 아침부터 날이 저물 때까지 신축하우스에 방울토마토 유인줄을 맸다. 하우스는 6미터 50센티미터의 폭에 길이는 120미터가 훌쩍 넘는다. 트랙터를 타면서 하우스 골조 위에 줄을 매다는 작업이다. 지난 4월 이후 두번째라 그런지 속도는 빨라졌다. 하지만 단순 반복 작업이다보니 지루하다. 게다가 하우스 한 동이 고장 난 바람에 비닐이 다 올라가지 않아 하우스 안은 완전히 찜통이다. 일어섰다 앉았다를 반복하며 300여개의 줄을 매달았다. 속옷은 땀으로 젖어 더 이상 빨아들일 능력을 잃어버렸다.

 

유인줄 매기가 끝난 후엔 달을 보며 토종 강화조와 몽당수수를 육묘트레이에 파종했다. 흙살림에 와서 지금까지 모종을 심기만 했지 직접 씨앗을 파종하긴 이번이 처음이다. 상토를 트레이에 담아 살짝 눌러 공간을 만든 후 씨앗을 뿌리고 다시 복토를 하는 과정이다. 파종 후 물주기가 관건이다. 어떻게 관리를 해야 발아와 성장이 잘 이루어질지 지켜봐야 할 일이다.

 

 

서리태처럼 생긴 오가피콩도 파종했다. 잎이 다섯장에 그 맛도 오가피와 비슷하다고 한다. 또 수수 같은 경우엔 뻥튀기를 하면 그렇게 맛이 좋다고 한다. 강정에 많이 사용한다고 들었다. 둘 다 직접 먹어볼 기회가 생겼으면 좋겠다.

 

육묘하우스 앞에 고무대야가 놓여져 있다. 그 속엔 연이 심겨져 있다. 외국에서 들여온 종자란다. 그런데 한 주당 가격이 무려 십만원이다. 아무리 관상용이라고 하지만 그 가격이 너무 놀랍다.

물론 억을 호가하는 소나무도 있다. 분재나 난 같은 경우에도 웬만한 자동차 한 대 값인 경우도 흔하다. 이런 관상용 식물들을 지켜볼 때마다 항상 드는 생각이 있다. 과연 세상의 값어치라는 것이 제대로 매겨진 것일까. 이런 생각은 명품으로까지 이어진다. 남들이 쉽게 갖지 못한 것을 갖고 있다는 그 과시욕이 가치을 가치있게 평가하지 못하고 값어치만 올려놓은 것은 아닐까. 진짜 가치와 가짜 값어치를 구별할 수 있는 심미안과, 과시하려 들지 말고 직시하려 드는 마음을 지닐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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