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더>에 대한 초점은 대부분 '지독한' 모성애에 맞추어져 있는 듯하다. 자식에 대한 어머니의 사랑이 극한으로 치달으면 얼마나 이기적인 모습을 띨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가히 충격적이다. 김혜자가 원빈에게 그토록 집착하는 이유가 밝혀지는 부분이 섬뜩하게 다가오듯이 말이다.
또한 이 영화는 추리소설과 비슷한 얼개로 이야기를 꾸려 나간다. 여고생의 죽음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를 보여주는 모습은 우발적인 것들이 한 자리에 모여서 필연적인 일이 벌어지게 되면서 비극적 양상을 띤다. 가난이 가져다 준 여고생의 일탈과 어른으로서의 증명이 필요했던 원빈을 비롯해 주변 사람들이 얽히고 설키면서 살인사건이 터진다. 그리고 그 범인으로 원빈이 지목된다. 과연 진짜 범인은 누구일까. 그리고 원빈은 왜 지능이 모자랄까. 범행 대상자로 왜 여고생이 선택됐을까. 범인은 무슨 목적으로 시체를 모든 사람이 다 잘 보일 수 있는 옥상으로 끌고 갔을까와 같은 물음에 대한 해답이 천천히 드러난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이 영화의 가장 강렬한 장면을 꼽으라면 마지막 관광버스 안에서의 김혜자의 모습이라고 말하겠다. 괴롭고 힘든 일을 잊게 해주는 허벅지 안쪽에 침 한방을 놓고 덩실덩실 춤을 추는 김혜자의 모습은 측은함을 넘어 오히려 숭고함마저 느끼게 해준다. 그리고 그순간 영화와 아무 상관이 없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떠올랐다. 김혜자의 그 침 한방을 노 전 대통령에게 놓아주기만 했어도 덩실덩실 춤을 추진 못했을 망정 스스로 목숨을 끊진 않았을까 하는 엉뚱한 상상을 해봤다. 그렇기에 길게 이어지는 김혜자의 춤은 절대로 우스꽝스러울 순 없었으며, 삶에 대한 숭고미를 느끼게 만든 것이다.
살아간다는 것. 그것은 때로 망각을 필요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