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우리를 둘러싼 화두 중 가장 많이 회자되는 것은 단연코 AI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경제적 측면은 물론 정치, 사회, 문화 등 모든 분야에 걸쳐 AI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단 몇 개월 마다, 아니 이제는 몇 일이라고 해야 할 지도 모르겠지만, 그 변화의 속도가 너무 빨라, AI에 대한 조금 전의 평가가 머나 먼 과거의 소리처럼 들리기도 한다. 그래서 AI를 분석하기 위해 기획하고 촬영하고 편집하는 사이, 그 기획과 분석은 과거의 것이 되어버려 현재의 쓸모를 보장받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AI를 바라보는 시선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AI 능력의 향상 자체 보다는 그로 인한 인류에의 영향이라는 근본적 물음은 변치 않기 때문일 것이다.
최근(26년 8월 15일) 넷플릭스에서 <AI다큐:종말론적 낙관주의자가 되다>라는 다큐멘터리가 공개됐다. 다니엘 로허라는 감독이 곧 태어날 자신의 아이가 AI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갈지 걱정이 되어 AI가 가져 올 미래를 알아보기 위한 다큐멘터리라고 할 수 있다.
감독은 이를 위해 샘 올트먼(오픈 AI CEO), 데미스 허사비스(구글 딥마인드 CEO) 같은 빅테크 리더, 요슈아 벤지오(튜링상 수상자) 등의 AI 전문가, 유발 하라리, 팀닛 게브루와 같은 학자 등 수 많은 관련 인물들을 인터뷰한다.
다큐멘터리 속에서 만나는 사람들이 워낙 많다보니 다양한 시선을 접한다는 장점은 있지만 짧은 멘트들이 숨 쉴 틈 없이 이어져 내용을 쫓아가거나 깊은 사고를 하며 시청하는 것은 어려운 단점이 있다. 그럼에도 이 다큐멘터리가 좋은 점은 AI의 미래를 바라보는 시선을 크게 분류해 봄으로써,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다큐를 보면서 정리해 본 AI를 바라보는 관점은 동인에 따라 크게 4가지로 볼 수 있겠다.
첫번째는 지정학적 요인이다. 즉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이 가져 올 속도전과 자국 우선주의로 인한 '죄수의 딜레마' 상황이다. 다큐에서 언급하고 있지는 않지만 한국을 필두로 한 제3국의 연합을 통한 패권국에 대한 제어를 대안으로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두번째는 기술적 요인이다. 기술 자체의 기하급수적 진화가 인간의 통제범위를 벗어나는 초지능이 탄생했을 때의 기술적 불확실성이라 할 수 있다. AI의 목표가 인간의 의도나 윤리와 다르게 설정될 경우 인류가 멸종되거나 AI에 종속될 수 있다는 경고다. 이는 현재까지 AI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인간이 알 수 없다는 측면에서 더욱 공포스럽게 다가온다. 이런 측면에서 종말론이나 디스토피아적 예측이 쏟아진다.
세번째는 사회 경제적 요인이다. AI가 가져올 권력과 부의 집중과 이로 인한 사회적 안전망이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일자리 상실을 넘어 빈부격차로 인한 수명, 성, 건강의 차이로 이어지는 불평등의 세상에 대한 불안이다. 실제 반도체 특수로 성과금을 나눠 갖는 노동자와 그렇지 못한 노동자 사이의 간격이 이런 격차의 벌어짐을 피부로 느끼게 하고 있다. 이런 시기가 조금만 더 진행된다면 이런 격차로 인한 사회적 불안감은 더욱 증폭될 것이다. 이는 지금 눈앞에 펼쳐지고 곧 벌어지게 될 현실이라는 측면에서 보다 큰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이라 할 수 있다. 한쪽으로 쏠리는 부와 권력을 어떻게 평탄화 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논의는 지금 이루어져야 한다.
네번째는 정보와 인지적 요인이다. AI가 생성해 내는 가짜 정보와 딥페이크 등 정교한 거짓말이 사회적 신뢰를 무너뜨림으로 인해 민주주의가 붕괴될 수 있다는 걱정이다. 무엇이 진짜고 가짜인지를 구분할 수 없는 상태에서의 선거 교란과 여론 조작은 정치적 불안정을 가져올 수 있다. 게다가 알고리즘으로 인한 편향성의 극대화는 사회적 분열과 극단주의를 부추겨 건강한 사회를 위협할 것으로 보인다. 이것 또한 바로 앞에 닥친 현실이다. 서로가 다른 정보만을 받아들이면서 시선의 극단적 차이만이 도드라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무엇이 진짜이고 어떤게 건강한 것인지에 대한 AI교육이 필요한 이유이다. AI를 멀리하는 것 보다 더 중요한 교육이지 않을까 싶다.
이제 곧 다가올 현실이자 미래의 모습이 어떻게 나타날 것인지는 지금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달려 있을 것이다. 우리가 AI를 어떻게 다루고 이용해야 할 지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과 논의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