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더 좋은 회사를 다닐 자격이 있다 - 불확실의 시대, 미래를 위한 새로운 이직론 폴인이 만든 책
김나이 지음 / 폴인이만든책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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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함을 한번 꺼내볼까요? 당신 이름 앞에 놓인 회사 이름을 뺐을 때, 당신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나요. 여러분이 회사 밖으로 나왔을 때 자신을 설명할 수 있는 그 무언가가 있는지, 그것으로 개인의 성장과 실력을 판단해야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내 직장의 이름으로 나를 대신하려고 한다. 내가 처음 취업하던 20년 전에는 그 경향이 더 강했고, 지금은 많이 무너졌다고 생각하지만, 여전히 직장 이름은 취업을 하거나 이직을 할 때 사람들이 생각하는 요소이다. 


물론 이름 있는 회사, 잘 나가는 회사에 가는 것이 나쁘지는 않다. 그런데 가서 무엇을 하느냐, 어떤 역할을 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내가 다니는 회사의 이름을 빼면, (직장인으로서 아닌) 직업인으로서 나는 어떠한가? 내세울 게 있는가? 회사 이름을 빼고 나를 바라봤을 때의 모습이 직업인으로서의 진짜 내 모습이다. 


나는 왜 이 일을 하고 있는가? (사이먼 사이넥의 동일명의 책이 있다.) 이 질문은 내가 직업을 택하고, 직장에 취업하고, 재직하며 일을 하고, 이직을 하면서, 죽을 때까지 생각해야 하는 질문이다. 정해진 답은 없지만, 이 질문에 대해 고민하지 않는 사람은, (소속된 노동자라는 가정 하에) 그냥 월급생활자다.


회사가 나가라고 하지 않으면 계속 다녀야죠, 라는 말은 당신의 직책이 무엇이고, 경력이 얼마나 됐든 매우 수동적인 사람이라는 증거이다. 내가 이 회사 밖에서 무엇을 할지 미래를 알 수 없다고 해도, 직업인으로서 일을 하는 동안 배우는 모든 것은 (미래에 다른 일을 한다고 해도) 내 자산이 된다. 나는, 월급생활자로 머물지 말고, 월급생활자이면서 독립된 존재로서 실력을 갈고닦고 늘 발전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경력이 많이 쌓였지만 무능한 사람은 나의 무능한 점이 무엇인지 자기 객관화를 하고 부족한 점이 있다면 지금이라도 보완하려고 애써야 한다. 사원, 대리 등 주니어들은 자신의 10년, 20년 뒤 모습을 선배인 당신에게서 본다. 또, 그들은 나의 후배이면서 동료이기도 하다. 동료로서 일을 오래한 내가 더 잘해야 하고, 그들에게 본이 되어야 함은 당연하다. 


2019년에 나온 책이지만, 직업을 갖고 종사하는 모든 이들이 읽으면 자기자신을 돌아보게 될 것이다. 



퇴사나 이직은 감정에 치우쳐 충동적으로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만의 ‘커리어 지도’를 그려나가는 치밀한 여정이어야 합니다. 이직은 업의 궤도를 수정해 자기 자신을 성장시킬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수단이니까요. 특히나 평생 직장이 사라진 시대, 기업 수명이 단축된 시대, 고령화 시대에 이직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습니다. 할 수밖에 없다면, 잘해야 합니다.
- P17

"돈 버는 것을 회사의 최우선 목표로 삼고 있지 않아요. 그보다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 주안점을 두고 있어요. 그래야만 훨씬 더 강력하고 많은 부를 창출할 수 있고요. 그게 사회적 선에 기여하기 때문에, 팀원들은 의미 있는 일을 한다고 생각하고 그래야 더 열심히 일하게 됩니다. 단순히 주주와 회사의 돈을 불리기 위해 일한다고 생각할 때보다 훨씬 더 많은 에너지가 나오는 거죠. 이른바 사명이 가장 중요해요."(비바리퍼블리카 이승건 대표, "새로운 엘리트의 탄생")
- P40

회사 간판이 그 사람의 실력을 말하는 시대도 아닙니다. 어떤 새로운 시장이 열리는지, 어떤 기술이 필요한지 관심을 갖고 배우며 진짜 일의 경험을 쌓아 나가고 그것을 잘 보여 주어야만 합니다.
- P137

이직하는 회사가 나의 최종 목표라고 생각하지 마세요. 어떤 회사도 당신을 지켜 주는 완벽한 울타리가 될 수 없습니다. 미래엔 더욱 그렇습니다. 나만의 직업 지도를 만든다는 생각으로, 그 지도가 근사하게 그려질 수 있는 방향으로 이직을 준비해야 합니다 - P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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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25-04-26 18: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실 현대 사화는 명함이 자신을 대변한다고 생각됩니다.아무리 높은 지위에 있었더라도 명함에 (디개업,공기업 혹은 공무원)회사명이나 직책이 없이 이름만 달랑 있다면 그 사람은 아무것도 아닌 존재라고 할 수 있지요.반대로 명함에 이름만 적혀 있어도 그사람이 누군지 단박에 알 수 있다면 그 사람은 성공한 인생을 살았다고 할 수 있을 겁니다ㅡ.ㅡ
 
대이직 시대 - 데이터로 본 이직 트렌드 북저널리즘 (Book Journalism) 105
원티드랩 지음 / 스리체어스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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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이직 시대, 이직이 권유되고 이직을 해야만 하는 시대다. 고등학교 또는 대학을 졸업하고 취직한 회사에서 정년을 맞는 시대는 갔다. 정년이 보장된 공무원이나 교사조차도 이직을 하는 시대다. 사람들은 더 이상 정년을 원하지 않으며, 정년을 바라며 한 회사에서 쫓아내지 않기만을 바라며 일하는 사람들은 꾸준히 자신을 계발하고 개발하는 사람들에게, 당연하게도, 뒤쳐진다. 그래도 정년을 보장받을 수만 있다면 내가 다른 이들보다 무능하든, 일을 덜하든 무슨 상관이냐 생각할 수도 있다. 여기서부터는 자신의 인생 철학이다. 자기 계발 없이 정년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중간에 불가피하게 퇴사당할 수도 있고,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아무도 알 수 없다. 


나는 누가 채찍질하지 않아도, 닥달하지 않아도, 늘 자신을 계발한다. 일하지 않는 시간에도 피곤해서 누워 있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생산적인 활동을 한다. 그게 일과 관련된 일이든, 일에서 뻗어나간 취미생활이든, 새로운 도전이든.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전선에 섰을 때, 공무원이나 대기업 취직을 준비하는 것이 사회적인 흐름이었다. 그런데 나는 직장이 아니라 직업을 생각했다. 어느 회사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고, 무슨 일을 할 것인가,를 생각했다. 직장이 아닌 직업을 선택한 나는, 이 직업에서 능수능란한 사람이 되기 위해, 유능한 사람이 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그 결과, 이직을 여러 번 했다. 매번 새로운 도전이었다. 


직장생활 20년 정도 기간 동안 보면, 한 회사에서 투덜투덜 대면서도 퇴사하지 않고 오래 일하는 사람이 있다. 무능해서 못 나가는 사람도  있지만, 유능한데 성향상 여러 회사를 돌아다니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도 있다. 이직은 많은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이직한 회사가 전 회사보다 못할 수도 있고, 갔는데 빌런을 만날 수도 있고, 내가 원하지 않는 직무를 갑자기 시킬 수도 있다. 여러 위험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직을 적극 권유한다. 가서 부딪혀라. 부딪히고, 싸우고, 그 경험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라. 


경험이 넓어진다는 것은 매우 큰 장점이다. 이직을 여러 번 하면서도 매번 자신이 이전에 했던 직무만을 하기 원하고, 그 포지션에만 머물려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 모든 경험은, 자신이 어떤 마음을 가지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이와 같은 사람은 이직을 여러 번 한다고 해도 스스로 성장하지 못한다. 이직을 권유하는 이유는, 연봉 상승과 더불어, 커리어 성장, 커리어 확장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같은 일을 하더라도 다른 회사에서 다른 시스템에서, 다른 사람들과 일하면서 나는 성장한다. 내가 성장한다는 느낌은 매우 중요하다. 발전하고 성장하는 경험 없이 정체되어 있기만 하다면, 단순히 월급을 받기 위해 한 달을 채우는 사람에 불과하다. 


대이직의 시대. 주니어들이 자꾸 나가고 시니어들이 안 나가는 회사라면, 고민을 해야 한다. 시니어들은 정년을 바라보는 사람들일 가능성이 높고, 주니어들은 성장하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내가 성장할 수 없고 발전할 수 없고 배울 것이 없다면, 당연히 아무리 복지와 연봉과 근무환경이 좋은 회사여도 퇴사한다. 회사는 고인 재직자들이 생동감 있게 적극적으로 스스로 나아지려는 시도를 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보통 이직하는 유형들을 보면, 연봉이 안 올라서, 같이 일하는 동료가 너무 못해서, 상사가 괴롭혀서, 내가 성장할 수 없어서 중 하나다. 


조용한 사직이 한때 유행이라고 했지만, 이 책에 따르면 이제 시끄러운 사직이 유행이다. 조용한 사직은 퇴사하지 않고 조용히 자기 일만 묵묵히 하면서 퇴사를 준비하는 것이고, 시끄러운 사직은 “ 퇴사를 고려 중이거나 앞둔 구성원이 자신이 느끼는 문제를 공개적으로 제기하거나 상사에게 반발하는 등 회사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거나 상사에게 반발하는 등 회사에 대한 불만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것을 가리킨다.” 조용한 사직은 회사 구성원으로서는 건강하지 않다. 나갈 준비를 하며 월급을 받고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회사가 잘 되고 건강하려면 시끄러운 이들이 솔직하게 말하고, 회사는 이를 경청해야 한다. 


이 책은, 매우 얇고 내용 면에서 많이 아쉽다. 살짝 건드리기만 한 느낌이다. 스리체어스의 이 시리즈 자체가 워낙 트렌디한 주제들을 살짝씩 건드리는 방식으로 내고 있기에 어쩔 수 없다. 


 


 



아무리 연봉이 만족스러워도 조직 문화와 함께 일하는 동료가 잘 맞지 않는다면 직장 생활에 대한 만족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 P36

자연스레 현재 몸담은 조직에 미래를 맡기기보다는 여러 직장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고 능력을 키워 앞길을 스스로 개척하려는 사람이 많아졌다. 결국 한 회사에서 능력을 인정받고 승진하는 것 이상으로 ‘커리어패스를 통해 어떤 역량을 쌓고 얼마나 성장하는지’가 중요해진 것이다.
- P59

요즘 세대는 한 조직에 자신의 미래를 고스란히 맡기기보다, 여러 직장을 거치면서 다양한 경험을 쌓고 능력을 키워서 필요한 순간에 언제든 다른 회사의 문을 두드릴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경향이 있어요. - P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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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 뇌 프로젝트 - 뉴노멀 시대, 융합과 창의성을 위한 미래 역량 교육 과학문명담론총서 6
김재인 지음 / 동아시아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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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개정 교육과정부터 융합형 인간을 추구했다. 올해부터 적용되는 2022개정 교육과정에서도 융합형 인간을 강조한다. 그런데 융합형 인간은 무엇이지? 시대가 변화하고 교육과정이 바뀔 때마다 추구하는 인간형은 있지만, 그런 인간이 길러졌는지는 의문이다. 교육과정이 바뀌어도 교사는 변화하기 힘들며, 교육 현장도 변화하기 힘들며, 학부모도 변화하기 힘들다. 입시만 변화하며, 입시에 변화함에 따라 학원 커리큘럼이 변화할 뿐이다. 


시대에 가장 빠르게 대응하는 곳은 학원이다. 학원, 즉 사교육이 나쁜 것은 아니다. 사교육은 경쟁과 서열에서 앞서기 위한 인간의 자연스러운 욕망이 발현되는 곳이다. 공교육에서 아무리 서열화를 없애려고 해도, 인간의 욕망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며, 어떤 행복은 내가 남을 앞섦으로써 달성된다. 남을 앞서 내가 꼭지점에 가까워져야만 행복해지는 사회에서 사교육은 자연스러운 것이며, 학원은 내 욕망과 행복을 실현해주는 좋은 수단일 뿐이다. 


다시, 우리 사회가 교육과정을 바꿔가면서 새로운 인간을 길러내려고 하는 것은,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좀 더 우위에 서기 위해서, 경제적으로 문화적으로 잘 살기 위해서일 것이다. 시대의 변화에 (다른 나라보다) 빠르게 대응하려고 하는 것이다. 융합형 인간은 어떻게 길러지는가? 인공지능이 예술 작품을 만들어내고, 보고서를 순식간에 써내는 시대에 인간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지금, 우리 사회는 문해력을 걱정한다. 창의력을 걱정한다. 저자는 문자력을 말한다. 읽고 쓰는 능력이다. 그리고 확장된 언어력을 말한다. 자연어와 인공어를 다루는 능력이다. 융합은,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를 축으로 삼아, 다른 분야에서 도움을 얻어다 쓰는 능력에서 출발한다." 저자는 이를 위해 "확장된 언어력과 소통 능력"을 강조한다. 


인류는 각 분야에서 잘하는 것들을 지식과 기술로 만들었고, 이것을 교육과 학습을 통해 전파, 확산했다. 그 과정에서 집단 활동이 일어났고, 집단 기억이 생성됐으며, 이것이 공동 뇌다. 저자는 발명이나 발견은 과거의 것을 대체하고 모방은 발명을 뒤따른다고 말한다. 발병은 본질적으로 개인의 논리이며, 모방은 부분적으로 사회 논리라고 한다. 우리는 모방을 통해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낸다. 그리고 모방이 일어나는 장소는 공동 뇌다. 


융합형 인간은 공동 뇌에서 확장된 언어를 다루는 능력을 갖춘 인간이다. 확장된 언어력은 융합형 인간이 갖추어야 할 핵심 역량이다. 그럼 우리가 융합형 인간을 길러내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 평가, 입시 경쟁, 대학 간판을 떠나 생각해 볼 때다. 이제 대학 간판 따위가 한 개인의 삶을 좌우하는 시대는 지나지 않았나? 융합형 인간, 확장된 언어력을 갖춘 인간은, 이러한 프레임에서 벗어날 때 길러질 수 있지 않을까? 





창의적 개인은 홀로 등장한 적이 없고 특정한 지역과 시대에 집중적으로 여럿이 동시에 등장했다. - P6

융합은 개인의 뇌가 아니라 개인 뇌들의 만남의 장소, 즉 공동 뇌에서 이루어진다. - P8

자연어와 인공어를 둘 다 다루는 능력을 확정된 언어력이라 부를 수 있을 테고, 이것이 오늘날 모든 소통의 선결 조건이다. - P23

확장된 인문학은 완전히 새로운 접근이 아니라 기존 과목들을 조정해 어떻게 운용하느냐의 문제다. - P61

"발명의 법칙은 본질적으로 개인 논리에 속하며, 모방의 법칙은 부분적으로 사회 논리에 속한다." 발명은 개인의 사안이지만 모방은 사회의 사안이며, 사회학은 모방의 법칙을 발견해야 제 역할을 다 할 수 있다. - P134

모방이 일어나는 장소는 사회, 즉 공동 뇌다. - P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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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아직 좌절하지 마 - 인공 지능이 흉내 낼 수 없는 인간다움에 대하여
김재인 지음 / 우리학교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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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뉴스 기사에서 많이 보이는 "차라리 인공지능 판사한테 판결을 맡겨라."와 같은 댓글, 챗GPT 검색을 통해 모든 지식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서 받을 수 있으니 굳이 내가 자료를 조사하고 취합하고 재구성하고 글을 쓸 필요가 없다고 느끼는 학생들, 인공지능의 예술의 영역을 침범했다고 주장하는 예술가들 등 인공지능에 무엇인가를 기대하거나 인공지능으로 내가 할 일을 피해가려고 하거나, 인공지능이 인간의 고유 영역까지 빼앗아 간다고 생각하는 목소리가 이제 흔하다. 정말 그럴까?


저자는 여러 가지 사례를 통해 아주 편안하게 서술하고 있다. 우리가 흔히 인공지능을 떠올릴 때 생각하는 것들을 다루고, 그에 대한 답도 내놓고 있다. 지금까지 쌓아올린 것에 한층 더 새로운 것을 창작해 낼 때 우리가 그를 두고 '예술가'라고 부른다는 사실. 정말 그렇지 않은가? 상 받을 만한 그림을 하나 뽑아냈다고 해서 우리가 그 상을 수상한 인공지능을 예술가로 보지는 않는다. 단지 상을 받았을 뿐. 

인공지능에게 몸이 없다는 점, 인공지능과의 관계란 일방적이라는 점, 인공지능의 의식 세계 등을 다루기도 한다. 청소년용으로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이면서, 인공지능으로 열린 시대를 우리가 어떻게 살아내야 하는지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이다. 인공지능이 무엇이든 대신 해 주는 시대에도, 우리는 공부를 해야 하며, 그것은 우리가 인간임을 증명하는 것, 인간다움을 실천하는 것이다. 인공지능이 우리에게 주는 편리함, 지식, 창작물(?)은 모두 "인간이 해 온 일에 단지 빨대를 꽂"는 것일뿐이다.  

책에 함께 보이는 인공지능 미드저니가 그린 그림들도 정말 잘 뽑아냈다. 귀엽다. 




인공 지능은 몸이 없어요. 저는 이것이 인간과 인공 지능의 결정적인 차이라고 생각해요. 똑똑한 인공 지능은 안타깝게도 몸이 없어요. 몸이 없으니 친구를 사귈 수도 없습니다. 당연한 말 같지만 이는 인공 지능을 이해하는 데에 아주 핵심적인 요소예요. 몸이 있어야 세상과 직접 만날 수 있는데 인공 지능은 그럴 수가 없지요. 아주 고립된 세계 안에 갇혀 있는 셈이에요. 양적으로 풍요롭다 해도, 자신이 아닌 다른 존재인 타자가 없는 거예요. 타자가 없으면 밖에서 오는 자극과 충격을 통해 성장할 수가 없어요. - P68

글쓰기는 단지 종이에 연필로 쓰는 과정, 혹은 노트북에 타이핑을 하는 과정이 아니라 생각하는 힘이라는 인간의 기본 역량을 기르는 보편적인 훈련입니다. 무엇이 더 중요하고 무엇은 필요 없는지 등을 판단한 뒤에 하나로 압축해서 종합해 내는 능력을 훈련하는 거예요. - P119

노동에 매여 있는 동안에는 별로 안 해도 되었던 실존적인 고민을, 노동에서 놓여나는 순간 시작해야 하거든요.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할지, 타인과의 관계는 어떻게 맺어야 할지, 혼자 있을 때 뭘 해야 할지 등등의 질문이 물밀듯이 들이닥칠 거예요. 그 질문에 답하는 것 역시 확장된 문해력, 확장된 인문학입니다. 미래 사회에 우리가 노동이라 부르는 것을 하지 않아도 될 때 삶을 무엇으로 채울 수 있을지 그 고민을 채우기 위해서도 우리는 여전히 공부를 놓을 수 없습니다. - P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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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이 할 수 없는 것들 - 재택근무의 한계부터 교실의 재발견까지 디지털이 만들지 못하는 미래를 이야기하다
데이비드 색스 지음, 문희경 옮김 / 어크로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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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 등장 이후 모두가 인공지능과 딥페이스, 디지털을 이야기하는 시대에, 디지털이 할 수 없는 것들을 말하는 책이 나왔다. 이 또한 디지털, 인공지능 카테고리에서 팔릴 것이다. 디지털과 인공지능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구매할 것이다. 


내용은 예상할 수 있는 바다. 디지털이 할 수 없는 것들은, 온라인에서 할 수 없는 것들, 온라인이 현대인들의 주 생활 공간이 되면서 잃어버린 것들에 대해서 말한다. 감정, 언어, 관계, 만남과 같이 오프라인에서 더 의미를 찾을 수 있는 것들이다. 


“온라인에서는 다른 사람들에 대해 듣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직접 듣는 경우가 드물다. 직접 듣는다고 해도 그들이 실제로 어떤 사람인지에 관해서는 가장 편협하고 걸러진 정보만을 얻을 뿐이다. 온라인에서는 이민자가 문제라고 댓글을 달면서 그 순간에 분비되는 도파민에 취한다. 그러면서 실제로 이민자를 찾아가 직접 만나보고 그들의 사연을 들어보지는 않는다. 온라인에서 당장 내 의견에 완벽하게 동의하는 사람들을 찾기는 쉽지만 다른 사람들이 실제 인간이라는 감각을 얻기는 어렵다. 사람들의 삶을 더 깊이 이해하지 못한다. 사람들이 처한 상황에 공감하지 못한다. 진정한 친구를 사귀기도 어렵다.”


그의 주장에 대해 온라인에서도 진정한 친구를 사귈 수 있다고, 진정한 관계를 맺을 수 있다고 반박하는 사람들이 분명 있겠지만, 잘 뜯어보면 온라인이 매개가 되어 오프라인에서 만남과 관계가 지속되면서 마음과 마음이 오가는 사람들 사이에서 우리는 그를 진정한 친구라고 부른다. 그러니 이 또한 온라인은 시작일 뿐, 결국은 오프라인인 것이다. 


“디지털은 희생이나 지루함, 어색한 순간, 취약점 없이 더 간단히 소통할 수 있게 해준다고 약속하지만 결국 우리는 더 허기진 채로 갈망하게 된다.” 


디지털로 시작해 디지털로 끝날 때, 인간은 고립에서 시작해 고립으로 끝난다. 소통하고 있지만 실상 소통하는 대상이 없다고 느끼며 외롭다고 느낀다. 이는 디지털 허기이다.


색스는 자신의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 보고 들으며 경험한 것들을 소재로 풀어간다. 대개의 인공지능과 디지털을 이야기하는 책들에서 볼 수 있는 문체와 서술 방식이 아니다. 







온라인에서는 다른 사람들에 대해 듣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직접 듣는 경우가 드물다. 직접 듣는다고 해도 그들이 실제로 어떤 사람인지에 관해서는 가장 편협하고 걸러진 정보만을 얻을 뿐이다. 온라인에서는 이민자가 문제라고 댓글을 달면서 그 순간에 분비되는 도파민에 취한다. 그러면서 실제로 이민자를 찾아가 직접 만나보고 그들의 사연을 들어보지는 않는다. 온라인에서 당장 내 의견에 완벽하게 동의하는 사람들을 찾기는 쉽지만 다른 사람들이 실제 인간이라는 감각을 얻기는 어렵다. 사람들의 삶을 더 깊이 이해하지 못한다. 사람들이 처한 상황에 공감하지 못한다. 진정한 친구를 사귀기도 어렵다.
- P318

디지털은 희생이나 지루함, 어색한 순간, 취약점 없이 더 간단히 소통할 수 있게 해준다고 약속하지만 결국 우리는 더 허기진 채로 갈망하게 된다. - P3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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