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 5월 26일 18도~28도 오후 늦게부터 비
6월이 가까워져 오니 점차 열매도 익어가는 것들이 생긴다. 오디는 검붉게 익은 것들이 땅에 떨어지고 있다.
오디를 따는 것은 꼭 블루베리 열매를 따는 듯하다. 한 무리의 열매가 동시에 익지를 않고 따로따로 익어가다 보니 하나하나 손으로 일일이 따야 한다. 그 크기가 크지도 않아 한참을 따도 생각만큼 양이 많이 모이지 않는다.
햇볕이 따가워지기 전에 잠깐 시간을 내어 익은 것을 추려서 따보니 한 소쿠리의 절반 정도가 담겼다. 올해는 뽕나무잎이 나올 시기에 어린 잎들을 따서 나물을 무쳐 먹었는데, 그 덕분인지 잎들이 촘촘하지 않고 통풍이 잘 되어 뽕나무이의 활동이 뜸해 보인다. 그래서 안심하고 익은 열매는 주저없이 딸 수 있었다. 간혹 노린재가 눈에 띄긴 했지만, 작년에 비하면 그 숫자도 적어 보인다.
물에 씻은 후 물기를 털어내고 믹서기에 갈았다. 대략 1.5키로그램 정도 수확한 듯한데, 믹서기로 가니 500미리 정도가 나온다. 잼을 만들 생각인데, 설탕에 절여 물을 낸 후 끓이면서 뭉개기 보다는 이렇게 믹서기로 갈아서 설탕과 섞어서 가열하는 것을 좋아한다. 오디의 경우엔 입에서 씹히는 것이 그다지 좋은 기분이 아니어서 깔끔하게 갈아서 잼을 만드는 것이 개인적으론 식감이 더 좋아서다.
프라이팬에 오디 간 것을 넣고 설탕을 부었다. 보통 잼을 만들 때 1대 1로 섞어주는데, 나는 5대 4 정도 섞는 것을 선호한다. 대신 잘 섞어서 가열한 후에 상하지 말라고 레몬즙을 서너 방울 첨가한다.
잼을 담을 병을 끓는 물로 소독했다. 병 소독을 하지 않으면 곰팡이가 피는 경우가 많아서다. 잼을 담을 때 꼭 거치는 일이다.
푹 끓인 잼을 조금 식힌 후에 병에 담았다. 두 병 가득 나온다. 프라이팬에 남은 것은 모닝빵으로 훔쳐서 맛을 본다. 설탕을 조금 적게 넣은 덕분에 아주 달지가 않아 오히려 좋다. 약 한 번 치지 않은 오디를 잼으로 만들어 놓으니 마음이 풍족해진다. 운과 시간이 따른다면 앞으로 두어 번 정도 더 잼이나 청을 만들 수 있지않을까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