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 5월 1일 


블루베리밭에 쑥이 자리를 잡은 모양이다. 일부 블루베리 나무 근처는 온통 쑥 천지다. 이런 탓인지 쑥이 점령한 곳의 블루베리는 잎이 노랗고 잘 자라지 못하는 듯 보인다. 물론 쑥이 근처에서 자라고 있는 모든 블루베리가 그런 것은 아니어서, 꼭 쑥의 영향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이기는 하다. 하지만 쑥은 타감작용을 하기에 분명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보인다. 



블루베리밭을 포함해 텃밭을 가꿀 때도 풀을 완전히 제거하지는 않는다. 이른바 초생재배로 생태계가 살아서 조화를 이루며 자라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풀이 블루베리가 자라는 것을 방해하지 않도록 1년에 4~5회 정도 베어준다. 뿌리 채 뽑아서 땅을 뒤집거나 땅 속 미생물의 활동을 방해하지 않으려 노력한다. 




하지만 쑥은 예외다. 타감작용 때문이다. 타감작용이란 다른 식물의 발아나 성장을 방해하는 화학물을 뿜어내는 것을 말한다. 이렇게 쑥이 타감작용을 하기에 쑥이 자라는 곳에서는 다른 풀이 자라기가 힘들다. 더군다나 뿌리를 얼마나 뻗는지 다른 뿌리가 들어설 곳이 없을 정도이다. 그래서 쑥은 뽑아낸다. 물론 자연상태라면 쑥이 자란 후에 관목과 교목이 나타나는 천이가 일어날 것이다. 하지만 농사를 짓는 입장에서는 특정 작물을 키워야 하기에 일반적 천이를 기다릴 수는 없다. 




쑥을 뽑아내는 것은 힘들다. 뿌리가 사방팔방으로 뻗어있어 쉽사리 뽑혀지지 않는다. 호미로 주변 흙을 파헤치고 뿌리를 뽑아내야 한다. 뿌리가 조금이라도 남아 있다면 그곳에서 다시 쑥은 자란다. 생명력의 끝판왕이다. 블루베리 주변의 쑥만 뽑아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블루베리 나무 한 그루 주위 쑥을 뽑아내는 데만 10분 정도 걸리는 지난한 작업이다. 




쑥의 타감작용은 일종의 독을 뿜어내는 강력한 무기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독은 자신에게도 독이 되어 돌아온다. 독성이 쌓이고 쌓여 쑥 자신도 새싹을 내기가 힘들어 지기 때문이다. 거기에 이 독성의 내성을 가진 미생물이 등장하고 한 두 그루의 관목이나 교목이 독성을 이겨내고 자라기 시작하면, 햇빛을 좋아하는 쑥은 그늘로 인해 그 성장이 방해를 받게 된다. 그러면서 점차 쑥은 줄어들고 관목과 교목이 자라는 천이 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쑥의 강력한 무기 타감작용에는 많은 에너지가 쓰인다. 쑥 뿐만이 아니라 타감작용을 하는 식물은 에너지의 많은 부분을 무기를 만드는 데 사용해야 한다. 그래서 일반적인 식물들은 타감작용을 하기 보다는 어울려 사는 공생으로 생존을 지켜내는 방식을 택한다. 


쑥으로 가득 찬 블루베리밭을 보며 미국과 러시아를 비롯해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무기를 가진 나라들이 다른 나라를 침범하는 정세가 비쳐 보인다. 결국 자신의 독으로 새싹을 내지 못하는 쑥처럼 강대국의 침공이 가져 올 피해가 자신에게로 향할 것임을 예상한다. 많은 작물들이 타감작용 보다는 공존을 택하듯, 인류도 부디 전쟁을 끝내고 공생의 길을 걸어갈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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