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일지 5월 30일 오전 안개 짙음 오후 햇빛 쨍쨍

 

오늘 한 일 - 토마토 곁순 지르기 및 유인

 

오늘도 그제처럼 하루 종일 토마토의 곁순을 지르고 유인 작업을 했다. 이제는 나도 슬슬 농부가 되어 가는 것일까.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지는 것과 반대로 날마다 보고 어루만지다 보니 토마토가 사랑스럽게 느껴진다. 누군가는 사람의 변하기 쉬운 마음보다는 애정의 정도만큼 보답하는 동식물에게 더 애착이 간다고 말한다. 그 심정을 이제야 조금 느낄 수 있을듯하다. 토마토가 쑥쑥 자라는 만큼 고추도 점점 그 몸집을 키워가기 시작한다.

 

오후에는 작업을 하면서 라디오를 틀어놓았다. 주파수가 잘 잡히지 않아 그냥 한 채널로 쭉이다. 허리가 아파와 일이 더디게 진행될 즈음 귀에 익은 노래가 흘러나온다. 귀에는 익지만 잘 알고 있는 노래는 아니었다. 조항조의 '거짓말'이라는 곡. 사람보다 토마토가 더 사랑스럽게 느껴지는 오늘, 그 심정을 대변이라도 하듯 구슬프게 노랫말이 귀에 쏙쏙 들려온다.

 

사랑했다는 그말도 거짓말

돌아온다는 말도 거짓말

세상의 모든 거짓말 다 해놓고

행여 나를 찾아와 있을 너의 그마음도 다칠까

너의 자리를 난 또 비워둔다

이젠 더 이상 속아선 않되지

이젠 더 이상 믿어선 않되지

하지만 그게 말처럼 쉽지 않아

다시 한번만 더 나 너를 다시 한번만 더 너에게

나를 사랑할 기횔 주어본다

어떤 사랑으로 나의 용서를 답하런지

또 잠시 날 사랑하다 떠날 건지

마치 처음날 사랑하듯 가슴 뜨겁게 와있지만

난 왠지 그사랑이 두려워

오직 나만을 위한 그약속과

내곁에서 날 지켜준다는 말

이번만큼은 제발 변치않길

 

거짓말 없는 사랑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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