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료원 황성수 박사는 고혈압이 생겨 동맥경화증이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동맥경화증으로 인해 고혈압, 뇌졸중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고 말한다. 동맥경화증은 기름진 식사가 원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그래서 환자들에게 100% 현미밥과 채식, 과일 만을 먹도록 당부한다. 금지식품목록엔 고기, 생선, 흰쌀밥, 달콤한 것. 계란, 우유 등이 들어있다. 식이요법에 들어가는 순간부터 고혈압 약은 단 한알도 먹지 않는다.  

MBC 스페셜 <편식으로 고혈압잡기>에선 황 박사의 요법에 따라 고혈압을 치료해 간 사람들이 나온다. 그들은 평소 먹던 음식만을 바꿈으로써 평생 먹고 살아야만 된다고 생각했던 약을 끊을 수 있게 됐다는 희망을 본다. 다큐 속에선 나오지 않았지만 아마 중간에 포기하거나 또는 기대치에 못미치는 결과를 얻은 환자들도 물론 있었을 것이다.   

이번 다큐는 그 제목에서부터 제작자들의 의도가 엿보인다. 편식으로라는 단어를 씀으로써 우리들의 선입견에 일타를 가한다. '편식하면 안돼' 라는 금과옥조를 무너뜨리는 이 다큐는 그래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고혈압 치료만으로 2조원 이상이 쓰이는 상황은 단순히 2조원이라는 숫자의 문제가 아니다. 만약 대부분의 사람들이 고기와 생선을 끊고 살아감으로써 동맥경화증과 관계된 질병들을 예방할 수 있다고 가정한다면 그것은 2조원의 문제를 떠나 사회적 변혁까지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기를 끊는다는 것은 단순히 채식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병원과 제약회사, 낙농업, 화학회사, 수자원 등등 많은 기업들과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자세한 내용을 알고싶다면 <육식의 종말><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누가 우리의 밥상을 지배하는가> 등등을 참고)  

다큐는 이런 사회적 문제보다는 개인적 문제로 접근하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지켜본 다큐 중 궁금했던 부분은 70, 80을 넘긴 할머니들의 선택이다. 30~40대들이야 평생 약을 먹고 살아간다는 것이 끔찍하게 느껴질뿐더러 약이라는 것이 근원적인 치료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기에 그 불확실성에 조마조마한 삶을 살고 싶어하지 않았을 것이다. 더군다나 약으로 인한 부작용도 문제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생이 얼마남지 않은 분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생선이나 고기먹는 것을 포기하고 식이요법을 택하는 것은 언뜻 이해하기가 힘들었다. 그만큼 약을 먹는 것이 고통스러운 일이기도 하겠지만 그래도 먹고싶은 것을 못먹는 고통과 비교한다면야... 

그래서 곰곰히 생각해봤다. 표면적으로는 약을 끊는다는 것 자체가 큰 즐거움을 주기 때문이겠지만 심층적으로는 언제 죽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으로부터의 해방 때문에 선택한 것이지는 않을까. 고혈압으로 인한 뇌졸중의 위협으로부터 벗어난다는 사실 그 자체가 행복한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말이다. 그만큼 죽음은 공포스러운 것이니까. 아무리 죽음에 대해 덤덤하려 해도 그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니까.  

3탄까지 준비된 이 다큐가 과연 국민들에게 편식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지 궁금하다. 물론 그 바람은 다른 바람이 그랬듯 잠깐 일고 잠잠해지겠지만. 더군다나 이 다큐가 죽음에 대한 직접적 공포를 전달할 순 없기에 더욱 그렇다. 그래도 그 바람의 영향을 받은 사람은 후일에 보다 더 큰 바람을 일으킬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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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kkf 2009-12-30 17: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자연정혈요법으로 질병의 고통에서 벗어나세요.
아파야 할 이유가 없습니다.
내 병은 내가 고치고 내가족은 내가 지킨다.
건강은 예방이 최 우선입니다.
http://blog.daum.net/sejn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