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내리고 온 세상이 하얗게 뒤덮혔다. 길도 사라졌다. 순백의 세상이다. 아무도 걷지 않은 이 하얀 도화지에 발자국을 남기는 것은 왠지 모를 설렘을 준다. 먼저 걷는 기분. 두려움과 설렘이 교차하는 묘한 느낌이다.

 

누군가 이 발자국을 따라 걸을 것이다. 이내 다른 길로 접어들지 모르지만 발자국은 길을 인도한다. 그러나 한명 두명 발자국이 이어지다 보면 이 길은 가장 먼저 빙판길이 되어버린다. 발에 밟힌 눈이 점차 녹아 추위에 얼어붙는 것이다. 누군가 걸어간 길은 이렇게 미끄러운 법이다. 아무 생각없이 걷다가는 꽈당 넘어지기 십상이다.

 

그러니 긴장하라. 남의 길은 넘어지기 일쑤이니. 그러니 걸어보라. 새로운 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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