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 역시 킬링타임용으로 아주 딱이다. 킬링타임용으로 보는 재미 말고도 또 다른 재미가 있으니, 내가 좋아라하는 두 배우가 출연한다. 처음엔 모르고 봤는데 보다보니 어디서 많이 본 사람들인데 하면서 무릎을 탁. 포스터 왼쪽에 있는 아저씨가 로렌스 휘시번. 오른쪽이 에단 호크다. 로렌스 휘시번은 이전에도 영화를 몇 편 찍었지만 내가 그를 주목하게 된 것은 영화 <매트릭스>의 모피어스. 아 그 책임감 강하고 무게있는 리더로서의 이미지를 여기서도 볼 수 있었다니. <매트릭스>의 네로도 네로지만, 모피어스 또한 꽤나 매력적인 인물이었다. 여기선 악당으로 나온다. 근데 마냥 악당만도 아닌. 오른쪽의 에단 호크는 정말 누구지 누구지 하면서 한참 뒤에 알았다. 너무나 다른 역할이었기에. 내가 그를 기억하는 건 영화 <비포 선라이즈>와 <비포 선셋>에서의 이미지였으니 당연히 여기서의 그 약에 쪄든 경찰의 이미지와는 확연히 다르지.

 

* 여기 두 아저씨. 내가 좋아하는 두 배우가 경찰과 범죄자로 변신해서 나왔네. 에단 호크와 로렌스 휘시번.

  <어설트13>은 디트로이트의 악명높은 범죄자들을 호송하던 차량이 폭설로 예정된 목적지까지 가지 못하고 무너질 것만 같은 옛날 건물의 고립된 13구역 경찰서로 방향을 틀면서 생기는 사건을 다루고 있다. 13구역 경찰서에는 은퇴를 앞둔 나이든 할아버지 뚱보 형사와 술에 쩔은 여비서 하나, 약에 쩔은 경사 하나, 그의 충실한 동료 하나만이 있을 뿐. 그러니 뭐 죄수들 관리가 제대로 되겠어. 새해를 맞이하며 경찰서에서 술파티를 벌이고 있던 이들은 갑자기 찾아온 불청객이 싫을 밖에. 그런데 이들 때문에 경찰특공대로부터 공격을 받게되니 더욱 어이 없을 밖에.

  13구역의 경찰관들과 이곳에 갇힌 죄수들은 힘을 합쳐 밖에서 공격해오는 부패한 경찰특공대를 맞아 싸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믿습니까? 믿습니다. 믿지 않으면 우리는 질 수 밖에 없다. 저들에게 당할 수 밖에 없다. 그러니 믿어라. 믿을지어다.

 허나 믿음은 오래가지 못하고 균열을 일으키며 서로를 의심케되고 그때마다 죄수 대빵 로렌스 휘시번과 경찰 대빵 에단 호크가 서로의 진영을 때로는 말로 다독이며 때로는 폭력으로 다스리며 믿음을 강요하는데.

  전형적인 미국판 범죄 스릴러 액션으로 범죄자와 경찰관의 대립, 부패경찰과 선량경찰의 대립 구도는 익히 다른 영화에서도 많이 써먹어 왔던 방식이다. 다만 다른 것은 위기에 처한 범죄자와 선량경찰이 힘을 합쳤닫는 것. 결국 많은 이들이 죽게 되지만 킬링타임용 영화는 원래 시간만 죽이는 것이 아니라 사람도 많이 죽인다. 그 긴 러닝타임동안 아무리 천천히 죽여도 사람은 죽게 되어있다. 좋았던 시절은 가고 누구는 죽고 누구는 끝까지 살아남았구나. 딱 쇼파에 누워 오징어 뜯으며 즐기는 영화이지만 그저 로렌스 휘시번과 에단 호크를 봤다는 것만으로도 만족. 근데 두 사람은 이 영화를 왜 택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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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주미힌 2006-05-05 18: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왜 그래요.. ??? ㅎㅎㅎ

승주나무 2006-05-05 18: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그러게요. 하나 골라 봐야겠수다^^

마늘빵 2006-05-05 18: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 저 그동안 본거 올리는건데요. 너무 많이 올리셔서 그러시는거죠? ^^
계속 미루고 미루고 하다가 하나 올리니깐 필받아서 계속 올리고 있어요. 아직 두개 더 남았는데. 내일 할까 오늘 마저 할까 생각중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