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말하고 있잖아 오늘의 젊은 작가 28
정용준 지음 / 민음사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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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신한테 잘 해주는 사람은 누구나 좋아하는 아이 ‘나’는 시간이 갈수록 알게 된다. 사람 마음은 오래 가지 않고 바뀐다는 걸. 난 그걸 언제 알았을까. 잘 모르겠다. ‘나’보다 늦게 알았을지도. 난 ‘나’처럼 말을 더듬지는 않지만, 말 잘 못한다. 못하는 것도 있고 그다지 할 말이 없어서 안 한다. 지금은 말 안 해도 큰 문제 없지만 학교 다닐 때는 말을 안 하니 친구가 없었다. 말을 해야 사람을 사귈 거 아닌가. 내가 말을 아주 안 한 건 아니지만, 잘 모르는 사람한테는 말 안 했다. 시간이 좀 지나고 익숙해지면 했던가. 어쩐지 그런 일은 거의 없었던 것 같다. 예전에 내가 어떤 말을 했는지 생각 안 난다. 얼마나 말을 안 했으면 그런지. 다른 아이가 친해지는 사이 나만 혼자였던 것 같다. 그건 언제나 그랬을지도.

 

 여기 나오는 ‘나’는 중학교 1학년이다. 말을 더듬어서 아이들이 놀리기도 한 것 같다. 다행하게도 심하게 괴롭히는 아이는 없다. 이건 학교 폭력을 말하는 이야기가 아니니 그렇구나. 다른 이야기였다면, ‘나’는 아이들한테 괴롭힘 당했을지도. 그런 걸 ‘나’는 아무한테도 말 못하고 엄마한테도 말하지 못했겠지. 이런 걸 생각하다니. ‘나’의 엄마는 혼자 ‘나’를 키웠는데, 마음이 불안정해 보인다. 일하고 나서 술을 마시거나 약을 먹는 걸 보니. ‘나’가 말을 더듬는 건 그런 엄마 때문은 아닐까. 이런 생각도 하면 안 되려나. 아이를 버리지 않아서 다행이다 해야 할지도. 엄마고 나이를 먹었다고 해도 어른은 아니다. ‘나’의 엄마는 아이한테 사랑을 줘야 한다는 것보다 자신이 사랑받고 사랑하는 데 더 관심이 많았다. 그러니 자신이 사귀는 사람이 아이를 때려도 몰랐겠지. 예전에는 몰랐을 거다. 그렇게 믿고 싶다.

 

 ‘나’는 언어 교정원에 다니게 된다. 거기가 처음은 아니었구나. 그전에는 언어 치료소에 다녔나 보다. 치료소와 교정원은 뭐가 다를까. 이 소설속 시간은 1999년이다. 예전에는 언어 교정원이 있었을까. 이름이 달라졌을 뿐이고 지금도 그런 곳 있을지도 모르겠다. 난 말 못했는데 그런 데 다니고 나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 안 해 봤다. 그런 곳 알았다 해도 안 갔을지도. ‘나’는 자신과 비슷한 사람을 만나고 위로받고 격려받는다. 내가 보기에는 그런 것 같기도 한데. 난 나랑 비슷한 사람 만난 적 없다. 그래서 여전히 말 못하는가 보다. 언어 교정원에 다니는 사람은 나이대가 달랐다. ‘나’가 만나는 사람 이야기밖에 나오지 않기는 하지만. 어쩌면 그밖에 더 있을지도. 난 원장 어머니가 할머니라 하는 할머니인지 알았다. 갑자기 이런 걸 말하다니. 원장은 좋은 사람인지 어떤지 잘 모르겠다. 나쁜 사람은 아닌 것 같기도 하다. 지금은 중학생 남자아이를 남자 어른이 안으면 안 될 텐데. 아무리 ‘나’가 또래보다 작다고 해도. 또 엉뚱한 말을. 1999년이니 그렇다고 생각해야겠다.

 

 언어 교정원에 다닌다고 ‘나’가 바로 말을 더듬지 않게 되지는 않았다. 언어 교정원에 다니는 사람은 다 마음에 문제가 있어서 말을 더듬거나 하지 않는 것 같았다. ‘나’가 좋아한 사람은 처방전이라는 이름을 쓰는 사람이었다. 처방전은 외과의사로 ‘나’와 말할 때는 말을 더듬지 않았다. 독신주의자인데 ‘나’한테 아들이라 했다. 아이를 좋아해서 그렇게 말할 수 있었을까. 그 마음 난 잘 모르겠다(내 마음은 중요하지 않지만). ‘나’는 처방전을 이모라 하고 엄마였으면 좋겠다 생각했다. 그런 거 ‘나’가 엄마 사랑을 바라는 거 맞겠지. 엄마가 ‘나’한테 마음을 안 쓰는 건 아니지만. ‘나’가 앞으로 잘 살기를 바라고 언어 교정원에도 보냈겠지. 다른 사람한테 맡기기보다 자신이 아이를 잘 보는 게 낫겠지만. ‘나’가 언어 교정원에 다녀서 여러 사람을 만나고 나중에는 말도 더듬지 않게 되는구나. 언어 교정원 사람이 식구처럼 됐달까.

 

 청소년도 넣어서, 아이한테는 어느 정도 부모 관심이 있어야 한다. 그런 게 그 아이가 안 좋은 길로 가지 않게 하는 건 아니고, 그런 게 없어도 잘못된 길로 가지 않는 아이도 있지만. 부모가 아니면 부모 비슷한 사람이라도 있으면 아이는 괜찮다. ‘나’한테는 언어 교정원 사람이 진짜 부모나 형제 대신이 아니었을까 싶다. 그런 사람 만나는 것도 행운이다. 그렇지 않나. 그런 건 소설에서나 일어날 법한 거고, 이건 그런 소설이다. 소설에서 희망을 느껴도 괜찮겠지.

 

 

 

희선

 

 

 

 

☆―

 

 ─나는 친절한 사람을 싫어하겠다. 나는 잘 해주는 사람을 미워하겠다. 속지 않겠다. 기억해. 아무도 나를 좋아하지 않아. 내 편은 아무도 없어. 그러니까 바보 멍청이 이 똥 같은 놈아. 아무것도 기대하지 마.

 

 예전의 난 그랬다. 잘 해주기만 하면 돌멩이도 사랑하는 바보였지. 하지만 열네살이 된 지금은 다르다.  (9쪽)

 

 

 마음이 어둡고 답답할 때, 괴롭고 어떤 것도 견딜 수 없다고 생각될 때, 노트를 펼쳐서 뭐든 써. 그러면 금방 마음이 편안해진단다.  (4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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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1-09-20 02:5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 책 표지가 예뻐요.
희선님 연휴 잘 보내고 계신가요.
즐거운 추석 연휴 보내시고 좋은 밤 되세요.^^

희선 2021-09-21 02:13   좋아요 1 | URL
민음사에서 나오는 오늘의 젊은 작가책은 현대 작가 그림을 표지로 쓰는군요 연휴여서 길게 보였는데, 이제 이틀 남았네요 서니데이 님 남은 연휴 즐겁게 보내세요 이번주도 빨리 갈 것 같습니다

지형섭
https://www.opengallery.co.kr/artwork/A1019-0017/

서니데이 님 책 그림입니다


희선

Jeremy 2021-09-20 06:3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나는 잘해 주면 사랑에 빠지는 사람이다.˝ 에서
불과 열 네살!에 ˝친절한 사람들˝ 의 진의를 꿰뚫어 보려하고
세상이 어떤 식으로 돌아가는지 ˝감˝ 을 잡은
책 속의 ˝화자˝, 정말 대단한데요!!!

저도 청산유수란 말만 듣다가
귀머거리 삼년, 벙어리 삼년으로 살던 세월을 지나
마음과는 달리 술술 안나오는 영어 버벅거림에 말더듬는 버릇까지 생겨서
한 동안 심리적.정신적으로 더 땅굴을 팠던 시절이 떠오릅니다.

희선 2021-09-21 04:32   좋아요 1 | URL
책속에 나오는 사람은 일찍 세상이랄까 이치 아는 것 같기도 해요 반대로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도 있기는 하지만, 그럴 때는 그러면 안 된다고 생각하면서 보기도 하는군요 어떤 때는 자기 자신도 예전이 나았던 게 아닐까 하기도 합니다 이건 괜찮은 생각 같은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세상을 넓게 잘 보면 좋을 텐데, 아직 멀었습니다

Jeremy 님은 말 잘 하시는군요 힘든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잘 하시겠습니다 힘든 시절이 있어서 그렇게 됐겠습니다 힘들 때는 그런 거 생각도 못하는데, 지나고 나면 그런 때도 괜찮다 생각하는군요 사람은 어쩔 수 없지요 언제나 깨달음은 나중이니...


희선

행복한책읽기 2021-09-20 07:0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희망은 어디서든 느끼면 좋겠어요. 제가 자발적 일기를 쓴 이유가, 딱 저랬어요. 딱 열네 살 때였어요. 세상에. 중딩 딸에게 추천해야겠어요. 서니데이님 말대로 표지 넘 앙증맞게 귀여워요.^^ 희선님 추석 연휴 마음 풍성한 날들 보내세요~~^^

희선 2021-09-21 02:08   좋아요 0 | URL
책 그림이 좋다고 해서 찾아봤습니다 밑에 한번 보세요

지형섭
https://www.opengallery.co.kr/artwork/A1019-0017/

저도 중학생 때 일기 썼는데... 뭔가 답답해서 썼다기보다 그냥 썼는데, 그런 것도 쓸걸 하는 생각이 이제야 듭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일기에 안 좋은 건 잘 안 써요 그냥 마음속으로만 생각하고... 그런 일기를 쓰다 작가가 된 사람도 있더군요


희선

새파랑 2021-09-20 11:0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간만에 희선님 읽은 책이랑 제가 가지고 있는 책이랑 겹치네요. 생각했던 내용이 아니어서 좀 놀랐지만 뭔가 희망이 느껴지는 책이었어요😄

희선 2021-09-21 04:29   좋아요 2 | URL
새파랑 님 이 책 있군요 언젠가 보시기 바랍니다 괜찮았습니다 ‘나’가 만나는 사람도 재미있어요 사람은 서로 돕고 사는 게 좋은 거지요


희선
 

 

 

 

 

 

 오늘 9월 20일이 무슨 날이냐면, 추석 전날이지요. 이거 말 하려고 한 건 아니고 2021년 9월 20일은 하이라이트 양요섭 1집 Chocolate Box가 나오는 날입니다. 지난 5월에는 하이라이트 미니 3집이 나왔는데, 겨우 넉달 만에 새로운 음반이 나오다니. 지난번에 쓰고 다음에 뭔가 나오면 또 쓸 수 있을까, 했는데. 저도 참 웃기지요. 나중 일은 모르는 건데 먼저 생각하다니. 아니 그때는 앞으로는 안 써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시간이 가니 마음이 바뀌었네요. 앨범 나오는 날부터 쓰다니.

 

 요즘은 음반 세 가지로 내는가 봅니다. 지난 5월에 하이라이트도 세 가지로 나왔는데, 요섭 님 1집도 세 가지로 나오는군요. 처음에는 두 가지 나오면 다 살까, 했는데. 세 가지여서 어떻게 하나 하다가 다 사기로 했어요. 시디 값을 보고 별로 안 비싸네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예전보다 꽤 오른 것 같은데, 비싸지 않다고 생각하다니. 어쩌면 일본에서 나오는 것보다 싸서 그렇게 생각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번에 쓰고 앞으로 세 번 써야 할 텐데 쓸 수 있을지. 이런 말을 하다니. 잘 쓰든 못 쓰든 앞으로 써야겠군요. 하나는 먼저 쓸까 했는데 못 썼습니다. 아직 시디가 없어서. 이런 핑계를. 음악 듣는다고 그걸 잘 쓸 것 같지는 않지만. 저는 실물을 봐야 뭔가 쓰는가 봅니다. 그냥 미룬 걸지도.

 

 1집 앨범 초콜릿 박스는 화이트, 밀크, 다크 이렇게 세 가지예요. 시디에 담긴 음악은 다 똑같겠지만 사진은 다르겠습니다.

 

 뭔가 더 쓸까 했는데 할 말이 떠오르지 않습니다. 여기까지만 써야겠네요. 앞으로 세 번 쓸 수 있을지. 걱정이네요.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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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9-20 11: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세가지 다 사셨군요? 희선님 완전 열정 마니아 인정~!!

희선 2021-09-21 01:52   좋아요 1 | URL
처음에는 보고 세 가지라니, 했습니다 여러 가지도 괜찮겠습니다


희선

scott 2021-09-20 12: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화이트-밀크-다크 세가지 맛 쵸코!!

양요섭 1집 Chocolate Box 음악 후기
희선님 꼬옥 올려주세요~
╔╦╦
╠╬╬╬╣
╠╬╬╬╣ I ♥ 기대
╠╬╬╬╣ Chocolate
╚╩╩╩╝

희선 2021-09-21 01:54   좋아요 1 | URL
음악보다 다른 말만 할지도... 초콜릿이군요 고맙습니다 scott 님 남은 연휴(이틀뿐이군요) 편안하게 보내세요


희선

그레이스 2021-09-20 13: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
먹는 쵸콜릿인줄 알았던 1인
ㅋㅋ

양요섭 노래에는 카페인이 잔뜩 있군요 ㅎㅎ
카페인 좋아했는데

희선 2021-09-21 01:58   좋아요 1 | URL
앨범이 초콜릿처럼 보이기도 하죠 초콜릿도 끼워줬다면 좋았을걸 하는 생각이... 카페인, 저는 그건 자주 못 들었어요 윤고은의 북카페를 듣는 사람을 카페인이라 하는 게 생각나네요(그 말을 들었을 때는 카페인 노래 제목을 떠올렸어요)


희선
 

 

 

 

책은 누군가 자신을 펴 보기를 바랐다

한때는 많은 사람이 좋아했는데,

이젠 늘 책장에 꽂혀 있다

 

한번만 더,

누군가 자신을 펴 보면

미련없이

세상을 떠날 텐데,

책은 생각했다

 

시간은 걸렸지만,

책이 바라는 날이 찾아왔다

 

늘 책장에 꽂혀 있던 책을

사람이 빼내 끝까지 보자

책은 소리없이 사라졌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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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책읽기 2021-09-18 07:3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희선님은 아무리 펼쳐도 사라지지 마세요^^ 해피 추석. 명절 음식 맛나게 드세요~~~^^

희선 2021-09-19 02:14   좋아요 0 | URL
행복한책읽기 님 고맙습니다 명절 인사도 하게 됐네요 행복한책읽기 님도 식구들과 즐거운 시간 보내세요


희선

막시무스 2021-09-18 08:1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우리집 책들에게 미안해 지네요!ㅠ 즐건 추석 연휴 잘 보내세요!ㅎ

희선 2021-09-19 02:15   좋아요 0 | URL
집에 있는 책은 바로 읽지는 않더라도 언젠가 펴 보겠지요 다 안 본다 해도 펴 본 적 있겠지요 막시무스 님 명절 연휴 즐겁게 보내세요


희선

초딩 2021-09-18 09: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2cm 서가의 이야기이네요
세상에 자기의 전재를 알리는데 팔요한 공간은 고적 2cm 폭이지만,
펼쳐질 때 세상 모두를 담을 수 있는 것은 책 인 것 같습니다

희선 2021-09-19 02:18   좋아요 0 | URL
2cm 서가 멋지네요 펼치면 세상 모든 걸 담을 수 있다니... 정말 책에 맞는 말입니다 사람이 살았을 때 만날 수 있는 건 얼마 안 된다니... 아니 어쩌면 많은 것보다는 조금이라 해도 깊이 봐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희선

새파랑 2021-09-18 10: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세상을 떠난 책은 바라는 것을 얻었으니 행복했겠죠?

희선님 즐거운 추억 연휴 보내세요 ^^

희선 2021-09-19 02:21   좋아요 1 | URL
책은 잘 갔을 겁니다 마지막에 바라는 걸 이뤘으니... 책도 영원한 건 아닐지도, 아니 책 안에 든 글은 영원할지도 모르겠네요 오래오래 남은 것도 있으니...

새파랑 님은 명절에도 책을 보시겠네요 저도 보기는 하겠지만 많이 못 볼지도...


희선

stella.K 2021-09-18 11:5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렇긴 해요. 쌓여있는 책중 읽은 책과 읽어야 할 책이 느낌이 다르더군요.
읽어야할 책은 뭔가 부채감이 있는데 읽은 책은 뭔가 떨쳐버리는 느낌이 들기도 해요.
물론 그런 책중엔 좀 있다 다시 생각나는 책도 있긴 하지만...ㅋ

좋은 추석되시길.^^

희선 2021-09-19 02:27   좋아요 2 | URL
책을 산 차례대로 보지 않기도 하죠 저도 먼저 산 책을 바로 못 보면 저걸 봐야 할 텐데, 하는 생각을 합니다 그런 책이 많지는 않지만... 그래도 자기가 가지고 있는 건 언젠가는 볼 거예요 시간이 지난다 해도...

stella.K 님 주말 명절 즐겁게 보내세요


희선

서니데이 2021-09-18 21: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희선님, 오늘은 추석연휴 첫 날입니다.
가족과 함께 즐거운 추석 연휴 보내세요.^^

희선 2021-09-19 02:28   좋아요 1 | URL
오늘은 연휴 둘째날이군요 쉬는 날은 별거 안 해도 시간이 빨리 가요 다른 날과 다르지 않은데도 그러네요 서니데이 님도 부모님하고 명절 즐겁게 보내세요


희선

scott 2021-09-19 00: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쌓아 놓기만 하는데,,,

책장 정리 연휴 전에 했으니
이제는 읽어야 겠죠

희선님 연휴 동안 건강 잘챙기세요 ^ㅅ^

희선 2021-09-19 02:31   좋아요 2 | URL
scott 님 연휴 전에 책장 정리를 하셨군요 정리해서 기분 좋겠습니다 scott 님은 읽은 책도 많고 앞으로 보실 책도 많겠네요 책 즐겁게 만나세요

scott 님 연휴 편안하게 보내세요


희선

페크pek0501 2021-09-19 10: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시, 좋군요.
맨끝에 사라졌다, 에서 여운이 남는 것 같아요. ^^

희선 2021-09-20 02:13   좋아요 0 | URL
페크 님 고맙습니다 책이 사라져도 그건 사람 마음에 남기도 하겠습니다


희선
 
뽀짜툰 8 - 고양이 체온을 닮은 고양이 만화 뽀짜툰 8
채유리 지음 / 북폴리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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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제부터 이 책 《뽀짜툰》이 나왔는지 모르겠다. 이 책을 보기 전에 내가 보는 책 목록을 적다가 ‘뽀짜툰’ 제목 밑 고양이 발바닥 속에서 숫자 8을 보았다. ‘난 이걸 처음 알고 보는 건데, 이 책이 한권이 아니었어.’ 했다. 고양이와 사는 이야기를 한권으로 끝내지는 못하겠지. 이새벽이 쓰는 고양이 일기도 두권이나 나왔으니. 그 뒤에 더 나왔으려나. 요즘은 정말 고양이와 함께 사는 사람 많은 것 같다. 더 늘었을지도. 난 여전히 이렇게 책만 본다. 고양이가 귀엽기는 해도 함께 살면 이것저것 해줘야 할 거 아닌가. 그런 것도 다 부지런해야 하지. 게으른 난 나를 돌보는 것도 힘들다. 아니 나 자신도 잘 돌보지 못하고 그냥 내버려둘 때가 많다. 나도 자신이 자신을 잘 돌봐야 한다는 거 지금 알았다.

 

 실제 고양이도 귀엽겠지만, 그림은 더 귀엽게 보인다. 이건 어떤 책이든 다르지 않을 것 같다. 고양이나 개와 함께 사는 이야기 많이 본 건 아니지만. 어쩌다 한번 보면 그런 느낌이 든다. 사람은 사람과 사귀고 살지만 사람한테 얻을 수 없는 것도 있다. 사람은 그런 걸 동물이나 식물에서 얻지 않을까 싶다. 처음부터 그런 마음이 있었던 건 아닐 거다. 우연히 함께 살다보니 알게 됐겠지. 고양이나 개와 같은 동물 싫어하는 사람도 있다. 그런 사람이 고양이랑 개와 사는 일 아주 없을까. 일부러 함께 살지는 않고 어쩌다 보니 함께 살게 되겠지. 그런 사람은 처음에는 다른 곳에 보내려다, 시간이 가고는 보내지 못할 것 같다.

 

 이 책을 그리고 쓴 채유리는 예전에 뽀또 짜구 그리고 쪼꼬 셋과 살았나 보다. 그 뒤에 포비와 봉구와 함께 살게 됐겠지. 뽀또와 짜구는 이제 없다. 이번 8권에서는 쪼꼬가 떠난다. 그런 모습은 보고 싶지 않기도 하다. 하지만 그럴 수는 없겠지. 목숨 있는 건 언젠가 세상을 떠난다. 아니 물건도 수명이 있구나. 먼저 둘을 보내고 쪼꼬까지 보내서 마음 아프겠지만, 포비와 봉구 그리고 꽁지가 있어서 좀 낫겠지. 본래 꽁지는 공주라 했다가 이름을 바꿨다. 포비와 봉구는 어떻게 작가 집에 왔는지 모르겠지만, 꽁지는 작가가 운동하러 나간 길에서 만나고 집으로 데리고 왔다. 개처럼 사람을 잘 따르는 고양이를 개냥이라 하던데, 꽁지가 개냥이였다. 잘 모르는 사람한테도 몸을 부비고 경계심을 갖지 않았다. 난 그런 고양이 한번도 못 봤는데. 작가는 꽁지가 안 좋은 일 당할까봐 걱정돼서 집으로 데리고 왔다. 다른 곳에 보내려다 주사를 맞히고 중성화수술까지 하고는 함께 살기로 했다.

 

 고양이는 새로운 고양이가 오면 경계하겠지. 혼자였다면 다른 고양이와 함께 살기 어렵겠지만, 여럿이 있으면 그게 어렵지 않아 보인다. 작가는 쪼꼬한테 종양이 생겨서 걱정했는데, 꽁지는 쪼꼬한테는 장난치지 않았다. 꽁지는 봉구와 잘 어울려 지냈다. 봉구가 가장 만만해 보였을까. 봉구도 꽁지와 잘 어울렸다. 앞에서 꽁지를 개냥이라 했는데, 포비도 그리 다르지 않았다. 아니 포비는 사람이 자기한테 관심 가져주기를 바랐다. 사람뿐 아니라 동물도 사랑받고 싶은 마음 있겠지. 고양이는 혼자 있는 걸 더 좋아한다는 말도 있지만, 자신한테 관심을 쏟아주기를 바라는 고양이도 있을 거다. 사람이 다 다르 듯 고양이도 다 다를 거다. 쓰다듬어 달라고 하는 포비도 꽤 귀엽다.

 

 동물은 사람보다 먼저 세상을 떠난다. 그런 걸 생각하면 쉽게 고양이든 개든 동물과 함께 살기 어려울 것 같다. 쪼꼬는 관절염도 있었는데 종양이 생겼다. 수술해도 다 낫지 않는다고 해서 어찌하면 좋을지 몰랐다. 어느 날 작가는 쪼고 종양이 떨어지는 꿈을 꾸었다. 고양이하고 살면 고양이 꿈 자주 꾸겠다. 먼저 떠난 고양이는 꿈에서 만날까. 작가는 쪼꼬를 고생시키지 않기로 했다. 쪼꼬가 떠나는 모습 보니 슬펐다. 쪼꼬가 뽀또와 짜구를 만나는 모습도 있는데, 그것도 슬프게 보였다. 아니 어쩌면 정말 쪼꼬는 뽀또와 짜구를 만났을지도 모르겠다. 남은 포비와 봉구 그리고 꽁지가 오래오래 살기를 바란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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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9-17 12:0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제 반려 동물은 이렇게 보는 걸로 만 만족 할려고 합니다
함께 살다가 세상 떠나는 건 ,,,
정말로 슬픈일 ㅠ.ㅠ

희선 2021-09-18 00:38   좋아요 2 | URL
함께 살던 동물이 세상을 떠나면 무척 슬플 듯합니다 아주 오래 살지는 않았지만, 햄스터가 죽어서 무척 슬프기도 했습니다 두해 넘게 살았던가... 그런 것도 슬픈데, 개나 고양이는 더 슬프겠습니다 저도 이렇게 다른 사람이 이야기하는 거 보는 게 더 좋아요


희선

서니데이 2021-09-17 20:3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희선님 오늘부터 추석연휴 시작입니다.
즐거운 명절과 좋은 주말 보내세요.^^

희선 2021-09-18 00:40   좋아요 3 | URL
저는 명절 다른 날과 다르지 않지만, 그래도 기분은 좀 다르네요 고향에 가는 사람도 있더군요 태풍이 지나가서 다행이지만 피해를 주고 간 듯하네요 그래도 명절은 잘 보내면 좋겠습니다

서니데이 님도 주말 명절 즐겁게 보내세요


희선

Jeremy 2021-09-18 03:0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한 때 새끼 고양이 5 마리와 shih tzu 강아지를 금이야 옥이야, 길러봤는데
제 생애에서 너무나 ˝확실한 작별˝ 을 기약하는 애완동물들은
이제 다시는 기르지 않겠다고 결심한 계기가 되었답니다.

그래도 책표지의 저 뚱뚱한 고양이를 보니 애정이 막 샘솟고
개.고양이 나오는 만화책에 아직도 환장하는 늙은 아줌마.

희선 2021-09-19 02:12   좋아요 1 | URL
고양이 다섯 마리와 강아지와 함께 사셨군요 하나씩 떠나는 모습 지켜봤다면 무척 힘들었겠습니다 그 애들이 준 것도 많았겠지만, 떠나고 나면 다시 함께 살기 어렵겠습니다 어쩌다 우연히 그런 일이 생긴다면 피하지 못할 수도 있겠지만...

실제 고양이도 예쁘고, 그림으로 그린 고양이도 무척 귀엽습니다 이걸 그린 작가는 고양이와 살면서 고양이를 잘 봤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개 하니 《노견일기》 생각납니다 풋코는 아직 살아 있을지...


희선

Jeremy 2021-09-19 11:32   좋아요 1 | URL
˝노견일기˝ 라는 만화책은 제가 몰라서 찾아보았구요.
역시 제가 나이가 많은 늙은 아줌마라서 격세지감을 느끼는게
예전에 제가 읽고 좋아했던 온갖 일본 동물 만화는
희선님께서는 모를 수도 있을 것 같네요.

정말 미친 척, Allergy 주사까지 맞아가면서 키웠던
제 다섯마리의 고양이는 아주 오래 전인 결혼하기 전의 일로

이름은 중국 성현들과 소리음만 같고 다른 한자를 쓴다고 우기는
공자.맹자. 노자.장자와 야시시한 눈망울과 Tesla 의 emblem 보다
더 귀여운 분홍코를 가지고 있었던, 유일한 female-kitty,
꽃보다 더 고운 ˝춘자˝ 였답니다.
뽀짜툰 사진 보며 옛날 생각! 모락모락.


희선 2021-09-20 02:02   좋아요 1 | URL
고양이나 개가 나오는 책 만화 보기는 했는데, 그렇게 많이 보지는 못했습니다 《노견일기》는 우연히 알고 봤습니다 이 책 <뽀짜툰>도 마찬가지예요 그러니 벌써 여덟권 나온 것도 몰랐지요 이 뒤에 더 나왔을지도 모르겠습니다

Jeremy 님은 주사까지 맞고 함께 살았군요 대단하네요 그러니 시간이 지났다 해도 지금도 기억하겠지요 동물도 잠시라도 함께 살면 잊지 않는 것 같습니다 지금은 식구처럼 말하기도 하지만...

이름이 멋지네요 똑똑할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그것보다 세상을 다 아는 것처럼 보였겠습니다 어떻게 보면 동물이 사람보다 더 나은지도 모르겠어요 사람은 욕심을 부리면 끝이 없기도 하잖아요 춘자는 귀엽네요 귀여웠을 것 같습니다


희선

페크pek0501 2021-09-19 10: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고양이는 조금만 사람과 놀아주는 척하고 가 버린다고 하더군요. 거만한 것도 같고 깍쟁이인 것도 같은 그런 점이 저는 좋더라고요. 사람한테 치대며, 나 외로워 놀아 줘 하는 것보다 낫다는 생각이에요. ㅋㅋ

희선 2021-09-20 02:06   좋아요 0 | URL
사람이 고양이와 놀아주는 게 아니고 고양이가 사람과 놀아주는 걸지도 모르겠네요 고양이와 사는 사람은 집사라 하잖아요 고양이를 모시고 산다고... 가끔 사람을 잘 따르는 고양이도 있는 듯합니다 어제 과일 가게를 지나면서 거기 고양이를 잠깐 봤습니다


희선
 

 

 

 

어둠속에선 눈물을 숨겼지만

밝은 곳에선 어려웠지

마침 하늘이 맑아서

해 핑계를 댔지

 

파란 하늘을 보니

다시 눈물이 나올 듯했어

 

세상은 아름다운데

사는 건 슬퍼서

 

슬픈 영화보다

슬픈 삶이야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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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9-17 08:3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사는건 슬프지만 오늘은 안슬펐으면 좋겠네요 ^^

초딩 2021-09-17 08:45   좋아요 2 | URL
일단 오늘은 연휴 전!!! 이에요~
삶이 슬프 눈물이 나면
수경을 끼는 건 어때요?

고추나 마늘 손질할 때도 좋듯이 :-)
두 분 좋은 하루 되세요~

희선 2021-09-18 00:29   좋아요 3 | URL
요새는 별로였지만, 어제는 괜찮았습니다 사고 싶은 걸 사서... 빠르면 다음주에 오겠지만, 늦게 와도 사서 좋네요 다음주에 나와서 빨리 샀다 해도 다음주에 왔을 거예요


희선

희선 2021-09-18 00:33   좋아요 3 | URL
제주도랑 남쪽은 태풍이 지나갔네요 어제 새벽에는 비 오고 낮에는 바람이 불었지만 하늘은 예뻤는데, 그렇게 다른 날씨였다니... 제가 사는 곳도 남쪽이지만 남쪽보다 조금 위예요 그래도 남쪽지방에 비 많이 온다고 하면 걱정해요 여러 곳에 걸쳐 있는 듯한 느낌도 듭니다 곧 명절인데 태풍이 오다니...

초딩 님 명절 즐겁게 보내세요


희선

새파랑 2021-09-18 09:21   좋아요 2 | URL
역시 슬플때는 쇼핑이 최고죠 ^^

희선 2021-09-19 02:33   좋아요 1 | URL
마침 바라는 게 나오면 더 좋지요


희선

scott 2021-09-18 01: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슬픈일들이 우리 주변에 많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희선님 시를 읽으니 더 슬퍼짐 ㅠ.ㅠ

희선님 추석 연휴 가족과 행복한 시간 보내세요

∧,,,∧
( ̳• · • ̳)
/ づ🌖

희선 2021-09-18 01:49   좋아요 2 | URL
시간이 흐르고 일어나는 일은 어쩔 수 없지만, 다른 건 일어나지 않으면 좋을 텐데 마음대로 안 되는 듯합니다 슬픈 일도 있지만 마음이 따듯해지는 일도 있으니 다행입니다 고양이 귀엽네요

scott 님 명절 편안하게 즐겁게 보내세요


희선

그레이스 2021-09-18 01: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세상은 아름다운데
사는건 슬퍼서...ㅠ

희선 2021-09-18 01:50   좋아요 1 | URL
사는 건 슬퍼도 세상이 아름다워서 덜 슬프겠습니다


희선