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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적인 것의 슬픔
정재서 지음 / 살림 / 1996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오리엔탈리즘>이라는 책을 통해 서구의 관점으로 왜곡되어진 동양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이 책마저도 동양인의 손에 의해 태어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주체적 시각을 지니고 있다고는 보기 힘들다. 더군다나 한국은 중국의 변방정도로 취급되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간과할 수는 없는 문제일 것이다. 또한 이런 서구의 삐딱한 시각이외에도 동양권내에서도 중국이라는 거대한 국가가 그 주변국들을 바라보는 횡포 또한 만만치 않아 이레저레 치이고 사는 약소국의 슬픔을 느끼게 된다.
뭐 남들이야 어떻게 바라보든 무슨 상관이랴? 라고 생각하며 그냥 넘어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역사라는 것이 과거의 일이 과거로 그냥 끝나지 않고 항상 현실과 연계된다는 점에서, 또 문화적으론 주변국가들을 억압하고 강대국들만의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봄으로써 다양성을 상실한다는 문제를 가지고 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이런 왜곡된 관점에서 벗어나 주체적 사고를 갖을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편협한 국수주의를 주장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중국의 옛무서 <산해경>과 고구려 시대 무덤벽화등의 비교를 통해 동양적인 것, 특히 한국을 중심으로 한 극동아시아의 독특한 문화관을 보여줌으로써 변방으로서의 소국적 관점을 벗어난 고유의 다양성을 밝히고 있다. 이런 지난한 연구를 통해 옛 사람들의 세계관과 또 그들 사이의 다양함을 볼 수 있다는 것은 축복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