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기대 없이 본 영화는 항상 별 만족을 주지 못한다"는 진리는 아직까지 내게 깨진 적이 없다. 저 영화 제목하며 포스터하며 그냥 이 자체만으로도 돌아서게 만드는 영화였지만 뭐 심심풀이로 그냥 봤다. 나랑은 영 취향이 안맞는 영화지만 '심심풀이'인데 뭐. 하지만 또 이런 영화에 취향이 있는 이도 있으니 영화가 나오는 거겠지. 나의 취향은 나의 것, 너의 취향은 너의 것. 때로는 나의 취향이 아닌 것에도 관심을 갖어줄 필요가 있고, 그런 과정에서 의외의 기쁨을 찾기도. 하지만 요곤 아니었다.





 출연진 : 김민준, 허준호, 장항선, 남상미, 윤태영

 쩝 어쩜 하나같이 다 그냥 거기서 거기니. 허준호는 옛날엔 괜찮았지만 이젠 그가 어울릴만한 영화나 드라마가 없지 싶다. 그의 이미지는 너무도 마초로 뻗어나가고 말았다. 마치 최민수가 지금 다시 영화나 드라마를 찍는다고 해도 별다른 호응을 받으리라 기대되지 않는 것처럼. 예전엔 마초적 남성이 대중의 인기를 한몸에 받았으나 지금은 '꽃미남' '자상남' 이 대세다. 다행히 나는 마초적 남성, 터프남도 아닌지라 지금의 대세에 파묻혀 살아가고 있다. 저 출연진 다섯 중 그래도 가장 괜찮은 이가 허준호였으나 쩝 영화가 영 아닌지라 연기를 잘해도 살아날 기미가 안보이는구나.

  김민준은 왜 여기 나왔을까? 어설픈 초짜 형사. 영화는 그에게 촛점을 맞추지만 그다지 그에게 눈길이 가지 않는걸 어쩌랴. 그냥 드라마 <아일랜드>같은 역할이 더 낫겠지 싶다. 대사가 많으면 김민준은 안된다. 예전에 이정재가 신인시절에 대사 없이 행동으로 보여준 연기(?), 모래시계에서. 그걸로 떴듯이 그냥 김민준도 말없는 역할을 하는게 나을듯.

  남상미. 그냥 보면 괜찮지만 그녀가 출연한 모든 작품은 다 별로다. 영화가 그녀에게 잘 들어오지 않는건지, 아니면 그녀가 영화를 고르는 안목이 없는건지, 것도 아니면 그녀가 연기력이 심히 딸리는건지 모르겠지만 - 내가 볼 땐 흠... 세가지 다 다 - 이번에도 실패다.



  윤태영. 재벌 2세라고 하던데. 흠. 악역을 보여주려했지만 헬쓰한 몸만 보여주는 걸로 끝났구나. 그다지 악한 인물같지도 않고, 너무 겉멋들은 악당이라 별로 뽀대가 나지 않는다. 그냥 양아치. 그동안 운동을 열심히 한거 같은데 몸을 보여줘서 어쩜 보여줄 장면에서 보여주는 것이 아니고 일부러 아무때나 시도때도 없이 겉멋잡고 보여주니. 노출증이 있나.

 종합 집계. 다 별로. 별 하나도 아까움. 출연진 캐스팅 실패. 연기력 부족. 스토리 부재. 구성의 허술함. 불필요한 장면 다수.


댓글(3)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이드 2005-11-25 1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 신랄한 평이네요.

마늘빵 2005-11-25 1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핫. ^^

히피드림~ 2005-11-25 15: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허준호는 예전에 실미도에 나올때만 해도 괜찮았는데... ... ^^
 
핵심은 논증이다 - 탁석산의 글쓰기 2 탁석산의 글쓰기 2
탁석산 지음 / 김영사 / 2005년 11월
장바구니담기


좋은 논증은 반드시 반박이 가능해야 한다. 아주 중요한 조건이다. 완전무결한 논증은 존재하지 않을 뿐 아니라 좋지도 않은 것이다. -71쪽

좋은 논증이 되기 위해선 반드시 예상되는 반박을 잠재우는 전제가 등장해야 한다. 앞에서 보았듯이 반박이 불가능한 논증은 잘못된 논증이므로 잘못된 논증이 아니라면 반드시 반론이 있을 것이고, 그것을 효과적으로 방어하지 못하면 논증이 무너지게 된다. -75쪽

논술이나 어떤 문제에 대해 논할 때는 어느 한쪽에 서야 한다. 왜냐하면 논술은 결론의 내용을 보는 것이 아니라 결론에 이르는 과정을 보는 시험이기 때문이다. -146쪽

논술에서는 배경지식을 넓히려고 너무 애쓸 필요가 없다는 거야. 있는 것을 어떻게 논증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지를 배우고 연습해야 한다는 거지. -159쪽

첫째, 논제를 열심히 읽는다. 뭘 요구하는지를 알아야 제대로 대처할 수 있다.
둘째, 논제에 찬성이든 반대든 어느 한쪽에 서라. 양비양시론은 결론이 없어 보여 강인한 인상을 주지 못한다.
셋째, 결론에 대해 가장 강력한 반론이 무엇이 될 것인가를 생각하라.
넷째, 전제를 쓴다.
다섯째, 반드시 예상되는 반박에 대한 대안을 쓴다.
여섯째, 글을 쓰기 전에는 논증 형식으로 구성한다. 전제 1,2,3 등으로 번호를 붙이고 전제와 결론 사이에 선을 그어서 이것이 논증임을 확인한다.
일곱째, 여기서 잠깐. 글로 옮기기 전에 과연 자신의 논증이 좋은 논증인지를 검토한다. 즉 관련성, 전제의 참, 충분한 근거, 반박 잠재우기 등의 조건을 적용시킨다. 이때 찬찬히 따져서 부족한 점이 있으면 고치거나 보완한다.
-172-184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글쓰기에도 매뉴얼이 있다 - 탁석산의 글쓰기 1 탁석산의 글쓰기 1
탁석산 지음 / 김영사 / 2005년 11월
장바구니담기


누구나 노력을 한다 해도 글을 잘 쓸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할 때 여기에서 말하는 글이란 주로 문학적 글을 가리키는 것입니다. 다시말해서, 노력을 하면 실용적 글쓰기를 잘할 수 있으나 문학적 글쓰기는 노력보다는 타고난 재능이 더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47쪽

글은 이 문장 하나만으로는 되질 않아. 문장과 문장을 연결해야 하고 어떤 관계로 연결하느냐가 더 중요하지. 아무리 구슬 하나하나가 좋으면 뭐하겠느냐.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도 있지 않느냐. 구슬 하나하나를 아무리 잘 닦아도 꿰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지.-93쪽

문학적 글의 형식인 기승전결은 아직도 영향력이 남아 있다는 것이다. 드라마나 영화를 말 할 때에도 여전히 유효하게 쓰이고 있으니 말이다. 기승전결이 시든 산문이든 문학적 글쓰기에 해당된다는 것을 말하고자 한 것이다. -121쪽

칼럼은 논증의 형식을 따라야 한다. 논증이란 앞에서도 말했지만 자신의 주장인 결론과 주장을 뒷받침하는 전제로 구성되지. 다시말해서, 칼럼은 논증 형식으로 쓴다는 것이지. 따라서 서론, 본론, 결론의 형식을 따르지 않는다.-125쪽

서론과 본론은 서비스 차원에서 두는 것뿐이다. 다시 말해서, 없어도 지장이 없는 것이지. 하지만 읽는 사람에게 이 글이 무엇을 말하려는지를 미리 알려주는 것이 서론이고 글을 마치면서 무엇을 말했는지 정리해주는 것이 결론이라고 할 수 있지. -127쪽

"독서는 글쓰기에 있어 필요조건일지는 몰라도 충분 조건은 아니라는 것이다."
"글을 잘 쓰는 사람은 책을 많이 읽은 사람이라고 말할 수는 있어도 책을 많이 읽는다고 글을 잘 쓰는 것은 아니다."-138쪽

문학적 글쓰기는 인격수양에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실용적 글쓰기는 인격과는 별로 관련이 없단다. -152쪽

글을 쓴다는 것은 목수가 생업으로 톱질을 하듯 하나의 기술이라는 것이지. 여기서 주의할 점은 조각가가 작품을 위해 톱질을 하는 것과 목수가 생업을 위해 톱질을 하는 것이 다르다는 것이다. 조각가의 톱질이 문학적 글쓰기라면 목수의 톱질은 실용적 글쓰기라고 할 수 있다. -157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불안
알랭 드 보통 지음, 정영목 옮김 / 이레 / 2005년 10월
구판절판


"누가 우리한테 사랑을 보여주면 우리는 관심의 대상이 되었다는 느낌을 받는다. 우리의 존재에 주목하고, 우리 이름을 기억해주고, 우리 의견에 귀를 기울여주고, 약점이 있어도 관대하게 받아주고, 요구가 있으면 들어주기 때문이다."-16쪽

"이 세상에서 힘들게 노력을 하고 부산을 떠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 탐욕과 야망을 품고, 부를 추구하고, 권력과 명성을 얻으려는 목적은 무엇인가? 생활필수품을 얻으려는 것인가? 그것이라면 노동자의 최저 임금으로도 얻을 수 있다. 그렇다면 인간 삶의 위대한 목적이라고 하는 이른바 삶의 조건의 개선에서 얻는 것은 무엇인가?"
(애덤스미스 <도덕감정론>)

다른 사람들이 주목을 하고, 관심을 쏟고, 공감 어린 표정으로 사근사근하게 맞장구를 치면서 알은체를 해주는 것이 우리가 거기에서 얻을 수 있는 모든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18쪽

"다른 사람들의 관심이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도 우리가 날때부터 자신의 가치에 확신을 갖지 못하고 괴로워할 운명을 타고났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 결과 다른 사람이 우리를 바라보는 방식이 우리가 스스로를 바라보는 방식을 결정하게 된다.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느낌은 함께 사는 사람들의 판단에 좌우된다. 그 사람들이 우리 농담에 즐거워하면, 우리는 나에게 남을 즐겁게 하는 능력이 있다고 자신을 갖게 된다. 그 사람들이 우리를 칭찬하면, 나에게 큰 장점이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 우리가 방에 들어갔을 때 눈길을 피하거나 직업을 밝혔을 때 당황한 표정을 지으면, 나는 가치 없는 사람이라고 스스로를 의심하게 될 수도 있다."-21쪽

"질투심을 일으키는 것은 우리와 다른 사람들 사이의 커다란 불균형이 아니라 오히려 근접 상태다. 일반 병사는 상사나 상병에게 느끼는 것과 비교하면 장군에게는 질투심을 전혀 느끼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다. 뛰어난 작가 역시 평범한 삼류작가보다는 자신에게 좀 더 접근한 작가들로부터 질투를 더 받는다. 불균형이 심하면 관계가 형성되지 않으며, 그 결과 우리에게서 먼 것과 우리 자신을 비교하지 않게 되거나 그런 비교의 결과로부터 영향을 받지 않게 된다."(데이비드 흄 <인성론>)-59쪽

"시도가 없으면 실패도 없고, 실패가 없으면 수모도 없다. 따라서 이 세계에서 자존심은 전적으로 자신이 무엇이 되도록 또 무슨 일을 하도록 스스로를 밀어붙이느냐에 달려 있다. 이것은 우리가 상상하는 자기 자신의 잠재력에 대한 실제 성취 비율에 의해 결정된다."(제임스)-71쪽

"다른 사람들의 생각이 피상적이고 하찮다는 것, 그들의 시야가 편협하다는 것, 그들의 감정이 지질하다는 것, 그들의 의견이 빙퉁그러졌다는 것, 그들의 잘못이 수도 없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면 점차 그들의 머릿속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관심을 갖지 않게 된다. (...) 그러다보면 다른 사람들의 의견에 많은 가치를 부여하는 것은 그들을 필요 이상으로 존중하는 것임을 알게 된다."(쇼펜하우어)-165쪽

"모든 질책은 그것이 과녁에 적중하는 만큼만 피해를 줄 수 있다. 자신이 어떤 질책을 받을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자신만만하게 그런 질책을 경멸할 수 있으며 또 실제로 그렇게 한다."(쇼펜하우어)-168쪽

"나의 실패를 다른 사람들이 차가운 눈길로 바라보며 가혹하게 해석한다는 사실을 의식하지 않는다면 일에서 실패를 크게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다. 실패의 물질적 결과에 대한 두려움은 세상이 실패를 바라보는 냉정한 태도, 실패한 사람을 '패배자'로 지목하는 집요한 경향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더 심각해진다. '패배자'라는 말은 졌다는 의미와 더불어 졌기 때문에 공감을 얻을 권리도 상실했다는 의미까지 담고 있는 냉혹한 말이다."-202쪽

"보헤미아는 어디에나 있을 수 있다. 그것은 장소가 아니라 마음의 태도다."
(랜섬 <런던의 보헤미아>)-352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인연 - 반양장
피천득 지음 / 샘터사 / 2002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모든 사람들이 격찬을 하는, 더 이상 말이 필요 없는 명저라고 손꼽히는, 피천득의 <인연>. 이걸 왜 이제서야 읽었나 싶은 생각도 있지만 내가 이걸 왜 봤을까 하는 후회 내지는 실망감 또한 없지 않다. 조개 속에 진주 알을 품고 있는 하이얀 표지. 티비 드라마나 영화, 책 소개 프로그램에서도 많이 봤다. 너무 흔하게 등장하고, 흔하게 소개되는 책이라 마치 읽지 않고도 읽은 것처럼 느껴지는 책이기도 하지만, 난 안읽었음을 다시금 깨닫고 구입해봤다. 사실 개인적인 관심이라기보다 선물용으로 어떨까 싶어서 먼저 내가 읽어보고 괜찮으면 선물하려고 했던 건데 별로였다. 그런데 왜들 그렇게 칭찬을 해대는건지. 우리나라 수필의 교과서네 어쩌네 하는데 글쎄 문장력 때문인가.

 소설보다 난 이런 수필류를 더 좋아하는데 <인연>은 그렇게 마음에 와닿는 수필은 아니다. 옛날분께서 일기처럼 쓰신 글이라 그런건지 모르겠지만 이 책에 수록된 글들은 모두 지극히 '개인용'이다. 물론 글이 나쁘지는 않다. 글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깊이있게 쓰여졌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미 작가의 손을 떠나 하나의 상품으로 되어 독자들의 손에 들어온 텍스트가 독자에게 별다른 감흥을 불러일으켜주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나에게는 별다른 의미를 전달해주지 못한 책.

 

 


댓글(4)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부리 2005-10-29 0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안읽었는데... 제 생각엔 말이죠 감수성이 예민한 사춘기 때라면 그래도 좀 와닿지 않을까요?
-제가 원래 피씨어요. 피민. 그래서 피천득을 옹호하는 건 아니어요-

BRINY 2005-10-29 2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사코의 연두색 우산은 우리나라 사람들한테는 사춘기의 '특별한 기억' 아닐까요? 왜 몇년전에 아사코의 모델을 찾아 TV방송이 미국까지 날아갔었잖아요.

마늘빵 2005-10-30 08: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리님 / ^^ 흠 어쩜 제가 지하철 오가면서 읽어서 그런건지도 모르겠어요. 진득하니 책상에 불켜놓고 읽은게 아니라. 흠.
브라이니님/ ^^ 아 전 처음 듣는 야기라서요. 그런 일도 있었군요. 다들 피천득의 수필을 좋아하시나봐요. 난 왜 이렇지? ㅡㅡa ㅋ

빛뜨란 2005-12-21 2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연>을 읽은 사람들의 평을 들어보면 모두들 좋다고 하죠.
그래서 덩달아 저도 사람들의 평을 좇아 남이 물어보면 좋다고 말하면서도 뭔가 답답했어요. 아프락사스님의 평을 보니 뭔지 모르겠지만 머릿속을 뭔가가 치고들어오는 느낌..?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