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매순간 선택을 하며 살아간다. 아침에 지금 일어날 것인지, 조금 더 잘 것인지, 점심은 무얼 먹을 것인지와 같은 사소한 일상에서부터, 업무상 중요한 결정들까지. 그런 선택들이 지금의 나를 만들어 왔다. 그런데 인생에 있어 정말 중요한 순간 잘못된 선택을 하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시리즈 <7초>(세븐 세컨즈)는 잘못된 선택 하나가 나비 효과가 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어떻게 끔찍한 고통을 안겨주는지를 보여준다.


뉴욕 인근의 저지타운. 이른 아침 눈이 내린 공원 길을 운전하고 있는 경찰은 전화로 아내의 사촌으로부터 임신한 아내와 병원에 있다는 소식을 전해 듣는다. 지난번 사산의 경험이 있었기에 경찰의 마음은 급하다. 전화에 온통 신경을 쏟고 있는데 갑자기 차에 무언가 부딪힌 것을 느낀다. 차를 멈추고 밖으로 나와보니 자전거 한 대가 바퀴 밑에 찌그러져 있다. 경찰은 자신의 팀장에게 전화를 건다. 팀장과 팀원은 사건 현장으로 와 피해자의 상태를 살핀다. 죽었다는 판단 하에 아무도 보지 않는 한적한 곳임을 파악하고 그냥 달아나기로 결심한다. 피해자는 흑인 소년이었다. 부서진 자전거는 동네 마약 판매상 조직원들이 타는 것이다. 증거가 될 만한 것들을 치우고 경찰들은 자리를 뜬다. 


시리즈는 이 교통사고의 범인을 찾아내는 과정을 그린다. 흑인 소년은 사고 당시 죽지 않은 중태 상태였고, 12시간이 지나 발견돼 병원으로 실려갔지만 이윽고 사망하고 만다. 경찰들의 은폐 속에서 범인을 찾기 위해 검사와 새로 경찰서에 배정 받은 경찰관이 힘을 합쳐 증거를 모으기 시작한다. 총 10회 중 증거를 모아가는 과정이 2/3를 차지하고 마지막 2회는 법정 다툼을 다룬다. 법정 다툼은 뒤집기에 뒤집기를 거듭하며 판결이 어떻게 나올지 짐작조차 하지 못한다. 물론 그 과정에서 다소 논리적이지 못하고 어긋남이 잘 짜여지지 않은 허술한 부분이 있지만, 예상을 뒤엎는 전개가 흥미진진하다. 


<7초>에 나오는 인물들은 다양하다. 그런데 이 등장인물 모두가 뚜렷한 캐릭터를 지니며, 시리즈를 풍성하게 만들어 준다. 사망한 흑인 소년의 아버지는 신심이 가득한 기독교인이지만 일종의 꼰대(?)같은 모습으로 아들과의 소통이 순조롭지 않았다. 어머니는 아들의 죽음에 거의 실성한 듯 분노와 슬픔에 가득 차 있어, 복수만이 삶을 지탱하게 한다. 그의 삼촌은 마약 조직원이었다 손을 끊고 군에 들어갔지만, 제대 후 귀향하고 나서 어떤 삶을 살아야 할지 방황하고 있다.

이 사건을 맡은 검사는 과거 자신이 담당했던 사건으로 어린 아이들이 죽게 된 트라우마에 갇혀 술에 절어 산다. 뺑소니 치기로 결심한 마약반원들은 지역의 마약상과 카르텔을 맺고 뒷돈을 챙기면서 한편으론 이 카르텔 덕으로 커다란 사건 없이 마을의 평온을 지켜가고 있다. 


<7초> 속 등장인물들은 흑인 소년 사망 사건으로 혼돈에 휩싸인다. 잔잔한 호수에 돌맹이 하나가 파장을 일으키듯 등장인물들 전체에 큰 영향을 끼친다. 교통사고를 일으킨 경찰은 죄책감에 시달리면서도 갓 태어난 아기와 가족을 위해 정직함을 버리려 한다. 검사는 트라우마 속에서 또 다시 소년이 죽게 된 사건을 맡으면서 갈팡질팡하게 된다. 죽은 소년의 부모는 이 죽음을 대하는 방식의 차이로 갈등의 골이 깊어간다. 


<7초>에서는 목숨의 가치가 서로 다른지를 묻는다. 미국 사회에서 수많은 흑인 아이들이 죽어 가지만, 아무도 이 죽음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 검사는 이런 차별에 반감을 갖고 흑인 소년의 죽음을 혐오살인으로 규정한다. 그런데 과연 이 사건은 단순한 뺑소니 교통사고 였을까, 아니면 혐오 살인인 것일까? 이런 의문 속에서 시리즈의 제목이 왜 <7초>인지를 알게 된다. 넷플릭스 2018년 공개. 10부작. 미국 스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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