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에 3주 씩 심어놓은 참외와 수박이 열매를 맺고 자라기 시작했다. 참외와 수박의 경우(물론 다른 작물들도 그렇지만) 많은 양과 크기가 큰 열매를 수확하기 위한 재배 요령이 있다. 그냥 자라는대로 두었다가는 열매의 크기도 작고, 수확량도 적을 수 밖에 없다. 그 재배 요령의 핵심은 곁순이다.

농작물 재배에서 곁순을 관리하는 방법은 작물의 종류에 따라 다르다. 토마토는 곁순을 제거하는게 좋다. 두 줄 재배라고 해서 튼튼한 곁순을 하나 살려서 원줄기와 함께 키우는 방식이 있기는 하다. 수박은 아들 곁순을 살려, 이 곁순에서 수박을 달게 만든다. 참외는 손자 곁순 즉 곁순의 곁순을 키워서 수확량을 극대화한다. 수박과 참외의 경우엔 이 곁순들을 잘 자라도록 하기 위해 원줄기와 첫번째 곁순을 잘라주는 작업을 병행한다. 이러한 농사 방식들은 오랜 시간 동안 연구와 경험을 통해 발전해 왔다. 하지만 곁순을 전혀 관리하지 않아도 작물은 자라고 열매를 맺는다. 이는 마치 우리 인생과도 비슷하다.


우리 삶에서 곁순은 살아가는 동안 찾아오는 여러 가지 선택과 기회라고 할 수 있다. 어떤 선택은 과감히 포기해야 더 큰 성과를 이룰 수 있고, 어떤 기회는 놓치지 말고 살려내야 더 풍성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때로는 우리가 원튼 원하지 않든 자연스럽게 성장해가는 기회들도 존재한다. 그러나 농사에서와 마찬가지로, 제한된 시간과 자원 안에서 최대한의 성과를 얻기 위해서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농부가 곁순을 제거하거나 살리며 작물의 성장을 조절하는 것처럼, 우리도 인생의 다양한 선택지 중에서 중요한 것과 덜 중요한 것을 구별할 줄 알아야 한다. 물론 모든 선택이 완벽할 수는 없다. 때로는 실수도 하고 후회도 남겠지만, 중요한 것은 그 과정에서 배우고 성장하는 것이다.


농사는 자연의 순리에 맞춰 기술을 발전시켜 왔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로, 주어진 환경과 조건 속에서 최대한의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배우고 노력해야 한다. 그러면서도 때로는 자연의 흐름에 맡겨두는 여유도 필요하다. 결국 인생도 농사와 같아서, 때로는 인위적인 손길이, 때로는 자연스러운 성장이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 것이다.


결국, 인생이라는 경작지에서 우리는 각자의 방법으로 최선을 다해 성장해 나가야 한다. 어떤 곁순은 과감히 제거하고, 어떤 곁순은 소중히 키워가며, 우리 인생의 풍성한 결실을 기대해 본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선택의 순간마다 배움을 얻고, 그 배움을 바탕으로 더 나은 선택을 해 나가는 것이다. 이렇게 우리는 제한된 시간과 자원 속에서 최대한의 성과를 이루어가는 농부가 되는 것이다. 물론 그냥 두어도 인생은 흘러 자연스런 성정에 맞추어 성장하고 끝을 맺기도 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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