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로 보는 오랜만의 중국 본토 영화. <소실점>은 숨겨진 시체, 사라진 아이, 감춰진 성폭행이라는 세 가지 사건이 공동주택단지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배경이 되는 도시는 영화 속에서 특정되어 나오지는 않지만 인구 3천 만의 충칭시로 보여진다. 거대 아파트와 공동주택단지가 몰려 있는 장면들이 자주 등장하는데, 이 수많은 집과 가구들이 즐비한 곳에서는 그 어떤 이야기라도 전혀 이상할 것 같지 않다. 


영화 <소실점>에서는 세 가지 사건이 점점 하나의 특별한 장소로 모아지는 과정이 담겨 있다. 사라진 아이의 경우엔 집 안에 들어간 건 확인되지만, 나온 것은 확인 안 된 사건이다. 일종의 밀실 추리인 셈. 여기에 이 사건이 벌어지기 몇 달 전 알려지지 않은 성폭행 사건이 있었다. 이 사건 또한 범인이 CCTV에 잡히지 않고 외부에서 침입해 범행을 저지르기 어려운 조건. 이 또한 밀실 추리라 할 수 있다. 여기에 더해 성폭행 사건이 벌어진 집에서는 시체를 감추기 위한 일이 벌어진다. 


밀실 추리를 풀어가는 재미가 있지만, 단서가 충분하지 않아 범인을 예측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꼼꼼히 짜여진 단서를 합쳐서 범인을 맞추기 보다는 누군가 범인일 것 같다는 추정 정도만 가능하다. 즉 범인 찾기의 머리 쓰는 재미는 없다. 다만 시간을 꼬아 놓아서, 세 가지 사건이 어떻게 얽혀 있는지를 조금씩 풀어나가는 측면에서 스릴러 또는 미스터리의 재미를 놓치지 않는다. 현재를 보여주다 갑작스레 다른 사건의 주인공들 관점에서 사건 발생 시점으로 다시 돌아가는 구조를 통해 점점 비밀의 소실점으로 다가가는 것이다. 


공동주택단지에서 벌어지는 이 세 가지 사건은 각각 별개의 사건 같지만, 감추고 싶은 욕망이 빚어낸 사건들이라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영화 속 공안이 내뱉듯 "각 집마다 비밀이 있다"는 것, 그리고 그 비밀을 꼭꼭 감추고 싶다는 것이 사건을 만들어내고 있는 셈이다. 


이 비밀들이 밝혀지면 그것을 감당해야 할 현실의 무게는 지독히도 무겁다. 모든 비밀이 다 밝혀져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떤 경우엔 과감히 비밀을 드러낼 용기가 필요하다. 세 사건의 주인공들은 용기를 내기도 하고, 뒤늦게 용기를 내지 못함을 후회하기도 하고, 반대로 어떤 용기도 내지 못한다. 


인간의 비뚤어진 욕망이 만들어 낸 공간을 통해 벌어진 사건들. 영화 <소실점>은 욕망과 비밀이 대도시 공동주택단지에서 숨죽인 채 드넓게 퍼져 있음을 보여준다. 중국 미스터리. 스릴러. 청불. 넷플릭스 26년 9월 10일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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