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코리아 2026 - 2026 대한민국 소비트렌드 전망
김난도 외 지음 / 미래의창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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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을 맞이하며: AI 시대의 트렌드와 인간의 자리

“트렌드 코리아 2026”(김난도 외, 미래의창, 2025)


서울대 소비자학과 연구원들이 집필한 이 책은 2026년의 주요 트렌드로 휴먼인더루프, 필코노미, 제로클릭, 레디코어, AX조직, 픽셀라이프, 프라이스 디코딩, 건강지능(HQ), 1.5가구, 근본이즘을 꼽고 있다.


AI가 일상의 대부분을 수행하는 시대지만 역설적으로 인간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진다. AI의 수행 과정에 인간이 개입해야 한다는 점(휴먼인더루프), 자신의 기분과 감정을 측정하고 관리하려는 경향(필코노미), 알고리즘의 추천으로 쇼핑의 선택권조차 사라지는 현상(제로클릭), 실패를 대비해 일찍부터 삶을 설계하는 태도(레디코어) 등이 눈에 띈다. 


또한 계층적 조직이 무너지고 개인과 팀이 '잼세션' 방식으로 협업하며(AX조직), 작고 빠른 경험 중심의 삶을 살고(픽셀라이프), 선택적 연결을 중시하는 1.5가구가 증가한다는 분석도 흥미롭다. 옛것과 고전에서 정체성을 찾는 '근본이즘'까지, 책이 언급한 키워드들은 현재 우리가 체감하는 변화를 예리하게 관통한다.


특히 젊은 세대일수록 감정 표현에 소극적이며, 부정적인 감정을 회피하거나 드러나지 않게 관리한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슬픔, 괴로움, 분노는 자연스러운 감정이며 적절히 표출되어야 한다. 하지만 이를 '관리의 영역'으로 치부하다 보니, 슬퍼도 슬퍼해서는 안 되고, 화가 나도 표현을 억눌러야 하는 모순이 발생한다.


최근 심리 상담센터나 정신건강의학과를 찾는 이들이 늘어난 것도 자신의 감정을 객관적으로 들여다보고 해결하려는 의지가 커졌기 때문일 것이다. 과거와 달리 상담을 받는다는 것이 '정신적 결함'으로 치부되지 않는 인식의 변화는 좋다. 다만, 이제는 감정마저 '해결해야 할 숙제'로 바라보는 경향이 강해진 것은 아닌가 싶다.


젊은 세대가 승진이나 관리자가 되는 것에 욕심을 내기보다, 워라밸을 지키며 철저히 '월급 생활자'로서 살아가려는 경향도 현장에서 체감하고 있다. 업무 강도가 높은 업계에서는 일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어도 오후 6시면 퇴근하는 사원들과 늦게까지 남아서 일하는 과차장들의 대조적인 풍경이 흔하다. 물론 자신의 일에 몰입하며 커리어를 쌓아가는 이들도 있기에, 세대 전체에 대한 선입견이 억울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또 과차장들이라고 다 열심히 하는 것도 아니니 직위나 직급으로 구분할 문제도 아니기는 하다.) 


책에서는 이러한 현상이 단순한 워라밸 추구 때문만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실무 역량이 있어야 살아남는다."라는 생존 본능의 결과라는 것이다. AI의 등장으로 중간 관리자의 역할이 축소되고 신입 채용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관리직보다는 실무자로서의 전문성을 유지하는 것이 더 안전하다고 판단하는 셈이다. 조직 내에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중간 관리자가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고개가 끄덕여지는 대목이다. 앞으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실무 능력을 겸비한 '실무형 관리자'가 되어야만 한다.


책은 우리가 앞으로 '켄타우로스형 인재'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켄타우로스형 인재는 인간의 고유 역량을 지닌 상체(머리)로 '무엇을, 왜 해야 하는지' 결정하고, AI의 강력한 정보력을 지닌 하체로 '어떻게 할 것인가'를 해결하는 인재를 말한다. 


과거 아이폰의 출현이 개인의 삶을 뒤바꿨다면, 이제는 AI가 그 이상의 거대한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역동적인 한국 사회에서 변화의 흐름을 빠르게 캐치하고 대응하는 일은 무척 피곤하다. 그럼에도 우리는 내일을 살아가야 하기에, 리스크를 줄이고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트렌드를 공부한다.


2025년의 마지막 읽기 시작한 책인데, 리뷰를 마무리하는 사이 어느덧 2026년이 밝았다. 변화무쌍한 해도 힘차게 살아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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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26-01-01 1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보면 AI가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기 시작하는 것을 보니 걱정이 많이 됩니다.마늘빵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마늘빵 2026-01-01 13:57   좋아요 0 | URL
네 카스피님.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세요. 어쩔 수 없는 큰 변화니 이 환경에서 자기 역량을 키우는 쪽으로 빨리 적응해야죠. 업계에서도 임원진들 중엔 잘 알지도 못하면서 AI가 대체할 수 없는 것도 되는 것처럼 말하면서 인원 감축하기도 하네요. 되는 게 있고 아닌 게 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