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타 - Avatar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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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영종료


텔레비젼을 켜면 흔히 접하는 게 맛집 소개 프로그램이다. 각 방송사별로 얼마나 많은 맛집들이 소개됐는지 헤아려보는 것은 바보같은 일일지도 모를 정도다. 오죽 했으면 "방송국에 소개 안된 집"이라는 이름을 내건 식당들이 생겼을까. 

그런데 곰곰히 텔레비젼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맛집 소개 못지않게 자주 접할 수 있는 것이 여행과 관련된 프로그램이다. 예능의 선두주자로 우뚝 올라선 '1박 2일'을 비롯해 '패밀리가 떴다'도 그 기본 컨셉은 여행지 소개에 있지 않은가. 영화나 드라마 속 장면의 실제 촬영지를 소개하는 것에서부터 맛집과 여행지가 함께 소개되는 것은 흔한 일이다. 여행 프로그램 나레이션을 맡았던 김C의 경우엔 그 덕분에 광고까지 하지 않던가.  

여행 프로그램의 매력은 여행지 자체의 정보와 함께 간접 경험만으로도 탈출감.해방감을 통한 자유를 느낄 수 있다는 점에 있을 것이다. 되풀이되는 일상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는 상상만으로도 즐겁기 때문이다. 내가 지금 서 있는 곳과 다른 자연환경. 문화. 사람들을 대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가슴이 콩닥콩닥 뛴다. 

영화 '아바타'를 3D로 접하는 순간, 영화를 보고 있다는 생각보다는 여행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의 줄거리나 주제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영화 속 풍경과 외계 생명체들을 입체적인 모습으로 대하는 순간 내가 지금 여행을 떠나고 있는듯한 착각에 빠져 들었다. 아바타가 다시 보고 싶다면 그 이유는 바로 여행을 떠나고 싶은 이유와 똑같다. 한번 가봤던 곳이라도 다시 둘러보고 싶은 여행지가 있듯이 말이다. 다만 관객인 나와 상호작용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점이 아쉽지만, 바로 그 이유 때문에 더욱 안전한 기분으로 여행을 만끽할 수도 있다. 현실에서 부딪히는 갖가지 자질구레한 어려움과 불편 없이 신세계를 만날 수 있게 된 것이니까.(다만 고생도 여행의 일부라고 생각한다면 조금 다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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