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파이널 피스>는 벌목장에서 나무 한 그루가 쓰러지고, 쓰러진 자리에서 시체가 나오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그 시체의 가슴팍에는 전국에 7세트밖에 없는 고가의 장기말이 놓여져 있다. 시체는 도대체 누구이며, 왜 장기말이 놓여 있을까. 형사들은 사건을 파헤치기 위해 조사를 시작한다. 

이 조사 과정에서 일본식 장기에 집착한 한 인물이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된다. 어렸을 적 어머니가 자살하고 아버지의 학대 속에서 자란 케이스케. 신문배달을 하며 배고픔을 간신히 면하고 있었는데, 배달하는 한 집에서 희망을 품는 인연을 만나게 된다. 은퇴한 교장 선생님은 케이스케가 신문 배달을 하다 집 밖에 내놓은 장기 잡지에 관심을 보이는 것을 목격한다. 교장 선생님은 케이스케를 집 안으로 들여 장기를 두며 그에게 다가간다. 케이스케는 장기에 매료되는 한편 재능도 있음을 알게 된다. 교장 선생님의 배려로 장기 엘리트 코스를 밟으려 하지만 아버지의 반대에 부딪힌다. 결국 장기를 그만두고 대학에 입학하지만, 여기서 전설적인 장기 도박꾼 토묘를 만나게 된다. 그는 도박으로서의 장기가 갖는 악마적 힘에 사로잡힌다. 토묘로부터 장기를 배우며 더욱 성장한 케이스케는 일본 장기 대국에서 프로들을 다 물리치고 마지막 결승전을 앞두게 된다.


케이스케가 교장선생님의 권유로 프로에 입단하게 됐다면 그의 인생행로는 완전히 달랐을 것이다. 재능이 꽃 피는 자리가 중요한 이유다. 케이스케의 천재적 재능은 정규 코스가 아닌 야생의 도박판에서 키워진다. 그런데 이 야생의 도박판으로 케이스케가 몰린 이유는, 장기 도박으로 유명한 토묘 탓이다. 케이스케도 토묘도 영화 <파이널 피스>에서는 불우한 가정 환경이 그들을 도박판으로 내몬 것으로 추측케 한다. 생명체란 번식과 생존에 대한 본능이 우선이다. 그런데 목숨까지 걸고 치르는 도박은 이런 본능마저 압도한다. 특히 토묘는 도박이 주는 도파민에 중독되었다고 볼 수 있다. 케이스케는 토묘가 걸어간 자리를 기반으로 양지로 나아갈 수 있을까. 

어찌보면 <파이널 피스>는 장기판의 금수저와 흙수저 이야기로도 읽혀진다. 정규 엘르트 코스로 짜여진 프로의 길은 금수저의 길이라 할 수 있겠다. 물론 이곳에서도 경쟁은 치열하고 살아남아야지만 정상에 오를 수 있다. 아무튼 금수저와 흙수저의 대결은 온 국민의 관심사가 됐다. 그런데 이 영화, 이렇게 끝을 맺어도 될까. 정말 이토록 책임없는 열린 결말이라니. 


영화 <파이널 피스>는 26년 5월 27일 개봉한 일본 영화다. 디즈니+에서 8월 26일 공개. 15세 이상 관람가. 124분. 드라마&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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